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 만드는 공장, 폭스콘 생산라인에 은폐된 착취의 디테일
2026년 7월 29일
지난 2026년 1월 20일, 중국노동관찰(China Labor Watch)은 애플 제품의 OEM 생산기업 폭스콘(Foxconn, 富士康, 대만 기업)의 정저우 공장에 대한 심층 분석 보고서 ‘Apple’s Dependence on China in Its Supply Chain: An Investigative Report on Foxconn Zhengzhou’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 공급망 하청 공장에서는 심각한 수준의 불안정 노동이 만연해 있고, 심지어 법외 사각지대에서 청소년 인턴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도 심각하다.
2025년 9월, 애플은 미국 백악관에서 6,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내 투자를 발표하며 성장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같은 시기, 애플의 핵심 공급업체이자 아이폰17의 생산기지 중국 폭스콘 정저우 공장의 현실은 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중국노동관찰과 협력하는 활동가들이 2025년 3월부터 9월까지 잠입 취재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작성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10년간 약속해 온 노동 환경 개선은 여전히 공허한 수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파견 남용
폭스콘 정저우 공장의 가장 큰 문제는 파견 노동자 수가 전체 인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약 15만~20만 명의 노동자 중 파견 노동자 수는 약 8만 명에서 11만 명에 이른다. 이는 전체 인력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 현행법상 파견 노동자의 비율은 최대 10%로 제한되어 있으나, 폭스콘은 이를 5배 이상 초과하여 법을 위반하고 있는 셈이다. 2019년 조사 당시에도 파견 노동자 비율은 50~55%였으며, 이 문제는 현재까지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폭스콘은 애플의 주문이 몰리는 8월 성수기 생산을 위해 인력 중개업체들과 손잡고 대규모 채용을 진행했다. 6월에는 없던 채용 보너스가 7월 초 4,800위안을 거쳐 8월에는 최대 9,800위안(약 1,38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비기술직 파견 노동자 월급의 4배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하지만 이 달콤한 보너스를 포함한 급여 시스템 이면에는 노동자들을 공장에 묶어두기 위한 교묘한 '임금 억류' 및 '착취'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임금 체계 조작과 착취
우선 막대한 채용 보너스(리베이트)는 90일 연속으로 근무해야만 지급된다. 그 전에 퇴사할 경우 전액 몰수된다. 그럼에도 워낙 노동 조건이 가혹하다보니 이를 견디지 못하고 보너스를 포기한 채 떠나는 노동자들도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시간제 파견 노동자들은 시급 25~28위안을 약속받지만, 실제 매월 지급되는 기본 시급은 12위안에 불과하다. 나머지 13위안가량의 '임금 차액'은 다음 달 25일까지 근무를 유지해야만 지급된다. 만약 그 전에 퇴사하면 이전 달과 당월의 차액(최대 5,200~6,000위안)을 모두 잃게 되어 사실상 퇴사를 막는 강력한 족쇄로 작용한다. 파견 노동자들은 별도의 초과 근무 수당조차 별도로 받지 못하며, 이는 표준 시급 계산에 모두 흡수된다. 마땅히 받아야 할 임금이 사측에 의해 설계된 교묘한 임금 체계 조작에 의해 녹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들이 정규직과 동일한 생산라인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노동권과 사회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일단, 고용계약상 사회보장 혜택이 명시되어 있지만, 폭스콘은 인력 중개업체를 통한 간접 고용을 핑계로 사회보험 납부 등 잠재적인 노동 분쟁에 대한 법적 책임을 회피한다. 파견 노동자들은 사내 휴가 시스템에 '병가' 항목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아 명시적으로 병가 사용이 금지되어 있고, 아프더라도 무급 휴가를 신청해 쉬어야 한다. 심지어 성수기에는 이런 무급 병가마저도 관리자의 승인을 받기 어렵다.
또, 상사와의 갈등이나 지정되지 않은 장소에서의 흡연 등 규정 위반 시 벌금이 부과되며, 심한 경우 1,000 위안(약 19만원)의 벌금이 청구되기도 한다. 기본급이 최저 임금 수준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살인적인 초과 근무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에 갇혀 있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실습생 노동자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직업 학교 등과 연계하여 18~21세 사이의 수많은 학생 노동자를 고용하여 생산 라인 곳곳에 투입하고 있다. 이들은 사실상 다른 파견 노동자들과 완전히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이들을 향한 처우는 명백한 '동일 노동, 차별 임금'의 늪에 빠져 있다.
