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체제전환운동 정치대회 조직위원회의 정치대회 제안문 등을 수정한 것입니다.
신자유주의 정치세력과의 연합?
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이 등장했다. 사회운동에서는 보수 양당이 한국사회에 신자유주의를 전면화하며 우리의 삶과 세계를 파 탄으로 몰아왔다는 점을 누누이 비판해왔다.
한데 최근 우리는 시민사회운동 내 일부 인사들이 신자유주의 정치세력과 연합하는 광경을 마주하고 있다. 사회운동의 일원을 자처하는 우리는 참담한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다. 이들은 사회운동의 과거와 미래, 모두를 파괴하고 있다.
물론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을 비판하는 일은 전혀 어렵지 않다. 우리는 다른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사회운동의 밖에서 선거를 앞둔 이합집산을 바라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문제적이거나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다는 점이야말로 사회운동이 근본적으로 갱신되어야 할 이유일 것이다.
사회운동의 실종
국민의힘과 민주당 등 거대 양당은 수출 대기업이 주도하는 성장이 위기를 넘어설 방안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삶의 위기에 대해서는 더 많은 빚을 지게 하는 것을 유일한 해법으로 내놓고 있다. 이 점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 다르지 않다.
이들은 기후위기나 구조적 차별 철폐에도 관심이 없다. 군비 증강과 무기 수출로 전 세계적 전쟁 위기에 기여하고, 각종 개발사업으로 생태 파괴를 조장한다. ‘저출생 고령화’가 위기라며 정책을 쏟아낸들 그들의 관심사는 자본주의 체제를 지탱할 생산 인구의 유지일 뿐이다. 보수 양당이 만들어내는 위기는 그들의 무능이나 정치구조의 한계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본주의 체제를 지속시키려는 정치세력이기 때문에 심화되는 것이다.
노동의 권리도, 페미니즘의 정치도, 생태적 전환도 민주당과 함께 전진하지 않을 것임이 분명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사회운동은 민주당 세력과 친연성을 가진 집단 이상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사회운동의 정치가 이들의 정치와 어떻게 다른지 분별되지 않을 때, 신자유주의 세력과의 선거연합은 사회운동의 실종과 다를 바 없다.
정권을 제대로 심판하기 위해서라도
‘윤석열 심판’은 연합의 명분이 될 수 없다. 민주당이 과반이었던 국회가 ‘윤석열 심판’에 실패한 이유는, 그들의 목표가 정치적 특권을 되찾는 것일 뿐, 우리가 겪는 삶의 위기에 대응하는 것이 아님을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진보정당 국회의원 몇 명이 국회에 들어가는 것만으로 윤석열을 더 잘 심판할 수 있는 것도, 사회운동의 여러 과제가 더 잘 실현되는 것도 아니다.
이제 사회운동은 ‘윤석열 심판이 먼저’라거나 ‘보수 양당 모두 문제’라는 수준의 비판으로 자신의 대안과 전망을 대체할 수 없다. ‘윤석열’을 제대로 심판하기 위해서라도 윤석열 심판 이후의 전망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선거에서의 연합전술에 대한 평가를 넘어 사회운동이 스스로 독자적인 정치적 전망을 만들어오지 못한 현실을 돌아봐야 할 때다. 사회운동의 정치적 부위를 자처했던 진보정당운동이 ‘야권연대’로 자신을 지워온 역사, 정치적 중립성을 내세우며 정책연합이나 정치개혁이 사회운동의 역할인 양 자신을 축소해온 역사의 결과이다. 우리가 직면한 위기의 한가운데서 다른 세계로 나아가 기 위한 자신의 정치를 다시금 조직해야 할 때다.
사회운동 정치 복원을 위한 과제
사회운동은 사회의 수많은 갈등과 위기로부터 우리 사회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밝혀왔다. 민중과 함께 대안을 조직하며 세상을 바꾸기 위한 힘을 만들어왔다. 그런 점에서 사회운동은 언제나 정치적이다.
사회운동의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 우리는 두 가지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하나는,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서기 위한 전망을 함께 만들어가는 일이다. 우리는 사회운동의 역사에 축적된 사상적 자원과 실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분석과 비판을 확장하면서 대안 체제를 조직하기 위한 전망을 밝혀가야 한다. 이윤 축적에 모든 것을 종속시키는 자본주의 체제를 변혁하고 상호의존과 돌봄의 관계를 물질화할 대안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을 만들어가야 한다.
