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분노를 연대로! | 사회운동 첫발 내딛기 참가기
2025년 3월 18일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1~2월 두 달 동안 '사회운동 첫발 내딛기' 세미나를 진행했다. 총 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세미나는 윤석열 퇴진 투쟁 광장의 한복판에 진행되기도 했다. 이 글은 이번 '사회운동 첫발 내딛기' 세미나에 참가한 이들의 후기를 모은 것이다. 플랫폼C는 계속해서 함께 배우고 토론하는 장을 열 것이다. 책과 거리를, 이론과 실천을, 분노와 희망을 잇는 여정에 함께할 이들을 기다린다.
12.3 비상계엄을 저지른 윤석열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당연하게도 체포와 구속이 이뤄졌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윤석열이 석방되고 탄핵인용 선고가 길어지면서, 퇴진을 위한 우리의 싸움은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런 초유의 내란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윤석열을 퇴진시킨 후 '우리 사회를 바꾸기 위한 방향이 어디로 향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차별없는 평등한 사회를 위해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세상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들을 안고, 플랫폼C에서는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한 '2025 사회운동 첫발내딛기 세미나'를 통해 그런 고민을 시작했다.
광장의 열기만큼 뜨겁게 모여든 참가자들은, 지난 1월 8일부터 2월 26일까지 총 7회에 걸쳐 다양한 책을 읽고, 우리가 마주한 현실과 그에 맞선 실천을 논의했다. 매주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고, 어떤 날은 50명이 참석해 사무실을 가득 채우기도 했으며, 참여자들은 구체적이고 진지한 모습으로 반자본주의와 체제전환에 대한 고민을 나누었다.
첫번째 회차에서는 한국 사회를 뒤흔든 내란 사태와 맞물려 『저항의 축제, 해방의 불꽃: 시위』를 읽으며 거리의 저항이 가진 힘과 가능성을 함께 고민했다. 이어 『가자란 무엇인가』를 통해 팔레스타인에서 벌어 지는 잔혹한 학살과 식민주의를 들여다보고, 『재앙의 지리학』을 경유해 기후변화 담론 속에 가려진 불평등한 자본의 논리에 관해 토론했다. 또, 『소금꽃나무』를 읽으며 한국 노동자들의 투쟁이 일궈낸 민주주의의 역사를 돌아보고,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를 통해 지금의 체제가 결코 자연스럽거나 필연적인 것이 아님을 다시금 확인했다.

젠더와 자본의 얽힘에 관한 토론도 이어졌다. 『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와 『99% 페미니즘 선언』을 통해 젠더 차별이 단순한 인식의 문제가 아닌 경제 구조와 뿌리깊게 연결된 현실임을 공유했다. 퀴어 당사자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거나 신자유주의 페미니즘의 문제점과 함께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논의해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에서는 장애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억압과 차별의 산물임을 이해하고, 모두가 존엄한 사회를 향한 발걸음을 함께 모색했다.
다양한 주제를 가로지르며 참가자들은 우리가 마주한 여러 문제들이 서로 떼놓을 수 없이 연결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기후위기, 노동 착취, 젠더 불평등, 장애인 차별 등, 우리가 분노하는 현실이 모두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때론 절망스럽고 막막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우리는 세미나에서 절망이 희망으로, 분노가 연대로 변화하는 순간을 경험했다. 세미나 이후 자신의 자리에서 여러 움직임을 이어가고 싶다는 참여 자들도 많았다.
플랫폼C는 앞으로도 함께 배우고 토론하는 장을 계속해서 열어갈 것이며, 책과 거리를, 이론과 실천을, 분노와 희망을 잇는 여정에 함께할 이들을 기다린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멀리 있지 않다. 그것은 바로 지금, 우리가 같이 만들어가는 이 공간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 내년 겨울, 다음 세미나에서 또 다른 동료들을 만나길 기대하며, 2025 첫발내딛기 세미나 참가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함께 나눈다!

