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학생 대상 형사고소 취하를 환영하며 : 자본과 사법의 폭압에 맞선 민주동덕

동덕여대 학생 대상 형사고소 취하를 환영하며 : 자본과 사법의 폭압에 맞선 민주동덕

연대의 물결 속에서 민주동덕 학생들의 투쟁이 또다시 승리했다. 그러나 아직 학생들의 투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교내 징계, 학생 고발 등이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본과 사법의 폭압에 맞선 연대와 단결의 함성으로, 민주동덕이 완연한 봄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25년 5월 23일

[읽을거리]페미니즘여성, 사회운동, 페미니즘, 대학, 민주주의

5월 14일, 동덕여자대학교(이하 ‘학교’)는 형사고소 취하서와 처벌불원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배상금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복구 비용 문제는 학내 구성원들과의 협의를 거쳐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월, 동덕여대가 ‘공학 전환 반대’ 시위에 나선 학생들의 투쟁을 금지해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서울북부지방법원이 전부 기각한 데 이어, 연대의 물결 속에서 민주동덕 학생들의 투쟁이 또다시 승리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학생들의 투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교내 징계 종결 절차가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고발 등도 여전히 유효해 공동재물손괴·공동건조물침입·공동퇴거불응 등 혐의로 입건된 33명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부터 동덕여대 학생사회는 학교의 일방적인 공학 전환에 반대하며, 학내 구성원의 참여에 기초한 민주적 의사결정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그 대가는 천문학적 손해배상 청구와 보복성 법적 대응이었다. 본관 점거가 시작된 지 닷새가 되던 지난해 11월 15일, 학교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피해 추정액은 최소 24억 원에서 최대 54억 원에 달했다. 같은 달 28일, 총장 김명애와 처장단은 학생 대표자를 상대로 가처분을 신청했으며, 해당 건은 본관 점거, 현수막 부착, 구호·노래 제창, 근조화환 설치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1일당 100만 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간접강제를 포함하고 있다. 가처분 신청 다음 날, “총학생회를 비롯한 주동 학생”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김명애 총장 명의로 재학생 수십 명을 무분별하게 형사고소했다. 1월에는 단순히 하교 중이던 학생까지 징계 대상으로 보고, 심의에 사용할 진술서를 제출하라며 사유조차 불분명한 징계 절차에 소환하기도 했다.

‘54억’ 손해배상부터 재학생 5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고소·고발·징계에 이르기까지, 학교는 일방적인 공학 전환 추진에 항의하는 학생들을 위축시키고 사법권력으로 공포를 조성하여 학생사회를 분열시키려는 저열한 수작을 일삼았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이하 ‘거통고지회’) 간부 5명을 상대로 470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던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은 물론, 항의 구호를 래커로 썼다는 이유로 5,20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던 아사히글라스지회가 떠오른다. 12.3 내란 사태 이후 한 시도 쉬지 않고 민주동덕의 깃발이 광장에 나부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로 다른 현장에서의 투쟁이 서로 닮아 있음을 우리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세종대 학교법인 대양학원이 운영하는 세종호텔을 상대로 투쟁하는 해고 노동자가 “동덕여대의 투쟁이 세종호텔의 투쟁과 다르지 않다”며 연대 발언을 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 금속노조 구미지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등이 연대 성명을 발표하고, 거통고지회 조합원들이 무대에 올라 동덕여대 재학생의 투쟁을 지지하는 성명문을 낭독했다. 또 아사히글라스지회 차헌호 지회장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동덕여대 투쟁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윤석열 파면 투쟁의 주역이었던 연대 동지들과 고려대학교 여성주의 교지 석순, 고려대학교 여학생위원회, 공학여대생모임 들불, 널싱페미, 서울여성회, 플랫폼C, 한국여성민우회 등 학생•시민•사회운동 단체들도 동덕여대 학생들의 투쟁의 든든한 우군이었다. 민주노동당 법률위원회, 여성변호사회와 함께 법률 지원을 했던 민변 동덕여대 대리인단 오선희 단장이 트위터(현 X)에 형사고소 취하 소식을 알리며 했던 말처럼, “연대는 우리를 승리로” 이끌었다.

5월 15일, 민주동덕 제5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및 중앙운영위원회는 ‘동덕여대 발전을 위한 학교-학생 협약서’가 포함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협약서는 “학내 현안으로 발생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상호 존중을 전제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약속하며, “동덕여대의 발전을 위한 각종 대화기구에 참여하고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대화기구를 통해 논의된 결과를 수용하도록 노력한다.”고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날 김명애 총장은 담화문에서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재물손괴 등 과격하고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원칙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학교의 입장을 밝히며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보건대, 대학 운영에 있어 학내 구성원의 민주적 참여를 쟁취하기 위한 학생사회의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학 전환 반대 점거 농성으로 재점화된 동덕여대 민주화 투쟁을 계기로 모인 민주동문회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또 경찰의 편파 수사를 규탄하기 위해 ‘민주 없는 민주동덕’ 3차 시위가 5월 25일, 경복궁역 7번 출구 앞 서울경찰청 북측 도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자본과 사법의 폭압에 맞선 연대와 단결의 함성으로, 민주동덕이 완연한 봄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김강리(동덕여대 졸업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