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한덕수 ‘수렴청정’? 윤석열 퇴진과 국민의힘 해체 위해 국민 총파업을!
2024년 12월 9일
한동훈-한덕수의 ‘수렴청정’ 반대한다.
12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집단퇴장해 윤석열 탄핵표결을 무산시킨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과 국무총리 한덕수는 다음날인 12월 8일 경악할 만한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탄핵소추안 부결에 책임을 지고 백배 사죄하길 기대했던 국민들의 기대를 져버리고, 윤석열을 대통령직에 그냥 둔 채 일종의 ‘수렴청정’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회동을 정례화해서 “정국을 수습”하고, “민생경제와 대한민국의 국격을 지키겠다”(한동훈)고 말하는가 하면, “국가 기능을 안정적이고 원할하게 운영하겠다”(한덕수)고 밝혔다. 한겨레 정치부 서영지 기자의 지적대로 “탄핵하랬더니, 통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한-한 야합
계엄령을 내린 12월 3일 밤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한 계엄동조자 한덕수 총리와 계엄 대통령을 구해내기 위해 똘똘 뭉친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모독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공히 ‘계엄 세력’이라 칭할만 하다. 이들은 헌법 규정을 뛰어넘어 ‘통치 선언’을 할 게 아니라, 윤석열과 함께 계엄 사태를 책임지고 정치권에서 떠나야 한다.
이날 담화문에서 ‘한동훈-한덕수’는 “윤석열이 남은 임기 동안 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할 수 없으므로 직에서 물러나야한다는 것이 국민 다수의 판단”이라며,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으로서 준엄한 국민의 평가와 심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질서있는 대통령 조기퇴진을 이루겠다”고 자못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일각에서 지적하듯 ‘계엄 세력’의 “권력 찬탈을 위한 제2의 쿠데타”나 다름 없다. ‘조기퇴진’이라는 모호한 언급 후, 국민의힘 의원 윤상현은 “‘조기퇴진’의 기간은 최소 1년”이라는 망발도 서슴치 않고 있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가장 질서정연한 방법은 윤석열은 지금 바로 퇴진하고, 국민의 힘은 해체하는 것이다.
이제 윤석열 퇴진과 ‘계엄 세력’ 해체를 위한 투쟁은 전국적인 수준으로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2016년 10월 29일에 시작된 박근혜 퇴진 집회는 탄핵인용이 결정된 2017년 3월 10일을 지나 2017년 4월 29일까지 무려 4개월 동안 매 주 토요일 23회 집회에 연인원 1700만 명이 참여했다. 당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 둔 토요일인 2016년 12월 3일에는 무려 230만 명의 사람들이 참여해 정부 수립이래 최대규모의 인원이 모였고, 민주노총은 파업 투쟁으로 함께 했다. 윤석열 퇴진과 ‘계엄 세력’ 해체가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2016년에 준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전국민적인 대규모 투쟁이 조직되어야 한다.
국민 총파업
12월 7일 국회 앞에 모여있던 백만 시민은 탄핵소추안이 부결됐다는 소식에 매우 분노했다. 그러면서도 축제같은 분위기 속에서 계속될 투쟁을 기약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에 대한 공감이 있었던 것이다. 12월 9일, 그간 윤석열 퇴진운동을 이끌었던 연대 조직 <윤석열 정권 퇴진운 동본부(준)>와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은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비상국민행동(가칭)>을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윤석열 퇴진운동의 확대·강화에 동의하는 단체들이 함께 모여 윤석열의 탄핵 성공 및 퇴진을 위해 전국민적인 항쟁을 만들어 내자는 것이다. 현 국면의 중심을 의사당이 아니라 운동이 펼쳐지는 거리로 옮기는 것만이 윤석열 퇴진을 이뤄낼 가장 빠르고 현명한 방법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이 연대조직에 참여해 퇴진 투쟁을 보다 다양하고 담대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노동자들과 학생, 평범한 사람들의 투쟁이다. 노동자들은 일손을 멈춰 전국적이고 전 민중적인 항쟁에 앞장 서야 한다. 국민의힘과 같은 ‘계엄 세력’의 유체이탈적 ‘통치 선언’을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 일터를 멈추고 거리로 나서야 한다. 8년 전 박근혜 퇴진촛불 시기에도 '국민 총파업'이 제기된 바 있다. 각자의 일터와 골목, 학교에서 집단적인 행동에 나서는 것이라면 어떤 방식이든 좋은 출발일 것이다.
또한 이 운동이 보다 커지기 위해서는 대오 내의 다양한 색깔을 지닌 소수자들이 안전하게 집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민웅과 같은 성폭력 2차 가해자가 대표로 마이크를 잡고 발언(12월 6일)하거나, 페미니스트를 자임하는 발언자에게 일부 참가자들이 야유를 보내는 것(12월 7일)은 적지 않은 사람들, 언론과 운동가들이 그토록 상찬해마지 않는 여성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시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윤석열 퇴진을 요구 하는 투쟁에 소수자를 혐오하고 배제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걸러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함께 할 때, 운동 역시 더 커지고 강해진다.
우리는 단 하루도 윤석열과 ‘계엄 세력’들이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퇴진 이후의 진정한 변화를 위해, 체제전환을 꿈꾸는 이들이 윤석열 퇴진 투쟁에 나서야 한다.
플랫폼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