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군비 증강과 전쟁위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지난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군비 증강에 적극적이었다. 2017년 40조3천억원이었던 군비는 매년 꾸준하게 늘어 2022년 54조6천억원에 달했다. 5년 사이 35.5퍼센트가 상승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한국의 군사력 순위는 세계 10~12위에서 6위로 급상승했다. 올해 국방부는 무기체계 개편과 관련하여 경항공모함, 초소형 위성체계, 장사정포 요격체계, 소형무장헬기, F-35A의 양산 및 성능 개량 등을 기획하고 있다.

이에 더해 올해 한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폴란드에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70문, FA-50 경공격기 48대 등을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금액 규모로만 최소 10조원이고, 향후 중장비 군수지원 물량까지 포함하면 최대 30~4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산 무기 수출계약으로는 역사상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다. K-2 흑표 전차는 이미 튀르키예에 250대 규모로 수출 및 기술이전을 한 바 있고, 오만과 노르웨이를 대상으로도 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다.

군비 증강과 무기 수출의 결과, 글로벌 파이어파워(Global Firepower)의 군사력 지수(GFP index)에 따르면 2022년 현재 한국의 군사력은 전 세계 197개국 중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년도 10위에서 네 계단 상승한 것이다.

한데 한국의 이와 같은 군비 증강과 무기 수출에 대해 보수 양당에 편 논자들은 환호일색이다. ‘국가주의’의 관점에서 세계를 인식할 때, 자국의 강력한 국방력을 옹호하는 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군비 증강은 전 세계적인 전쟁위기와 맞닿아 있다. 이에 더해, 경기 침체로 인해 심화될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위기를 상기한다면 군비 증강이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니다.

억제 전략

한국의 군비 증강은 주변국 군사력 확장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현대 국가는 ‘억제(deterrence) 전략’을 군사 정책의 기조로 삼는데, 이와 같은 억제 전략은 대개 끝없는 치킨 게임(chicken game)으로 양자를 몰아넣는다. 전쟁은 결코 합리적인 개인에 의한 논리적 결정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많은 경우 전쟁은 위정자들의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인 판단에 의해 발생하며, 이들은 자주 상황 판단의 오류를 범하곤 한다.

억제 전략이 끊임없이 거듭되다보면 “예방 전쟁론(preventive attack)’이 제기된다. 가령 지난 대선 시기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핵을 탑재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가정하며 “(북한으로부터) 마하5 이상의 미사일이 발사되었고 핵을 탑재했다고 하면, 수도권에 도달해 대량살상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 이내라서 요격이 사실상 불가하다”면서, “조짐이 보일 때 3축 체제의 가장 앞에 있는 킬체인(Kill-Chain)이라는 선제타격외엔 북한의 도발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미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고, 미사일 공격을 하면 방법이 없으니 먼저 침공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는 ‘예방적 전쟁’을 금지한 유엔 헌장과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7천만 명의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위험천만한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끔찍한 주장에 한국 사회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고 있다. 그에 반해 반대편에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정치세력도, 지난 정부의 군비 증강에 대해선 찬양일색이다.

물론 북한은 군비 지출 비중이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국가다. 2015년 이후 북한은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을 통해 개발을 가속화했으며, 2017년부터는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에도 성공했다. 올해 3월에는 화성-17호 시험발사에 성공했는데, 사거리 최소 13,000km로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포함한다.

그럼에도 북한이 남한을 선제 공격해 ‘점령’할 수 있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북한의 군사력은 세계 28위이며, 전력난과 만성적인 경제위기로 인해 남한 군사력과 상대가 불가능하다. 핵무기나 미사일 등 전력을 포괄적으로 평가할 땐 더 적은 차이를 보이지만, 대다수 군사 전문가들은 재래식 전력에서 남한이 북한에 비해 큰 우위를 보인다고 평가한다. 실제 한국군의 군비 증강은 꼭 북한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북핵’ 자체가 문제적이지 않은 것이 아니라, 비핵화를 위해 외교적 노력을 전면화하는 대신 “선제 공격”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문제적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군비 증강