참가자들의 후기
J(제이) : 정상성을 강조하는 사회에 억지로 맞춰 살다 보니 아픈 데가 많았던 것 같아요. 슬슬 정신통이 분노로 전환될 때쯤 사회운동첫발내딛기 세미나를 알게 되었어요. 내 안에 내재화되었던 "정상 사회" 규범에서 벗어나 다양한 정체성을 알아갈 수 있었고(아직 매우 부족하지만) 자본주의 사회가 얼마나 사람들을 착취하는지, 착취할 수 없는 사람들을 어떻게 타자화시키는지 목격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로써 어떻게 우리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는지, 왜 모두 함께 연대하고 투쟁해야 하는지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착취당하는 우리들은 함께 연대해야만 살아남고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세미나에서 얻은 에너지를 광장에서 발산할 수 있으면 좋겠고, 다양한 정체성들에 연대할 수 있도록 더 배워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회를 더 다양한 정체성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겠습니다.
ㅊㅇ : 저는 개인적으로 조금 힘든 작년을 보냈는데요, 국내외로 쉬지 않고 발생하는 사건들에 대해 마땅히 저의 의견을 말할 커뮤니티가 없어서 반강제로 입을 닫고 지냈던 한 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고가 굳고 인권 감수성도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12월 내란 사태 이후로 문득 '내가 이렇게 소극적으로 살다가는 지금보다 더 미친 세상이 되는 꼴을 그냥 지켜봐야만 할 수밖에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이 세미나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세미나를 진행하며 너무 오랜만에 입을 열어서인지 책을 읽어도 그에 대한 내 의견을 말하기도 어색하고 힘든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툰 발언에도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를 전개해주시는 조원분들 덕분에 점점 주도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었어요. 이 자리를 빌어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세미나 이전에는 원래 퀴어/페미니즘 이슈에 관심이 많았는데, 세미나 이후에 체제전환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현재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전쟁과 인권 탄압이 결국에는 자본주의 중심 체제에서 발생하는 문제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문제의식을 어떻게 현실로 옮길 수 있을까? 자본주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극우 세계관을 어떻게 무너뜨려야 할까? 저는 이 질문을 마음에 품고 올해를 살아가려 합니다. 벌써부터 공부할 것이 많네요.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정권이 바뀌는 지금이 다양한 담론을 꺼내기 가장 좋을 때라는 의견이 많이 나왔는데, 말 그대로 정말 시의적절한 세미나였던 것 같습니다. 플랫폼C에서 주최하는 다른 행사들도 참여하고 싶네요! 세미나를 주최하신 활동가분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ㅈㅇ : 세미나 전 사회운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열망은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이런 의문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갓 사회운동을 알게 되었던 1년 전 당시에는 새롭게 들어간 운동단체(플C 아님)가 나를 올바르게 이끌어 줄거라 믿었다. 그러나 서로 갈등하며 이 단체와 나 사이에 좁혀지지 않는 간극을 느껴서 나왔다. 나온 걸 후회하지 않지만, 불현듯 두려워졌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앞으로 나는 나를 스스로 이끌어야 했다. 문제는 운동의 방향도 방법도 잘 모르겠다는 점이었다.
그러던 중 플랫폼C 활동가 분으로부터 이 ‘사회운동 첫발 내딛기 세미나’ 권유 연락을 받았다. 일단 책들이 전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검색해서 읽은 플랫폼C 소개가 정말 좋았다. 다른 점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자본의 모순에 맞선” 사회운동을 지향하는 점이 좋았다. 반자본주의에 대한 갈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산업재해로 일 년에 2400여 명을 죽게 만드는 자본주의. 끝없는 생산성과 경쟁의 논리를 강압하여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병들어 가게 만드는 자본주의. 이러한 자본주의 모순에 맞서는 방법이, 나아가 대안적 체제가 늘 궁금했다.
