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운동이 말하지 않는 사실

기본소득운동이 말하지 않는 사실

2019년 10월 23일

[읽을거리]빈곤철폐기본소득, 반빈곤운동

2016-2017년 Social Europe의 홈페이지에서 기본소득 논쟁이 진행되었다.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옹호하는 주장은 매우 다양한 논거들과 기대 효과들을 내세운다. 여기서는 기본소득의 소득불평등 완화 효과를 주장하는 논변에 대한 비판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처음은 Global Social Justice에서 활동하는 연구자이자 활동가인, 프란신 메스트럼의 글이다. 그녀는 기본소득의 사례로 소개되는 것들이 실제로는 선별적인 대상에 대한 최소한의 소득 지원에 그치기 때문에, 정의상 기본소득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원문 : The Alternative Facts Of The Basic Income Movement

필자 : 프란신 메스트럼(Francine Mestrum) | Global Social Justice

번역 : 구준모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나는 [2017년 2월 16일의] 며칠 전에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로부터 흥미로운 소식을 받았다. 늘 그렇듯이 매우 재미있는 글이지만 읽으면서 중요한 사실이 떠올랐다.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는 기본소득에 관한 필수적인 소통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그 글은 부자와 빈민을 포함한 모두를 위한 기본소득을 말하지만, 대부분의 아이템들은 최저소득(minimum incomes) 보장에 관한 것이었다.

분명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지금까지 기본소득을 도입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 물론 기본소득론자들은 반복해서 나미비아의 빈곤마을과 인도의 ‘시범사업’을 말하지만 빈민들에게 지급되는 돈은 생존에 턱없이 부족하다.

다른 사례로는 캐나다 [매니토바 주의 도시] 도핀(Dauphin)이 있다. [그러나] 그 비디오는 소득이 심사되고, 소득이 충분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만 돈이 지급된다는 걸 분명히 보여준다.

네덜란드, 핀란드, 스코틀랜드에서 최근에 시도하는 계획도, 한편으로는 충분하지 못한 소득을 제공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보장 제도를 위협하는 것으로 보인다.

알래스카 주민들이 기본소득 수령을 위해 대기하는 모습
알래스카 주민들이 기본소득 수령을 위해 대기하는 모습

알래스카도 있다. 석유산업이 모든 사람들에게 분배하는 ‘배당금’은 기본소득의 일종처럼 보인다. 사회보장과 노동시장의 어떤 고려와도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것은 지역을 위한 초과이익의 결과이고 그 이익의 일부가 주민들에게 나눠진다. 안될 이유가 없지만 자연스럽게 다른 의문이 생긴다. 자연자원이 있는 지역이나 나라에 제한된 사례가 아닐까? 자연자원을 가진 모든 지역이 이런 실험에 동참할 수 없고, 지구적 필요를 위한 지구적 펀드를 만들 수도 없다. 이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사실 아주 소수만이 기본소득을 받을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사회당 대선후보가 기본소득을 주장하면서 매우 흥미로운 지적인 토론이 진행 중이다. 프랑스에서 출판된 기본소득에 대한 찬반에 논쟁은 유용한 통찰을 준다. 그러나 프랑스에서도 의미상의 혼란이 있다. 모두가 기본소득을 이야기하지만, 일부는 최저소득을 의미한다. [사회당 대선후보] 브누아 아몽(Benoît Hamon)은 청년들에게만 매달 750유로를 지급하겠다는 자신의 제안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인정했다.

이런 면에서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와 우리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 서로 다른 사실들이 토론되지 않고 있다. 우리가 기본소득과 사회보장의 장단점에 대해서 토론한다면, 우선 우리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기본소득’을 최저소득 보장의 의미로 말하면 안 된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가능하지 않은지를 시급히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이 무엇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그러나 자의든 타의든 그 의미를 혼동한다면 대화는 불가능하다.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우익도 좌익도 아니기 때문에 이것이 더 중요하다. 지금 기본소득은 사회보장을 없애는 것부터 민중들을 해방하는 것까지 매우 다른 의미를 가진다.

‘모든 사람들을 위한 공짜 돈’이라고 유혹하고 사실은 최저소득만 의미한다면 이는 거의 사기행위이다.

‘공짜 돈’이라는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매력적이다. 그러나 하나의 경우만 생각해보자면, 그 진짜 목적이 의료민영화라면 이는 큰 문제이다.

따라서 나는 긴급하고 중요하게 두 가지를 요청한다.

첫째,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와 기본소득론자들은 용어사용에 유의하자. 잘 알고 있다면 ‘최저소득’의 사례로 ‘기본소득’을 홍보하지 말자. 이것이 혼동된다면 진지한 토론이 불가능하다.

둘째, 사회정책의 미래에 대해서 고려하자. 우리를 분열시키지 말고, 같이 가능한 최선의 해결책을 찾자. 기본소득과 사회보장을 연계할 많은 길이 있고, 그러한 길들을 실험하고 권장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하고 흥미로운 과제가 아닌가?

우익 포퓰리즘이 부상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방어해야 할 시급한 과제들이 있다. 민주주의와 연대가 엄청나게 위협받고 있다. 사회서비스와 사회적 연대를 믿지 않는 사람들을 줄이고, 그 구조를 시급하게 ‘현대화’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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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Francine Mestrum은 사회 발전에 대한 연구자이자 활동가이며, Global Social Justice의 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여러 유럽연합 기관과 브뤼셀대학, 앤트워프대학, 겐트대학 등에서 근무했다. 현재 Global Social Justice의 의장직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