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좌파는 어디에 서 있는가?

홍콩 좌파는 어디에 서 있는가?

홍콩항쟁 이후 좌파들의 역할을 무엇인가?

2022년 9월 2일

[동아시아]홍콩동아시아, 홍콩, 홍콩항쟁, 사회운동

이 글은 지난 6월 14일 홍콩의 좌파 활동가 매체 둔점(蹲點;Squatting)에 실린 인터뷰다. 범죄인 송환조례 반대 운동으로 촉발된 항쟁이 소강기에 접어든 지금, 홍콩 좌파가 주류 운동과 우익들의 적대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힘을 축적할 것인지 어느 좌파 활동가의 솔직한 고민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원문 : 香港左翼去咗邊?Situating the Hong Kong left)

인터뷰어의 말 : 1년 이상 지속된 홍콩 항쟁은 최근 며칠 동안 살아나는 듯 보인다. 반체제 인사들의 중국 송환에 맞서 저항하기 위한 이 운동은 중국과 홍콩의 권위주의적 정부에 대한 광범한 투쟁으로 발전했다. 정부는 항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국가 안보’란 논리를 들이댔다. 또, 운동의 일부가 오른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중국 대륙 민중에 대한 적대감이 점차 드러났고, 서구의 우익 정치인들에게 지지를 구걸하는 경향 역시 강화되었다. 홍콩 항쟁이 남겨온 목소리는 점차 익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항쟁에서 홍콩 좌파들의 역할은 실제 무엇인가?

우리는 홍콩의 좌파 활동가로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T 씨를 만나 홍콩 좌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Sqautting(이하 ‘S’) : 범죄인 송환조례 반대 시위와 관련해 홍콩 좌파들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왜 그것은 연합 전선을 제시하지 않나요? 좌파는 분열됐나요?

T : 홍콩 좌파 중 누구도 범죄인 송환 조례를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보편적인 참정권을 원하고, 경찰의 잔혹함에 맞선 투쟁에서 단결했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홍콩 좌파는 한 목소리로 말한 적은 없습니다. 지도부 없는 운동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장 정세를 감안할 때,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는 단일한 입장으로 좌파들이 정제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저는 홍콩의 좌파 그룹들 간에는 ‘파벌’이 그 자체로 존재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전 ‘올빼미(夜貓;The Owl)’ 등 좌파 미디어의 특정입장이 과거에 비판을 받은 것을 이유로 이런 생각이 퍼져있는 것인지 궁금한데요.(역주 : 2019년 말 용무파의 무력 투쟁 전술이 확대되기 시작할 즈음 무력 투쟁 전술을 비판하자, 홍콩항쟁 내 우파들이 비난함.)어쩌면 그들은 좌파들 중 다른 사람들이 운동에 참여했던 방식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항쟁에 몸을 던졌고, 또 다른 사람들은 결함들을 지적하면서 신중한 지지를 유지하기로 정한 바 있죠.

S : 홍콩 사람 좌파들이 범죄인 송환 조례 반대 시위의 많은 목표들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런데 운동 전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예를 들어, 좌파는 파괴 행위(홍콩 항쟁 내 일명 ‘쫑싸우 裝修’(본래는 수리, 인테리어라는 뜻) 투쟁은 친중 자본에 대한 사적 테러 행위를 말한다)나 중국 국적 자본과 연결된 사업에 대한 반달리즘, (조직된 파업과 상반되게) 총파업을 강제하기 위해 고속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쌓는 행위들, 그리고 퀑윙 캐터링(Kwong Wing Catering; 光榮冰室) 음식점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 기간 동안 보통화를 말하거나 중국 대륙 출신 손님들을 거부하는 것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좌파들은 이와 같은 이슈들에 관해 동의하지 않나요?

T : 저는 좌파들이 ‘쫑싸우 투쟁’을 반대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어느 정도 이런 행동들은 자본과 구조적인 힘을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하긴 하고, 그것은 좌파의 목표와 겹치기도 하죠. 대신 개인들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는 일부 동지들은 반대해왔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와 같은 방식으로는 우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죠.

도로 봉쇄 쟁점과 사람들의 일상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는 아직까지도 미흡합니다. 경찰 폭력은 계급 간 분열을 격화시켰고, 주말에는 항쟁하고 주중에는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가는 루틴은 사람들의 일상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시위의 압박감을 완화시키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긴 하죠. 많은 이들은 우리가 계속해서 노동자계급이 자기 생계 문제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는 것으로 여긴다면, 그들의 정치적 요구를 청취하지 못하게 될 거라는 깨달음을 얻고 있습니다. 물론, 인민의 삶과 그들의 정치적 요구 간의 연결고리를 만들지 못하는 것이 운동 전체에서 봤을 땐 더 큰 문제이지만요.

