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에 맞서기 | 탄탄한 현장 투쟁이 자본의 AI 공세를 막아낼 수 있다

데이터센터에 맞서기 | 탄탄한 현장 투쟁이 자본의 AI 공세를 막아낼 수 있다

데이터센터에 반대하는 지역사회의 투쟁은 미국 전역의 도시와 마을에서 진행 중이다.

2025년 12월 9일

[읽을거리]인공지능인공지능기술, 사회운동, 기술비평, 데이터센터, 미국

이 글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있는 루이스 앤 클라크 칼리지의 경제학 연구자 마틴 하트-란츠버그의 글을 번역한 것이다. 그는 오리건주의 노동자운동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한국연구자연합(Alliance of Scholars Concerned About Korea)의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오픈AI(챗GPT), 구글(제미나이), 앤스로픽(클로드), 메타(라마), xAI(그록) 등 주요 빅테크(마존, 애플,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엔비디아 등 지배적인 기술기업)들은 각자의 거대언어모델(LLM) 인공지능의 연산 능력을 높이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이들 빅테크들은 이러한 지출이 자신들을 기업 고객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싶어 하는 시스템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며, 가까운 미래에 인간보다 훨씬 더 문제 해결과 의사 결정을 자율적으로 잘 수행하는 '인공일반지능(AGI)' 구동 기계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떠들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데이터센터 건설 붐을 일으켰는데, 대부분은 그러한 고도화된 시스템을 훈련하고 가동하는 데 필요한 '하이퍼스케일(초대형) 데이터센터'다. 실제 연간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지출 비용(서버나 토지 비용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은 이제 연간 사무용 빌딩 건설 지출 비용과 맞먹으며, 내년(2026년)에는 이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초대형 데이터센터들은 실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예를 들어, 텍사스주 애빌린에 위치한 오픈AI의 '스타게이트(Stargate)' 데이터센터 단지는 우주에서도 보일 정도로 거대하다.

오픈AI가 텍사스주 애빌린에 구축한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오픈AI가 텍사스주 애빌린에 구축한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사회적, 생태적 재앙이다. 지금 미국 전역의 지역사회 공동체들은 데이터센터 건설과 운영을 막기 위해 (저항을) 조직화하고 있다. 설령 이들이 지원하도록 설계된 거대언어모델이 사회적으로 유익하다 할지라도 그 비용은 너무나 크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유익하지도 않다. 이 모델들은 신뢰할 수 없고, 사회적으로 위험하며, 노동자의 역량을 강화하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약화시키고, 훈련과 운영을 위해 착취된 노동에 의존하며, 기술적으로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맥킨지 앤드 컴퍼니(McKinsey & Company)의 연구 결과 "거의 10곳 중 8곳의 기업이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했지만, 그만큼 많은 수의 기업이 '수익(bottom-line)에 유의미한 영향은 없다'고 보고"했다.

우리 삶에 대한 이러한 하이퍼테크의 공세를 막기 위해서는 총력을 기울여야 하며, 여기에는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비용을 널리 알리고 지역사회의 저항 운동을 지원하는 것이 포함된다.

AI에 대한 과녘 명확히 하기

AI(인공지능)에 대한 합의된 정의는 없다. 이는 기업들이 온갖 종류의 제품과 계획에 AI라는 라벨을 붙일 수 있게 한다. 그렇긴 하지만, 인공지능은 일반적으로 인간 지능과 관련된 인지 능력을 모방할 수 있는 기술을 지칭한다. 이러한 기술은 크게 머신러닝(기계학습)과 생성형 AI 모델이라는 두 가지 하위 그룹으로 나뉜다.

머신러닝 모델은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패턴을 식별하고, 결정을 내리며, 경험을 통해 성능을 향상한다. 이들은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지는 않으며, 안면 및 이미지 인식, 이메일 및 전화 스팸 필터링, 교통 상황 예측 및 경로 최적화, 언어 번역과 같은 작업에 널리 사용된다.

반면, 생성형 AI 모델은 대규모 데이터 세트 훈련 덕분에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한다. 비(非)거대언어모델(LLM)은 이미지, 비디오, 음악과 같은 텍스트 이외의 콘텐츠에 특화되어 있다. 거대언어모델은 인간과 유사한 텍스트를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가장 발전된 버전(때로는 '다중모드'라 불림)은 이제 오디오 및 이미지 입력에 반응하고 이를 조작할 수 있다. 바로 이 다중모드 LLM들이 AI 열풍을 주도하고 있으며, 가장 큰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 즉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이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도록 이끌고 있다.

지난 2025년 10월 뉴욕타임스는 다음과 같이 보도한 바 있다.

