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얀마 | 살윈강 유역의 느린 저항과 권위주의 통치
2026년 5월 27일
국가 주도 살윈강 댐 건설 계획
태국 살윈(Salween)강 유역에서는 국가 주도의 대규모 댐 및 물 이송 사업이 제안되어온 오랜 역사가 있다. 이 강 유역은 태국, 미얀마, 중국에 걸쳐 있는데, 1979년부터 태국-미얀마 국경 지역에서 대규모 댐 및 물길 전환 사업이 계획돼 왔으며, 가장 최근에는 유암(Yuam)강 물 길 전환 사업이 있었다. 유암강은 태국 북서부에서 발원하여 미얀마-태국 국경 근처와 국경을 따라 남쪽으로 흐르다가, 나오강과 합류한 후 모에이강과 합류한다. 모에이강은 이후 태국-미얀마 국경을 형성하며 살윈강과 합류한다.
매홍손(Mae Hong Son)주 소브모이(Sob Moei)에 위치한 유암댐은 332헥타르 규모의 저수지를 조성하기로 계획하고, 이곳에서 물 펌프장을 통해 매년 평균 17억 9,500만 입방미터의 물이 터널을 거쳐 차오프라야(Chao Phraya)강 유역의 푸미볼(Bhumibol)댐으로 송류시키기로 했다[아래 그림1 참조]. 이 사업을 추진하는 태국왕립관개청(RID)은 건기 동안 태국 중부의 256,000헥타르가 넘는 농지에 관개용수를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관개청은 이 프로젝트의 영향을 받는 인구가 23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활동가들과 지역 사회는 사회적·환경적 영향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여기에는 보호림과 태국 북부 3개 주에 걸쳐 있는 여러 마을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포함된다. 중국 국영 기업들의 자금 지원 제안이 실현된다면, 이 프로젝트는 태국 최초의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유암강을 우회하는 수로사업의 구체적 내용은 새롭게 보일지 모르나, 이 프로젝트는 수십 년간 개발 조건에 반대하는 운동이 지속되어 온 살윈강 유역에서는 국가 주도의 수자원 인프라 개발이 지속되고 있다. 가령 미얀마 정부는 카렌 주(Karen State)의 살윈강 본류에 하찌(Hatgyi)댐 건설을 지난 20년 동안 재추진해 왔으며, 이는 국경 양측의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친다. 이 건설 사업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의 국경을 넘나드는 움직임은 무조건적인 “반개발”이나 “반국가”적인 것이 아니라, 개발에 참여하고 그 방향을 형성하는 데 목적이 있음을 보여준다.
2021년 2월 군사 쿠데타가 발생하기 전, 미얀마에서는 카렌 환경사회행동 네트워크(KESAN)를 비롯한 카렌족 공동체와 NGO들이 하찌댐 등 잘못된 개발 사업에 맞서 이를 지연시키고, 카렌주 및 태국-미얀마 국경을 따라 살윈 평화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결집했다. 지난 2022년 미얀마 군부 쿠데타는 그때까지 10년동안 지속된 민주적인 통치 체제와 시민 활동의 공간을 종식시켰으며, 활동가들에 대한 인권 침해를 심화시키고 살윈강을 중심으로 한 연대 및 조직화 활동에도 타격을 입혔다.
윰(Yuam)강과 살윈강에서 푸미볼댐으로 수자원을 전환하려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여러 사업 제안자들에 의해 수십 년 동안 추진되어 왔다. 1964년 푸미볼댐 건설 이후 지속된 만성적인 수자원 부족 현상과, 물이 미얀마로 헛되이 흘러가게 방치하는 대신 국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논리가 이러한 수자원 전환을 정당화하는 핵심 명분으로 작용했다. 이는 해당 지역의 수력 개발을 정당화하기 위해 강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해 온 오래된 서사를 반영한다. 윰강 수자원 전환 프로젝트로 피해를 입게 될 다수의 주민들은 과거에도 국가가 주도한 다른 거대 개발 사업의 영향을 받았으며 이에 저항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일례로, 반 라오(Ban Lao) 지역의 일부 고령 주민들은 과거 푸미볼댐 건설 당시 이미 삶의 터전을 잃고 강제 이주를 겪었다. 기반시설 건설로 인한 강제이주 및 사회운동 조직에 대한 주민들의 과거 경험이 오늘날의 저항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형성하고 있는지 추적해보자.
1980년대 일본국제협력기구(JICA)는 윰강과 그 지류에 위치한 수력발전 댐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제안된 10개의 댐 중 태국전력청(EGAT)은 윰강의 매라마루앙(Mae Lama Luang)댐을 포함해 두 곳을 건설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해당 댐은 댐 건설 영향에 대한 우려와 1993년 피해 지역 사회의 저항으로 인해 끝내 건설되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 댐을 윰댐의 전신으로 평가한다. 다른 계획안에는 하찌댐의 범람수를 끌어오거나, 살윈강의 홍수를 매라마루앙댐으로 전환한 뒤 터널을 통해 푸미볼댐으로 보내는 방안이 포함됐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살윈강의 여러 댐 및 수자원 전환 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지원하고 자금 조달을 검토했으나, 살윈강 인근 및 태국 전역의 지역적 반대뿐만 아니라 199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대두된 댐 반대 운동의 여파로 점차 개입을 축소했다. 이러한 역사는 거대 개발 프로젝트들이 얼마나 장기간에 걸쳐 상호 연결된 상태로 진행되는지, 그리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업 제안자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아울러 이는 저항 운동 역시 끊임없이 변화하는 개발 제안과 정치적 맥락에 맞춰 적응적으로 진화해야 함을 시사한다.
