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빅브라더 ‘천망 시스템’은 무엇인가?

중국의 빅브라더 ‘천망 시스템’은 무엇인가?

감시사회는 비단 ‘독재국가’라 구분되는 사회에만 닥쳐오는 것이 아니다. 사회운동과 시민들의 관심이 줄어든다면, 그것은 세계 어디에서나 도래할 수 있다.

2019년 5월 31일

[동아시아]중국대륙중국, 감시, 인공지능기술, 기술비평

번역자의 말 : 이 글은 지난 2017년 9월에 중국의 IT기술 관련 웹진 ‘지능균(智能菌)’에 게시된 중국천망 분석이다. 과학기술 칼럼리스트 리우주런(刘主任)이 쓴 글로, 원문 제목은 “最近在社交媒体疯传的天网系统,到底是什么鬼?”, ‘최근 SNS 상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천망시스템’은 대체 뭐하는 놈인가?’라는 의미다.

최근 한국에서도 중국의 CCTV를 통안 안면인식 기술의 무시무시함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IT업계 일각에서는 부러움의 시선마저 엿보인다. 또, 한국 경찰당국이 구축한 CCTV망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형태로 이뤄져 있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아직 잘 알고 있지 못하다. 중국의 실상이 어떠한지 알아가는 것이 감시사회에 맞선 우리의 대응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 번역 소개한다.

최근 미국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9초 가량의 도로 모니터링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알고 보니 중국에서는 이미 이와 같은 과학기술적 감각이 넘치는 ‘천망(天网; skynet)’을 구축해왔다. 그렇다면 천망은 대체 무엇인가? 오늘 그것을 살펴보도록 하자.

  • 천망(天网) : 사자성어로 ‘천라지망(天羅地網)’은 악한 사람을 잡기 위해 하늘에 쳐놓은 그물을 뜻한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天網恢恢 疏而不失이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하늘의 그물은 넓디넓어서, 성기면서도 놓치는 것이 없다.”고 해석된다.

이 영상의 최초 출처는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와 중앙텔레비전방송국 랴오허채널이 제작한 6급 TV다큐멘터리 《눈부신 중국(辉煌中国)》의 ‘함께 누리는 소강(共享小康)’편에서다. 이 다큐멘터리는 쑤저우(苏州)시가 어떻게 이 ‘천망’ 시스템을 이용해 평범한 사람들의 안전을 확보하는지 언급하고 있다. 이 영상이 소개하는 바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CCTV 감시망을 만들어냈다. CCTV 화면은 2000만 개를 넘었으며, 이 모든 대공정은 ‘중국천망(中国天网)’으로 불린다.

사실 ‘중국천망’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낯설지 않다. 유일하게 느껴지는 놀라운 점은 뜻밖에도 SF영화에서와 같이 사람의 안면인식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영상은 두 가지 정보를 드러낸다. 하나는 사람의 얼굴을 식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빅데이터이다.

먼저 빅데이터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 영상이 해설하는 바에 따르면, 쑤저우의 모든 감시데이터는 모두 쑤저우 공안국 빅데이터센터에 집중되어 있다.

이 센터는 실시간으로 시 전체의 동태를 감시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이것이 그저 공공장소에 국한된 것이라 여긴다면 그것은 틀렸다. 민간경찰의 스마트폰에서는 “이 도시의 모든 건물들, 모든 아파트들의 데이터 모형을 갖고 있다. 수도와 전류량, 만약 정보에 이상이 감지되면, 시스템은 곧바로 경보를 알린다.” 데이터 수집은 이런 상태까지 도달했다.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이다.