구글은 지난 9개월 동안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거의 640억 달러를 쏟아부은 데 이어, 올해 지출 계획을 60억 달러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분기에 350억 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불과 몇 달 전 투자자들에게 예상한다고 말했던 것보다 50억 달러가 더 많은 액수다. 메타 역시 올해 말까지 지출 전망치를 최소 7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작년 지출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아마존 또한 더 많은 데이터센터를 추가하는 데 "매우 공격적"일 것이라며, 올해 설비 투자에 1,250억 달러를 쓰고 내년에는 더 많이 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3대 클라우드 컴퓨팅 제공업체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은 고객 수요를 충족할 만큼 충분한 컴퓨팅 파워를 보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이들 3사와 메타가 지난 3개월 동안에만 데이터센터 건설을 포함한 설비 투자에 총 1,120억 달러를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온 말이다.

블룸버그 뉴스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선두에 위치한 "초대형 기업들은 2025년에 데이터센터와 AI용 컴퓨팅 자원에 3,710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년 대비 44% 증가한 수치"다. 맥킨지 앤드 컴퍼니는 AI 서비스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이 총액이 2030년까지 5조 2천억 달러에 달해야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상상보다 더 크고, 비용조차 많이 드는

미국 내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최소 크기는 10만 제곱피트(약 2,800평)로 파악되지만, 최근에 지어진 규모가 큰 곳들은 수백만 제곱피트에 달한다. 각 데이터센터는 수많은 건물로 구성되며, 그 중에서 가장 많고 큰 건물은 AI 시스템을 구동하는 데 필요한 서버가 들어 있는 데이터홀이다. 개별 데이터홀은 종종 월마트 슈퍼센터와 크기가 같거나 더 크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땅값이 싸고, 에너지 비용이 낮으며, 지방 정부가 매력적인 세금 혜택을 제공할 의향이 있는 비교적 작은 마을이나 도시에 설립된다. 오랜 시간과 고된 경험을 필요로 했지만, 점점 더 많은 노동자가 이러한 데이터센터가 지역사회에 들어오는 것으로부터 얻을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사실, 진실은 정반대에 있다. 따라서 그들은 새로운 데이터센터의 건설뿐만 아니라 기존 센터의 확장 및 운영을 저지하기 위해 운동을 조직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럴만한 타당한 이유들이 있다.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에너지 가격 적정성과 가용성에 미치는 파괴적인 결과다.

메가와트 용량 기준으로 데이터센터가 가장 집중된 지역은 (순서대로) 북버지니아('데이터센터 앨리'로 알려진 지역), 힐스보로/동부 오리건,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애리조나주 피닉스, 텍사스주 댈러스다. 버지니아의 데이터센터들은 현재 주 전체 전력의 39%를 소비한다. 오리건주에서는 33%다. 다른 곳은 이보다 낮지만 수치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오하이오주의 현재 점유율은 9%이고, 애리조나는 11%다. 물론 건설은 계속되고 있다. 계획된 데이터센터 건설이나 확장은 버지니아에서 용량을 3분의 1 늘리고, 콜럼버스, 피닉스, 댈러스에서는 절반 이상 늘리는 속도로 진행 중이다.

미래의 활동과 무관하게,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사용은 이미 노동자들의 에너지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 주 및 지역 전력망 운영자들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인한 도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하여, 새로운 유지 보수 및 확장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추가 요금과 함께 인상된 비용을 가계에 전가하고 있다.

블룸버그 뉴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자인 PJM 인터커넥션(PJM Interconnection)은 AI 붐으로 인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시스템에 의존하는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개발로 인해 일리노이주부터 워싱턴 D.C.에 이르는 지역의 소비자 비용이 6월부터 시작되는 12개월 동안 93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고 전력망의 독립 시장 감시단은 밝혔다. 비용은 내년[2026년]에 더 오를 것이다.
엑셀론(Exelon Corp.)의 볼티모어 가스 앤 일렉트릭(Baltimore Gas & Electric)에 따르면, 볼티모어 주민들은 PJM이 개최한 전력 경매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평균 청구액이 월 17달러 이상 급등했다. 올해 경매는 또 다른 기록을 세웠으며, 이는 2026년 중반부터 볼티모어의 평균 전력 요금을 최대 4달러 더 인상할 것이다.

볼티모어시의 요금 인상은 일반적 추세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비용 상승으로 인해 미국 동부 전역의 가정 전기요금이 월 10달러에서 27달러까지 올랐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비용 압박은 더욱 커질 것이다. 데이터센터는 현재 미국 전력의 약 5%를 소비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는 거의 1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가격 인상만이 우려의 원인은 아니다. 많은 분석가는 전력 산업이 데이터센터 증설로 예상되는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할 만큼 빠르게 생산량을 늘릴 수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어쨌든 미국 에너지 시스템은 이미 노후화된 인프라를 업데이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향후 몇 년 내에 일부 시장에서 부분 정전(brownouts)이 발생할 수 있는 매우 현실적인 가능성을 드러낸다.

