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코로나19 구제 및 부양책을 위한 5가지 원칙

정의로운 코로나19 구제 및 부양책을 위한 5가지 원칙

미국의 진보적 사회운동 단체들이 요구하는 구제와 경기부양의 다섯 가지 원칙

2020년 3월 27일

[읽을거리]국제코로나19, 공공의료, 보건의료, 기후위기, 미국, 경제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보건 및 경제 위기에 대한 대책 마련 논의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번역하여 소개하는 내용은 300여 개 이상의 미국의 진보적인 사회운동 단체들이 요구하는 구제와 경기부양의 다섯 가지 원칙이다. 사회경제적 불평등, 기후위기, 노동권 등의 기존 문제를 함께 개선할 것을 요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세부적으로는 우리와 다른 내용도 많지만, 기준을 세우는 데 참고점이 된다. 서명한 단체 목록은 원문 5 Principles for Just COVID-19 Relief and Stimulus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 연방정부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대비해 신속하고 전례 없이 과감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 지금 내려지는 결정들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위기의 심각성이나 여기에 필요한 대응의 규모가 엄청날 것이라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책 입안자들은 긴급 구호와 장기적 회복을 계획하면서 부의 불평등, 인종차별, 생태 파괴 같은 문제들을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 이들은 예전부터 서로 밀접히 관련되어 있던 위기이고, 현 사태를 거치며 악화될 수도 있다. 우리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다함께 힘을 모은 다음, ‘정의로운 회복’을 통해 더 건강하며 평등한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 단체들은 정의로운 코로나19 극복 및 부양책 마련을 위해, 다음 5개 원칙을 선언한다.

건강이 최우선,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우리는 공동체의 지도자, 공공 보건의료단체, 노동조합의 다음과 같은 요청을 지지한다. 1) 무료 진료, 치료와 보호장비 제공. 2) 지방과 소수민족의 땅을 포함한 모든 지역에 보건의료 자원 확대. 3) 예외 없이 모든 노동자에게 유급병가 지급. 4) 연방정부의 메디케이드(의료보험) 지원 확대. 5) 인디언 건강 서비스와 인디언 건강센터에 대한 완전한 재정 지원

정부가 위와 같은 건강 보호 조치를 모두에게 보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엔 저임금 노동자, 보건의료 노동자, 자영업자, 가족농, 흑인과 라틴계 공동체, 미등록 체류자, 토착민, 죄수, 홈리스나 불안정 거주자 등 코로나19와 경제 침체로 인해 가장 먼저, 가장 극심하게 피해 받는 사람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직접 경제적 지원을 하라

우리는 고용보험, 식량 제공 프로그램, 주거 지원, 노동 가구를 위한 아이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고, 학자금 대출을 탕감하여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라는 긴급한 요구를 지지한다. 또한 강제퇴거, 재산 압류, 물과 전기 차단을 중단해야 한다. 공중 보건 조치의 확대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와 경제 침체로 인해 가장 먼저, 가장 극심하게 피해를 받는 노동자 및 공동체를 위해 경제적 조치가 시행되어야 한다.

또한 경제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서 연방정부는 당장 그리고 직접 모든 사람에게 상당한 액수의 현금을 지급해야 한다. 코로나19로 건강 위험에 노출되고 고용 불안이 심해지는 저소득 노동자와 빈곤층에게 더 많은 돈이 지원되어야 한다. 이러한 지원은 경기 침체 기간 동안 신속하고 정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 경영진이 아니라, 노동자와 공동체를 구제하라

특정 산업에 대한 모든 재정 지원은 주주나 경영진이 아니라 노동자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연방정부의 대출은 자사주 매입이나 경영진의 보너스가 아니라, 노동자의 임금과 수당을 유지하는 데 쓰여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자금은 노동친화적인 조건 마련을 전제로 지급되어야 한다. 기업의 이사회에 노동자 대표 포함, 모든 노동자들에게 시간당 15달러 이상의 높은 최저임금 지급, 높은 수준의 노동기준 준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미래의 위기를 막는 재생적 경제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라

코로나19 위기의 최전선에 놓인 사람들의 건강과 경제적 안정을 위한 대규모의 단기 부양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정책입안자들은 경제 침체를 막는 한편 정의로운 회복을 가능케 할 중기 부양책을 반드시 함께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부양책에는 다음을 목표로 해야 한다. 1) 높은 수준의 노동기준을 따르는 수백만 개의 좋은 일자리 창출. 2) 심각한 경제적 불안정에 시달리는 노동자 가족, 유색인종 공동체, 토착민 공동체에 대한 직접적 투자로 제도적 불평등 해소. 3) 경제와 건강을 함께 위협하는 기후위기와의 대결.

세 가지 목표는 다음 변화들과 동시에 실현될 수 있다. 인프라 재구축을 위한 공공 투자. 납 배관망 교체, 태양광 및 풍력 발전 확대, 저렴하고 깨끗한 대중교통, 건물 에너지 효율화, 공공주택 건설 및 개선, 청정에너지를 이용한 상품 생산, 습지 및 산림 복원, 기후 회복력을 높이는 공공서비스 확충, 가족농 주도의 재생 농업 지원.

경제 부양책 패키지에는 높은 수준의 노동조건, 노동력의 개발, 온실가스 및 독성물질 배출 감축을 산업계가 준수한다는 조건이 꼭 포함되어 한다. 하나의 위기에 대한 대책이 다른 위기를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

서로를 보호하는 동시에 민주적 절차를 수호하라

사람들이 시민권 행사[투표]와 공공보건 보호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 연방정부는 모든 시민들이 예비선거와 본 선거에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각 주에 필요한 돈과 기술을 지원해야 한다. 생명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지키는 방법으로는, 우편 및 온라인 투표나 자동 유권자 등록 등이 있다. 또한 매순간 변하는 상황 속에서도, ‘2020 인구조사’가 정확하고 안전하게 이루어지도록 모든 지원을 해야 한다. 미 의회, 주정부와 시정부는 회기가 끝난 경우에도 정부의 운영을 위해 폐쇄되어선 안 된다.

번역 : 오지혁(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