퀑윙에 대한 의견 불일치 문제는 실제로 그들이 무죄냐 유죄냐에 대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신 그것은 그들의 행동을 드러내놓고 비난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죠. 저는 일부 좌파 동지들이 페이스북에 비판적인 포스팅을 올린 것은 본적 있어요. 하지만 꽤 알려진 다른 좌파적 경향의 조직들 같은 경우는 눈에 띄는 방식으로는 말하지 않는 걸 선택했죠.

이런 상황은 많은 좌파 활동가들이 지난 몇 년 간 독립파 운동의 부상 속에서 직면하고 있는 난제를 반영합니다. 대중들로부터 멀어질 위험 앞에서 원칙과 신념을 선언하실 겁니까, 아니면 보다 광범위한 지지를 얻기 위해 침묵하실 건가요? 전자를 택한 사람들은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대해 확고하고 좌파적인 관점을 지킬 수 있고, 어쩌면 새로운 담론을 열 수도 있을 겁니다. 후자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정치적 싸움에 뛰어들어가 보다 넓은 주류로 흡수되어야 한다고 믿죠. 그래서 최근 정치화된 대중들과 함께 동행하면서 그 내부에서 대중들의 관점을 좌파적으로 견인할 수 있다고 믿는 거예요. 저는 두 관점 다 틀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S : 이러한 서로 다른 입장은 원래 있었던 분열에서 어느 정도까지 확대된 건가요? 보다 통일된 행동 방침이나 협력적인 컨센서스가 있었던 적이 있나요?

T : 운동에 전적으로 헌신하는 사람들과 중요한 비판적 거리를 두고 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 입장의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전 퀑윙 문제나 서구 지배계급 로비에 의존해 온 주류적인 ‘국제전선’(역주 : 가령 조슈아 웡과 네이선 로 등이 미국 공화당의 극우 인사들을 포함해 해외 정치인들에게 좌우를 가리지 않고 도움을 호소하는 것을 말함.)을 논의할 때에는 이런 차이점들이 더욱 분명해진다고 생각해요.

좌파들은 다른 쟁점들에 대한 일종의 합의를 이룬 적이 없어요. 보편적 퇴직연금과 같은 쟁점에서 오랫동안 의견 불일치가 있었죠. 홍콩 지역주의에서 홍콩 독립에 이르는 여러 쟁점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견해는 사람마다, 단체마다 다양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데요. 우리는 접근의 범주와 그것을 정의내리는 이점을 존중해요. 이 차이점들은 그 운동에 의심할 여지 없이 지지를 보내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과 그것을 팔 길이로 잡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분열에 대해 매핑될 까요?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분명한 변화를 목격했어요. 다른 의견에 대한 관용은 극단적으로 악화되고 있어요.

퀑윙 사건을 예로 들어보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현했다고 해서 그들이 운동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비판자들은 주로 운동을 비난한다고 치부됐고, 주류적 흐름과 대립한다고 해서 비난 받았습니다. 이것은 연대에 대한 우리의 노력을 손상시킵니다. 제가 알기로 토론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려는 작은 시도가 있었지만, 이것들은 주요한 정치적 차이를 해결하는 데까지 미치지 못해요. 지난 10년 동안 사람들은 점차 온라인으로 논쟁을 옮겼는데요. 이런 식의 논쟁이 생산적인 의사소통의 형태일까요?

S : 좌파가 운동에 기여한 것은 무엇입니까? 전선과 후방 사이에 분열이 있나요?

