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23기후정의행진의 성과와 과제

2023년 923기후정의행진의 성과와 과제

수만명이 모여 활력을 보여준 923기후정의행진, 우리 사회를 보다 강렬하게 진동시키는 실질적 힘으로 만들자.

2023년 10월 14일

[읽을거리]기후정의기후정의운동, 기후위기, 사회운동, 자본주의

923기후정의행진 당일과 석달간의 조직과정을 되짚으며 성과와 과제를 도출한 글이 923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 집행위 이름으로 발표됐다. 두 달간 923조직위원회 조직팀장으로 뛴 플랫폼C 활동가가 당일 스케치를 덧붙여 정리했다. 이 글 마지막에는 당일 행진에 함께한 플랫폼C 회원들이 보내온 후기가 포함돼 있다.

6난 9월 23일 서울 세종로에 전국 각지에서 온 3만여 명(주최측 추산)의 사람들이 기후정의행진에 함께 했다. 서울 외에도 대전, 부산, 제주, 지리산 등에서 1천여 명이 모였다. 이 행진은 2019년 이후 매년 9월 UN 총회 시기에 맞춰 전 세계에서 진행하는 기후 행동의 일환이다. 올해는 9월 20일 열린 유엔총회와 기후목표정상회의에 맞춰 9월 15일부터 23일까지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페인, 독일, 영국, 미국 등 70여 개국에서 6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기후 파괴, 불평등 악화를 비판하며 행진과 집회, 파업을 벌였다.

서울에서 열린 923기후정의행진은 선언문은 “폭우가 쏟아지던 반지하 방과 지하차도에서, 냉방시설과 쉬는 시간조차 없는 가혹한 일터에서 (…) 기후위기가 이 사회의 낮은 곳을 파고들고, 가장 약한 생명이 먼저 스러져갈 때 도대체 국가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질문하며, “기후위기는 안중에도 없이 (…) 복지예산 축소와 공공요금”을 인상하고, “부자 감세와 규제 완화로 대기업과 고소득층만 살뜰히 챙기”는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고, “돈보다 생명, 자본보다 노동, 개발보다 생태, 경쟁보다 공존, 성장보다 번영이 우선해야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정의로 가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선언문의 결론은 ‘위기를 넘는 우리의 힘!’이라는 이번 행진의 슬로건으로 시작됐다. “권력자들이 역사를 거슬러 퇴행을 거듭할 때, 우리는 기후위기의 최일선에서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갈 것”이니, “기후위기 한복판에서 모두가 존엄하게 살아갈 새로운 길, 기후위기를 넘어 다른 세상을 여는 새로운 길로 함께 행진합시다”라는 말과 함께, 용산에 위치한 대통령 집무실과 정부종합청사 양방향으로 활기찬 행진이 출발했다.

행진 참가자들은 SK 본사, 주한일본대사관, 정부종합청사, 대통령집무실을 향해 923기후정의행진 5대 요구안과 자신들이 직접 만든 팻말에 적인 다양한 요구를 외쳤다. 행진 중에는 바닥에 죽은 듯이 드러누워 기후위기로 멸종하는 상황을 표현하는 '다이인(die in) 퍼포먼스'를 벌였다. 기후위기로 인한 멸종위기를 경고하는 퍼포먼스로, 참가한 시민들 모두가 죽은 듯이 바닥에 드러누웠다. 기후 위기가 가속화되면 모든 체제가 멈추고, 우리 인간들도 멸종되는 상황을 경고하는 모습이다.

다이인 퍼포먼스
다이인 퍼포먼스

923기후정의행진은 기후 및 환경운동단체들 뿐만 아니라, 노동·농민·여성·장애인·청년·반빈곤·동물권·환경·종교·생협·진보정당 등 각계의 625개 단체가 923기후정의행진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에 참여했다.

