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로스쿨 교수 성폭력 | 대학 내의 비대칭적 권력 관계로 인한 구조적 문제

서울대 로스쿨 교수 성폭력 | 대학 내의 비대칭적 권력 관계로 인한 구조적 문제

권력형 성폭력은 피해 학생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불편하더라도 진실을 마주하고 더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

2026년 7월 13일

[읽을거리]사회운동불평등, 대중시위, 페미니즘, 성폭력, 서울대학교

2025년 7월 1일, 한 학생이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에 서울대 로스쿨에 재직 중인 한 교수의 성폭력으로 인한 피해를 신고했다. 피해 학생은 서울대학교 인권센터를 비롯한 학내의 인권 보호 및 징계절차가 공정하고 실효성 있게 운영되고 있음을 신뢰했다고 한다. 특히 본 사건의 경우 교수라는 직위와 위계가 폭력의 핵심수단으로 작용한 만큼, 학내 차원의 명확한 조사와 합당한 징계가 이루어지는 것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이라 여겨 학내 인권센터에 신고한 것이다.

가해 교수의 가해 행위는 피해 학생이 미국 소재 대학 재학 중이던 2016년 경부터 시작되었다. 가해 교수는 SNS를 통해 피해 학생의 일상 사진에 댓글로 외모를 성적으로 언급하며 성희롱을 일삼았다. 이후 피해 학생은 2021년에 서울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후, 가해 교수가 접근해오자 그가 예전부터 SNS로 성희롱하던 인물임을 알아채고 피해 다녔다.

그런데 2025년 2월 이후 가해 교수는 ‘학위논문 전달’을 명분으로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연구실 방문을 유도했다. 그 후 반복적으로 피해 학생을 연구실로 호출하여 성적 대상화 및 성희롱을 저질렀다. “한국 사회에서 교수로서 성구매는 불가피하다”, “대부분 다 한다”고 말하며 자신의 성매수 경험을 일종의 사회적 특권처럼 자랑하기도 했다. 가해 교수는 피해 학생의 직장까지 찾아가는 행위를 시작했으며, 연구실 내 강제추행, 법대 지하 주차장 차량 내 강제추행, 성적 접근을 시도하면서 ‘아빠’라는 호칭을 강요했다. 2025년 5월 말경 피해 학생이 임신 사실을 알리자, 가해 교수는 이를 회피하며 성관계 요구를 반복했다. 이후 가해 교수는 임신중지를 종용하며 협박했다.

피해 학생이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을 때 가해 교수는 “서울대 정관을 찾아봤는데 지도제자에게 그래도 경징계더라. 3개월 감봉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비아그라만 처방 안 받으면 된다”며 자신의 행동을 가볍게 이야기했다. 피해 학생은 이 일에 침묵하면 또 다른 학생에게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여, 인권센터에 신고를 결심했다. 그런데 가해 교수는 피해 학생이 인권센터에 신고하자 불과 10일 만에 피해자를 공갈, 무고, 협박, 명예훼손, 강요 혐의로 보복성 고소했다. 또한 출국금지, 구속수사까지 들먹이며 각종 죄명으로 피해자를 괴롭혔으며, 또한 본 건을 공론화하거나 연대하는 사람들을 스토킹으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

게다가 인권센터는 제대로 된 조사조차 개시하지 않은 채 사건을 기각했으며, 결정문은 가해 교수의 변명을 옮겨 적은 문서에 가까웠다. 로스쿨 역시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서기는커녕 사건 해결을 외면했다.

공동대책위원회

이에 피해 학생은 서울대 인권센터가 피해자를 보호하고 권리를 구제하는 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사건 공론화를 결심했다. 이후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꾸려졌고, 서울대 측이 가해 교수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시행할 것, 독립적이고 투명한 진상조사를 실시할 것, 교수-학생 간 권력관계 성폭력 예방 제도를 마련할 것, 피해자 보호 및 2차 피해 방지 대책을 강화할 것, 구조적 책임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피해 학생의 용기 있는 공론화 이후 공대위가 제안한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은 우리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성명문에는 4,836명의 개인연대자, 83개 연대단체가 연서명했다(2026년 6월 7일 기준). 또한 공대위는 6월 8일에 연대단체들과 함께 서울대학교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피해 학생은 이 사건에서 교수와 학생 간 비대칭적 권력이 작용했다는 점과, 이 사건을 공론화한 이유는 또다른 피해가 발생하는 일을 막고 서울대의 개선을 바라기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해 했다. 연대자 및 연대단체 들도 학계에서의 권력관계가 이 사건의 본질이라는 점을 밝히고, 서울대가 교육 기관으로서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으며, 피해자 보호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에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요구안을 서울대학교 로스쿨 측에 전달했다.

