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봉건주의인가 새로운 패러다임인가? | 세드릭 뒤랑, 예브게니 모로조프 대담

인공지능, 기술봉건주의인가 새로운 패러다임인가? | 세드릭 뒤랑, 예브게니 모로조프 대담

인공지능 시대의 권력 구조를 이해하려면 자본주의, 국가 전략, 패권 경쟁을 우회할 수 없다. 중요한 질문은 ‘자본주의가 봉건주의로 변했는가’가 아니라 ‘국가, 기술 자본, 금융 자본, 군사 체계가 어떤 방식으로 글로벌 자본주의를 재조직하고 있는가’이다.

2026년 7월 22일

[읽을거리]인공지능기술비평, 자본주의, 인공지능기술, 미국, 중국, 데이터센터, 반도체

이 글은 중국 상하이 기반의 매체 펑파이신문(澎湃新闻)이 세드릭 뒤랑, 예브게니 모로조프 등과 상하이 자오퉁대학에서 진행한 대담 기사 ‘AI的未来:技术封建主义,还是新范式?上海交通大学的对话’를 번역한 것이다.

2026년 5월 13일, 상하이교통대학(上海交通大学) 쉬후이(徐汇) 캠퍼스 신축 건물 239호 회의실에서 제네바대학교의 세드릭 뒤랑(Cédric Durand) 교수와 하버드대학교 박사이자 '더 실라버스(The Syllabus)'의 창립자 예브게니 모로조프(Evgeny Morozov)가 ‘기술 봉건주의(Techno-feudalism)’를 주제로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토론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법학, 정치학, 경제학, 국제관계 및 인공지능 거버넌스 분야 전문가들이었다. 이번 대담의 핵심 쟁점은 다음의 질문들을 둘러싼 논쟁이었다.

인공지능이 자본주의 체제를 ‘기술 봉건주의’로 전환시키고 있는가? 아니면 기존의 자본주의, 국가 권력, 강대국 간 경쟁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고 있는 것인가?

상하이교통대에서 진행된 이번 토론은 뒤랑과 모로조프 두 사람이 이전부터 벌여온 논쟁의 연장선상에 있다. 세드릭 뒤랑은 빅테크 기업들이 플랫폼에 대한 의존성, 지식의 독점, 공적 기능의 사유화, 이용료의 약탈적 징수를 통해 자본주의 체제를 퇴행적 사회화로 이끌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모로조프는 뒤랑의 ‘기술봉건주의(Techno-féodalisme)’ 개념에 반대하면서, 자본주의적 경쟁과 국가 전략, 군사력, 강대국 경쟁이 AI 시대의 현실을 더 잘 설명한다고 보았다. 이번 토론에서 두 사람의 기본 입장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토론을 통해 연구자들은 기존의 이견을 생성형AI, 강대국 경쟁, 그리고 중국의 경험 문제로 한층 더 확장해 논의할 수 있었다.

세드릭 뒤랑
세드릭 뒤랑

뒤랑, “AI의 번영은 자본주의의 번영을 의미하지 않는다”

세드릭 뒤랑은 마르크스의 '생산의 사회화' 논의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AI가 노동, 지식, 사회적 협력의 상호 의존성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본다. 에르네스트 만델(Ernest Mandel)의 가설처럼 전면적인 자동화와 지식의 사회화가 사회주의 실현을 위한 조건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뒤랑의 판단은 비관적이다. 그에 따르면 사회화된 생산이 반드시 해방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더 강한 의존성, 집중된 통제, 강력한 사적 소유로 전환될 수 있다. 뒤랑은 이러한 추세를 '퇴행적 사회화'라고 지칭한다.

먼저 그는 오늘날 서구 사회에 ‘AI의 번영은 존재하지만 자본주의의 번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반도체, 컴퓨팅 파워(연산 능력)에 대한 투자는 빠르게 확장됐으며, 2024년부터 2026년 사이 AI 관련 고정 투자가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기여한 바는 매우 두드러졌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는 소수의 IT 기업과 반도체 분야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다. 동시에 미국 경제에서 다른 부문에 대한 투자는 동반 확장되지 않고 있어, 빅테크 기업의 자본 지출은 치솟고 다른 부문의 투자는 정체되는 '이중 구조 경제'가 형성되고 있다.

뒤랑은 이러한 번영에 명백하고 거대한 금융 취약성이 수반된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Nvidia)가 오픈AI(OpenAI)에 투자하고, 오픈AI는 다시 엔비디아의 GPU(그래픽 처리장치)를 구매하는 등 클라우드 업체, 반도체 기업, 팹리스(Fabless) 기업 간 순환 거래가 형성됐다는 지적이다. 또한 인공지능 기업의 가치 상승과 실제 수익 능력 사이에는 괴리가 있다. 오픈AI 등 범용 AI 공급업체의 매출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추론 비용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여 적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컴퓨팅 비용이 크게 낮아지지 않거나 사용자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면, 현재의 번영은 거대한 압박에 직면할 것이다.

