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 노동자-학생 연대 복원을 위한 첫발을 내딛다

서강대 | 노동자-학생 연대 복원을 위한 첫발을 내딛다

서강대학교 인권실천모임 ‘노고지리’에서는 노학연대를 복원을 위한 첫걸음으로 학내 청소노동자들과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2023년 6월 24일

[읽을거리]대학노학연대, 노고지리, 대학, 노동조합

430 청년학생문화제에 참여한 청년 학생들은 노학연대 강화를 소리내어 외쳤다. 노학연대는 학내에서 풀뿌리 단체들을 조직하고 학생과 노동자가 직접 만나 관계를 쌓으며 경계를 넘고 연결되어야 비로소 가능하다. 서강대학교에는 청소노동자 연대기구 ‘맑음’이 노학연대체로의 역할을 담당해왔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를 거치며 해산되었다.

2022년에 시작한 서강대학교 인권실천모임 ‘노고지리’에서 노학연대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첫 활동으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소속 서강대 곤자가 국제학사 청소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학생 : 두 분 모두 곤자가 국제학사 담당이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히 어느 곳을 맡으시고 계신가요?

청소노동자 : 기숙사를 청소해요. 한 900명 정도가 산다고 하더라고요. 기숙사를 포함해서 곤자가 프라자까지 청소합니다. 여자들은 안, 남자들은 밖을 맡아 모두 여덟 명이서 전부 합니다.

학생 : 노동조합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청소노동자 : 곤자가 기숙사와 프라자가 2008년에 세워졌는데 우리는 초창기 때부터 일을 했어요. 처음에는 월급도 적고 많이 힘들었습니다. 2013년 9월 24일에 노동조합을 시작했어요. 학생들이 많이 도와줬죠. 그때 총장실이 있는 본관을 밤에 점거해서 농성도 했고요. 다른 학교에서도 많이 왔었어요. 대학 본부에서 당시에 맞불을 놓는다고 농성하는 곳 옆에 글을 써서 붙여뒀어요. 학생들은 그걸 비판하는 대자보를 써서 붙였고요. 학생들이 많이 도와줬는데 그 학생들이 이제 없어요. 지금 우리도 노조를 시작한지 딱 10년 차에요. 학생들은 다들 졸업을 했죠.

노조를 시작하고 많이 좋아졌어요. 그전에는 갑질을 많이 당해서 힘들었거든요. 우리가 나이가 있는데 소장은 우릴 애 취급했어요. 처음 노조를 만들 때는 기숙사 학생들이 다 서강대 학생들인데도 학교에서 여기는 서강대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관계 없다면서요. 분명 서강대 소속인데도 인정을 안 해줘요. 지금은 곤자가 유한회사가 관리하는데 20년이 되면 이제 서강대로 넘어갈 거예요. 지금 15년이 됐는데 5년 남았어요. 곤자가 유한회사는 사장님도 따로 있어요.

초창기 때는 학생들이 많이 와서 도와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그때는 노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7명이서 고민했죠. 그런데 학생들이 와주니까 든든한 거예요. 어느샌가 소식이 끊겼어요. 손자보를 작성할 때도 학생들이 와서 써주고 하니까 너무 좋았거든요.

처음 노조를 결성한 건 돈 때문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덩달아 임금도 많이 올랐죠. (웃음) 처음에는 갑질 때문에 노조를 시작했어요. 갑질 때문에 힘들 때 노동조합이라는 걸 우연히 들어서 학생들 도움을 받아 시작했죠. 학생들이 많이 힘이 되니까 앞으로도 많이 도와주세요.

학생 : 노조를 만들겠다고 연락을 직접 하신건가요 아니면 학생들과 함께 방법을 찾다보니 노조를 하게 된 건가요?

청소노동자 : 홍대에서 그 당시에 투쟁을 크게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홍익대학교 분회장님으로 계셨던 분과 연결이 됐죠. 그래서 같이 하게 됐어요. 홍대한테 우리는 ‘큰집’이라고 해요. 거기는 큰데 우리는 7명이서 시작했으니까 얼마나 연약했겠어요. 7명이서 빨간 조끼 입고 투쟁을 했으니 우리도 대단했지. 학생들이 항상 몇 명이 바빠도 나와줬서 고마웠는데 지금은 뭐 하나 모르겠어요. 졸업을 했는지... 세월이 많이 지났으니까.