한반도 전쟁 위기는 북한보다는 주변국 정세로부터 촉발될 가능성이 더 높다.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들은 매년 빠르게 군비를 증강하고 있다. 올해 일본의 방위비 예산은 2022년 5조4005억엔(54조원)이었으나, 군사전문가 한다 시게루(半田滋)의 예측에 따르면 올해 12월 확정될 2023년도 군비 수준은 5조5947억엔+기타 항목(1조엔 전후 예상)로 늘어날 예정이다. 한다 시게루는 “방위성 취재 30년 동안 이렇게 ‘기타 항목’이 많았던 건 처음”이라고 고백했는데, 그의 예측이 맞다면 20퍼센트를 전후로 한 상승폭이다. 이 항목에는 F-15전투기, F-35전투기, 무인공격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기시다 총리는 미일 회담에서 바이든에게 ‘군비 증가’를 미리 언급하고 평화헌법 개헌을 준비하는 등 군비확장의 스텝을 밟고 있다. 일본 인터넷언론 ‘데모크라시타임즈’의 군사전문평론가 한다 시게루는 방위성이 내년 군비 예산안을 공개하면서 이전과 달리 세부항목을 대부분 표시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시게루는 이것이 금액변동(군비증가)의 이유를 야당에게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국민에게 내역을 설명할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이기에 야당이 국회에서 제대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위비 대폭 인상 분위기는 기시다 총리 내각이 보이던 재정안정성 기조와는 동떨어져 있다. 적어도 군비 문제에서 기시다 총리는 간판까지 내걸며 주창하던 “새로운 자본주의”를 언급하지 않은 채 증액만 이야기하고 있다. 자민당 내부적으로 아베파의 목소리에 힘이 실려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7월 8일 아베 암살 이후 일본 사회에서 통일교와 자민당의 밀접한 관계가 드러나 논란이 일자, 기시다 총리는 통일교와 연을 끊고 새로운 내각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새 내각에서도 아베파는 약 3분의1에 달한다. 죽은 아베가 산 기시다를 끌고 가고 있는 셈이다.

중국과 대만의 군비 증강

중국 정부 역시 올해 3월 초 국방 예산을 2021년 대비 7.1% 증가한 1조4504억 위안(280조원)으로 증액했다. 이는 한국 국방비 54조6천억 원의 5배, 일본의 4배다. 이 차이는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을 기준으로 했을 때 중국은 1.7%로, 러시아(4.3%)나 미국(3.7%), 인도(2.9%), 한국(2.8%)보다 낮다. 일본(1.24%)은 그보다 낮지만, 평화헌법 개정을 계기로 비약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중앙일보> 베이징 특파원은 이와 같은 국방예산 증가율 증가세의 배경이 ‘대만’에 있다고 분석했으나, 그보다는 ‘미국’에 있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로의 회귀” 선언 이후로부터 지난 10년 사이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에 군사력을 집중하기 시작했고, 중국 역시 일대일로, 중국몽 등 지정학적인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군사적인 측면에서 이와 같은 중국의 도전은 항공모함 보유 등 해군력 현대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에겐 현재 세 척의 항공모함이 있는데, 1991년 소련에서 건조하다가 중단한 것을 개조한 랴오닝함, 자체 건조에 성공하여 2019년 취역한 산둥함, 그리고 올해 6월 상하이의 장난조선소(江南造船厂)에서 진수한 푸젠(福建)함이 그것이다.

2019년 초 중국의 한 군사전문가는 2035년까지 중국이 최소 6척의 항모를 운용할 것이며, 이 중에서 4척은 핵추진 항모가 될 것이라 주장한 바 있다. 물론 이는 미국에 비하면 매우 적다. 미국에겐 20척의 항공모함이 있고, 성능적으로도 비교가 불가능하다.

중국은 장기 계획에 따라 미국의 동급경쟁자 위상을 갖추기 이전부터 열세한 전력에서도 최소한의 작전적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투트랙 군사력 구축에 기반한 공세적 해양전략을 설계했다. 해군력 건설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직시하고, 중‧단기적 작전효과를 위해 미사일과 도서기지 등을 중심으로 한 ‘거부능력’ 구축을 진행했다. 또, 장기적 차원에서 플랫폼 중심의 ‘투사능력’ 기반 전력기획도 추진해왔다. 해군력 열세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작전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인민해방군은 전투기 개발과 우주정거장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군사력 강화 역시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5년 전 도입한 스텔스 전투기 J-20은 F-22, F-35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번째로 실전 배치된 5세대 전투기다. 현재까지 50기 이상이 생산·운용된 J-20은 올해부터 남중국해·동중국해 일대에 배치됐고, 미군의 F-35와 여러 차례 대치한 바 있다. 호주·일본·한국·싱가포르·태국 등 미국의 동맹국들도 이에 대응해 이미 F-35를 구매했거나, 계획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는 우주정거장 ‘톈궁’의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미국 우주군 사령부(USSC)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우주산업 발전과 기술발전, 군사력 강화에 있다.