T : 운동의 분권화된 전환은 우리가 주로 개인으로서 운동에 참여한다는 걸 의미하는 거였죠. 어떤 한 사람이 좌파 그룹과 연루되어 있어도, 그들은 시위 현장에서 특별한 역할을 맡지 않았을 거에요. 실제로 ‘삼파’(파업, 동맹휴업, 영업중단)와 노동조합 전선에서 홍콩노총(HKCTU)이 했던 특별한 역할을 제외하고는, 거리 집회나 가판 선전전, 경찰과의 충돌, 지역사회 상영회에 참여할 때 당신에게 좌파 활동가로서의 특별한 역할이 따르진 않잖아요. 물론 이러한 상황들에서 당신이 이야기하는 것은 주류적 담론과는 거리가 먼 것이죠. 그건 좌파들의 참여의 흐름을 강화하고 소외된 목소리를 증폭시키려는 특별한 맥락도 있었지만요. ‘범죄인 송환조례에 맞선 가사 노동자들’과 ‘유리와 함께 싸우자’와 같은 행동들이 떠오르고요. 중국 대륙에서 온 관광객들과 의도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아이폰 에어드랍(airdrop)을 통해 중국어 간체로 된 정보를 배포하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궁극적으로 저는 우리 안의 차이는 좌파의 원칙과 명백히 모순되는 운동의 어떤 것들을 향한 우리의 태도와 반응에 있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S : 타이완의 일부 좌파 조직들, 주로 중국 통일을 지지하는 좌파들은 홍콩 항쟁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T : 제가 아는 한 타이완의 일부 좌파들은 제3세계주의의 영향을 받아왔고, 또 베이징(중국공산당)을 낭만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홍콩에서도 물론 일부 좌파들이 3세계의 억압을 우려하고 미 제국주의의 폭력을 비판하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공산당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진 않아요. 홍콩 내 대부분의 좌파 그룹들은 중앙정부에 대해 민주파와 같은 태도를 갖고 있고, 그 점에 있어 민주적인 홍콩 시민 대다수와 동일한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중국 대륙에서의 노동자운동 탄압은 그들에게 중국공산당을 공개적으로 부인할 수 있는 더 많은 이유를 줍니다.

분명 홍콩의 주류 좌파들은 특히 오늘날 세계 정치에서 중국의 역할이라는 쟁점에 있어 타이완 좌파 일부와는 확연히 다른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홍콩 좌파들은 중국공산당 비판이라는 컨센서스에 도달하는 것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을 거예요. 물론 반중(反中) 자체를 위해 반중이 되는 것과 신냉전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 중국 혐오를 영속시키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겠지만요.

S : 지난 10년 동안 홍콩 좌파들은 정치화되고 양극화된 시민 사회에 어떻게 점차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나요? 좌파에게 어떤 적이 있었나요? 정치 지형에 어떤 큰 변화는 없었나요?

T : 가장 중요한 두 그룹은 사회민주연선(LSD)과 레프트21이었습니다. LSD는 거리 시위에서 뚜렷한 궤적과 유산을 가진 정당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설립된 공당(工黨;노동당)도 있고요. 이 두 정당은 많은 협력을 하지만 공당의 이미지는 덜 급진적입니다. 또한 이웃노동자 지원센터(街坊工友服務處)와 홍콩민주민생협진회(香港民主民生協進會;ADPL)는 지역사회 및 노동자계급 곁에 확고히 서 있죠. 하지만 이들은 공당보다도 덜 급진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애초 LSD는 창립 당시엔 진정한 좌파의 전형으로 이미지가 박혔지만 그후로는 좀처럼 큰 성취는 없었습니다. 레프트21은 좌파 이미지가 더 뚜렷하고, 좌익이 되는 것이 좀 더 노골적이었죠. 거리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몇 년 간 좌파적인 사상을 전파했어요.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엔 활동이 잠잠했고 한동안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한동안 홍콩고속철도 연결에 반대하는 운동에 이어 좌파는 투쟁의 정점에 있었고, 사회운동의 모멘텀을 활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2011-2012년에는 ‘오큐파이 센트럴’, 2013년엔 항만 노동자 파업이 있었는데요. 잠시간 좌파는 만만치 않은 역량을 보여줬지만, 이내 운동을 이끌기엔 어려워졌어요. 중국공산당에 대한 두려움에 짓눌렸고, 홍콩 지역주의의 부상에 취약해졌으며, 그리고 “입진보(leftard)”혹은 “좌교(左膠)”라는 전형적인 꼬리표에 의해 침묵에 휩싸이게 됐어요. 그런 꼬리표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실용주의 정치와 주류 담론의 방식을 취해온 순진한 이상주의자들에게 빈번하게 경멸적으로 따라붙곤 하죠. ‘유리멘탈(snowflakes)’이나 엘리트 진보에 대한 서구 보수주의의 내러티브와 비슷합니다. 주로 우파에 의해 부과되죠.

좌파 조직들은 그 자체로 여유가 없기도 합니다. 그들은 자유주의적이고 중도주의적인 민주파 정당들과 협력적인 관계를 맺는 경향이 있죠. 예컨대 결과적으로 중도파 세력이 2014년 운동에서 리더쉽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비판받았을 때, 좌파 역시도 똑같이 비판 받았어요.