세미나 후 앞서 말한 고민이 해소되었고, 그 갈망이 얼마간 충족됐다. 그런 점이 좋았다. 우리가 세미나를 시작하며 ‘평등약속’을 함께 읽고, 그게 실현되었던 순간들이 기억에 남는다. 평등약속의 “불편한 것을 제기하는 것은 분위기를 망치는 일이 아니”라는 말처럼, 책에 담긴 성차별적 인터뷰에 대한 문제제기를 발제에 담았던 분이 계셨다. 또 뒤풀이에서 비건의 사회운동적 효과에 의문이 있다는 말에 곧장 자신은 다른 생각이라며 토론을 이어가던 분이 계셨다. 평등 약속문 자체도 좋았지만, 참여자들이 그 약속을 실천하는 모습이 정말 좋았다.
계속 사회운동이 하고 싶다. 세미나를 마무리하며 플랫폼C의 ‘사회운동 첫발 내딛기 세미나’를 각자의 자리에서 주최해 보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걸 해보고 싶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자본주의의 모순을 비판하고, 소수자와의 연대를 넓혀가며,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몸부림을 멈추지 않고 싶다.
ㅁㄹ : 세미나 책 목록에서 관심이 가는 주제들에 끌려 신청했으면서도 매주 1권씩 책을 읽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부담을 주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라서 책을 더 꼬박꼬박 읽어가게 되었고, 혼자서 읽었을 때 어려웠던 부분도 발제를 듣거나 세미나에 참석하여 질문하면서 이해하고 알게되어서 좋았습니다. <저항의 불꽃 해방의 축제 시위> 나 <99퍼센트 페미니즘 선언>은 계엄 이전이었다면 이렇게 크게 와닿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시기적절(?)하게 읽게되어서 더 널리 시국을 살펴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저에게 제일 큰 충격(positive) 을 주었던 책은 <재앙의 지리학> 이었습니다. 기후 불평등이 어떻게 소외된 삶에 작용하게 되는지 적나라하게 알게 되면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기후정 의에 대한 필요가 이제 정말 시급한 의제라고 구체적으로 와닿았습니다. 배운 만큼 실천하는게 가장 큰 숙제인 것 같습니다. 살면서 손 닿는 것부터 조금씩 해볼게요.

ㅇㄴ : 사회의 이상함을 느끼면서도 그것을 제대로 표현할 언어를 찾지 못했던 답답함이 있었습니다. 함께 이상하다는 것을 이상하다고 말하며 답답함을 해소하고 함께 세상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에 대한 갈망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책을 읽고 나누는 것은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일상에서는 쉽게 다루지 못하는 주제들을 책을 매개로 깊고 넓게 나눌 수 있으니까요! 사회운동 첫발 내딛기 세미나에서는 매주 책을 통해 각자가 느꼈던 이상함과 답답함을 공유할 수 있었고, '나만 부정의하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야'라는 알아차림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수요일 저녁 한 주의 중간에 꽤 지쳐있는 시간대임에도, 책모임을 마치고 나면 오히려 새로운 에너지를 얻곤 했습니다. 어두운 현실 속에서 희망과 연대를 이야기하는 살아있는 시간이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저항과 투쟁의 역사, 가자지구 학살, 기후위기, 노동운동, 페미니즘, 퀴어, 장애까지. 각각이 모두 값진 주제였지만, 8권의 책을 완독하고 나니 이 모든 문제의 근저에는 착취와 억압의 시스템인 신자유주의와 얽힌 자본주의가 자리하고 있음을 더 명확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분야를 다룬 만큼 균형 잡힌 첫발 을 내딛은 것 같아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와 지구를 어떻게 지속가능하고 평화롭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즐거운 작당모의의 첫발을 잘 내딛은 것 같습니다. 두 달동안 함께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 공간에서 자주 뵈어요! :)
ㅂㄴ : 다양한 의제에 대한 본격적인 입문 세미나 같은 느낌이어서, 사회운동첫발내딛기세미나 일정이 올라오자마자 신청했습니다. 이 세미나가 아니었다면 접하지 못했을 책들을 함께 읽을 수 있어 좋았어요. 저는 열린 대화와 토론에서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토론 시간 동안 참여자분들의 다양한 생각 공유를 통해 제 세계가 확장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래서 집이 멀어도 매주 꼭 참여할 수밖에 없었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 책은 '재앙의 지리학'입니다. 제가 발제를 맡기도 했지만 이 날 토론을 통해 왜 우리나라와 상관없어보이는 다른 나라의 인권 운동 등에 관심을 갖고 연대해야하는지를 알게 됐습니다. 계엄 이후, 두 달 동안 매주 함께 머리 맞대고 고민하는 사람들 덕분에 외롭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ㄱㅌ : 선정된 책들이 모두 좋았습니다. 중요한 의제들을 다루면서, 해당 의제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어도 비교적 쉽게 알아갈 수 있게 해주는 책들이었습니다. 