물론 중국의 이러한 대응은 미국의 압도적인 군비 수준에 대응하는 측면이 강하다. 미국의 국방비는 2~11위 국가들의 군비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중국은 2030년대 후반 이후 경제 규모에서 미국을 추월하고 실질적인 군사력 투사 능력과 현대화된 전장 네트워크를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이와 같은 중국의 해군력 증강이 아시아·태평양에서의 미국의 군사 패권을 위협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강도 높은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에 방문하자, 중국 해군은 대만섬을 포위하는 형태의 협박성 군사 훈련을 실시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9월 18일 바이든 대통령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군이 방어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1979년 중국과의 수교 이래 지속된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이름의 원칙을 사실상 폐기하는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미국은 대만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지 않고 있다. 중국이 중시하는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다. 대신 대만에 무기는 판매하고 있는데, 이런 양면성에 대해 중국은 탐탁해 하지 않는다. 미중 관계가 좋을 땐 이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최근 10년의 상황처럼 미중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하면 이런 모호성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월 미국과 대만은 전략안보 대화를 갖고, 무기 제공과 군사훈련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이어서 7월 15일 미국 국무부는 대만에 대해 1억800만 달러(약1500억원) 상당의 대외군사판매 계약 체결 소식을 알렸다.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은 이번 지원이 “대만의 운송 수단, 소형 무기, 전투 무기 체계, 병참 지원 물품의 유지를 도와 현재와 미래의 위협에 대응하는 대만의 능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초 미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가 기습적으로 대만을 방문했을 때, 인민해방군은 대만섬 주위 7개 구역에서 4일 동안 해상 훈련을 전개했다. 이 7개 구역 중4개 구역은 대만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쪽에 포함됐고, 일본 EEZ에 걸친 구역도 있었다. 심지어 타이베이 북부 해상과 가오슝 남쪽 해상에서는 사실상 영해 침범이 이뤄졌다.

이는 대만 여론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당시 한국 여론 역시 이 방문이 일으킬 파장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가졌다. 결과적으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대규모 첨단무기 판매의 물꼬를 열었다. 9월 2일, 미국은 11억 달러(약 1조4천960억원)에 달하는 무기의 대만 수출을 승인했는데, AGM-84L 하푼 블록Ⅱ 지대함 미사일 60기, AIM-9X 블록Ⅱ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100기, 감시레이더 장비 관련 ‘계약자 군수지원(CLS)’ 계약 연장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무기 판매가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기존 방침과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매우 강도높게 이 조치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동아시아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군수산업 자본가들은 무기 세일즈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만을 방문한 마크 에스퍼 전 미국 국방장관은 “대만이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3.2%로 늘려야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국방예산은 GDP의 약 2%를 차지한다. 안 그래도 대만 민진당 정부는 국방예산을 2017년 3192억 대만달러(14조3천억원)에서 2022년 15.2%가 증가한 3676억 대만달러(16조5천억원)로 늘려왔다. (물론 이는 같은 기간 37.5%나 증액한 한국에 비하면 적다.)

문 정부 시기 군사비 증가율이 더 높았던 까닭

북한을 이른바 ‘주적’으로 둔 남한이 국방비를 늘리는 것은 의심되지 않는다. 한데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주요하게 시도했던 문재인 정부에서 유독 국방비 증가율이 높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한편으로는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 다른 한편으로는 ‘전시작전권 환수’라는 목표와 무관하지 않다. 노무현 정권 이후 한국은 “자주국방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내세우면서 국방비를 대폭 늘려왔다. 2007년 노무현 정부가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한미양국은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한미가 각각 자국 군대에 대해 작전통제를 행사하는 ‘병렬형 지휘체계’로의 전환에 합의했고, 2012년 4월을 환수 시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 이르러 환수 시기는 2015년 12월로 연기됐고, 박근혜 정부는 사실상 기약없는 환수 연기를 제안했다. 뒤를 이은 문재인 정부는 “조건을 빨리 성숙시켜 전시작전권을 환수하겠다”고 공약했다.

여기서 말하는 ‘조건’은 대외적인 안보 환경에 대한 대응능력, 새로운 작전지휘체계에서의 운용능력 등을 가리킨다. 즉, 군사적으로 자국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는지에 따라 ‘작전권 환수’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크게 군비를 늘렸다.(GDP대비 2.4%에서 2.9%로 증가)