에너지 생산을 늘리려는 전력 산업의 노력은 장기적인 기후 영향도 초래하고 있다. 일부 데이터센터는 재생 에너지 사용에 열려 있지만, 화석 연료는 여전히 전력 생산을 위한 가장 바람직하고 일반적인 선택지로 남아 있다. 실제로 많은 운영자가 정부의 장려 속에 전국의 기존 석탄 화력 발전소 다수를 재가동하거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구 온난화와의 싸움에 미치는 위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초대형 데이터센터 설립에 대한 대중적 반대의 두 번째이자 밀접하게 관련된 이유는 막대한 물 사용량이다. 이는 대수층 고갈 가능성 때문에 지역사회의 물 접근성을 위협하고 가정용 수도 비용을 상승시킨다. LLM은 상당한 연산 능력을 필요로 하며, 이는 많은 열을 발생시킨다. 그리고 모델이 정교할수록 열 발생량은 더 커진다.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광범위한 냉각 시스템, 일반적으로 물을 많이 사용하는 시스템을 사용한다. 대형 데이터센터 하나는 하루에 최대 500만 갤런의 식수를 소비할 수 있는데, 이는 인구 5만 명 도시의 일일 물 사용량과 맞먹는다.

데이터센터는 부식을 유발하는 불순물과 염분(비음용수원에서 흔히 발견됨)으로부터 냉각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식수(음용수)를 사용한다. 설상가상으로, 데이터센터는 박테리아 증식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물을 화학 물질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사람이 마시거나 농업용으로 부적합하게 만든다. 털사 대학교(University of Tulsa) 연구원들이 설명하듯, 이는 "데이터센터가 대량의 식수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지역 물 순환계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데이터센터의 입지 결정은 물 가용성을 기준으로 내려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앞서 언급했듯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땅값, 에너지 비용, 세금이다. 이는 많은 데이터센터가 이미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지역에 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블룸버그의 연구에 따르면,

2022년 이후 건설되었거나 개발 중인 새로운 데이터센터의 약 3분의 2가 이미 높은 수준의 물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시설들이 전국 곳곳에 생겨나고 있지만, 물 부족 위험이 큰 지역의 신규 센터 중 72%가 단 5개 주에 몰려 있다 [캘리포니아 17개, 애리조나 26개, 텍사스 26개, 일리노이 23개, 버지니아 67개].
거대 기술 기업들은 AI를 지원하기 위해 새롭고 더 큰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는 경쟁을 벌이며 물을 포함한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하고 있다. 이는 물 부족에 직면한 지역사회가 깨끗한 물을 얻기 위해 데이터센터 운영자와 경쟁해야 할 것이라는 우려를 가중시킬 뿐이다.

설상가상 수도 요금은 종종 대량으로 사용하는 상업 및 산업 사용자에 더 낮은 비용을 제공하도록 구조화되어 있다. 따라서 데이터센터는 가장 매력적인 요금 혜택을 누리는 경우가 많다. 털사 대학교 연구원들이 제공한 한 가지 예시는 데이터센터와 주거용 요금 간의 격차를 보여준다.

기업들은 종종 지역 주민보다 더 나은 수도 요금을 협상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구글은 애리조나주 메사에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지을 계획으로 비판받았는데, 이는 회사가 대부분의 주민보다 더 낮은 수도 요금을 낼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후였다. 시와 협상한 이 거래를 통해 구글은 물 1,000갤런당 6.08달러를 지불하게 된 반면, 주민들은 1,000갤런당 10.80달러를 지불했다.

사람들이 데이터센터의 운영과 확장을 반대하는 이유들의 리스트는 길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및 물 소비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 외에도, 사람들은 냉각 팬과 디젤 비상 발전기에서 발생하는 소음 공해의 건강상 영향과 디젤 배기가스로 인한 대기 오염을 걱정한다. 또한 그들은 이러한 데이터센터가 지역 부동산 가치와 이웃의 거주 적합성에 미치는 시각적, 물리적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리스트는 계속된다. 그렇기에 저항 역시 존재하는 것이다.

커지는 저항

지역사회는 종종 데이터센터가 자신들의 지역으로 오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땅을 매입하려는 기업들이 실제 센터를 소유하고 운영할 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를 소유하고 운영할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일상적으로 지방 정부 관리들에게 비밀유지계약(NDA) 서명을 강요하여, 주민들이 매입 목적과 협상된 계약 조건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알지 못하게 한다.