그리고 공대위는 이 사건의 쟁점이 단순히 한 교수 개인의 위법 여부만으로 축소되는 것을 경계하며, 국립대학법인 서울대가 권력형 성폭력을 어떻게 다루는지, 대학 인권체계가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작동하는지, 국가의 감독 및 보호 체계가 대학 내 학생 피해자를 제대로 포괄하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 교육부, 성평등가족부에 각각 서울대 인권센터의 처리 과정에 대한 조사, 국립대학법인 서울대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 이행, 공공부문 권력형 성폭력 대응체계의 문제 검토를 요청했다(2026년 6월 25일). 또한 서울대학교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서울대분회와 공동으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여 6월 8일 기자회견에서 다루지 못한 주요 자료와 핵심 쟁점을 공개하고, 서울대학교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사건의 경과를 보고하고, 피해 학생이 인권센터에 신고하게 된 경위와 보호 요청의 의미, 이 사건이 권력형 성폭력인 이유, 국가인권위원회·교육부·성평등가족부 진정 내용 등을 발표했다. 또한, 서울대 총장에게 보내는 국내외 여러 대학 교수 서한을 공개했으며, 공대위의 요구안 및 향후 대응 계획도 발표했다.

그 사이 2026년 7월 3일에는 가해 교수의 보복성 고소로 인한 첫 공판이 열렸다. 공대위는 피해 학생을 법정에 홀로 세우지 않기 위해 방청연대를 모집했고, 그 결과 80여 명이 참석하여 피해 학생에게 연대의 마음을 전했다. 공판 이후 이어진 공대위-연대자 후속간담회를 통해 첫 공판 방청의 의미를 함께 확인하고, 이번 사건을 서울대 권력형 성폭력의 반복된 구조 속에서 살펴보았으며, 보복성 고소라는 특수한 상황에 맞서 지속적 연대가 절실하다는 점을 공유했다. 첫 공판 직후 가해 교수는 피해 학생을 또다시 추가 고소하는 등, 가해는 현재진행형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권력형 성폭력

공대위는 이 사건을 교수와 학생 간에 일어난 사적인 성폭력 사건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대학 및 학계에서 나타나는, 교수와 학생 간의 비대칭적인 권력 관계라는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한 사람이 한 분야에 수십 년간 몸담는 경우가 많고, 구성원들끼리 서로 가까이 알고 지낸다. 교수는 학생에게 학점을 주고, 유학이나 장학금을 위한 추천서를 써주고, 졸업 이후에도 학계에서 학생의 평판에 영향을 준다. 교수가 특정 학생을 낙인 찍어버리면 학생 입장에서는 학계에서 자리를 잡을 기회를 완전히 박탈 당하는 것이다. 이런 구조는 학생이 교수의 위협에 대응하기 어렵게 만든다. 실제로 가해 교수는 피해자에게 "신고하면 대한민국 학계에서 절대 자리 잡지 못하게 할 것"이라거나, "박사과정 갈거면 조용히 넘어가라"는 등의 협박을 가하기도 했다.

이러한 관계에서 학생의 선택은 구조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의 대학은 교수와 학생 사이의 성적 관계를 엄격하게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다. 이는 사생활을 통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 그리고 공정한 교육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이 사건은 교수가 학생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성적 접촉을 하고, 학생이 명확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멈추지 않았으며,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하자 법적 대응으로 압박하는 등 전형적인 권력형 성폭력에 해당한다. 더 문제인 것은 이런 자명한 사실을 피해 학생이 직접 설명해야 했던 것이다.

이 사건은 피해 학생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대학 내의 권력 구조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폭력에 대학이 어떻게 대처하느냐를 판가름하는 문제이다. 지금 서울대학교는 폭력을 외면하고 피해자를 침묵시킬 것인지, 아니면 불편하더라도 진실을 마주하고 더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 것인지의 기로에 서 있다.

향후 일정

7월 셋째 주: "내가 A 교수라면?" 사과문 백일장
7월 넷째 주: 기자회견
8월 초: 로스쿨 앞 공사장 가림벽에 벽화 그리기

공대위 SNS

X: https://x.com/SL_A_PROF_OUT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laprofout?igsh=aDU1Y3Fra3h2MnV2


글: 서울대 로스쿨 교수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