그리고 1시간 정도 토론을 할 때 시간이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듣고 잊어버리기 너무 아쉬운 이야기였는데, 다른 분들도 같은 생각이셨는지 토론 내용 정리한 것도 업로드해달라고 요청해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모임에서 나눴던 이야기 되새길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매주 다른 의제를 다뤘지만,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이 모든 문제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 신기했습니다. 왜 우리가 그동안 지나쳤던 문제들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서로 연대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정치적 상황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겨울이 정말 너무 정신 없게 지나갔는데, 첫걸음 세미나는 그 와중에도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열심히 준비해주신 활동가 분들과, 함께 좋은 이야기 나눈 다른 참가자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ㅅㅇ : ㅅㅇ: 99% 페미니즘 선언을 통해 그동안 페미니스트로서 고민했던 점에 대한 답을 찾았습니다. 페미니즘에서 누군가를 배제하는 생각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페미니즘에서 남성, 젠더퀴어, 이주 배경을 가진 사람 등을 배제하거나 종간 정의를 고민하지 않는 의견들을 보면서 제가 페미니스트가 맞는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자본주의 역사 이해하기, 소금꽃나무, 재앙의 지리학, 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를 읽고 페미니즘이 한 분야의 문제로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연대가 매우 중요함을 깨달았습니다. 저와 동일한 의견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연대.....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ㄱㅎ : 플씨의 평등약속문을 읽을 때 이곳이 나에게 안전한 공간이겠구나 느꼈습니다. <가자란 무엇인가>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길고 복잡한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간결하게 정리해주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삶을 파괴하고 외면 하는 국제 질서에 분노하게 되었습니다. 더 다양한 의제에 자신있게 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ㅇㄹ : 시국에 맞춰 사회운동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고 제가 아는 것이 많지 않아 배울 수 있다는 장소가 있음에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짧은 지식에 두렵지 않게 정의 자체를 물어봐도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고 모르는 사람도 첫 걸음부터 뗄 수 있는 세미나는 제게 소중한 공간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또 참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책은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였습니다. 어렵기도 했고 아직도 더 읽어야 하는 책이지만 자본주의 역사가 이토록 깊었다는 생각에 새삼 유익한 서적이었습니다.
ㅇㅇ : 사회운동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이 세상에 어느 문제가 누구에게 있고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막막할 때에 가장 큰 도움이 되던 세미나였습니다. 분야별로, 파트별로 좋은 책을 읽은 후 모두 함께 의견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보니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점이 장점입니다. 세미나 덕에 세상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소통에 창구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플랫폼c의 도움을 받아 더 다양한 사회운동을 접하고 적극적으로 운동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ㅎㅇ : 남 일이 아니라 제가 적극 사회운동의 주체가 되고싶었고 적성을 살려 활동하고싶어서 공부부터 현장까지 조금씩 참여하고있습니다. 자본주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다양한 사회의제속에 긴밀하게 연결되어있음을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어요. 왜 이 일을 하려는지 스스로 다잡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세미나에서 책을 읽고 한 고민들은 현장과의 연결을 놓치지않고 쉬더라도 끝이란 생각 없이 현장에 나가 부딪히며 다시 익혀야만하겠습니다.