중국의 관련 법규상 '인턴십 계약'을 맺은 학생 노동자에게는 야간 교대 근무나 초과 근무를 지시하는 것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폭스콘은 이러한 법적 제한을 교묘하게 우회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인턴십 계약 대신 '정식 고용 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요한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합법이라는 명목하에 가혹한 야간 작업과 초과 근무에 제한 없이 투입된다.
정식 고용 계약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실습생들에게 주어지는 임금과 혜택은 정규직이나 파견 노동자의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이들의 시급은 아무런 보너스나 수당 없이 단 12위안(약 2,500원)으로 고정되어 있다. 초과 근무 시 평일 1.5배, 주말 2배, 휴일 3배의 법정 수당 비율이 적용되기는 하지만, 애초에 기본 시급이 워낙 낮아 총수입은 다른 노동자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정규직이 받는 병가 혜택이나 5대 사회보험 및 주택공적금 같은 필수적인 사회 보장 혜택에서도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18세 노동자 '샤오리'의 사례는 실습생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그녀는 파견 노동자들이 한 달에 5,000~6,000위안을 벌 때 월 3,000위안 남짓을 벌며, 기숙사비 150위안을 내고 돈을 아끼기 위해 제대로 된 식사 대신 찐빵으로 끼니를 때우며 대학 진학 자금을 모으고 있다.
실습생들은 주로 두 가지 경로로 모집된다. 그중 하나가 2019년 중국 교육부가 창안한 '기업-학교 협력(校企合作)' 프로그램이다. 가령 폭스콘과 허난공업직업기술학원(河南工业职业技术学院) 간 사례에서 학생들은 '학생'이자 '직원'이라는 이중 신분을 갖게 되며, 공장에서의 노동이 직업 훈련의 일환으로 포장된다. 표면적으로는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그만둘 수 있다고 안내되지만, 다수의 실습생들은 "폭스콘에서의 근무를 끝까지 마치는 것이 졸업장을 받기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일부 실습생 노동자들에게 폭스콘에서의 근무는 단순한 실습이 아니라 졸업장을 받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필수 전제 조건으로 묶여 있다. 공식적으로는 “실습생들이 원할 경우 언제든 자유롭게 실습을 중단할 수 있다”고 안내하지만, 현장의 증언은 이와 전혀 다르다. 다수의 실습생들은 정해진 근무 기간을 채우지 않으면 학교로부터 학위를 받을 수 없다는 압박을 받는다. 이런 악폐습은 실습생들을 생산 라인에서 도망치지 못하게 옭아매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실습생들은 그동안 쏟아부은 학업과 학위를 포기할 수 없기에 어떠한 부당한 대우와 극도의 피로 앞에서도 스스로 직장을 떠날 권리를 박탈당한다. 보고서는 이처럼 교육 기관이 기업과 결탁해 청소년 실습생들의 미래를 볼모로 삼고 퇴사 선택권을 원천 봉쇄하는 행태가, 단순한 노동 착취를 넘어 사실상의 '강제 노동'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과 노동 강도
아이폰17 신제품 출시(2025년 9월 19일)를 앞둔 7~9월 물량 성수기, 폭스콘 정저우 공장의 노동 강도는 매우 가혹한 수준이었다. 중국의 법정 초과 근무 한도는 월 36시간 내로 규정되어 있으나, 이 시기 폭스콘 노동자들의 월 초과 근무 시간은 보통 65시간에서 최대 130시간에 달하며 법적 기준을 철저히 무력화했다. 심지어 비수기에도 평균 52~84시간의 초과 근무가 일상적으로 벌어지며, 일부 노동자들은 휴일 없이 10일 연속으로 생산 라인에 투입되기도 한다. 특히 8월부터 9월 중순 사이 주야간 교대 근무를 오가는 노동자들은 한 달에 무려 300시간 이상(초과 근무 130시간)을 작업장에서 보낸다. 야간조의 경우 최대 12시간 동안 공장에 머물러야 하기에, 수많은 노동자가 극심한 수면 부족과 만성적인 피로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틴다. 이들이 이토록 살인적인 일정에 매달리는 이유는, 턱없이 낮은 기본급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초과 근무 수당에 전적으로 의존해야만 하는 기형적인 임금 구조 때문이다.
