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 이후의 진정한 변화를 위해… 체제전환을 꿈꾸는 이들이 윤석열 퇴진 투쟁에 나서자

퇴진 이후의 진정한 변화를 위해… 체제전환을 꿈꾸는 이들이 윤석열 퇴진 투쟁에 나서자

아래로부터의 항쟁으로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키고, 거대 양당 기득권 정치와 친자본 이윤지상주의 체제를 평등하고 민주적인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요구를 제기해야 할 때…

2024년 12월 4일

[읽을거리]사회운동윤석열, 체제전환운동, 사회운동, 성명, 계엄령, 윤석열퇴진

혼란스럽고 경악스러운 밤이었다. 2024년 12월 3일 오후 10시 28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11시 25분에는 박안수 육군 대장이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고, 계엄사령관의 포고령 1호가 공표됐다. 포고령에는 일체의 정치활동과 파업 등 노동자 단체행동을 금지하고, 언론과 출판을 통제할 것이라며, 위반자에 대해서는 “영장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 14조(벌칙)에 의하여 처단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여야 주요 정당의 대표들은 “불법적이고 위헌적”,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해당 시각에 중요 문제는 국회가 빠르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상정시키고 과반의 동의로 통과시키는 것이었다. 계엄령 발포 초기 경찰은 국회의사당 출입구를 차단하고 국회의원들의 진입을 일시적으로 가로막았다. 한두 시간에 걸쳐 국회의사당 본청 안팎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자정경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소집하자 계엄군은 헬기를 동원해 계엄군 약 280여 명을 실어날랐고 이들은 본청 유리창까지 박살내며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 초법적으로 국회 의사절차를 방해하려 한 것이다. 심지어 계엄군은 주요 정당 정치인들에 대한 체포조를 구성하고 자택과 사무실 등으로 들이닥쳤다. 하지만 국회 안팎에서 시민들이 벌인 치열한 투쟁, 불법적으로 선포된 계엄령으로 인한 계엄군 지휘체계의 혼란 등으로 인해 계엄 해제 안건이 가결될 수 있었다. 비상한 상황에 맞서 싸우기 위해 모인 평범한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시적 승리였다. 플랫폼c 회원들 역시 긴급하게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함께 했다.

윤석열이 일으킨 현 사태에 대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주요 정당 정치인들은 강한 비판과 탄핵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마저 4일 오전 8시 의원총회를 소집했고, 윤석열의 탈당과 국방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국회는 빠르면 금일 내에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 사태가 있기 전까지 시민사회 내에서는 ‘윤석열 퇴진 투쟁’의 교착 국면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2016년 박근혜 퇴진 촛불과 현 정세를 비교·대조하거나, 기득권 정치에 조응하지 않는 사회운동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들도 적지 않았다. 사회운동좌파는 윤석열 퇴진이 결국 민주당으로의 정권 교체와 이재명 당선으로 귀결될 것이라면, ‘퇴진’이라는 구호에 머무르고 갇히는 투쟁으로는 심히 불충분하다는 견해를 다양한 경로로 나누고 또 밝혀왔다.

계엄은 민주주의 파괴 행위이며, ‘탄핵’은 더 이상 쟁점이 아니다. 윤석열은 자멸을 택했고, 스스로 탄핵의 법적 구성요건을 창조했다. 대통령이라는 자가 자진하여 기괴한 행각을 벌인 것이다.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면 대통령 윤석열의 파면 여부를 결정할 권한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가게 된다. 8년 전 우리는 이미 이와 유사한 경로를 밟으며 매일같이 광장과 거리를 함성으로 채웠다. 그리고 그것의 한계 역시 명백하게 알고 있다.

현 국면에서 사회운동은 윤석열 퇴진과 체포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거리로 나서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 한데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이후에는 단지 ‘퇴진’과 ‘체포’만 외치는 것에 머무를 수 없다. 2022년 5월부터 지난 31개월 동안 우리는 끔찍하게 후퇴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목도해왔다. 건설노조와 화물연대를 향한 노조 파괴 공작이 전광석화처럼 이뤄졌고, 노동권에 대한 심대한 공격이 이뤄졌다. 주 69시간 노동 도입이 시도됐고, 집회·시위 권리 제한도 추진됐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꾀하는 등 성평등 관점을 국가 정책에서 배제했다. 무엇보다 긴축 재정을 통해 사회공공성과 취약계층 지원이 심각하게 저해됐다. 이는 평범한 사람들의 생존권 파괴로 이어졌다. 현 국면에서 사회운동은 이렇게 후퇴한 것들을 무효화하고, 지금의 사회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주요하게 제기해야 한다.

따라서 5일부터 예정된 공공·운수·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의 파업이 매우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연금을 개악으로 노후소득을 깎고, 세대 갈등을 조장한다. 대책없는 의료대란 사태로 피해는 환자와 시민들이 떠안고, 필요한 공공의료 확충 정책들은 방기하고 있다. 교육의 질을 강화하기는커녕 교육 과정을 파행으로 만들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조건은 악화시킨다. 공공기관 구조조정은 자산매각, 정원감축, 직무급제 도입 등으로 노동권을 무너뜨린다. ‘안전한 사회’, ‘평등한 일상’, ‘윤석열 퇴진’… 노동자들의 요구 중 어느 하나 틀린 말이 없다. 이번 파업이 압도적인 조합원 지지를 받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소극(笑劇)으로.” 지난 밤 윤석열과 그 일당이 벌인 만행은 그 소극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 시기 사회운동좌파의 역량이 다소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급변하는 정세에서 모든 것이 완비된 상태로 능동적 주체가 될 수는 없다. 아래로부터의 노동자 민중의 투쟁을 중심으로 현 상황에 드러낼 수 있는 모든 정치·사회·경제적 요구를 제기해야 한다. 이번 퇴진 투쟁이 단지 신자유주의 기득권 세력의 일부인 민주당의 수권에 그쳐서도 안 된다. 항쟁을 조직하고, 의제를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변혁적 사회운동의 능동적 역할을 제기하는 모든 이들과 회원들에게 다음의 실천들을 제안한다.

윤석열 즉각 퇴진과 체포를 요구하는 행동들에 함께 하며, 체제전환의 목소리를 내자!

  • 12월 4일(수)부터 매일 오후 6시 ‘내란범 윤석열 즉각 퇴진 시민결의대회’ (동화면세점 앞)
  • 12월 7일(토) 오후 2시 ‘윤석열퇴진 사회대전환쟁취 민주노총 도심행진’
  • 12월 7일(토) 오후 3시 ‘퇴진총궐기 범국민대회’

지금 시기 투쟁하는 노동자, 불복종하는 민중과 함께 연대하자!

  • 공공성 사수를 위해 파업에 나서는 철도·지하철 노동자, 교육공무직 노동자 투쟁 일정에 함께 하자.
  • 12월 5일(목) 정오 ‘철도 파업 결의대회’ (서울역 12번출구)
  • 12월 6일(금) 오전 10시반 ‘서울교통공사노조 총파업 승리결의 조합원 총회’ (서울시청)

일터와 거리에서 동료들을 모으고,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 이야기하자. 함께 싸우는 이들을 조직하고, 체제전환운동과 함께 세력화하고 현 정세의 능동적 행위자로 나서자. 아래로부터의 항쟁으로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키고, 거대 양당 기득권 정치와 친자본 이윤지상주의 체제를 평등하고 민주적인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요구를 제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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