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이스라엘은 오랜 시간 사회운동 억압에 협력해왔다
2023년 11월 29일
이스라엘 시오니스트 점령당국과 미국 지배계급의 매우 친밀한 관계는 익히 알려져 있다. 20세기 내내 미국은 중동의 정치경제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우방으로 이스라엘을 활용하고자 했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땅을 식민 지배하고 인종청소를 가한 대가를 치르지 않기 위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돌파하기 위해 미국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원했다. 이런 관계는 너무 돈독했기 때문에 이스라엘과 다른 나라 간 관계를 부각시키진 않았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학살을 자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정책네트워크 알 샤바카(Al Shabaka) 연구원 타리크 케니-샤와(Tariq Kenney-Shawa)가 말했듯, “돈으로 이스라엘을 압박할 수 있는 워싱턴의 능력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다. 이스라엘이 건전한 경제를 유지하거나 모든 지역 위협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더 이상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네타냐후가 바이든의 설득을 무시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라이벌인 중국이나 인도,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인도 등)로부터도 많은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이스라엘은 군사기술 교류를 통해 중국 정부가 자국의 민중들을 억압하는 것을 도왔다. 게다가 중국은 이스라엘의 두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기도 하다.
중국 관영 언론들이 서방 언론과 달리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처우를 좀 더 비판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이들은 여전히 중국을 '반제국주의의 보루'로 묘사하곤 한다. 그러나 중국은 팔레스타인 해방이라는 대의를 위해 의미 있는 지원을 제공한 적이 없고, 팔레스타인의 동맹군이 아니다.
1918년 12월 초, 영국이 벨푸어 선언(Balfour Declaration)을 통해 팔레스타인 땅에서 시오니스트들이 국가를 세우는 것을 지지했을 때, 당시 중국 국민당 난징 정부는 지지를 표명했다. 1920년 4월, 중화민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초대 주석인 쑨원(孙 文)은 유대인들의 팔레스타인 정착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쓰기도 했다. 그는 엘리 카두리에(Elie Kadoorie) 등이 이끄는 상하이의 시오니스트들에게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은 세계 문명화에 많은 기여를 해왔고 국가 가족에서 명예로운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있는 여러분의 훌륭하고 역사적인 국가를 회복하려는 운동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건국의 아버지이자 신념에 가득 찬 리더 데이비드 벤구리온 이스라엘 초대 총리는 이미 1930년대에 장래에 중국이 세계 강국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이스라엘이 불법적으로 건국을 선포하자마자 그는 히브리대학교 중국어과 설치를 추진했다. 이런 결과로 인해 이스라엘은 1950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년 만에 중화인민공화국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최초이자 유일한 비공산 국가 중 하나가 됐다. 물론 이런 허니문은 오래가지 못했는데, 중화인민공화국과 이스라엘 점령당국이 택한 동맹관계로 인해 강력한 직접 관계를 맺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냉전이 발발하면서 중국이 팔레스타인 정치 지도자들과 정치적, 군사적 관계를 강화하면서 외교에 대한 전망은 단절됐다. 저우언라이(周恩来) 총리는 1955년 반둥 회의에서 아랍 대표들에게 "팔레스타인 대의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또, 1960년대 중반에는 파타(Fatah)와 새로 설립된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지도자들이 중국을 방문하여 팔레스타인에 군사 훈련을 제공하기도 했다.