공식적인 임금 기록에 남지 않는 '무급 노동' 역시 교묘하게 만연해 있다. 일부 부서에서는 교대 근무 시작 전과 종료 후에 각각 10분씩 의무적인 회의를 진행하지만, 이 시간은 공식 근로 시간에 포함되지 않아 철저히 무급으로 처리된다. 착취는 노동자가 공장을 떠나려는 순간까지 이어진다. 폭스콘은 퇴사자들에게 일종의 의무 절차를 밟도록 강제하는데, 이 역시 유급 근무 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만약 이 절차를 처리하기 위해 정규 근무 시간 중 일부를 비워야 할 경우, 회사는 오히려 노동자의 개근 수당을 삭감해 버린다. 결과적으로 노동자는 억압적인 공장을 탈출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시간과 정당한 임금을 뜯기는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작업장 내 휴식과 휴게 시간은 극도로 엄격하게 제한되며 통제된다. 노동자가 화장실에 가거나 물을 마시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려 할 때조차 스스로 대체 인력을 구해야만 한다. 만약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하거나 상사의 눈치가 보여 아예 생리적인 욕구를 참고 휴식을 포기해 버리는 노동자들도 적지 않다. 더 심각한 것은 신규 인력이 단 일주일 만에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과도하게 부여되는 '생산 목표'와 이를 둘러싼 은밀한 보복 구조다.
할당된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거나 조립 라인의 속도를 떨어뜨린 노동자, 혹은 상사의 지시나 임시 부서 배치에 이의를 제기하는 노동자에게는 극심한 언어폭력과 폭언이 퍼부어진다. 이에 더해 관리에 비협조적이거나 '고분고분하지 않다'고 찍힌 노동자에게는 '초과 근무 기회 박탈'이라는 사악한 처벌이 내려진다. 최저임금 수준의 낮은 기본급 때문에 초과 근무 수당 없이는 기본적인 생계유지조차 불가능한 구조 속에서, 초과 근무를 배제하는 것은 노동자의 수입을 직접적으로 깎아내려 스스로 공장을 그만두도록 압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차별적 채용과 인권 침해
채용 과정의 차별과 노동자 감시 체계는 오히려 더욱 노골화됐다. 채용 과정에서의 구조적 차별은 2019년 조사 당시보다 훨씬 더 노골적이고 명시적인 형태로 악화되었다. 지원자의 연령은 만 48세 이하로 엄격히 제한되며, 신장위구르자치구 출신의 위구르족은 채용 단계에서 시스템적으로 완전 배제된다. 현장 채용 담당자들은 위구르족 채용 문 제를 두고 '민감 이슈'라며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티베트족(藏族), 닝샤 후이족(回族), 량산 이족(彝族) 등 소수민족 구직자들 역시 출신 지역과 민족, 종교적 배경을 이유로 채용을 거부당하는 등 구조적 차별에 노출돼 있다.
성별에 따른 직무 분리와 임금 격차, 임산부에 대한 간접적 불이익 관행 역시 관찰된다. 직무 배치 과정에서 엄격한 성별 분리가 적용되어, 남성 노동자들은 대형 기계 운전이나 점검 등 기본급 2,400~3,000위안(51~64만원) 및 기술 수당 500위안을 받는 상대적 고임금 기술직에 우선 배치된다. 반면 여성 노동자들은 직접 채용이나 파견 여부와 무관하게 부품 배치, 나사 조이기, 스캔 등 기본급 2,100위안(45만원) 수준의 단순 미숙련 직무에 집중돼 있다. 신규 채용 과정에서 방사선 X-ray 촬영을 포함한 채용 신체검사(비용 50위안)를 의무화함으로써, 태아 건강을 우려해 촬영을 거부할 수밖에 없는 임산부들의 입사를 사실상 거부·배제하는 편법을 활용해 왔다. 단, 대규모 인력 확보를 위해 2025년 9월 한시적으로 검진이 일시 중단된 바 있기도 하다.
폭스콘의 사업장 통제 시스템은 일반적인 보안 수준을 넘어, 노동자의 사생활과 개인정보를 전방위적으로 침해한다. 노동자들은 매일 작업장과 공장을 출입할 때마다 강도 높은 소지품 검사를 받으며, 노트북·카메라·USB 메모리·메모리카드 등 전자기기 및 저장매체 반입을 엄격히 금지당한다. 반입이 금지된 물품이 적발되거나 압수될 경우, 노동자는 검사 센터로 이송되어 자신의 스마트폰 비밀번호를 강제로 공개해야 하며, 최소 3일에서 5일 동안 검사가 완료될 때까지 기기를 반환받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인적 사항과 진술서가 작성되고 매 페이지마다 지장을 찍어야 하는 등, 회사 측은 기밀유출 방지를 명목으로 노동자를 범죄자 취급하듯 감시한다.
