
성명 | 기후위기 악화하고 노동자, 농민, 시민의 권리를 짓밟는 초광역특구법 발의 철회하라
정부여당이 10월 20일 ‘초광역특구법’(메가특구법)을 발의했다. 이는 지난 6월 발표된 재벌들의 AI∙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인 ‘3대 메가프로젝트’를 ‘총력지원’하기 위한 법이다. 이에 메가특구법 저지와 3대 메가프로젝트 규탄을 위한 공동행동의 성명을 공유한다.
2026년 10월 21일정부여당이 10월 20일 ‘초광역특구법’(메가특구법)을 발의했다. 지난 6월 발표된 재벌들의 AI∙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인 ‘3대 메가프로젝트’를 ‘총력지원’하기 위한 법이다. 이미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각종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등을 단축하고, 전력∙용수∙부지 등 기반 시설과 주거∙교육 등 정주여건을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한 ‘메가특구특별법’ 연내 제정 계획이 발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발의된 초광역특구법은 정부가 늘 해오던 기업지원과 규제완화 조치를 담은 수준이 아니다. 한국사회 전체 사용전력의 40%를 추가생산하고 하루 200만톤의 용수를 공급하겠다는 메가프로젝트 자체가 심각한 사회생태적 파괴와 농업말살을 초래하고, 24시간 가동되는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위해 노동자를 쥐어짜겠다는 계획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초광역특구법은 그동안 한국사회가 함께 만들어온 사회∙환경적 규범과 노동자, 농민, 시민의 기본권을 ‘규제’라는 이름으로 모두 무력화하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250여개의 방대한 조항으로 구성된 초광역특구법 조항 대부분은 ‘~법에도 불구하고’라는 말로 시작한다. 기존 법률들이 심각한 사회환경적 문제들을 겪고 난 이후 교훈과 반성 아래 규율하고 제도화한 수많은 조항들이 이 법에서는 오직 기업의 이윤추구와 자본의 성장이라는 목적 아래 모조리 무시되고 있다. 초광역특구법 제18조부터 제174조까지는 건축, 토지이용, 농어촌정비, 산업입지, 교통, 교육, 의료, 주택공급, 노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별 법률의 적용을 배제한다. 이미 사회적으로 큰 비판을 받은, 노동관계법률에서 금지하는 장시간 노동과 기간제 노동 연장 조항이 그대로 들어갔고, 의료공공성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영리병원’을 허가하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초광역특구법은 ‘기후변화 대응과 재생에너지 전환’을 강조하면서 제175조부터 제211조까지 재생에너지특별선도단지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특례조항을 담고 있다. 특히 제184조는 해당 법에서 재생에너지단지로 승인받은 경우에, 무려 44개의 법률에서 규정하는 인허가를 승인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인허가 의제’ 조항이다. 이미 농촌 곳곳에서는 민간사업자들이 추진하는 대규모 풍력·태양광 사업으로 주민들의 삶터와 농지가 위협받고 있다. 그런데 초광역특구법은 주민들의 권리와 환경적 기준을 보장하기는커녕, 각종 인허가 절차를 단축해 이러한 개발을 더욱 가속화하려 한다. 대기업의 막대한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에너지 개발을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발전과 성장에 대한 기대는 자본의 성장이 아니라, 존엄한 삶을 유지하고 이어가기 위한 일자리, 주거, 의료, 교육, 교통, 환경 등 삶의 기본적 필요가 충족되고 존중받는 삶이다. 정부와 재벌은 메가프로젝트만이 이것을 달성할 수 있다면서 오직 속도전을 외치면서 ‘초광역특구법’(메가특구법)을 제정하려고 한다. 하지만 발의된 ‘초광역특구법’은 그동안 기업과 자본이 주도하는 이 사회에서 최소한의 경제,사회, 환경적 기준과 규범들을 세우면서 지켜왔던 방화벽마저 허물어뜨리는 것이다.
우리는 노동자와 농민, 지역 주민의 권리를 짓밟고 사회적·환경적 규범을 무력화하는 초광역특구법의 철회를 요구한다. 정부와 국회는 기업의 이윤을 위해 각종 규제를 없애는 데 앞장설 것이 아니라, 노동자와 농민,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고 기업과 자본에 대한 사회적·민주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초광역특구법을 저지하고 메가프로젝트에 맞서는 싸움을 더욱 확대해 나가자.
2026년 10월 21일
메가특구법 저지와 3대 메가프로젝트 규탄을 위한 공동행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