그러나 이런 ‘조건사항’이 타당한지에 대해선 여러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전쟁때 ‘전시 작전권’이 미국으로 이양된 후 처음 전시 작전권 환수를 논의했던 1990년에는 미국의 ‘해외미군 감축 전략’ 정책이 추진된 시기였고, 그 후 2006년에도 ‘미군 재배치’정책에 의해 미국에서 한국에 ‘작전권 이양’을 제안했다. 그러나 미국의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이후 중국을 보는 시선이 달라지면서 미국은 (북한보다는) 중국 견제를 위해 동북아시아에서의 군사 전략을 수정했고, 이는 ‘작전권 환수’ 계획을 연기한 발본적 원인이 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국방비를 크게 증액한 결과로 인해 2022년 현재 남북은 (보수정권에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4년 가까이 장기간 대화가 단절된 상태다.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않겠다던 트럼프-문재인-김정은의 약속이 불발되자, 북한은 철저한 남한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만 집착했다”고 주장하면서, ‘한미 공조’를 더 강화하겠다는 보수정권의 상투적인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6월 5일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SRBM 8발을 발사했고, 이에 대응해 한국과 미국은 이튿날 새벽 지대지미사일, 에이테큼스(ATACMS) 8발로 응수했으며, 그 다음날엔 ‘한미연합공중무력시위’를 벌였다. 한국군의 F-35A, F-15K, KF-16등 최신전투기 16기와 주한미군의 F-16 전투기 4기 등 20기가 이 시위에 참가했다.

동아시아 반전평화운동의 가능성

문재인 정권이 평화 공존과 군비 증강을 동시에 추구하자, 한국의 시민사회운동은 이를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2022년 국방예산안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첨단 전력 투자와 군비 증강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합의한 ‘군사적 신뢰 구축에 따른 단계적 군축’이라는 방향과는 정반대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인권운동사랑방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파산했다”고 규정하고, 이는 “운전자의 역할을 잘못 설정한 것을 넘어, 사상 최대의 군비증강에 그 원인이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에서도 한미연합훈련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목소리는 시민의 행동으로 이어져 여론을 조성하고 정책을 변화시키는데 까지 이르지 못했다.

군비 축소 주장은 ‘자국의 이익’에 반하고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통념’때문에 한 국가 내에서의 평화운동만으로 실질적 힘을 갖기 어렵다. 한국이나 일본, 대만 3국 모두 미국의 대중정책이나 동아시아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고, 유사시 홀로 중립을 지키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군비 축소를 원하는 한국, 일본, 대만의 시민들이 상호간 적극적 연대와 대중적인 반전운동을 통해 각국 정부가 예산을 함부로 쓰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군비 축소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체제하 한·미·일과 대립하는 중국에겐 매우 상이한 이해가 존재하고, 역사적 경험 역시 다르다. 중국대륙의 민간사회운동은 여전히 영세하고, 적지 않은 인사들은 제국주의(미국)-반제국주의(중국)의 구도로 국제 정세를 이해하고 있기도 하다. 직면한 상황에 맞게 인식의 차이를 좁히는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동아시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대칭적인 위상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빼놓을 수 없다. 중국 대륙 민중의 반전평화를 향한 요구는 동아시아 전반의 평화운동과 해후해야 한다. 그럼 점에서 중국 대륙에서 반전평화의 이해를 확장시키는 일은 다른 모든 사회운동의 의제를 부상시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2022년 현재, 군비 증강 경쟁은 멈출 기미가 없고. 동아시아의 반전평화운동의 움직임은 여전히 미미하다. 이를 탐색하고 발굴하는 노력은 우리의 몫이다.

💡 참고 자료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의 본질과 논쟁 ,7페이지, 이장희 “문재인 국방전략과 군비증강, 그 한계” 레디앙 2021. 11. 8. http://www.redian.org/archive/157620
“북핵은 주한미군 감축 막기 위한 카드였나?” 프레시안 2014. 10. 17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121051
“전시작통권 ‘말바꾼’ 전직 국방장관들” ,한겨레, 2006. 8. 11 https://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148632.html
“재점화된 윤석열의 선제타격론, 노컷뉴스, 2022. 1. 23. https://www.nocutnews.co.kr/news/5694668
李易安, 郭瑾烨, “解放军演训:发射哪些飞弹、为何没发布警报、对台影响与感受温差”, 端传媒, 2022. 8. 6.
류정엽, 「中 무력 위협에 ”대만, 국방예산 4%이상 증액“」, 서울신문 나우뉴스, 2022. 8. 1.
군비 증강을 멈추고 평화에게 기회를 – 2022 세계군축행동의 날(GDAMS) 기자회견문, 참여연대,
2022. 4. 25. 한국군사문제연구원 뉴스레터 제864호, 2020. 10. 29.
김동호, 美 국무부, 대만에 1조5천억원 규모 무기판매·기술지원 승인(종합), 2022. 9. 3. 연합뉴스
정욱식, <동북아 군비경쟁 : 한중일을 중심으로>, 내일을 여는 역사, 2014년 봄호. 2014. 3.
최우선, 중국의 해군력 증강과 미중 군사경쟁,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2019.
반길주, <중국의 투트랙 해양군사력 구비전략과 한국의 도전과제>, 아세아연구, 통권183호, 2021.

글 : 박근영, 홍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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