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 광시좡족자치구 장난감 공장 기습 폐업에 노동자 5천 명 연일 시위
2026년 5월 31일
2026년 4월 20일, 광시(广西)의 ‘3월 3일’ 연휴가 끝난 후 첫 출근일, 홍콩계 완구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거두인 와싱 완구(华盛玩具, Wah Shing Toys) 산하의 광시좡족자치구 소재 공장 4곳이 같은 날 일제히 파산을 선언했다.
광시좡족자치구에서 3월 3일은 가장 큰 전통 축제이자 법정 공휴일이다. 음력 3월 3일을 전후로 연휴가 주어진다.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자본은 노동자들의 저항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연휴가 끝나자마자 날벼락처럼 폐업을 통보한다.
해당 공장들은 룽현 화야오 완구 제조 유한공사(容县华耀玩具制造有限公司), 베이류 와싱 잉펑 완구 제조 유한공사(北流华盛盈峰玩具制造有限公司), 베이류 완펑 완구 유한공사(北流万峰玩具有限公司), 베이류 촹펑 플라스틱 전자제품 유한공사(北流创峰塑胶电子制品有限公司)로, 이로 인해 1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었다. 이후 이틀간 노동자들은 체불 임금 청산과 법에 따른 전액 보상을 요구하며 연속적으로 권리 구제(维权) 행동에 나섰으나, 4월 22일 오후까지도 그 어떤 실질적인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

사측의 무책임한 폐업 통지
사측은 직원들에게 보낸 통지서에서 이번 공장 폐쇄의 원인을 외부 경제 환경 탓으로 돌렸다. 지난 수년간 와싱 자본은 미·중 관세 무역 마찰이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해외 경영 환경이 악화되었으며, 제품의 최종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거액의 물품 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자금줄이 끊어짐에 따라 금일부터 공식적으로 모든 경영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통지서를 통해 "직원 임금과 경제보상금 등 법적 권익을 우선적으로 보장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보상 기준이나 금액, 지급 시점에 대해서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이 조치에 극도로 경계심을 갖는 이유가 있다. 얼마 전 와싱 자본이 산하의 또 다른 공장 실직 노동자들에게 법정 기준에 못 미치는 겨우 ‘0.5N’ 수준의 보상만을 마지못해 제시했기 때문이다. 중국 노동법(劳动法) 규정에 따르면,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최소 ‘N+1’ 기준으로 보상해야 한다. 와싱의 경우처럼 노동자들에게 폐업을 30일 전에 미리 통지하지 않은 경우 1개월 치 급여를 더 얹어주는 식이다.
규정 위반 보상의 과거 선례
와싱 완구는 1976년 홍콩에서 창립된 홍콩 자본이다. 보다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1981년 중국 내에 처음으로 공장을 설립했다. 40여 년 동안 광둥(广东), 광시좡족자치구, 베트남에 총 11개의 공장을 세웠다. 총 공장 부지 면적은 200만 제곱미터를 넘고 직원은 약 2만 명에 달해 글로벌 완구 OEM 업계에서 선두 주자로 꼽혀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무역 환경이 계속 악화되고 주문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와싱은 사실상 수년째 적자에 시달려왔다. 2025년 말에는 동일하게 와싱 산하이자 26년의 역사를 지닌 동관 창룽 완구 공장(东莞长荣玩具厂)이 주문 폭락으로 결국 문을 닫았다. 당시 회사 측은 노동법 기준에 따른 전액 보상을 거부하여 노동자들의 연일 시위를 촉발했고, 결국 ‘법정 기준 반값(50% 할인)’ 보상으로 전말을 흐지부지 마무리 지은 바 있다.
창룽 공장 사례라는 전차(前车)의 교훈은 광시 노동자들로 하여금 다음과 같은 냉혹한 현실을 깨닫게 했다. 현재 고용 시장이 지속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에서 공장이 문을 닫으면 동등한 처우의 일자리를 다시 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거리로 나와 자신들의 투쟁을 통해 공정한 답변을 받아내는 것뿐이었다.

연일 이어진 노동자 시위
4월 21일 오전, 완펑 완구를 제외한 나머지 3개 공장의 노동자 약 5,000명이 각각 권리 구제 행동에 돌입했다. 룽현 화야오 공장과 베이류 잉펑 공장의 노동자들은 사회적 관심을 끌기 위해 공장 밖의 도로 교통을 차단했다. 잉펑 공장의 일부 노동자들은 공장 건물 옥상에 올라가 거대한 현수막 세 개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베이류 촹펑 공장의 노동자들은 집회를 열었을 뿐만 아니라 공장 건물 외벽에 다음과 같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청춘을 온통 와싱에 바쳤다, 파산하더라도 양심의 빚은 파산시키지 마라, 나의 피땀 어린 돈을 돌려달라." 베이류와 룽현 당국은 모두 현장에 경찰을 출동시켜 시위 노동자들을 해산시켰으나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22일에도 노동자들의 시위는 계속되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해진 소식에 따르면 위린(玉林)시 부시장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일 오후까지 노동자들의 행동은 그 어떤 실질적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 경우 노동자와 회사 간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수년간 경제 침체가 지속되면서 중국의 수많은 공장들이 연이어 무너지고 있다. 그 속에서 가장 참혹한 대가를 치르는 것은 언제나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평범한 노동자들이다.

정리 : 동아시아 사회운동 뉴스레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