학생 : 휴게실에 대해서도 한 번 여쭤보고 싶어요. 다음에 한 번 계실 때 저희도 찾아가보고 싶기도 한데요. 곤자가 국제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은 어떤가요? 노동조합이 생기고 나서 휴게실이 더 나아지기도 했나요?

청소노동자: 다행히도 곤자가는 지을 때 여성 노동자 휴게실과 남성 노동자 휴게실이 모두 설계도에 있었어요. 그래서 에어컨 시설도 되어 있고 좋아요. 처음 노조 가입하고 다른 학교에서 휴게실 문제로 싸울 때 저희 휴게실에 와보고 여기는 호텔이라고 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휴게실에 대한 불만은 없습니다. 그런데 늦게 들어온 보안이나 다른 분들은 휴게실이 준비가 안 되어 있어요. 그래서 지금 휴게실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중입니다. 샤워실도 지금은 다 의무화됐어요. 우리 곤자가에서 4명이 여잔데 다 샤워하고 다녀요. 기숙사를 청소하다 보면 복도에는 에어컨 시설이 없어서 너무 더워요. 온몸이 다 젖고요. 샤워실이 꼭 필요해요.

학생 : 올해 쟁의 조정에서 시급이 10,190원으로 인상되었다고 들었는데요. 올해는 문제 없이 원만히 조정되었나요?

청소노동자 : 도장은 아직 안 찍었지만 그렇게 하기로 했어요. 단체 교섭이니까요. 몇 군데가 덜 되었기 때문에 다 되어야 도장을 찍는 거예요. 그래도 상관없어요. 소급으로 나오니까 다 적용을 해서 줘요.

학생 : 지금 상황에서 더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청소노동자 : 요즘 와서는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회사가 바뀌고 책임자가 바뀌고 하다 보니까, 다시 강압적인 사람이 들어왔어요. 또다시 투쟁을 해서 쫓아내야 하나 싶기도 하고요. 지금 업체가 세 번째 바뀌는 거예요. 첫 회사가 10년 있었고 다음 회사가 3년 있었고요. 지금 있는 ‘굿모닝 대양’이 5년짜리 계약이에요. 그런데 회사가 바뀔수록 조건이 안 좋아져요. 작업복을 줘도 한 개밖에 안 주고 점점 작고 약한(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회사가 들어와요.

학생 : 용역 업체가 점점 최저 조건으로 계약을 하니까 그런 경향이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활동가A(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 맞습니다. 업체가 바뀔 때 무사히 고용 승계가 되면 상관이 없는데 그 과정에서 장난을 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그 때 노동자들의 불안을 이용해요. 사실 지금 일하시는 분들은 곤자가 기숙사에서 10년, 15년을 일해오신 분들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이 일에 숙련되어 있습니다. 이걸 학교나 업체도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업체가 바뀌어도 이분들을 내보내고 다른 분들을 데려오지 못해요. 업체는 그렇게 해서 새로 일을 시킬 수 있는 노무 관리 능력도 없습니다. 그리고 소장들은 굉장히 가부장적이고, 폭압적으로 관리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군대 출신들을 그래서 많이 뽑고요. 불만을 못 가지게 눌러야 하니까요. 그런 사람들이 괜히 와서 담뱃값 뺏어 가려고 하고 갑질하고 해서 노조가 보통 만들어지는 거예요. 노무관리랍시고 소장들이 갑질을 하니까요. 사실 용역업체가 별로 필요가 없어요. 중간에서 하는 일이 별로 없거든요. 그런데도 용역업체를 끼워서 하는 거예요. 용역업체를 끼우는 게 돈도 사실 더 많이 듭니다. 용역 업체의 이윤과 세금 등을 다 보장해줘야 하거든요.