이것은 인구 2만 5천 명의 도시 앨라배마주 베서머(Bessemer) 주민들이 2025년 초, 450만 제곱피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알게 되었을 때 처한 상황이었다. ‘인사이드 클라이밋 뉴스’의 기사에 따르면,

베서머에 제안된 데이터센터 캠퍼스가 실현된다면 18개 건물로 구성될 것이며, 각 건물은 평균 월마트 슈퍼센터보다 크고 데이터 저장 및 처리를 위한 거대한 서버 팜을 수용하게 될 것이다. 현재 농업 용도로 구획된 약 700에이커의 숲이 우거진 땅에 위치한 이 제안된 물리적 인프라는 최소 100에이커 숲의 영구적인 벌목을 필요로 한다.

매입 대리인인 유한책임회사는 '코퍼레이션 트러스트 컴퍼니(Corporation Trust Company)'의 대리인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이 회사는 구글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이 토지를 매입할 때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그리고 각본에 따라 베서머 시장, 비서실장, 시 변호사 모두 개발업체와 비밀유지계약에 서명했다.

주민들은 시의회가 계획을 진전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로 되어 있던 공청회에 대해 적절한 통지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곧바로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카운티 순회 판사는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며 시의회가 해당 부동산의 용도를 농업용에서 산업용으로 변경하는 것을 막는 임시 금지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시민들은 시청 청문회에 참석해 정보를 요구하고 토지 매각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협상에 참여한 그 누구도 장막 뒤에 있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이름(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모두 가능성으로 언급됨)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 때문에 예상되는 전력 및 물 소비 결과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은 불가능했고,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 이야기는 베서머에서 남동쪽으로 25마일 떨어진, 앨라배마주의 소도시 윌슨빌(Wilsonville)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목격한 윌슨빌 주민들은 개발자가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위해 도시 내 토지를 매입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신속하게 움직였다. 그들은 타운홀 미팅을 가득 채우고 시의회 의원들에게 필요한 용도 변경 및 허가 심사를 늦추도록 압박했다.

데이터센터에 반대하는 지역사회의 투쟁은 미국 전역의 도시와 마을에서 진행 중이다. '데이터센터 워치(Data Center Watch)'에 따르면, "최소 24개 주에서 142개 활동가 그룹이 데이터센터 건설 및 확장을 막기 위해 조직화하고 있다"고 한다. 성공적인 행동의 몇 가지 예시는 다음과 같다.

  • 오리건주 캐스케이드 락스와 버지니아주 워런턴에서 유권자들은 데이터센터 개발을 지지했던 관리들을 소환(파면)하거나 투표로 낙선시켰다.
  • 미주리주 세인트찰스에서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440에이커 규모의 데이터센터인 "프로젝트 큐물러스(Project Cumulus)" 반대 운동을 이끌었고, 이 도시는 전국 최초로 데이터센터 건설을 1년간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다. 이와 유사한 금지 조치가 켄터키주 올덤 카운티와 오하이오주 제롬 타운십을 포함한 수십 개의 카운티와 타운십에서 승인되거나 제안되었다.
  • 버지니아주 라우든 카운티는 새로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대한 규제 조사를 강화하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시민의 의견을 반영할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 오하이오주와 조지아주는 전력망 확장을 위한 신규 투자 비용을 소비자가 아닌 데이터센터가 부담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2025년 10월 15일, 미국 인디애나주 호바트 시청 앞에서 제안된 데이터센터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2025년 10월 15일, 미국 인디애나주 호바트 시청 앞에서 제안된 데이터센터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에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많은 데이터센터가 있지만, 전체 데이터센터의 약 60%는 미국 외부에 위치하며 그중 다수는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에 의해 운영된다는 점을 덧붙이는 것이 중요한다. 그리고 미국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이유로 그 나라들 대부분에서도 운영 및 계획된 건설에 반대하는 운동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여러 나라에서 활동가, 주민, 환경 단체들이 힘을 합쳐 데이터센터에 반대하고 있다. 일부는 프로젝트 저지를 시도했고, 다른 일부는 더 많은 감독과 투명성을 요구했다...
"데이터센터는 환경 문제와 사회 문제가 만나는 곳이다."라고 '지구의벗 아일랜드(Friends of the Earth Ireland)'의 환경운동가 로시 레너드는 말했다.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며 우리를 부유하고 번영하게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것은 진짜 위기이다."

의심할 여지 없이 전 세계의 노동자들은 경험과 지역사회 기반의 저항 전략을 더 많이 공유받을 때 그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또, 자연스러운 연대가 형성되기를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이 연대는 바로 데이터센터 운영 및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학교, 직장, 의료 기관, 정부 서비스에서의 광범위한 거대언어모델 사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것에 있다. 그러한 연대는 지금 진행 중인 기술 개발과 사용에 대한 민중의 민주적 통제의 권리를 주장하는 데 필요한 종류의 운동을 건설하는 튼튼한 기반이 될 수 있다.

글 : 마티 하트-란즈베르크(Marty Hart-Landsberg)

번역 : 홍명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