뒤랑은 그동안 비교적 간과됐던 논점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AI가 노동 과정에서 세 가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첫째는 노동자들이 기술에 대한 자신의 권리를 상실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직접 업무를 수행하기보다 반복적으로 AI에 의존하면 점차 특정 기술을 잃게 된다. 둘째는 업무 동기 저하다. AI는 초기에는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기술을 개선하고 더 높은 품질의 결과를 얻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AI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본래의 동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셋째는 조직 내부의 신뢰 훼손이다.

그러면서 뒤랑은 매우 일상적인 예를 들었다. 그는 현재 대학생들이 AI로 작성한 이메일이나 논문을 자주 받고 있는데, 이러한 글들의 질적 수준은 그리 좋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는 피로감을 느끼곤 한다면서, 더 이상 학생들과 진지하게 소통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다시 말해, AI가 생성한 콘텐츠가 업무나 학습 관계에 대량으로 유입되고, 그 생성 과정이 불투명하며 품질도 천차만별일 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원래 헌신, 책임감, 성의를 바탕으로 구축된 신뢰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뒤랑은 이러한 상황이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직장 내 집단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바로 이러한 의미에서 AI는 선형적인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지 못할 수도 있으며, 이른바 ‘생산성 역 J자 곡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즉, 초기에는 이득이 있지만, 이후 노동의 질이 떨어지면서 기업 차원의 생산성은 오히려 저하될 수 있다.

J자형 곡선 효과 (출처: 데이비드 바이니)
J자형 곡선 효과 (출처: 데이비드 바이니)

이를 바탕으로 뒤랑은 ‘기술 봉건주의’를 재해석했다. 그는 이 개념이 현대 사회가 중세로 회귀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관된 세 가지 경향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첫째, 보편화된 디지털 의존성이다. 개인의 일상생활은 플랫폼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으며,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 과정은 알고리즘에 의해 깊이 있게 조직되고 있다. 기업과 국가는 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 인프라, AI 시스템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 기술 플랫폼은 단순한 외부 도구에서 사회 운영 조건의 일부로 변모했다.

둘째, 사적 자본에 의한 공공 인프라의 강탈이다. 뒤랑의 관점에서 볼 때, AI는 데이터, 추천 시스템, 예측 모델을 통해 인간의 주의력, 선호도,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거 국가가 보유했던 통계, 식별, 조정, 관리 역량이 점점 더 빅테크 기업들의 손에 넘어가고 있다. 그 결과 빅테크 기업들은 정치적 의미에서 행동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셋째, 수탈 논리와 약탈 논리, 즉 ‘사용가치가 곧 통제’라는 논리다. 특정 유형의 AI 시스템이 업무, 경영, 사회적 조정을 위한 필수적인 진입점이 되면, 이용자는 지속적으로 접속하고 요금을 지불해야만 한다. 뒤랑은 이러한 메커니즘을 ‘봉건제 영주의 수탈’과 유사한 새로운 모델로 간주한다. 즉, 더 이상 이윤이 전통적인 “생산-이윤”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 인프라와 사회경제적 조직 능력을 통제함으로써 창출된다는 것이다.

예브게니 모로조프
예브게니 모로조프

모로조프, “자본주의 침체를 자본주의의 쇠퇴로 오해하지 말아야”