2016년, 관개청은 살윈강에서 푸미볼댐으로 물을 돌리는 19개의 유역 변경 수로 노선을 조사했으며, 그중 유암강의 수로를 변경하는(도수) 안이 최우선 선택지로 부상했다. 2018년에 타당성 조사가 완료됐고, 관개청은 이 사업을 다시 제안했다. 2021년 9월 15일, 활동가들과 지역 공동체가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주장하는 환경영향평가(EIA) 결과가 국가환경위원회(NEB)에 의해 승인되면서, 이 도수 사업에 반대하는 운동이 다시 분출했다.
권위주의 통치는 정부가 이러한 개발 사업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만든다. 2016년 태국 군부는 의미 있는 주민 참여나 '자유롭고 사전 인지된 동의(FPIC)'도 없이, "환경영향평가 수행 절차를 단축하여… 국가 기구가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하기 전이라도 공공 프로젝트를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개정했다. 사업을 추진하던 측은 개발을 '가속화'하려 했지만, 활동가들은 전략적으로 환경영향평가를 지연시키고 개발의 속도를 지연시켰다.
1932년 이후 열세 번의 성공한 쿠데타와 아홉 번의 실패한 쿠데타를 경험한 태국에서, 이러한 개발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권과 권위주의적인 통치 사이의 변동이라는 더 넓은 맥락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 태국에서 정부들은 환경운동가들과 활동가들의 반대 의견을 계속해서 탄압해 왔으며, 특히 2014년 쿠데타 이후에는 더욱 그러했다. 살윈강 유역 에서 군부 통치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논쟁과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안되는 사업의 성격, 주체, 그리고 맥락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진화한다. 이는 왜 지속적인 저항이 필요한지, 저항 운동과 전략이 개발의 형태와 속도, 시위 탄압에 대응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적응해 왔는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살윈강 유역에서 저항의 양상을 조직하고 노골적 저항을 제한하는 것은 비단 권위주의 국가에서만의 일은 아니다. 태국-미얀마 국경 지대의 심각한 무국적 상태를 포함해, '국가' 밖에는 사람들의 참여 및 저항 역량을 규정하는 다층적인 권력과 억압이 존재한다. 태국 시민권이 없는 이들은 국가 주도의 개발 사업에 노골적으로 저항하는 것에는 주저하지만, 의례 등 덜 노골적인 방식으로 참여하는 경우는 많다. 많은 주민들은 토지 소유권이 없으며, 국립공원이나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지역 내에 살고 있다. 태국에서 시민의 권리나 토지 소유권의 결여는 개발로 인해 상실한 생계 수단과 토지에 대한 보상을 청구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유암 물길 전환을 둘러싼 장기화된 갈등
유암댐 건설 예정지 인근에 사는 많은 주민은 매라마루앙댐에 대응해 적어도 1993년부터 댐과 수로 변경에 맞서 결집해 왔다. 이 댐은 결코 완공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계속 되돌아오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살윈강 문제에 관여해 온 NGO 활동가 리(Lee)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유암댐 이전에 정부는 28년 전 매라마루앙댐 건설 을 계획했어요. 동시에 정부는 살윈댐들의 건설도 계획하고 있었는데… 지역 주민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은 항의하기 위해 함께 모였죠." (인터뷰, 2021년 6월)
이러한 항의는 1년 넘게 지속되었으며, 그 후 "댐 사업은 잠잠해졌"다. 댐 건설과 수로 변경 사업이 "잠잠해지는" 것은 부분적으로 지역 공동체와 시민사회의 장기적인 투쟁 덕분이었다. 후속 인터뷰(2022년 3월)에서 리 활동가는 유암댐과 매라마루앙댐이 위치상 "기본적으로 같은 댐"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업들이 계속해서 되돌아옴에 따라, 주민들은 그 후 30년 동안 저항을 지속했다.
일례로 반 우운(Ban Uun) 출신으로 매라마루앙댐 반대 운동을 이끌었던 고령의 활동가 솜차이(Somchai)는 "1년간 [항의를 이어간] 후… 사업이 잠잠해졌고, 우리의 노력이 성공했다"라고 설명했다(인터뷰, 2022년 1월). 댐 건설과 삼림 벌채에 맞선 활동으로 신변의 위협까지 받았던 솜차이는 이렇게 덧붙였다. "20년 동안 나는 침묵을 지켰지만, 2020년 다시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돌아왔습니다… 댐 사업이 다시 추진되려 했거든요." 이는 사업이 좌절된 것처럼 보이거나 지연될 때 저항 운동 역시 '잠잠해졌다가', 사업이 다시 제안될 때 재차 분출하는 양상, 그리고 개발 사업과 저항 모두가 수십 년에 걸쳐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 알려준다.
사업을 운영하며 살윈강 행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냇(Nat) 역시 이러한 사업들이 계속해서 되돌아온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이와 같은 댐 건설 및 수로 변경 사업을 태국의 '좀비 프로젝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