지난 3개월의 궤적

2023년 6월 24일, 기후위기비상행동과 기후정의동맹은 2019년 9월에 시작된 기후대중행동이 2022년 ‘924기후정의행진’을 통해 더욱 깊고 넓어졌음을 확인하면서 기후정의운동의 힘을 다시 모으기 위해 ‘9월 기후정의행동’을 제안했다. 조직위는 9월 23일 서울에서 열리는 ‘923기후정의행진’을 결의하고 다음과 같은 3가지 기조와 목적을 토론을 통해 결정했다.

  • 부정의한 기후정책에 대한 정부 비판과 함께, 기후정의와 자본주의 체제전환을 향한 다양한 운동의 요구를 전면화/대중화하는 투쟁이 되어야 한다.
  • 핵발전 확대정책,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비롯한 부정의한 에너지 정책에 맞서, ‘정의로운 에너지 체제 전환’ 투쟁을 펼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 22대 총선을 앞둔 지금, 기후정의/자본주의 체제전환 운동 세력화에서 한 발 더 나아가자.

위의 기조와 목표 아래 조직위 참여단체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슬로건 공모와 대정부 요구안 워크숍을 통해 '5대 대정부 요구안'을 확정했다.

  • 기후재난으로 죽지 않고,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라.
  • 핵발전과 화석연료로부터 공공 재생에너지로, 노동자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 실현하라.
  • 철도민영화를 중단하고 공공교통 확충하여, 모두의 이동권을 보장하라
  • 생태계를 파괴하고 기후위기 가속화하는, 신공항건설과 국립공원 개발사업 중단하라.
  • 대기업과 부유층 등 오염자에게 책임을 묻고,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어라.

이후 9월 23일까지 조직위와 소속단체들은 5대 대정부 요구를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150여 개의 ‘우리동네 거점공간’, 포스터 공동행동, 거리 선전전 등을 통해 923기후정의행진을 알리고, 대정부 요구를 중심으로 923기후정의행진 전국동시다발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또, 기후정의행진의 주요 현안이라 할 수 있는 철도 파업,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공성 페스타’ 등에 연대해 목소리를 냈다.

성과

9월 유엔기후정상회의와 11월 기후변화당사국총회를 앞두고, 이를 압박하기 위해 2019년부터 9월 국제기후행동이 펼쳐지고 있다. 2019년 9월에 시작된 한국의 기후대중운동은 바로 이러한 국제기후행동의 흐름 속에서 조직됐다. 그 이후 지난 4년동안 한국의 기후운동은 급성장했고, 질적인 변화를 겪어오고 있다. 2019년 9월에 ‘기후위기, 지금 말하고 당장 행동하라’고 외치며 정부에게 기후위기 비상상황 인정과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2020년 코로나19로 집회가 금지된 상황에서 9월 행동은 ‘우리는 살고 싶다’였다. 2021년 ‘지금당장 기후정의’를 외쳤다.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정의’가 기후운동의 기치로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924기후정의행진’은 ① 화석연료와 생명파괴 체제 종식, ② 모든 불평등 종식, ③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 목소리 확대를 요구로 내걸었다. 기후정의 실현과 불평등체제 타파를 외치며 최일선 당사자가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이는 구체적인 투쟁 요구라기보다는 기후정의운동의 큰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는 ‘우리의 다짐’에 가까웠다.

2023년 923기후정의행진은 5대 대정부 요구를 통해 ‘기후정의’와 ‘체제전환’과 같은 운동의 구체적인 요구와 변화 목적을 밝혀 현재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위기의 구체적 현실과 정세에 개입하고, 기후정의운동의 전선을 만들고자 했다. 오송 참사는 기후재난을 야기하면서 재난을 참사로 만드는 기존 체제의 실패였으며, 일본 핵오염수 방류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부정의한 핵발전 체제였다.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은 경쟁과 이윤논리 속에서 쪼개지고 위축되고 있는 공공교통의 현실을 드러냈다. 새만금 잼버리 사태가 보여준 것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지역의 온갖 개발사업이 작동하는 추악한 이해관계의 현장이었다.