모로조프는 ‘기술 봉건주의 가설’ 그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를 ‘가설’이라고 부른다면 검증 가능한 예측력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기술 봉건주의 가설은 향후 몇 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 설명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지난 몇 년 동안 이미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만약 이 개념이 단지 모호한 추세를 묘사하는 데 그친다면, 그것의 이론적 효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는 자본주의와 봉건주의를 구분하는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출발해 세드릭 뒤랑의 주장을 반박했다. 모로조프는 봉건주의의 전형적인 특징이 인신에 대한 지배와 정체인 반면, 현대 기술 자본은 이러한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봤다.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일론 머스크(Elon Musk), 그밖에 미국·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하나같이 경쟁과 이윤, 자본시장의 압박에 속박되어 지속적으로 투자, 확장,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통치 형식은 여전히 구조적인 자본주의적 지배일 뿐, 영주가 가신과 농노를 지배하는 인신적 통치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뒤랑이 제기한 '자본주의는 번영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모로조프는 다음과 같이 응답했다. 자본주의는 원래 모든 사람을 공동 번영하게 만들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오직 자본의 축적을 실현하기만 하면 된다. 사모펀드, 자산운용사, 기술 플랫폼, 반도체 기업, 국부펀드를 관찰해 보면 자본주의 체제는 여전히 자원을 집중시키고, 산업을 확장하며, 새로운 독점을 창출해 높은 이윤을 거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가 보기에 최근 인공지능 투자 열풍은 자본주의 체제 위기의 직접적인 증거가 아니라, 오히려 자본주의가 여전히 강력한 자본 동원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모로조프의 주요한 분석 초점은 지정학에 맞춰져 있다. 그는 향후 인공지능 쟁점은 강대국 간 경쟁의 맥락을 벗어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미국은 오픈AI, 엔비디아, 첨단 반도체 공급망, 데이터센터 경쟁 등을 평범한 시장경제 업무로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이러한 신흥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국가 안보, 산업 정책, 글로벌 전략에 편입됐다. 모로조프는 오픈AI가 적자를 낸다고 해서 실패하도록 방치되지 않을 것이라는 직접적인 판단을 내놓았다. 오픈AI가 이미 미국의 지정학적 경쟁에 깊숙이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다양한 정책 도구를 열거했다. 화웨이 성등(华为昇腾·Huawei Ascend) 칩에 대한 미국의 제재, 한국·네덜란드·일본과의 수출 통제 조율, ASML와 니콘(Nikon) 등 기업에 대한 정치적 압박, 미 국방부 전략자본국(Office of Strategic Capital)과 경제방어부(Economic Defense Unit)의 설립, 그리고 '팍스 실리카(Pax Silica)'로 대표되는 다자간 경제·기술 동맹의 구축 등이 있다. [역주: 팍스 실리카의 목적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우호국 중심의 첨단 기술 및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해 주도하기 위한 것에 있다.] 이는 AI 경쟁이 이미 강대국 경쟁의 일환으로 조직되어있음을 설명한다.

모로조프는 AI 기업의 글로벌 확장이 부채 압박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점도 짚는다. 데이터센터, 에너지, 컴퓨팅 인프라에는 막대한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가치를 입증하려면 이들 기업은 글로벌 시장, 저비용 에너지, 정책적인 편의성을 쟁취해야 한다. 이에 따라 브라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국가들이 AI 인프라 경쟁에 휘말리게 됐다. 이들 국가들은 단순히 기술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반도체, 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센터의 배치 측면에서 강대국 경쟁의 틀 내부로 편입되고 있다.

국가와 기업의 관계에 있어 모로조프는 뒤랑과 가장 큰 폭의 이견을 보였다. 뒤랑은 국가 능력이 기술 자본에 의해 침식되는 현상을 본 반면, 모로조프는 적어도 미국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국가 전략에 점점 더 깊숙이 결합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간 기업이 경찰 업무, 국방, 의료, 통화 영역에 진입하는 것이 자동으로 국가의 공동화를 의미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국가가 기업을 통해 자체적인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기술 자본과 국가 권력 사이에는 단순한 대체 관계가 아니라 종종 시너지 관계가 형성된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설계기업 ARM에 방문한 미 국방부 전략자본국 관계자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설계기업 ARM에 방문한 미 국방부 전략자본국 관계자들

중국 연구자들의 반응과 ‘오픈소스’ 경험

현장 토론은 주로 세 가지 방향으로 전개됐다.

첫째 방향. 알리바바 연구소 인공지능 거버넌스 센터 소장 푸훙위(傅宏宇)와 상하이 자오퉁대학 법학원 교수 정거(郑戈)는 중국 AI의 발전이 미국 플랫폼 자본 모델을 단순히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푸훙위는 중국의 거대언어모델(LLM) 등록제, 알고리즘 평가, 데이터 컴플라이언스(준법 감시), 에이전트 안전 가이드라인 등 제도적 장치가 인공지능 기술 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규제 프레임워크 안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동시에 알리바바의 첸원(Qwen) 등 오픈소스 모델과 그것이 중국 밖에서 응용되고 있는 상황은 중국이 더 개방적인 AI 혁신 체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거 교수는 법률과 산업 구조 측면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중국 법률이 직원들의 지식과 행동을 디지털 아바타로 추출하는 ‘페르소나 추출(人格蒸馏, Persona Distillation)’💬 유형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근로 계약, 인격권, 법적 책임 등 제도적 장치들이 이러한 모델의 확장을 제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그는 중국 AI의 중요한 응용 시나리오가 미국의 플랫폼 상업, 금융 가치 평가, 범용적 서사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에 있다고 강조했다.

