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 2021년 6월 2일에 발송된 플랫폼c 동아시아사회운동 뉴스레터 [동동] 05호에서 전재했습니다. 동아시아 사회운동 뉴스레터 동동은 월1회 발송됩니다.
필리핀 팜팡가(Pampanga)주 클라크 자유무역구역(Clark Freeport Zone)에 위치한 캐나다 기업 룰루레몬(Lululemon) 생산공장에는 2년간 치열하게 투쟁해온 노동조합이 있다. 룰루레몬 애틀라티카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능성 스포츠웨어 브랜드 중 하나다. 요가복이 주요 상품이다.
2019년 3월 필리핀 화학섬유노조(Trade Federation on Garments, Textile, Footwear, Plastic, Leather and Allied Industries; TF2-FFW) 산하에 지역노조를 설립한 룰루레몬 공장 노동자들은 당시 공장 경영진에 의해 노조 파괴 공작을 맞닥뜨렸다. 노조 핵심간부 4명이 해고됐고, 노동자들은 사측이 선호하는 노조 또는 노동감독위원회 중 하나를 택해 조사를 받아야 했다. 여기에 참여하지 않은 노동자들은 무임금 정직 조치를 당했다.
당시 노동조합이 배타적인 교섭권을 쟁취하기 위해 필요한 인원을 다수 확보하자, 사측은 발빠르게 어용노조를 만들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 끝에 TF2-FFW에 가입한 민주노조가 승리했고, 그해 7월 교섭권을 얻었다.
이후 사측은 단협을 무산시키기 위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핑계로 노조 간부 전원을 포함한 100명 이상의 노동자들에게 무기한 무급휴가를 통보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부당해고와 부당정직으로 사측을 노동청에 고소했고, 결국 노동법원의 조정이 지연되다가 지난 3월 말 해고됐던 노동자들이 복직되고, 밀린 임금을 받아냈다.
이번에 체결된 단체협약에 따르면 앞으로 룰루레몬 공장 노동자들은 고용 안정과 산재보험 등의 권리를 보장받는다. 또, 의료비 보조, 만근에 대한 상여금, 조합원에 대한 유급 휴가, 안전 장비 등을 쟁취해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동조합 건설을 통해 현장 내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