정부의 온실가스 숫자놀음이 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넘어, 기후재난의 한복판에서 기후정의운동이 만들고자 하는 변화의 전망과 경로를 구체적인 현실의 싸움과 투쟁을 통해서 조직하려 했다. 그리고 그 힘을 923기후정의행진을 통해 모아내고 드러내고자 했다. 기후재난이 참사가 되지 않도록 재난대응체계의 근본적인 전환, 공공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공공교통체계로의 전환이 그것이다. 사회적 파급력이나 구체적인 성과와는 별개로, 한국 기후정의운동의 성장과 변화라는 관점에서 923 기후정의행진은 앞서 정리한 3개월의 발걸음이 보여주듯이 구체적인 투쟁요구를 통해 기후정의운동의 정세와 전선을 만들고자 했던 시도이자 공동의 경험이었다.

대중적 확장

작년 924기후정의행진은 다양한 사회운동들이 ‘기후정의’라는 이름 아래 대중적으로 결집했던 경험이었다. 400여 개 사회운동단체들이 기후정의와 체제전환을 외치며 한국사회에 강력한 기후정의운동 세력이 등장했음을 알린 것이다.

올해 923기후정의행진은 600여개가 넘는 단체가 함께 하며, 더욱 다양한 사회운동으로 확장됐다. 뿐만 아니라, 2,600여 명의 추진위원 그리고 기후정의행진 참여자 설문에서 확인된 34퍼센트의 개인 참여자 비중에서 알 수 있듯, 기후정의운동이 대중적으로 확장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이제 9월 기후정의행진은 더 이상 ‘기후부문’에 한정된 운동이 아닌, 체제전환운동으로서 기후정의운동이라는 공동의 사회운동이자 투쟁의 장이 되고 있다.

이런 가능성은 5대 대정부 요구와 14개 세부요구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탈핵운동, 생태운동, 반빈곤운동, 생명안전운동, 평화운동, 농민운동, 노동운동, 반차별운동, 페미니즘 운동의 요구와 지향들이 함께 녹아들어 있다. 각각의 운동들이 자기과제와 전망 속에서 바로 지금 기후정의운동의 요구와 지향들을 발견하며 재구성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대중적으로 조직되어온 생명안전운동은 반복되는 기후재난 속에서 기후정의운동의 전망을 만들어가고 있다. 철도 노동자들은 이번 파업의 연대경험 속에서 기후위기 시대 ‘공공교통’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고민하게 됐다. 페미니스트 기후정의 선언이 조직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과제

923 기후정의행진은 5대 대정부 요구를 통해, 당일 하루 대규모 집회를 넘어 2023년 기후정의운동의 구체적인 요구와 변화의 전망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각기 다른 현안처럼 이해되던 기후정의운동의 요구와 과제들을 집약하고 선명한 전선을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직위의 활동방향과 노력이 의미있는 사회적 여론과 흐름으로 형성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직까지 9월행동이 기후정의운동의 정세적인 투쟁을 만들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923 기후정의행진은 대정부 요구를 통해 현재의 정세와 투쟁에 적극 접속하고자 했지만, 언론을 통해 비춰지는 9월 23일 당일의 모습은 여전히 “기후위기의 해결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모였다”는 수준에 머물렀다. 윤석열 정부에게 우리의 요구는 압박이 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이번 923 기후정의행진의 주요 비판 대상이었던 SK에코플랜트(건설)는 ESG 경영을 이야기하면서 '923기후정의행진'을 홍보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관행적인 연례행사를 넘어

9월이 기후 대중행동의 시기가 되면서, 흔히 5월의 노동절과 비교되기도 한다. 9월 기후행동이, 노동조합처럼 대규모 조직력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대규모 기후행동을 조직하고 성사시킨 힘은 기후위기의 심각한 현실과 체제전환의 필요성과 절박함 때문이다. 이러한 심각한 현실에 파열구를 내고 기후정의행진으로 모인 사회적 힘이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대중투쟁의 장이 되고 있을까? 923기후정의행진에 함께한 많은 이들은 가장 활력넘치는 대중운동으로 기후정의운동이 자리잡았다는 기쁨과 동시에 때되면 모였다가 흩어지는 연례행사에만 머물지 않기를 바랬을 것이다.