- 📌파타(فتح): 1959년 팔레스타인 디아스포라들이 주도해 설립한 정치조직으로, 한때 무장투쟁을 펼치기도 했다. 현재는 이스라엘에 협력적이며, 서안지구 일부를 통제하는 정당이다.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중-소 분쟁이 지속된 가운데 개혁개방을 천명한 이래 덩샤오핑(邓少平)은 중국과 이스라엘의 비공식 관계를 부활시켰다. 당시 양국이 관계를 재점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동맹국이었으나 이스라엘에게는 적대적인 이웃 국가들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방위 산업을 발전시켜야 했던 이스라엘 점령당국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1970년대 후반 이스라엘에서 가장 큰 기업인 이스라엘 코퍼레이션(Israel Corporation)의 설립자 숄 아이젠버그(Shaul Eisenberg)는 이스라엘이 전 세계 방위산업 수출국으로 발전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중국과 이스라엘 간의 무기 거래를 개척했다. 다른 기업들도 곧 뒤를 따랐는데, 두 나라의 생존과 관련된 실질적 필요성이 동력이었다. 1980년대부터 덩샤오핑과 중국공산당의 젊은 엘리트들은 중국 사회를 시장주의적으로 발전시키기 시작했고, 이스라엘은 동아시아로의 무역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미 중국의 외교 정책은 반제국주의 이데올로기에서 국제 제조업과 무역의 형태로 실용적인 경제 발전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진화했고, 그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첨단 기술의 선두주자가 됐다. 그렇게 해서
1989년 톈안먼 사건 직후 미국 등 서방은 중국에 대한 제재 조치를 시행했고, 이로 인해 중국의 군사력 성장이 제한됐다. 하지만 1990년대 이스라엘로부터의 무기 수입은 중국의 군사력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실제 이스라엘 벤처캐탈은 대체로 감시기술에 집중돼 있다.벤은 이러한 제재를 우회하여 중국에 대한 서방 군사 기술의 뒷문 역할을 했다. 2000년대 중국이 글로벌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양국의 교역은 무기를 넘어 경제적 상호의존이 심화됐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몇 년 동안 농업, 기술, 건설, 벤처캐피탈 분야에서 이스라엘에 막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중국과 이스라엘 간의 깊어진 경제 관계는 중국이 이스라엘 점령당국을 옹호해왔음을 의미한다. 중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유지해 온 오랜 역사를 통해 아랍 국가들과 우호 관계를 유지해왔고,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평화 만들기'와 '비동맹' 전략을 지지해 왔다. 오늘날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사회운동과 다양한 불만들을 억압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기술과 대테러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군사 및 경제 관계의 성장으로 중국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대해 점점 더 온건한 입장을 취하게 되었으며,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인민 전쟁'을 지지하는 것에서 이스라엘 국가를 후원하고 방어하는 것으로 전환했다. 시진핑 주석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4개항 계획'은 중국이 이스라엘에 '지속 가능한 안보'를 제공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와 발전을 촉구하는 두 국가 해법을 고수할 것임을 강조한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 정부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옹호하고 "관련 당사자"에게 "적대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모호하게 촉구했다. 이런 모호성은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중국의 의지에 비추어야 이해할 수 있다. 주류 언론의 논평가들은 이러한 양면성을 중국이 이스라엘을 확고하게 지지하는 것을 주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두 국가 해법은 은연중에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탄압이 지속되도록 만든다.
두 국가 해법은 세계 최대 난민 인구 중 하나인 수백만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강제로 쫓겨난 땅과 고향으로 돌아갈 국제적으로 인정된 권리를 부정하는 것에 나 있다름 없다. 이스라엘 국가를 유대인 국가로 유지하는 모든 해결책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개인적, 집단적 민주적, 시민적, 인권을 침해한다. 이스라엘 아파르트헤이트 정부에 대한 제대로 된 대안은 팔레스타인 땅의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단일 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
1980년대 이스라엘과 점진적인 화해를 시작한 이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중국의 양면적인 태도는 팔레스타인 대의에 대한 조용한 배신을 은폐한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원은 이스라엘의 군사력과 경제력 보존을 전제로 한 제한적인 지원에 그칠 뿐이다.
