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페미니스트들이 10개의 언어로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이후 일부 페미니스트 단체들은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악마화하는 시온주의 선동에 동조하고 있는데, 이 선언문은 거짓 선동에 동요하지 말고 팔레스타인 여성 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줄것을 호소하고 있다. 가자지구 페미니스트들은 이를 널리 알리기를 요청하고 있다. 이에 플랫폼c 역시 웹사이트에 이를 게시해 연대를 표하고자 한다.
가자 없이 페미니스트 투쟁은 없다
가자지구에 대한 집단 학살 공격이 5개월째 이어지고 있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정착민 식민주의 및 인종 청소가 76년째 지속되는 가운데, 시온주의 살인 기계가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학살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및 그 동맹국들은 17년째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포위하고, 그들의 모든 생명줄을 끊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식민지적 몰살과 수탈의 공포에 직면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제 모든 형태의 삶이 조직적으로 표적 당하는 공격까지 받고 있다. 납세자들의 세금으로 원조된 수천 톤의 폭탄이 가자지구에 떨어지고, 전 세계는 이 모습을 생방송으로 지켜보는 와중에 팔레스타인인들의 삶, 병원, 학교, 그리고 이미 다 허물어져 가는 가자의 인프라 시설은 시온주의자들의 야만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우리는 시온주의 살인 기계가 남성, 여성, 성인과 어린이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것을 단언한다. 이들은 말살되어야 할 것으로 입각되어 단순히 팔레스타인인이라는 존재만으로도 위협을 받는다. 특히 수십 년 동안 정착민 식민지 폭력에 반대해 온, 저항의 위치로서의 몸을 지닌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경우는 더 하다.
오늘, 우리는 가자의 여성과 남성, 가자의 어린이와 청소년, 우리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우리 역사와 기억의 수호자, 그리고 가자를 용맹한 저항의 요람으로 만들고 널리 알린 모든 이들을 위해 섰다. 우리는 그 벽돌들, 바다, 거리들, 나무들을 위해 섰다. 우리는 과거의 기억은 물론 가자를 우리의 집으로 만들 미래를 향한 희망을 위해 서있다.
지금, 우리는 거의 매일 목도하고 있다.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출산하는 팔레스타인 여성들, 태어나지 않은 아기를 뱃속에 품고 살해당한 어머니들, 가족 구성원 전체를 잃은 어린이들, 돌무더기 잔해 아래 어딘가에 있을 사랑하는 이들을 맨손으로 찾는 남성들, 탱크와 저격수로 둘러싸인 집안 테이블 위에서 의료 장비도 없이 자기 자녀의 팔다리를 절단해야만 하는 의사들.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수십만 명의 우리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집단 학살 전쟁의 도구로 사용되는 체계적인 기아 정책에 직면하고 있다. 시온주의 정치체는 이를 통해 억압받지만 자랑스러운 우리 사람들의 회복력을 꺾으려고 한다. 1948년 나크바(Nakba)에서 살아남은 우리의 연장자들은 다시 한번 잔인한 학살과 강제 이주 작전 아래 놓이게 되었다.