  • 💬페르소나 추출: 거대언어모델(LLM)이 특정 개인이나 전문가의 글, 대화 기록, 행동 패턴을 학습하여 그 사람의 가치관, 말투, 의사결정 방식 등을 그대로 모방하도록 압축·추출하는 기술을 가리킨다. (역주) 페르소나 추출 유형의 비즈니스 모델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이런 기술이 개인의 인격권·노동권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거 교수의 말대로 중국 법률이 충분히 그런 경계심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네이선 스퍼버
네이선 스퍼버

두 번째 방향. 파리1대학 사회정치학센터 부교수 네이선 스퍼버(Nathan Sperber), 뉴욕대학 상하이 캠퍼스의 신흥시장연구소(ICREEM) 소장 알렉산다르 스토야노비치(Aleksandar Stojanovic), 푸단대학 사회과학고등연구원 부교수 왕중위안(王中原)은 이론적 차원에서 '기술봉건주의'에 대해 상이한 형태의 의문을 제기했다.

네이선 스퍼버는 세드릭 뒤랑의 경험적 기반이 지나치게 미국 중심적이라고 지적했다. 유럽과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남반구 제3세계)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의 확장은 동등한 강도의 현지 기술 자본 구조를 자동으로 생성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다른 지역 플랫폼의 성장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미국 기술 자본과 금융화, 글로벌화 사이에 명확한 연속성이 존재하므로, 이것이 신자유주의적 축적 제도에서 이미 이탈했다고 섣부르게 단언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알렉산다르는 기술봉건주의가 새로운 생산 양식이라면 그것의 자본의 운동 법칙, 잉여 분배 메커니즘, 지대 추출 논리, 금융 구조가 도대체 무엇인지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왕중위안은 현재의 상태가 '국가-플랫폼 복합체'에 더 가깝다고 보았다. 플랫폼이 국가에 영향을 미치고, 국가 역시 플랫폼을 사용·형성·규제하므로 플랫폼을 단순히 새로운 봉건 영주로만 이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에이전트 AI가 사용자를 지속적으로 기억하고, 생산 흐름을 조직하며, 행동 습관을 형성한다는 점은 뒤랑이 말한 '퇴행적 사회화'와 맞닿아 있다고 보았다.

세번째 쟁점에서의 토론은 오픈소스, 기술 경로, 미·중 경쟁으로 집중됐다. 중국 신좌파 지식인의 주요 인물이자 칭화대학 공공정책관리학원 교수 추이즈위안(崔之元)은 오픈소스가 단순한 상업 전략이 아니라 일종의 '기술공산주의'적 제도에 대한 상상을 담아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리눅스 재단(Linux Foundation), 에벤 모글렌(Eben Moglen)의 논술, 그리고 중국 오픈소스 모델이 해외의 '소버린 AI' 구축을 지원하는 실천 등은 기술 정치에 플랫폼 독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가능성도 존재함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칭화대학 인문학 선임교수 자카이(贾开)는 딥시크(DeepSeek)의 출현 이후 AI 경쟁이 더 이상 동일한 경로 위의 추격이 아니라, 상이한 기술 체계의 분화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쪽은 첨단 반도체, 폐쇄형 모델, 클라우드 인프라를 중심으로 형성된 미국의 체계이고, 다른 한쪽은 반도체 칩의 제한, 오픈소스 모델, 대체 컴퓨팅 솔루션 속에서 발전한 중국의 새로운 경로일 수 있으며, 이는 경쟁 외에도 더 많은 다른 가능성이 존재함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7월 21일,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중국이 AI를 주제로 9월 정상회담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7월 21일,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중국이 AI를 주제로 9월 정상회담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맺으며

이상의 논의 제기들에 대해 세드릭 뒤랑은 기술봉건주의가 미래에 대한 확정된 예측이 아니라 하나의 추세에 이름을 붙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자본주의 체제 내부에서 점점 더 강해지는 퇴행적 사회화의 과정, 그리고 이러한 퇴행적 사회화가 서구 사회 맥락에서 플랫폼 자본과 기술 자본에 점유된 후 나타나는 퇴행적 형식을 가리킨다는 설명이다.

모로조프는 AI 시대의 권력 구조를 이해하려면 자본주의, 국가 전략, 패권 경쟁을 우회할 수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에게 중요한 질문은 ‘자본주의가 봉건주의로 변했는가’가 아니라 ‘국가, 기술 자본, 금융 자본, 군사 체계가 어떤 방식으로 글로벌 자본주의를 재조직하고 있는가’이다.

두 사람의 진정한 이견은 ‘AI가 세계를 재편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도대체 어떤 힘이 이러한 재편을 주도하고 있는가’에 있다. 인프라 통제와 의존 관계를 통해 징세 수익을 얻는 '빅테크 영주'인가, 아니면 국가 전략과 깊숙이 결합되어 컴퓨팅 파워를 패권 경쟁에 편입시키는 '자본-국가 복합체'인가? 이 추적은 우리가 당면한 AI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뿐만 아니라, 이 거대한 기술 변혁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와도 직결되어 있다.

편집 책임자: 딩슝페이(丁雄飞)

교정: 류웨이(刘威)

번역: 홍명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