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와의 협력을 통해 이윤놀음하는 SK이노베이션
2022년 9월 30일
2021년 2월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약 20개월이 지난 9월 29일 현재까지 2,326명의 무고한 시민을 살해하였고 15,686명을 자의적으로 체포했다. 그 중 약 1만3천 명이 여전히 구속돼 있다. 또 무자비한 발포와 전투기 폭격으로 인해 많은 민간인이 사망하고 866,400명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지난 여름에는 10명의 활동가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바 있다.
최근 미얀마 언론 일레븐미얀마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1일, 미얀마 쿠데타 세력이 설립한 국가행정위원회(State Administration Council, SAC)는 러시아로부터 화석연료를 구매를 위한 상임위원회(Standing Committee for Purchasing Fuel Oil from Russia)를 구성했다. 이 상임위원회는 러시아로부터 연료를 주문, 수입, 저장, 유통 업무를 관장하게 되며 미얀마 군부와 군부 산하 기관에 연료를 공급하게 될 예정이다.
베스트 오일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싱가포르법인 SK에너지인터내셔널이 공동으로 미얀마 현지에 설립한 회사다. 국가행정위원회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제재를 받고 있다. 그리고 상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미얀마경제지주사(MEC)도 제재대상으로 등재되어 있다.
게다가 이 상임위원회의 위원으로 베스트 오일(Best Oil)의 CEO 우윈쉐(U Win Swe)가 참여하고 있다. 미얀마 정부기관의 회사 등기부에 따르면, 베스트 오일은 미얀마 현지 회사인 바마석유회사(Bama Oil Corporation Co. LTD)와 함께 SK에너지(SK Energy Co. LTD)와 SK에너지인터내셔널(SK Energy International PTE. LTD)이 출자하여 설립하였다. SK이노베이션은 베스트 오일 주식의 35%를 보유하고 있으며, SK 관계자로 보이는 한국인 3인도 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한국에서 ESG 경영을 표방하는 기업이다. 스스로 기업시민임을 선언하고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2007년 유엔 글로벌 콤팩트에 가입하고,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과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 등 ‘인권 보호 및 실사(due diligence) 원칙’을 준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런데 SK가 대주주인 베스트 오일은 SAC 산하의 상임위원회 참여를 통해 러시아로부터 석유를 수입하여 미얀마 군부 등에 공급하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이 지속되고 있고, 미얀마 현지에서는 군부에 의한 시민 학살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 SK의 이윤놀음에는 마지노선이 없어보인다.
지금 미얀마에서는 학살과 심각한 인권침해가 계속되고 있다. SAC 산하의 상임위원회에 참여하여 향후 미얀마 군과 관련 기관에 석유를 공급하는 것은 SK 자신이 이행하기로 선언한 국제인권기준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다. SK이노베이션은 공급망에서의 인권침해 방지 노력 의무를 위반했고, SK에너지 및 SK에너지인터내셔널은 인권침해에의 상당한 기여 내지 직접적 연계에 해당한다.
2017년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수백억원의 계열사 돈을 빼돌려 펀드에 투자한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아 구속됐었다. 몇 년간 감옥에 있던 그는 문재인 정부의 ‘재벌 범죄자 봐주기’로 형기도 별로 채우지 않고 풀려난 바 있다. 당시 그는 노동자들의 마이너스 통장이 늘어나고 실질임금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회사를 제것마냥 주무르며 배임과 횡령을 저질렀다.
최태원 회장이 미얀마에서 죽어가는 민중들에 대해 관심이나 가졌을까? 전혀 그랬을 것 같지 않다. 쿠데타와 계속된 학살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몰래 군부와 협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능히 짐작할 수 있다.
SK만의 문제도 아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군부와 합작해 진행 중인 슈웨 가스전 사업은 시민사회운동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버젓이 지속되고 있다. 포스코는 슈에가스전에서 2019년 기준 441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이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거두는 전체 수익의 30.9%에 달한다. 미얀마 민중 학살의 대가로 거둔 역대 최고 수익 덕분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포스코에너지와 합병을 추진 중이다. 내년 1월 1일에 완료될 이 합병으로 연간 매출 약 40조원, 영업이익 1조원 이상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할 예정이다. 포스코의 주요한 사업영역은 동남아시아에서의 천연가스 프로젝트인데, 기후위기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문제는 SK와 포스코 두 기후악당+미얀마군부와의 협력 기업이 한국에서 “ESG경영”으로 포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주주의와 평화, 기후정의를 열망하는 모든 사람들은 두 기업이 보이고 있는 녹색분칠의 민낯을 폭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