예전에 대학 청소노동자 직고용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어요. 직고용이 오히려 싸게 먹힌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왜 직고용을 안 하는지 학교의 담당자들을 인터뷰하면 나오는 얘기는 노조랑 직접 상대하기 싫다는 겁니다. 중간에 용역 업체를 끼워서 하고 싶다는 거죠. 그런데 그렇게 하면 용역 업체가 바뀔 때마다 노동 조건을 다시 협상해야 하고요, 신규 입사자가 되어버려요. 노동 조건 협상이 잘 됐다고 하더라도 신규 입사자가 되면 퇴직금도 불리해지죠. 중간에 정산을 한 번 해야 하니까요. 연차 문제도 생깁니다.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을 보면 첫 해에는 한 달을 개근하면 한 개의 연차를 준다고 되어 있어요. 그럼 첫 1년 동안은 첫 달을 제외하고 11개의 연차가 생깁니다. 그리고 1년을 채우고 나면 15개가 생겨요. 3년이 지날 때마다 1개씩 추가가 되죠. 그럼 이분들은 15년을 일했잖아요, 연차가 최소한 20개가 넘어야 해요. 그런데 업체가 바뀌면 다시 11개가 되어 버려요. 그것도 개근을 해야만 달에 1개씩. 그러니까 연차를 적게 주기 위해서는 업체를 자주 바꾸는 게 이득이죠. 저희가 이번에 교섭을 하면서도 2년에 1개씩 늘어나는 건 못 받더라도 최소한 15개는 보장하라고 요구했어요. 그런데 이 업체들이 난리가 났어요. 도장 찍은 업체는 15개를 기준으로 낙찰을 해야 하고 아예 새로 들어오는 업체는 11개를 생각하고 써낼 테니까 몇십만 원이라도 적게 써서 낙찰 되는 것 아니냐, 죽어도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싸웠는데요. 결국 연차 15개로 얻어냈고 내년부터 적용한다고 해놓은 상태에요. 그런데 어떻게 될지 모르죠. 새로 들어온 업체가 이걸 인정해줘야 하는 문제라서요.

청소노동자 : 우리가 여기서 15년을 일했지만 근속 연수를 인정 못 받는 거예요. 월급도 새로 들어온 사람이나 15년 일한 사람이랑 똑같아요.

여성은 잘 싸우지 못한다는 편견

학생 : 보통 대학 청소노동자 투쟁에서 생활 임금 보장이나 샤워실, 휴게실 설치 혹은 환경 개선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소장의 갑질같은 문제는 어떻게 요구를 하고 싸워야 나아질 수 있는 건가요?

청소노동자 : 우리 조합원들이 예전에 싸워서 갑질 못하게 만들어 놓은 거죠. 초반에 한 번 대차게 싸워서 쫓아냈으니까.

활동가A : 나이 많고 여성이고 그래서 못 싸울 거라는 편견이 있잖아요. 그런데 제일 잘 싸워요. 직종들 중에 청소 노동자들이 제일 잘 싸워요. 노조에서 이렇게 한 번 해보자 하면 앞뒤 안 보고 그냥 싸우십니다. 잘 싸우세요. 서강대도 갑질 때문에 노조를 만드셨기 때문에 소장을 한 번 날렸고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눈치를 보죠.

학생 : 지금 계속 원청이 아니라 하청을 상대로 투쟁한 거잖아요. 하청이 3개 있다고 들었는데 구조가 어떻게 되나요?

청소노동자 : 곤자가 플라자와 곤자가 국제학사*를 운영하는 곤자가 유한회사가 있고요. 그 밑에 kt텔레캅이 있고 그 밑에 굿모닝 대양이 있어요. 복잡하죠. 우리한테 그래도 작업복은 좋은 걸 줘야 하는데 싸구려를 줘요. 회사가 점점 연약한(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회사만 오는 거예요.

* 곤자가 국제학사 규정 제3조에 따르면, 서강대학교는 국제학사의 소유권을 가지며 관리운영권은 유한회사에 위임했다. 유한회사는 국제학사의 건물 관리 및 행정 운영을 용역회사에 위탁할 수 있다. 이에 유한회사는 업체 ‘KT텔레캅’과 건물 관리 용역계약을 체결했고, KT텔레캅은 ‘굿모닝대양’을 협력사로 두고 있다. 현재 국제학사 소속 노동자들은 모두 용역업체인 굿모닝대양 소속 직원들로, 학교에는 간접고용된 노동자들이다.

학생 : 그게 실제로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학교 측에서는 계속 돈을 주고 있지만 중간에서 조금이라도 더 남겨먹기 위해서 그러는 거잖아요. 그럼 중간에서 어느 정도 떼가는지는 알 수가 없나요?

청소노동자 : 잘 모르죠. 그런 자료를 절대 우리한테 공개하지 않아요. 공개해달라는 청구를 해도 계속 막히니까요.