가자의 여성들인 우리는 식민주의적 의제에 봉사하고 집단 학살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페미니즘의 이상을 무기화하는 것을 거부한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여성과 남성의 몸에 가해지는 이스라엘의 폭력과 잔인함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해 팔레스타인 여성이 대상화되는 사회적 폭력을 악용하는 제국주 의적 페미니즘의 착취적인 수사를 단호히 거부한다. 우리는 사회의 가부장적 구조 속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고통을 무기화하여 팔레스타인 남성을 비방하고 비인간화하는 것을 거부한다. 집단 학살이 발발한 이후, 우리는 주류 언론 매체와 자칭 페미니스트 단체들이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악마화하고 우리의 몰살을 정당화하기 위해 즉각 시온주의 선동에 동조하는 것을 보았다. 시온주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가장 사적인 공간을 침범하고 끔찍한 방식으로 우리 존재를 대상화하는 동안, 위와 같은 단체들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들은 공모하고 있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식민지 여성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강제로 이주당한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속옷을 뒤지고, 그것을 들고 행진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퍼트려왔다. 팔레스타인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식민지 장치의 구조 및 기능, 관행을 이루는 필수적인 부분이나, 손쉽게 간과되고 있다. 가자지구에서 납치되어 이스라엘의 구금을 겪어낸 팔레스타인 여성들이 진술한 강간 및 성폭행, 잔인한 고문에 관한 증언은 자유주의 페미니즘 기관들로부터 인정이나 연대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여성들은 성희롱과 가족 구성원에 대한 강간 협박을 경험했다. 그들은 개들에게 공격받았고, 알몸으로 벗겨졌으며, 며칠 동안 음식과 화장실 사용도 박탈당했다. 우리는 이러한 잔인한 범죄를 가능하게 하는 모든 억압적 구조에 맞서 싸우기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한다. 이스라엘 여성 군인이 우리의 파괴된 집 잔해 위에서 셀카를 찍으며 그런 게 아니라며 아무리 말한들, 결코 집단 학살은 페미니즘적일 수 없다. 우 리는 모두 같은 참호 안에 있는 것이 아니다. 직접 폭탄을 만들든 폭탄이 떨어지도록 정책을 통과시키든, 집단 학살에 합의하기로 선택한 자들은 우리의 페미니즘, 즉 반식민지적 투쟁에 속할 수 없다. 그들의 페미니즘은 오직 지배 계급의 연장선에서만 가시화될 뿐이고, 오직 그들의 공통된 이익에 의해서만 추동될 뿐이다.
오늘, 우리는 또한 팔레스타인 남성의 비인간화와 피식민자에 대한 인종차별적이고 식민주의적 비유의 영구화에 대한 거부를 단언한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도 볼 수 있듯, 우리는 ‘내재적으로 폭력적인 갈색 피부의 남성들과 속수무책으로 수동적인 갈색 피부의 여성들’이라는 오리엔탈리즘적 묘사가 침략과 정복의 구실로 사용되는 것을 보아왔다. 팔레스타인에서 페미니스트 투쟁과 반식민지적 투쟁은 서로 얽혀있다. 우리는 시온주의 선동에 봉사하기 위해 우리의 운동을 강탈하는 것을 거부한다.
우리는 학살당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단순히 숫자로 축소하여, 이를 우리의 인간성을 손상하는 피상적인 방식으로 나열하는 것을 거부한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 팔레스타인 언론인 및 의료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수천 명의 실종자들과 급히 묻힌 사람들, 그리고 기록되지 않은 채 건물 잔해 아래 남아있는 사람들에 관해서는 심지어 우리가 뉴스를 통해 확인하는 이 충격적인 통계치조차 부정확하다. 가자의 광장, 인도, 학교, 병원은 모두 집단 무덤이 되었다. 이 집 단 학살 속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상적 고통을 서술하려면, 우리에게는 끝없는 발언과 끝나지 않는 고통이 필요할 것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상실을 기록하고 엮어내는 것으로도 충분치 않을 것이다. 힌드(Hind)의 어머니가 우는 것은 팔레스타인 어머니들의 울음바다에서는 눈물 한 방물에 불과하며, 리마(Rima)의 할아버지가 자신의 ‘영혼 중 가장 고귀한 영혼’에게 보낸 마지막 작별은 병원 복도에서, 폐허가 된 집에서, 그리고 조용한 기도 속에서 보낸 수천 개의 작별 중 찰나에 불과하다.
학살이란 현실에서는, 작별과 슬픔의 순간에도 사랑하는 이의 시신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댈 수밖에 없음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다. 신성해야 할 순간이 훼손당한 것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 모든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들을 기록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자들은 애도하고, 적절한 장례를 통해 시신을 기릴 권리를 박탈당했다. 작별의 사적 권리를 침해당함으로써, 연대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이 같은 이미지들을 보여주기식 슬픔의 상품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분노와 비통함을 정치적 행동에 동원하는 것이다.
