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의 평화를 위해 윤석열과 전쟁광들에 맞서 함께 싸우자 | 천만의 대화 '팔레스타인' 공론장
2025년 3월 15일
지난 2월 28일,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 긴급행동>의 팔레스타인 대화모임은 한국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해 <윤석열과 전쟁광들에 맞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천만의 대화'를 진행했다. 이번 대화모임에서는 꾸준히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을 해왔거나 비상계엄 이후 광장 집회에 참여했던 이들을 포함 18명의 참가자가 함께했다.
이날 발제자는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과 극우의 발호,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의 현 상황에 대해 언급하고, 한국 정부의 대(對)이스라엘 무기수출, 군수산업 상황을 개괄했다. 나아가 무기거래 중단과 군비 축소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이스라엘과 미국의 정부/자본이 석유산업과 무기산업으로 얻는 이익을 가리고 팔레스타인 식민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인종·종교·민족 차별을 조장하고 재생산하는 모순을 지적했다. 또, 윤석열 정부가 이스라엘을 비롯한 전세계 분쟁 지역으로 무기산업을 확장하면서 한반도는 물론 전세계의 전쟁 위기 고조에 일조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우리에게 12.3은 무엇이었나
참가자들은 먼저 각자의 12.3 비상계엄 직후 경험을 나누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은 '국가폭력'이 과거의 일이 아니라 바로 현재 우리의 문제임을 자각하는 기폭제가 됐다. 참가자 개개인은 계엄과 극우 폭력을 목격하며 민주주의의 위기를 체감했고,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 계엄이 성공했다면 한국도 이스라엘처럼 극우세력이 정권을 잡고 끔찍한 폭력이 난무하는 상황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계엄 직후 여의도, 남태령, 한강진, 그리고 거리 곳곳에서 함께 한 사람들은 개인이 아닌 집단의 힘, 연대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남태령은 다양한 의제들을 하나로 엮기 시작한 분기점이었으며, 박근혜 퇴진 투쟁 당시 바꾸지 못한 한국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의 씨앗이 되기도 했다.
수많은 윤석열’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 누군가는 노동조합 임금단체협약 과정에서 사측의 행태를 보며 윤석열과 이스라엘의 폭력을 떠올렸고, 누군가는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이른바 '말벌 시민들'이 눈앞에서 체포되는 광경을 목격했다. 극우의 폭동이 멀리 서구사회의 예외적 사례가 아님을 절감하기도 했다. 이제 우리는 이전의 우리로 돌아갈 수 없다.
‘자주외교'로 평화를 이룰 수 있을까
3.1절을 앞둔 시점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토론했다. 미국·일본과의 관계 등을 그저 "굴욕외교"라 비판하는 것이 자칫 한국의 패권적 외교행보를 가리고 정당화하는데 기여하지는 않는지 고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트럼프가 "가자지구 휴전과 한반도 평화에 기여했다"며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언급되는 지금, 미국 정부로부터 전폭적 지원을 받아온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점령(주둔)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고집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마저 차단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은 휴전 중에도 고통받고 있다. (그리고 3월 18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재공습했다. 이 학살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최소 592명 사망했다.)
그렇다면 트럼프의 북미 외교는 한반도 평화를 가져올까? 트럼프 1기(2017년 1월 ~ 2021년 1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간 대화를 대외적으로 부각하며 쇼맨십을 발휘했지만, 정작 2019년 2월 하노이에 다다랐을 때에는 노딜(북핵 폐기가 먼저라며 북한의 제재 해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아무 성과없이 종료)로 회담을 결렬시켰다. 그리고 2020년 6월, 지속되는 한미 군사연습과 문재인 정부의 겉과 속이 다른 태도, 군비 증강에 뿔이 난 북한 정권은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이후 남북 간 대화는 없다.
트럼프 2기를 맞은 최근, 미 정부는 "북한과 다시 대화하겠다"며 한미연합훈련 연기 검토를 운운했다. 하지만 지난 3월 2일 부산항에 미국의 핵항공모함이 버젓이 입항했으며, 예정대로 대규모 연합훈련(훈련 내용상 '전쟁연습')을 이어갔다.

이 연합훈련이 이뤄지던 중인 3월 6일, 전투기 폭탄 8발이 민가에 떨어져 15명이 중경상을 입고, 집이 통째로 폭파되는 큰 사고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전쟁이 난줄 알았지만 군은 100분이 지나도록 사고여부조차 몰랐다.
또한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다른 분쟁 국가들로 무기 거래를 확장해 오기도 했다. 이 무기들은 전세계의 무고한 사람을 살해하고,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데 쓰이고 있다. K-방위산업의 이익이 높아질수록, 한국의 ‘자주적’ 국방력이 맹위를 떨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고통받게 되는 것이다.
국방부를 "아예 방위산업부로 바꿔야 한다"며, 무기산업의 대대적 육성을 주장했던 전쟁광 윤석열과 그 일당들은 12월 3일 군대와 국가권력을 동원해 ‘자국’의 국회를, 언론을, 노동조합을, 시민들을 유린했다. 북을 공격해 전쟁을 도발하려는 만행도 저질렀다.
그렇다면 야당은 윤석열과 다를까? 불행히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평화에 눈감고 있다. 지난 2월 13일 이재명은 이스라엘 대사를 만나 이스라엘의 무기산업을 칭찬하고, 산업협력을 약속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휴전을 통해 다시 평화체제로 나아가게 되었다며 축하했지만, 77년간 이스라엘 식민지배로 고통받아 온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언급은 한 글자도 없었다.
세계 곳곳에서 무고한 사람들의 피묻은 돈으로 성장하는 ‘자주국방’은 평화의 길이 아니다. 전쟁연습과 외교협상도 평화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 국익의 실체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군수자본과 극소수 이해관계자들만의 이익일 뿐이다. ‘윤석열들'과 ‘이재명들’은 평범한 사람들과 같은 운명공동체였던 적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