ㅅㅇ : 제가 맨 처음에 세미나에 참여했을 때에는,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이 의제를 왜 하는가? 이 활동을 지속하는 것에 의미가 있는가? 와 같은 질문들을 스스로 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듣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고, 힘을 얻고 싶었습니다. 세미나를 참여하면서 실제로 그러한 기대를 충족할 수 있었고, 배워가는 것도 많았습니다. 더 열심히 활동하는 분들과 다양한 의제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을 보면서 매 순간 힘을 얻었고, 어떻게 활동을 해야하는가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열심히 활동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있지만, 폭넓게 의제를 다루며 더욱 성숙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탄핵 선고가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그 이후, 우리 모두가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실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싶습니다.
ㅁㅅ : 대학을 졸업한 후, 첫 세미나였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서 놀랐어요. 확실히 이런 주제들에 대한 배움의 갈망이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조직할 수 있는 그런 공간과 틈새가 분명히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세미나에서 모두가 자기 모습 으로 '안전'하다고 느꼈을 것 같아요. 처음 '평등약속'을 함께 읽을 때도 좋았습니다. 자극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그래서 주위 사람들을 모아서 작은 모임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저희만의 '평등약속' 비스무리한 것도 만들어봤어요. 지금은 집회 나오고, 친목을 나누는 정도의 모임이지만 나중에 운동성을 갖게 하고 싶어요.
모든 책들이 빠짐없이 유익했습니다. 특히 <소금꽃나무>, <자본주의 역사 바로알기>, <당신이 장애를 아는가>이 좋았고, 다른 책들도 하나 하나 다 좋았습니다. 사실 논의 시간이 조금 아쉬웠어요. 책 한 권, 한 권이 너무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보니 더 많은 논의가 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더라구요. 물론, 처음 보는 사람들을 상대로 '첫발' 세미나를 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계엄 다음 날 저는 역시 정치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세미나에서는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참 즐거웠습니다. 역시 이거다 싶더라구요. 지금은 사람들은 한 명, 두 명 모아가면서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고 있어요. 앞으로 제가 어떤 길을 갈지, 어떤 구체적인 직업을 선택할지는 모르겠지만, 배우고 사람 모으는 삶을 이어가고 싶어요. 사회운동첫발내딛기세미나 덕분에 '첫발'을 힘차게 내딛습니다. 다음 발도 힘차게, 그리고 함께 내딛고 싶네요.
ㅅㄹ : 사회운동에 관심을 둔 사람들과 함께 여러 고민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장이었다는 데에서 가장 큰 의의가 있는 자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도서에 대한 토론과는 별개로, 자조모임과도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곤 하였는데 그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ㄴㅂ : 세미나 참여하기 전에는 참 어렵고 멀고 거대한 얘기를 많이 듣고, 많이 하게 될 것 같은 책 목록이라고 생각했는데, 토론을 하면서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나누면서 힘을 많이 얻는다고 느꼈다.

ㅇ : 이렇게 어지러운 시국에 어떻게 하면 지치지 않고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생각하다 사회운동 첫발 내딛기 세미나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홀로 고민하던 문제들을 비슷하지만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 즐거웠고 또 유익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였기에 처음에는 발언하는 것이 망설여졌지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덕분에 회차를 거듭할수록 긴장하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총 8회차 동안 각각의 문제에 대해 쓰인 책을 읽은 후 개별 사안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깨닫게 되는 경험을 한 것이 저에게는 정말 중요했고 세미나가 아니었더라면 혼자서는 거기까지 깨우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아직도 어떻게 하면 ‘지치지 않고’ 사회운동을 이어갈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지만, 첫발 내딛기 세미나를 통해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고 광장에서 또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끔 지쳐도 이렇게 서로를 통해 힘을 얻으면서 앞으로 천천히 나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다음에도 좋은 기회가 있다면 또 참석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ㅈㅇ2 : 다양한 의제에 대해 다양한 사람들과 토의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ㅅㅁ : 윤석열 퇴진 촉구 집회를 시점으로 사회운동을 접하게 되면서 소수자 권리, 페미니즘과 안티페미니즘, 자본주의의 폐해 등 내가 살아가는 사회의 문제들의 실체와 사회구성원으로서 어떻게 해나가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그러나 인문사회적 소양이 늘 부족하고, 주변에 사회운동가들도 없으며, 광장의 사람들에게 다가가지도 못하는지라 가장 접근하기 쉬운 독서를 하려고 했을 때에 내게 ‘사회운동 첫발내딛기’ 세미나 홍보지가 운명처럼 쥐어져서 기쁘게 참여했다.