동시에, 민중의 세력화에 나서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와 단절하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힘은 서로 다른 위기를 겪는 사람들이 갈등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며 서로를 민중으로 엮어세우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억압과 차별과 착취의 질서를 넘어서 다른 질서를 도모하는 정치적 힘이 만들어질 수 있는 투쟁과 실천들을 만들어가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 민중의 세력화에 나서는 ‘체제전환운동’을 건설해야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지난 2월 1~3일, 체제전환운동 정치대회 조직위원회는 여러 단체들과 함께 성황리에 체제전환운동포럼을 열었다. 조직형식이나 활동양식, 관심사나 관점이 다른 수많은 개인과 단체들이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참여한 포럼은 그간 사회운동들이 얼마나 소원했는지 역설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서로의 운동을 깊이 이해하는 자리, 그래서 여러 쟁점을 확인하며 각자의 질문을 갱신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직위원회는 일회성 행사나 정세적 공동행동으로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기보다 이런 과정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연합 질서가 필요함을 절감하게 됐다. 동시에 연합 질서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수많은 질문과 쟁점을 발견하며 서로를 엮어가는 정치적 시간이 되어야 함을 확인했다.
체제전환운동 정치대회
오는 3월 23일 서울 파이팩토리에서 개최될 체제전환운동 정치대회는 참여자 전원이 참여하는 원탁토론으로 진행된다. 우리가 함께 만들려는 체제전환운동은 어떤 운동이며 우리는 서로를 어떻게 가로지르며 민중의 세력화에 나설 것인지 토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를 위한 연합질서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움직일 수 있을지 고민과 기대를 나누는 자리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여러 사회운동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대면하는 문제들로부터 길어올린 통찰을 함께 나누고, 더 근본적이고 폭넓은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투쟁과 실천의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분할되고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넘어선 집합행동의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도록 함께 도전해야 한다. 연합의 모습과 경과는 다양하겠지만 ‘우리’가 무엇을 하고 싶고 할 수 있는지 함께 토론하며 그리는 밑그림으로부터 출발하리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사회운동의 정치를 만들어가려는, 우리의 삶과 세상을 바꾸는 체제전환을 자신의 자리에서부터 시작하겠다는 모든 이들에게 체제전환운동 정치대회 참여를 제안한다. 우리가 서로 기대고 함께 모이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더욱 많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해방의 정치는 언제나 모여서 움직이는 이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체제전환운동 정치대회에서 다른 미래의 시작을 선언하자!
우리는 간다! 체제전환운동 정치대회로!
'우리 편'을 만나는 날, 3월 23일 14시 파이팩토리
혼돈의 시대, 여긴 어디? 나는 누구? 🙃
바뀌지 않을 것 같은 세상에서, 길도 보이지 않는 고립감과 회의감을 느낀 적 있나요?
사회운동 하는 사람들이 민주당과 연합하자고 호소한다고? 이건 아니지…😢 (민주당? 위성정당? 조국신당?) 윤석열 심판? 보수정치에 의탁할 순 없잖아요!
제대로 싸우려면 뿌리부터 제대로, 사회운동의 독자적인 전망과 투쟁을 꾸릴 때!
당신이 하고 있는 그 운동, 세상을 바꿀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경험을 해왔지만, 체제전환을 향해 걸어왔습니다.
흩어져있던 퍼즐을 모아 더 큰 우리로 나아가기 위해, 정치대회에 모입시다!
너, 내 동료였구나? 모이자, 정치대회!
👉 체제전환의 동료를 만나
- 우리가 사는 이 시대를 무엇이라고 할까요?
- 세상을 바꿀 얼굴과 현장은 어디 있나요?
- 체제전환에 담긴 당신의 기대와 고민은?
👉 서로를 가로질러
- 서로의 말을 모으면 우리의 길이 됩니다. 함께 하는 원탁토론!
👉 시작된다, 체제전환!
- 모이면 힘이 납니다. 세상을 바꿀 용기가 필요한 모두, 체제전환 정치대회로!
어지러운 세상에서 서로의 자신감이 되는 날, 체제전환운동 정치대회에서 만납시다!
선거가 끝나도 우리의 운동은 계속되니까!
체제전환운동 정치대회
'사회운동의 정치를 시작하자' 함께해요!
⏰ 일시 : 2024년 3월 23일(토) 오후 2~6시
📌 장소 : 파이팩토리 (서울시 광진구 광나루로 441, 서울지하철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2번 출구)
🔗 참가 신청 : https://bit.ly/systemchange-ra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