9월이 기후정의 투쟁의 달이 되었다는 것과 정세적인 대중투쟁의 장으로 만드는 것은 결코 상호 배제적이거나 대립적인 사실이 아니다. 9월 기후대중행동은 더 크고 깊어진 한국의 기후정의운동의 대중적 토대이자 근거이다. 따라서 단 하루의 대규모 이벤트에 그쳐서는 안된다.

9월 행동은 그 전부터 만들어져온 기후정의운동의 정세적 투쟁이 더 크게 확산되는 계기가 되어야 하며, 9월 행동을 통해 투쟁은 다른 차원의 변화를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현재 9월 행동은 3개월여의 기간동안 준비되고 하루의 대규모 집회를 치뤄내는 ‘연례행사’의 성격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2024년 9월 행동의 위상과 성격은 기후정의운동이 이후 어떤 정세적 투쟁을 전국적으로 조직하고 펼쳐내느냐에 달려있다. 당장 석탄화력발전소의 대규모 폐쇄가 2025년말부터 본격화된다. 폐쇄 과정에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않고 공공 재생에너지로의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정의로운 전환’이 단지 구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한국사회를 뒤흔들 대중적인 기후정의투쟁이 조직되어야 할 것이다.

플랫폼C 923 기후정의행진 참가단 후기

  • 김지혜 : 모두 너무 고생많으셨습니다~! 많은 분이 함께 만들어 주셔서 '위기를 넘는 기후정의행진'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단위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하면서 서로 힘을 주고받아서 좋았다는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함께 하면서 서로에게 힘이되면 좋겠습니다.
  • 위수현 : 안녕하세요 늦은 후기 남겨요♡ 지혜언니 소개로 923행진에 참여한 위수현 입니다. 언니가 아니었음 이런 집회가 있는지도 몰랐을텐데 알려줘서 감사하고 이런 문제들이 있었구나..하면서 아주 조금은 관심을 갖게되는 계기가 되었구요. 모두가 소중한 시간 이렇게 모여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 받았습니다. 좋은 집회 알려주고 참여하도록 챙겨준 지혜언니 감사하고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 나혜 : 정말 축제같고 즐거웠어요! 특히 다같이 피켓 만들고 글 읽고, 자기소개하는 시간이 기억에 남아요. 좋은 기회 만들어준 플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모두들 편안한 한 주 보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ㅎㅎ
  • 서동우 : 정의를 위한 투쟁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더 좋은 세상 함께 만들어나가고 싶어요
  • 성지언 : 집회는 기세다! 행진에 모였던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큰 기운을 얻고 온 뜻깊었던 하루
  • 신나영 : 다함께 행진을 하고 발언을 들으며 ‘위기를 넘는 우리의 힘’이라는 슬로건에 맞게 위기를 넘길 힘을 가득 모은 기분이었습니다. 사전행사와 뒷풀이까지, 같은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플랫폼c에서 마련해 주셔서, 첫 집회를 더 알차게 다녀왔습니다 :)
  • 여영은 : 기후정의는 가능하다. 우리가 각자의 피켓을 들고 몸과 몸으로 만나 함께 걸었을 때, 거리의 시민들에게 외쳤을 때, 지구에 작은 파동을 만들었다. 어떤 변화의 흐름을 시작했다고 느꼈다. 그리고 발언들이 좋았다. 누구에게 마이크를 주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여실히 느껴졌다. 다양했고, 또 적절했다.
  • 안태운 : 혼자보다 함께여서 더 힘이 났고 피켓도 미리 만들어서 뜻깊었습니다. 즐거웠습니다!
플랫폼C 회원들이 함께한 망원역 923기후정의행진 선전전
플랫폼C 회원들이 함께한 망원역 923기후정의행진 선전전
  • 김세원 : 우연히 만난 친구와 동료들과 나눈 안부만으로도 우울감을 이겨내고 힘이 나는 시간이었어요. 또 처음으로 그룹으로 참여했는데 결국 함께여야, 함께이기에 위기를 넘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얻었습니다. 다만 스크린 수어통역 화면이 작아서 더 키운다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 이보나 : 기후위기에 대해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주변 지인들이 많이 없었는데다가, 행동으로 함께 연대하는 연결고리를 만들기가 어려워서 늘 아쉬운 마음이 컸습니다. 