좌파가 이전과 같은 영향력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축소된 공간 안에서 조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령 2017년 호이라이 쇼핑센터 청소노동자 파업이 좋은 예죠. 아직까지 스스로 좌파임을 표명하는 새로운 흐름을 조직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요.

정권 내에서부터 자본주의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너무 많은 적들이 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을 보다 ‘실용적인 대안’으로 브랜딩하기 위해 ‘좌파적인 레토릭’을 강화한 본토파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들은 홍콩 좌파에게 진정으로 파괴적이었죠.

홍콩민주민생협진회 야간 집회 香港民主民生協進會

S : 운동 과정에서 좌파의 적들은 변해왔나요? 여전히 ‘입진보’라는 딱지가 붙어있나요? 좌파는 강해졌나요, 약해졌나요?

T : 큰 변화가 있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적들은 확실히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습니다. 정치 지도자들은 더 많은 시민들이 정치화될 때 기술적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긴 하지만, 실제로 활동가 1명이 동원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특히 대다수가 온라인 여론의 영향을 받고 좌파의 목소리가 거의 봉쇄될 때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비록 ‘입좌파’ 내러티브가 먹히지 않는다고 해도, 그게 꼭 좌파에게 좋은 징조가 되진 않습니다. 요즘 우파들은 자기 말을 듣게하기 위해 좌파를 희생양으로 삼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좌파가 힘을 얻었는지 약해졌는지에 대해서는 정말 말하기 어렵습니다. 대중들은 확실히 오른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그건 확실히 좌파를 약화시키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일부 좌파 활동가들은 2019년 12월 이래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 캠페인 등 정치적 무기로서의 파업에 대한 상대적인 지지 근거가 있었던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지방의회 선거에서도 승리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좌파는 역량이 강화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를 확실히 알기 위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봐야 할 겁니다. 예를 들어 민주파 경선과 2020년 입법회 선거 후 그곳에 좌파가 진입할 수 있는 공간이 있을까요? 그들은 테이블에 앉을 자리를 구할 수 있을까요?

S : 앞으로 홍콩 좌파가 마주하게 될 몇 가지 주요한 문제들은 무엇인가요? 실천적으로 어떤 걸림돌이 있나요? 어떻게 해야 좌파적인 동원의 최전선과 후방에 기여할 수 있을까요?

T : 모순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대다수 좌파는 운동의 궁극적인 목표에 동의합니다. 운동이 계속 움직이는 한, 좌파들은 그 흐름에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봉기를 잠시 멈춰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흐름에만 따르다보면 그것의 이후 궤적과 실천적인 작동에 대해 어떠한 구체적인 비판도 어렵게 만듭니다.

흐름을 따라가는 게 꼭 나쁜 일은 아닐 겁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와 주류 대중을 연결시켜주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좌파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더 많은 사람들이 좌파이 제기하는 주요 쟁점에 관심을 갖도록 할까요? 1년이 지났고, 솔직히 말해 상황이 좋아진 것 같진 않습니다. 노조 조직화와 실업보험을 제외하고는 좌파가 진정으로 우려하는 것은 여전히 충분한 관심을 끌지 못했다. 노조화와 실업보험을 제외하고, 부의 재분배와 같은 매우 중요한 좌파적 비전은 운동의 전경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죠.

다가오는 선거에서 일부 좌파적 경향의 정치인들의 성과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후방에서 조직하든 전선에서 동요하든, 우리는 모두 같은 문제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중도 우파는 현재 운동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후방에게 있어 투쟁 현장은 여론이 오고 가고 형성되는 곳으로서, 인터넷 문화에 대한 파악이 필수적입니다. 진보적인 생각들을 거부하지 않는 플랫폼 참가자에게는 도전입니다.

새로 정치화된 사람들을 왼쪽으로 끌어당기거나 적어도 가능한 한 오른쪽에서 멀리 떨어지기를 원하는 조직자들에게 새로운 전술이 필요합니다. 통상 직접적인 대화는 사람들을 더 정직하고 선의에 참여하도록 만들죠. 동시에 정치적 개입의 가장 선동적이고 선명한 순간은 갈등적인 경향이 있기도 합니다. 좋든 싫든 활동가들은 담론이 어떻게 대중의 관심을 끌고 눈을 끌어당기는지 받아들이고, 그것을 좌파의 전술과 원칙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고, 충돌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시킬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