세미나에서 발제를 듣고 토의를 거치면 책의 내용 뿐만 아니라 보다 확장된 이야기와 사례들. 연결되는 세상의 단체들 등 혼자서라면 알 수 없었을 것들을 많이 듣고,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공유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외딴섬이 아니라 얼기설기 얽혀 있기에 더 풀어내기 어려운 거고 그렇기에 우리가 연대해야 한다는 점을 명료하게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한 발제도서를 읽으면서 우리는 시위의 민족으로 세상이 망하겠구나 싶을 때마다 깃발을 들고 나와 세상을 개혁하자 잘 살아보자 언제나 소리쳤음에 감사를 느꼈고, 선진국이라던 여러 강국들의 민낯에 분노하고 지구 건너편에 있는 이들의 고통에 진심으로 아파했으며, 개발도상국들은 왜 영원히 발전할 수 없는 채로 강대국의 쓰레기처리장이 됐는지를 보고 개선을 위한 국가사회적 노력을 요구해야 함을 알았고, 허울 뿐인 법을 지키고 만들어내기 위해 사라져버린 수많은 노동자들과 그를 알고 외면하지 못하는 뜨거운 이들이 만들어 낸 세상에 감사했으며, 자본주의와 자유주의 경제가 수많은 사람들의 정체성에 얼마나 깊이 관여하고 징그럽게 조종하며 삶을 망쳐왔는지를 알게 되었고, 내가 알아온 페미니즘 관련 의제들은 새발의 피였음을 깨닫고 퀴어 의제에도 공감할 수 있었으며, 정상성을 가진 내가 상처를 준 가해자였을 수도 있음에 반성하였으며, 장애인들이 세상 속에서 내게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큰 폭력인지를 깨달았다.
5주차부터 일정에 문제가 생겨서 참여하지 못해 혼자 책만 읽게 되어서 너무 아쉬웠지만, 앞으로의 플랫폼C들의 기꺼운 ‘뉴비 환영’ 활동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여태 만나온 부당한 말과 상황에서 내 말을 조리있게 하지 못할 테니 불편한 자리를 피했고, 피하고 나면 개선되는 건 없다는 걸 알아서 괴로워 했다. 그래서 뒤죽박죽 엉망진창이지만 한 번이라도 내 생각을 말로 표현했을 때 경청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용기를 얻었던 것 같다. 플랫폼C의 평등약속을 주문처럼 외우며 ‘불편한 것을 제기하는 것은 분위기를 망치는 일이 아닙니다.’를 기억하고 혼자가 아님을 기억하고 용기내어 누구도 외면받지 않는, 더 평등하고 연대의식 있는 세상을 내 자리에서부터 만들어나가고 싶다.
ㅇㅈ : 모든 회 차에 참여 할 수 없어 아쉬운 마음입니다. 플랫폼C를 통해 새로운 동지들과 느슨하게 연결될 수 있어 빛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다른 경로 로 연결된 동지를 이곳에서 만나게 된 것도 선물 같은 즐거움 이었습니다. 다양한 곳에서 동지로 만남을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동지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신 플랫폼C 동지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투쟁!
정리 : 백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