그런데 플랫폼씨에서 사전행사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연대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셔서 당일 행동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기후위기에 대한 실천에 더 힘을 받을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 양유정 : 저는 다 함께 박스에 글씨를 적고 그걸 나누는 행동 자체에서 연대감을 느꼈고 혼자가 아니라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늘 집회에 갈 때마다 혼자가 된 기분에 몸서리치곤 했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다시 한번 함께하고 싶습니다! 감사했습니다.
  • 김규혜 : 우선 다같이 피켓을 만들고 사전부스도 둘러보는 과정 자체부터 기후정의행진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험이었습니다. 기후정의와 관련된 논의에 대한 발제도 저와 같이 기후정의행진에 처음 참여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교육(?) 같았어요. 그리고 참여 자체로 행동이 바로 변화하기는 어렵겠지만, 행진에 참여한 경험을 통해 일상에서 좀 더 환경을 고려하는 선택을 하려고 하게 되고, 기후정의와 관련된 사안들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처음 참여하는 사람도 행진을 보다 잘 경험할 수 있게 준비해주시고 신경써주신 플랫폼씨에게 특히 감사드립니다.
  • 무빈 : 경각심을 가지고 거리로 나오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니. 살아낼 에너지를 듬뿍 받는 시간이었어요. 기후위기에 조금이라도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길…!
  • 포도 : 기후정의행진에 함께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번 기후정의행진은 선언 같기도 하고 축제 같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기후정의운동은 2019년부터 시작되었는데 그 동안 운동의 요구도 위기를 알리는 차원에서부터 기후 불평등을 해소하고 체제전환을 모색하는 단계로 발전해나갔습니다. 위기를 실감하고 변화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을 실천으로 옮기고 꾸준히 이슈화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 여정에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수영 : 기후위기 글에 좋아요만 누르는 방구석 인간이었는데 처음으로 밖으로 나가 참여해 보았다. 플랫폼c는 지인 소개로 알게 되었고 사전모임부터 참여했는데 내향형 인간이라 걱정도 컸지만 편하게 대해주셔서 좋았다. 현장에 나가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뜨거운 에너지를 느꼈다. 앞으로 책도 읽고 관련 자료도 찾아보며 관심을 더 갖고 살아가야겠다.
  • 기민형 : 기후위기를 생각하면 인간의 존재와 활동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답답해지는데요. 923기후정의행진을 하면서 서로가 만나고 함께 행동하다보면 언젠가 위기를 극복할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 송수민 : 가장 좋았던 건 각자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기후정의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는 것이다! 보고 싶었던 분들이 많았는데 다 인사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다함께 있었기에 그만큼 재밌고 든든한 행진이 아니었을까 한다. 한편 행진이 끝난 뒤에도, 연결을 잊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중이다.
  • 세라 : 평소에 기후 위기를 느끼면서도 개인이 대처하기에는 너무 큰 문제인 것 같아서 막막함이 컸는데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서 뜻을 함께 하니 든든했고, 앞으로 기후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행동할 용기를 얻었습니다.
  • 신민경 : '물, 전기, 가스는 상품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치며 그 주장의 무게를 곱씹어볼 수 있었습니다. 혼자가 아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지향이라는 것을 확인하며 힘을 얻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플랫폼C가 주관한 923기후정의행진 사전 모임-우울과 불안을 넘어 우리는 함께 나가야 해-모습