활동가A : 우리가 자료를 달라고 할 수는 있는데 그걸 우리한테 줘야 할 의무가 있거나 그런 건 아니니까 보통 절대 내놓지 않죠. 그리고 우리는 업체랑 만나서 교섭을 하는데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에요. 다음 교섭 날짜를 잡고 업체들은 학교에 물어보러 가요. 학교가 돈을 주는 거니까 학교가 오케이를 해줘야 끝나는 거예요. 그러니까 결국 이건 학교가 결정합니다. 그런데도 학교가 우리랑 직접 만나야 될 의무는 없습니다. 지금 노조법 2조 개정안이 올라간 게 바로 그거예요. 근로계약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사실상 청소 노동자들에게 지배력을 가지고 있고 실질적으로 고용 및 노동 조건을 결정하고 있는 원청 사용자가 교섭에 나와야 할 의무가 있다는 거죠. 이 개정안이 올라가는 것 자체에 대한 판례가 지금 생겨나고 있습니다. 법원이 훨씬 보수적인데도 하도 법이 안 바뀌니까요. 그런 법원에서조차 사실관계를 보면 원청이 안나오면 해결이 안되는 거죠. 원청에게 실질적으로 결정권이 있고 노조를 깨는 부당 노동 행위도 합니다. 그러니까 원청이 책임져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법을 바꿔야 한다는 것인데, 지금 오므라이스 먹고 다니는 인간이 거부권 쓰겠다고 하고 있는 거고요.

투쟁의 기억들

학생 : 저희도 학내에서 활동을 하면서 예전에 연대 하려고 했던 선배들과 단체들을 찾아보고 있는데요.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단절된 게 있어요.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굉장히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요. 예전에 했던 활동 중에 기억에 남으시거나 투쟁을 같이 하는 것 외에 좋은 기억으로 남은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청소노동자 : 저희가 빨간 조끼 입고 서있고 그러면 관심있어서 와서 물어보는 학생들도 많아요. 예전에 ‘맑음’이 활동할 때는 메리홀에 연극에 초청받아서 구경을 가기도 했었어요. 그것도 좋은 기억이었던 것 같아요.

학생 : 지금은 사실 면대면으로 만나거나 소통하거나 혹은 관심을 갖는 것 조차 어려운 상황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청소 노동자들의 존재를 그림자가 아니라 실제로 있는 사람들이다, 가시화할 수 있는 활동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청소노동자 : ‘맑음’에서 캠퍼스 노동자들과 학생들 시험기간에 음료를 나눠주고 했던 것들이 있고요. 저희는 작으니까 뭘 하기가 힘들어요. 예전에 공공운수노조에서 대학 사업장이 많아지고 집단 교섭도 같이 해야 하니까 다 같이 한 번 놀아보자 해서 연세대 대운동장을 빌려서 운동회를 한 적이 있어요. 그 때 학생들도 많이 왔습니다.

활동가A : 다른 학교에서 투쟁을 하면 연대도 갔습니다. 지난 5월 18일에도 공공운수노조에서 최저임금 관련해서 청소 노동자 한마당을 했는데 오셨었어요.

학생 : 서강대학교는 예전에 있던 노학연대기구 ‘맑음’이 코로나를 거치면서 없어지게 됐는데, 다른 학교 상황은 어떤가요?

활동가A : 코로나를 거치면서 학생 자치활동 전반이 치명타를 맞았어요. 학교들마다 활동들이 많이 위축되고, 사라지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런 활동들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있어 새로운 단위도 만들어집니다. 어떻게 조직하고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후배들을 재생산하는지 등은 문서로 정리되어 있지 않잖아요. 같이 활동하면서 배워나가는 것들인데 그런 게 많이 단절되었죠. 노동조합 입장에서는 사실 일회적이고 도구적으로 연대를 요청할 때가 있죠. 노조는 급할 때가 언제겠습니까? 투쟁할 때잖아요. 우리가 빨간 조끼를 입었는데 좀 나와주셨으면 하는 거요.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만은 안 되겠다는 생각이 좀 있고요. 저희도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일상적으로 프로그램을 가지고 평소에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같이 할 수 있는 활동을 노조에서도 적극적으로 비용이든 역량이든 지원할 예정입니다. 학생들과도 전통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한 학교 한 학교 개별적으로 해서는 쉽지 않을 것 같고 오히려 학생들이 학교를 넘어서, 노조에서 집단교섭하는 것처럼 뭔가를 하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하는 고민은 좀 있어요.