공장 외부에서의 정보 유통과 온라인상에서의 내부 비판을 막기 위한 정보 보안팀의 검열과 보복 공작 역시 집요하게 이뤄지고 있다. 폭스콘 내부 정보 보안팀은 소셜미디어 모니터링을 통해 노동자들의 온라인 활동을 실시간으로 감시한다. 실제 샤오홍슈(小紅書)나 도우인(抖音) 등 소셜미디어에 공장 내에서 겪은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사실을 영상으로 고발한 전직 여성 노동자의 경우, 폭스콘 측 관계자로부터 즉각적인 접촉과 협박을 받게 된다. 폭스콘 사측은 고발자의 실명과 자택 주소를 알아낸 뒤, 폭로 영상을 당장 삭제하지 않으면 신변에 위해가 있을 수 있다는 식의 위협과 심리적 공포를 가해 강제로 게시물을 내리도록 압박한다.

유명무실한 안전 절차와 공회
신규 채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안전 교육은 실질적인 작업장 위험 대비보다는 수량적 실적을 채우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신입 노동자들은 사내 규정과 직업 안전에 관한 3일간의 교육에 참가했다는 서류 서명을 요구받지만, 실제로 이뤄지는 교육은 입사 첫날 사전 녹화된 영상을 시청하는 8시간 과정에 그친다. 이는 중국 노동법이 규정한 최소 교육 시간을 밑돈다.
폭스콘 관리자들은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았던 이틀간의 추가 교육에 노동자들이 참석했다는 서명록을 허위로 작성하게 하여 기록을 조작한다. 게다가 교육 이수를 위해 거쳐야 하는 세 차례의 시험 역시 정답이 그대로 노출되거나 답안지를 베껴 쓸 수 있도록 방치되며, 온라인 시험은 합격할 때까지 정답을 모의 입력해 볼 수 있게 되어 있어 노동자들이 안전 지식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채 위험한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작업장 내 유해 물질 노출 위험에 비해 현장의 보건 및 안전 관리 체계는 매우 허술하게 운용되고 있다. 성형 라인 노동자들은 톨루엔(Toluene)과 크실렌(Xylene) 같은 독성 화학물질 및 심각한 소음에 노출된다. 회사는 활성탄 마스크와 귀마개를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으나, 감독관이나 검사관이 부재하는 야간 교대조 근무 시에는 마스크와 귀마개 등 개인 보호 장비가 아예 지급되지 않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진다. 또한 사측 관리자들은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위험 직무 노동자가 퇴사할 때 법적 의무 사항인 '퇴직 시 건강 검진'을 실시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검진이 이뤄진 증거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현장의 부조리를 시정해야 할 사내 공회와 고충 처리 기구는 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대다수 노동자는 공회의 존재 이유나 정기 회의 여부조차 알지 못하며, 공회의 활동은 명절 행사 개최나 선물 배부에 그쳐 독립적인 노동자 대변 기구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식사 카드 뒷면에 인쇄된 고충 신고 핫라인 역시 익명성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 핫라인을 통해 현장의 심각한 부조리나 고충을 제보한 노동자가 오히려 현장 관리자 및 중간 관리자들에게 신원이 파악되어 찍히는 일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불이익과 갈등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퇴사를 선택하는 역효과까지 벌어진다.
구조적 변화 없는 공허한 약속
이번 보고서는 폭스콘 정저우 공장의 노동 문제가 단순한 관리 부실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임을 시사한다. 파견 노동자와 학생 노동자라는 일회성 인력을 갈아 넣어 이윤을 극대화하는 폭스콘의 고용 모델은 2019년 이후 전혀 개선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일부 지표에서는 더욱 악화됐다.
도시에 거주하면서도 온전한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3억 명의 농민공들이 존재하는 한, 애플과 폭스콘의 공급망은 이처럼 취약하고 값싼 임시 노동력에 지속적으로 기댄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약속을 넘어, 철저한 법 집행과 독립적인 고충 처리 제도, 그리고 동일노동에 대한 동일임금 원칙이 확립되지 않는 한, 아이폰의 이면에 자리한 노동 착취의 굴레는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글로벌 브랜드 애플은 이에 대한 분명한 책임이 있다. 왜냐하면 오늘날 애플이 엄청난 이윤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이 초과 착취 구조를 설계한 것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글 : 김모두 (플랫폼c 동아시아 사회운동 뉴스레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