플랫폼C가 주관한 923기후정의행진 사전 모임-우울과 불안을 넘어 우리는 함께 나가야 해-모습
  • 김예니 : 땅 바람 햇살은 상품이 아니다! 물 전기 가스는 상품이 아니다! 기후정의행진에서 이 구호는 울림이 컸습니다. 글로 알던 심심한 진실을 피부로, 마음으로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자기것이 아닌 것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약탈행위에 맞서는 용기와 자본주의적 욕망을 넘어서는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 길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에 기후정의행진은 신나는 투쟁길이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과 더 구체적인 내용으로 지속적인 실천이 있길 기대합니다.
  • 임현창 : 뉴스를 둘러봐도 전쟁으로 치닫는 한반도 정세와 도저히 탈탄소경제로는 갈 것 같아보이지 않는 사회가 절망스러웠던 참에, 923 기후정의행진을 나오게 되었다. 오랜만에 여기저기서 마주치는 반가운 얼굴들, 마침 푸르게 개인 하늘을 보면서 희망과 안도를 얻을 수 있었다. 다이인 퍼포먼스때 서울을 가로지르는 세종대로 한복판에 누워서 바라본 하늘은 눈물나게 푸르고 높았다. 구호를 외치고 행진을 하면서도 들었던 한 가지 의문은, 이걸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 할 수 있을까? 혹은 해야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 우리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자리로는 충분했지만, 조금 더 세상을 흔들고 사회를 바꾸려면 나에게 또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라는 고민이 남았다.
  • 이슬하 :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고 싶으나 소속된 단위가 없어 조금 뻘쭘했는데, 플랫폼씨 덕분에 혼자가 아니라 좋았다. 오전 사전모임을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으나 뒷풀이를 통해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 황재민 : 새로운 투쟁, 새로운 조직, 새로운 연대의 현장이 바로 923기후정의행진임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행진을 준비하고 치르는 데 애쓴 모든 동지들이 많은 영감을 받았으리라 믿습니다. 투쟁!
  • 김원 : 다가오는 기후 재난의 현실에 때로는 압도되어 무력한 기분을 느끼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923 기후정의행진에 수많은 동지들과 함께 행진하고 이야기를 들으며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해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연대로 하나로 연결된 우리, 탄소 지배 자본주의 체제도 함께 넘어서 봅시다!
  • 이경희 : 기후위기는 많은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기에 더 공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의제인 것 같다. 기후위기의 유일한 해법은 기후정의임을 모두가 알게 되고 이를 위해 행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첫걸음인 기후정의행진에 올해도 수많은 사람들이 동참했다는 사실이 감동적이지만, 끝이 아닌 시작으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 진태원 : 처음 기후정의행진에 참가하면서, 기후정의의 문제야말로 오늘날의 세계를 가로지르는 적대와 갈등의 중심 중 하나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젠더를 막론하고, 나이와 직업을 막론하고, 아마도 얼마간 상이한 정치적 입장을 가로질러 수많은 단체들과 개인들이 행진에 참여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세상을 바꿔보려는 여러 사람들의 뜻을 표현하는 것이리라. 겉보기에는 평온한 사회를 강렬하게 분열시키는 힘이야말로 진정한 보편의 특징이다. 기후정의행진이 날이 갈수록 우리 사회를 더 강렬하게 진동하는 힘으로 씩씩하게 걸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정리 : 민희 (923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 조직팀장/플랫폼C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