간담회 참여 후기

청소노동자A : 들어주시고 관심 가져주시고 앞으로도 희망을 갖게 해주시니까 너무 고마워요. 앞으로 잘 지내봐요.

청소노동자B : 학생들도 우리 휴게실에도 놀러오고 자주 얼굴 좀 봤으면 좋겠네요.

학생1 : 청소 노동자분들이 의외로 가깝지만 먼 존재잖아요. 이번에 직접 만나보며 현실적인 상황을 더 잘 알 수 있었고 하청 구조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어요.

학생2 : 하청이 많으니까 우리가 잘 싸워야 되잖아요. 노학연대를 조직해야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것들이 늘 고민이었는데 이미 너무 잘 싸워주시고 계셔서 든든했습니다. 저희도 머리수를 모으면 큰 희망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자긍심을 얻어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일상적으로 접촉면을 넓혀갈 수 있는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3 : 코로나로 학생활동이 뚝 끊긴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지속가능하게 연대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진 것 같아요. 학생들만 모여 있다보면 어떤 일을 같이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설명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학생4 : 올해 학교에 입학해서 오가며 청소 노동자들을 많이 뵀는데 이렇게 직접 만나 뵙고 투쟁해오신 이야기 들으니 많이 존경스러웠습니다.

활동가A : 일단 아까 말한 것처럼 이렇게 학생 동지들 연락을 받고 굉장히 반가웠고요. 그런데 어쨌든 대학 사회, 학생 사회가 여러모로 고민거리가 되게 많을 것 같아요. 조합원들의 임금이나 노동 조건에 대학 사회가 어떻게 가느냐가 굉장히 큰 영향을 주거든요. 작년 연세대 고소 건 같은 경우도 여러모로 이슈가 많이 되었었고, 학생 사회와 노동조합이 적극적으로 같이 대응을 해야 하는 거구요. 학생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건 첫 번째로 학교 안에 두 노조가 자연스럽게 연대하고 만날 수 있게 도와주시면 좋겠다는 겁니다. 그래야 나중에 문제가 있을 때도 함께 싸울 수 있거든요. 같이 서강대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요. 연세대 같은 경우는 용역 업체가 다섯 개입니다. 그런데 어느 업체든 상관없이 한 분회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서강대에서 일하면 소속이 다르고 업체가 다르고 고용 형태가 달라도 우리는 같은 노동자라는 정신으로 학생들도 해주시면 좋겠어요.

두 번째로는 우리 조합원들이 힘든 조건이 될 때가 있습니다. 이를 테면 나머지가 다 탈퇴하고 소수가 되고 그래서 당장 안에서 이렇게 마땅히 싸울 방법도 없고 그럴 때요. 이러면 노조에서는 어떻게 하냐, 다른 투쟁 사업장 같이 다닙니다. 그러면서 거기서 연대하면서 거기서 배우는 거죠. 그러면 소수가 되더라도 자기 사업장에서도 이제 꿋꿋하게 싸울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그래서 학생 동지들도 네트워크를 만들고 같이 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학교에서 한 명이라도 후배를 만들어야 되고 학내에서도 해결할 것 많기 때문에 힘들 수 있죠. 하지만 노동조합도 그런 어려움을 넘어서 집단교섭을 만든 거예요. 마찬가지로 학생 동지들도 경계를 넘어서 학교들끼리 서로 연계해야만 시야가 자기 학교에만 갇히지 않고 전체를 볼 수 있어요. 그래야 당장 답답해도 학생 운동을 재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도 그렇게 같이 할 수 있도록 애써보겠습니다.

노학연대로 하나 되자✊

2 시간 남짓한 짧은 간담회지만 청소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 뿐 아니라 노학연대에 관해서도 폭넓은 고민들을 나눠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청소 노동자와 학생은 같은 학교의 구성원이며 공동체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노동으로 연결되어 있다.

노학연대는 또한 학교 내에서만 국한되지 않는다. 각 학교에서 고군분투 노학연대를 위해 애쓰고 있는 학생 단위들끼리의 연대와 협력 또한 중요할 것이다. 그러니 연대가 필요할 때는 언제든 연락해주면 좋겠다. 각자의 자리에서도 열심히 연결되고 싸우며 노학연대로 하나 되자.✊

글 : 서강대 인권실천모임 노고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