2000년대 이후 중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투자는 크게 증가했다. 중국-이스라엘은 2022년에만 240억 달러가 넘는 교역액을 기록하며 두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가 됐다. 미국이 여전히 이스라엘의 피비린내 나는 군사 작전을 직접 지원하는 주요 공급국이지만, 중국의 투자는 이스라엘의 경제, 기술 및 인프라 개발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2021~22년에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이스라엘의 최대 수입국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중국은 서구의 기술과 방법을 바탕으로 감시 및 치안 장치를 개발하는 데 있어서도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위구르족과 신장 내 다른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의 “테러와의 인민 전쟁”은 수사적 차원에서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을 모방했을 뿐 아니라, 인적자원과 전술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라크에서 전쟁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악명 높은 전직 ‘블랙워터’(미국의 민간군사기업) 요원들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보안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고용되었다. 중국의 엘리트 경찰 아카데미 연구원들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반란 대책을 공개적으로 연구하여 신장의 감시 국가를 위한 영감을 얻기도 했다.
2023년 3월 말 뉴욕타임즈의 한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감시기술 스타트업 레온 테크놀로지(立昂技术)이 신장위구르자치구에 구축한 치안감시 시스템 유형은 오늘날 걸프만 국 가들과 중동의 일대일로 연선 지역에서 표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이스라엘의 디지털 포렌식 기업들이 미국과 캐나다, 중국 기업들과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어떻게 협력하고 경쟁하는지 보여준다.
중국의 '안전도시' 대량 감시모델은 현재 두바이와 아부다비에서 수억 위안의 계약을 맺고 신장에서 시스템을 구축한 첨단 보안업체 화웨이(华为)와 하이크비전(Hikvision Digital Technology; 민간 및 군사 목적의 비디오 감시 장비를 제조 및 공급하는 중국 국영기업) 시스템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나아가 최근 이스라엘 점령당국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협 가능성"에 따라 세 가지 색상으로 자동 분류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레온 테크놀로지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구축한 치안 시스템과 거의 같다. 나아가 이스라엘 점령당국은 자신이 구축한 감시 시스템에 하이크비전 인공지능 감시카메라를 통합하고 있다. 중국 민간 기업 DJI(大疆创新) 역시 중국 정부로부터 받은 자금을 바탕으로 이스라엘 점령군에 드론과 기타 군사 장비들을 공급해왔다.
이처럼 두 나라는 전략적으로 세속적이고 비폭력적인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이슬람 무장 단체의 부상을 무기화하여 팔레스타인인, 위구르인, 기타 소수 민족에 대한 광범위한 탄압을 강화했다. 실제로 현재 중국 국가민족사무위원회 주임이자 중국공산당 중앙통일전선 공작부의 부부장 판위에(潘岳)는 “중국이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의 식민지배 방식에서 배워야 한다”며, “한족 정착민을 서부(신장) 국경 지역 유입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팔레스타인을 수사적으로 지원하면서 이스라엘의 힘을 강화하고 이스라엘의 온난화 방식에서 영감을 얻는 것은 중국에게 이익이 되는 전략이다. 중국 국영기업과 민간기업의 협력은 지정학적 블록을 넘어 이스라엘 및 기타 아랍 정부 및 기업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팔레스타인이나 다른 아랍 지도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이스라엘의 경제 발전의 결실을 거둘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중국 외교부의 미온적인 대응은 중국이 이스라엘 정책에 강력하게 도전하는 데 관심이 없음을 방증한다. 보다 객관적으로 볼 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중국의 접근 방식은 서방의 지정학적 라이벌이 반드시 팔레스타인 해방의 동맹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제국주의 강대국들은 갈등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분리주의와 점령에 대한 지지로 수렴할 수 있다.
중국과 이스라엘의 군사교류에 맞선 운동은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억압적인 중국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에 연대의 기회를 제공한다. 해외에서 중국 국가를 지원하는 기업과 기관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해외 반체제 인사들의 핵심 전략이었다. BDS(보이콧, 투자 철회 및 제재) 운동을 통해 중국과 이스라엘의 군사기술 교류와 무역에 대해 항의하고 보이콧하는 것은 중국 민중의 아래로부터의 저항과 팔레스타인 대의를 연결해준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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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정리 : 플랫폼c 동아시아뉴스레터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