이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안면 식별이다. 지금 영상으로 볼 때, 실시간 감시는 자동차와 비자동차, 행인까지 측정해 구별한다. 동시에, 자동차와 비자동차의 종류와 행인의 연령이나 성별, 입고 있는 옷까지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다. 당연하게도 이는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식별한 후에는 공안 자신의 데이터베이스와 대비함으로써 1초만에 당신이 도주 중인 범인인지 아닌지 식별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안면 식별 시스템은 최신의 것이며, 주거단지의 CCTV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것은 광선을 받으면 앵글 등 요소의 영향이 매우 작고, 게다가 식별도는 매우 높다. 심지어 쌍둥이 역시 모두 분별해낼 수 있다. 어느 정도 허풍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면의 반영으로부터 이 시스템은 이미 진정한 ‘천망’의 수준에 이르렀다. 앞으로 뭔가 나쁜 일을 하고 싶다면,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시스템에 대해서 사실 정부측이 드러낸 정보는 매우 함축적이다. 필경 어느 정도 민감한 문제와 관련되어 있어서, 지능균(智能菌)에서는 인터넷상의 많은 보도들을 분석했는데, 모두 깊이가 없고 겉핥기뿐이었다. 알다시피 이 시스템에 대해 정부는 ‘천망’이나 ‘무사안전 도시’, ‘공공안전 주거지역채널 감시시스템’으로 부른다. 그 목적은 평범한 국민들의 무사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의 공급업자에 대해서는 어떠한 공적인 담화가 이뤄지지 않아, 쌍방간에 얼마나 절제되어 (운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모든 추측들은 하나같이 4억1천만 달러의 B륜 융자를 받은 인공지능기업 ‘상탕테크놀로지(深圳市商汤科技有限公司)’를 가리키고 있다. 상탕테크놀로지의 공식계정 ‘지혜보안(智慧安防)’은 베이징동방넷파워과학기술유한공사(北京东方网力科技有限公司; 이하 ‘동방파워넷’)와 공안삼소(公安三所)의 합작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 공안삼소(公安三所) : 공안부 제3연구소가 승인해 만든 전국 유일의 ‘공안부 공민 네트워크 신분 식별 체계’다. 공민이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 즉 ‘시민’과 같은 말이다.

동방파워넷은 중국 보안세스템 플랫폼의 선도기업이다. 사업 영역은 인쇄기술, 형사, 보안감시, 교육, 금융, 에너지, 궤도교통, 스마트교통, 스마트건축과 홈시큐리티 등 여러 분야를 커버하고 있다. 상탕테크놀로지 공식 사이트가 표시한 바에 따르면, 그들의 합작은 함께 군중 분석과 군중 검색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동시에 실시간으로 안면을 포착할 때 동적이고 정적인 안면 비대 기술을 적용한다. 허베이성과 광둥성 등지에서는 연이어 중대 사건을 적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안삼소는 공안부 제3연구소가 승인한 전국 유일의 ‘공안부 공민네트워크 신분식별 체계’다. ‘전국유일’이라는 네 글자에 주목하면, 이 방안 중 고실(敲实) 천망의 안면식별 기술은 상탕테크놀로지가 개입된 것이다. 공식사이트는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상탕과 공안삼소가 공민네트워크 전자신분 표식(eID)에 근거하여 장기간 공동전략을 달성했다. 주로는 인터넷 상에서 원거리 신분식별이며, 네트워크 사회관리를 함께 추진했다.

상탕테크놀로지의 평상시 PR원고를 살펴보면, 상탕테크놀로지의 센스페이스 시스템(SenseFace系统)이 예측을 통해 의심스러운 목표를 추적하는 ‘안면 천망’을 구현한다고 말하고 있다. 상탕테크놀로지의 린량(林倞) 개발총감독은 세계 인공지능과 로봇 컨퍼런스에서 안면식별 기술을 소개한 바 있다. “안면식별 영역에서 라벨드 포인트(标注点; Labeled Point)의 수량은 데이터 품질의 중요한 지표입니다. 일반적으로 데이터에 특징점이 많을수록 식별율은 더 정확해지거든요. 106개의 안면 포인트를 통해 미세한 얼굴 구조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나아가 복잡한 교차 장면에서 얼굴 특징과 화장 등 기능을 써서, 106개 포인트의 식별 정확도 99%까지 제공할 수 있다. 현재 이미 업계 표준 방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 천망 시스템의 전후관계를 기본적으로 이해했다. ‘개쩌는’ 인공지능 기술은 24시간 모니터링되는 데이터를 더해, 현재 여러분이 마주하고 있는 ‘천망’을 구축했다. 만약 모든 집들의 수도와 전기 데이터를 포함한다면, 그 정확도는 웬만한 인터넷 업체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 될 것이다. 이쯤 되면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인공지능 기관은 꼭 구글이나 텐센트, 혹은 알리바바가 아니라, 다른 기관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게 누구일지는 여러분 모두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