우리는 집단 학살 속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을 낭만화하는 것을 거부한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오직 생존을 위한 노력뿐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는 보았다. 팔레스타인 여성 의사들이 목숨을 걸고 부상자들을 구하는 모습을. 음식도 만들지 못하게 이스라엘이 지속해서 가스를 봉쇄하는 동안 팔레스타인 여성들은 가족을 위해 장작을 모아 요리를 하는 모습을. 난민 여성들이 임시 천막에서 빵을 굽는 모습을. 한 편에서는 구호품 부족 현상이, 다른 한 편에서는 구호품 항공 투하라는 촌극이 벌어지는 동안 북부 가자지구의 어머니들은 동물 사료를 이용해 빵을 만드는 모습을. 여러분도 보았을 것이다. 극심한 공급 부족 속에서도 어머니들은 기저귀를 만들었고, 시온주의자들이 가자의 학교와 교육을 조직적으로 표적 공격한 바람에 어린이들은 강제로 난민이 되었으나, 팔레스타인 여성들은 이 아이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수업을 제공하는 모습을. 이는 감탄이 아닌 수치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이 같은 고통을 끝내지 못한 우리 모두의 실패라는 수치심. 집단 학살에 공모한 수치심. 그리고 생존을 위해, 여성들에게 이러한 학대를 견디라 강요한 수치심.
팔레스타인 해방과 자결권을 위한 투쟁에서 우리는 수단과 콩고, 아이티와 티그레이, 카슈미르와 서부 사하라, 시리아, 예멘,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이라크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억압받는 우리 자매 형제들과 우리의 운명이 서로 얽혀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이는 자본주의, 제국주의, 식민지 정권과 그 잔혹성, 그리고 시온주의자들의 야만성을 정상화 및 지지하려는 시도에 반대하는 것이다. 이는 저항의 길을 선택한 지구상의 모든 비참한 사람들을 위해 가자지구에서 교훈을 얻으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집단 학살을 막기 위해, 포위 공격을 해제하기 위해, 그리고 이 지역의 식민지 프로젝트를 해체하기 위해, 우리가 곧장 행동하지 않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지 않는다면, 식민지 권력은 팔레스타인 안과 밖에서 더 많은 생명을 요구할 것이다. 이미 단언했으나 한 번 더 반복한다. 우리의 운명은 서로 얽혀있다.
다음을 위해 혁명적 세력을 동원하고 행동을 확대한다.
-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휴전
- 가자지구 포위 해제와 사람들의 이동을 위한 유일한 통로인 라파 국경을 영구적이고 조건 없는 개방
-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의 중단. 여기에는 17년간 가자지구를 봉쇄한 이스라엘에 협력해 온 이집트 정권 및 연계된 민간 기업에 책임을 묻는 것이 포함된다. 이들은 가자지구를 떠나고자 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터무니없는 금액을 지불하게 했다.
- 가자지구 전역에서 강제로 쫓겨난 사람들의 즉각적인 귀가
- 가자지구에서 시온주의 세력에 의해 납치된 모든 억류자들의 즉각적인 석방
- 시온주의 정치체에 대한 무기 판매 중단
- 이스라엘 제품 보이콧 및 점령에 협력하는 기업의 투자금 회수
- 정치인, 미디어 플랫폼, 국제기구를 포함하여 집단 학살 전쟁에 연루된 모든 주체들에게 책임 묻기
- 팔레스타인인들이 매일 수백 명씩 학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논의를 하는 것의 거부. 가자지구에서 집단 학살 공격이 자행되고 있는 한, 논쟁을 벌이는 것은 이 들의 고통을 연장할 뿐이다. 지금 당장 휴전하라.
저항에 영광을! 국제주의 투쟁 만세!
식민지 및 독재 정권 타도!
감옥 철폐, 국경 철폐, 자본주의 타도, 제국주의 타도!
우리가 모두 자유로워질 때까지는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가자 없이는 미래도 없다!
가자 없이 페미니스트 투쟁은 없다!
나머지 8개의 언어 성명서는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