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 나이키 신발제조 하청공장 노동자 1만6천 명, 명절 상여금 삭감에 맞서 파업

베트남 | 나이키 신발제조 하청공장 노동자 1만6천 명, 명절 상여금 삭감에 맞서 파업

대만 기업이 세운 나이키의 하청 신발공장 푸첸베트남(Pouchen Vietnam)에서 1만6천명의 노동자가 삭감된 뗏(Tet) 명절 상여금의 원상 복귀를 위해 파업했다.

2022년 2월 25일

[동아시아]베트남동아시아, 베트남, 노동운동, 파업

대만 기업이 세운 신발공장 푸첸베트남(Pouchen Vietnam)은 나이키의 하청 공장이다. 이곳 노동자 1만6천 명이 2021년 뗏(Tet) 명절 상여금과 같은 액수의 상여금을 요구하며 지난 1월 7일 파업 투쟁을 벌였다. 노동자들은 사측이 이번 뗏 명절 상여금을 인하하겠다고 발표하자, 이에 반발해 점심 식사를 마치자마자 생산 업무로의 복귀를 거부하고 공장 앞 시위에 돌입했다.

이들은 다가오는 텟(음력설) 축제를 맞아 지난해보다 보너스를 적게 지급하겠다는 회사 방침에 반발해 점심식사를 마친 뒤 업무 복귀를 거부했다.

여기서 뗏 명절은 한국의 설, 중국의 춘절과 같은 설 명절로, 베트남에서도 가장 중요한 전통 명절이다.

신발공장 푸첸베트남의 노동자들이 2022년 1월 7일 오후 공장 앞에 집결해 있다. (사진 현지언론 VnExpress의 Thai Ha 기자)
신발공장 푸첸베트남의 노동자들이 2022년 1월 7일 오후 공장 앞에 집결해 있다. (사진 현지언론 VnExpress의 Thai Ha 기자)

노동자들은 공장 입구 앞 1K 국도 한복판에 서서 몇 시간 동안 교통을 마비시켰다. 파업은 다른 시민들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는데, 동나이성 비엔호아 타운(Bien Hoa Town) 공단에서 일하는 1만4천 명의 노동자들도 업무를 중단했다. 경찰은 기동경찰대를 출동시켜 파업 집회에 대응했다.

파업에 참가한 한 여성 노동자에 따르면, 사측은 1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들에게 1개월에서 1.54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약 500만~2000만 동 정도의 상여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국 돈으로 26만원에서 105만원에 상당하는 액수다.

2021년의 경우 상여금 최고액이 1.87개월 급여에 상당했고, 그 전에는 2.2개월 급여에 상당했다. 따라서 이 여성 노동자는 “이런 추세로 볼 때, 올해 우리 노동자들이 받을 뗏 상여금은 이전보다 낮아질 것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푸첸베트남 사측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이 기업은) 생산과 비즈니스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4차 대유행이 발생했을 때 이 공장은 2021년 7월 12일부터 9월 30일까지 약 80일 동안 가동을 중단해야 했다. 2021년 10월 5일에 이르러 생산을 재개했지만, 가동 가능한 총생산량의 60퍼센트에 불과했다고 한다.

푸첸베트남과 같은 하청공장은 현지의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이윤을 증식한다. 생산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자연스레 수익이 떨어졌고, 노동자들이 1년 중 가장 기다리고 또 기대하는 뗏 명절 상여금이 이전보다 훨씬 삭감됐다.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한 푸첸베트남의 경우 단협에 따라 노동자들에게 뗏 상여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앞으로 사측은 경영 성과지표에 따라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비엔호아 타운 인민위원회의 응우옌 후우 응우옌(Nguyen Huu Nguyen) 위원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뗏 명절 상여금 인상을 위해 유관기관들이 직접 푸첸베트남 사측 이사회와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체들이 수개월 동안 영업을 중단하게 됐기 때문에, 노동자들도 회사의 어려움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관점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대변하는 제스처를 취해야 하면서도, 동시에 외국자본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혹은 적극 대변해야 하기도 하는 지역 정부들의 모호한 위치를 보여준다.

베트남 동나이성 푸첸베트남 공장의 노동자들이 4일간의 상여금 삭감 항의 파업을 마치고, 1월 12일 업무에 복귀했다. (사진 현지언론 VnExpress의 An Phuong 기자)
베트남 동나이성 푸첸베트남 공장의 노동자들이 4일간의 상여금 삭감 항의 파업을 마치고, 1월 12일 업무에 복귀했다. (사진 현지언론 VnExpress의 An Phuong 기자)

응우옌 티 누 이(Nguyen Thi Nhu Y) 동나이성 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이번 파업 사태의 해결을 위해 노조와 당국의 조율이 진행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푸첸베트남의 뗏 상여금이 베트남 내 업계의 평균치보다 높다는 점을 주목했다. 노총 위원장이 기업의 입장을 옹호하는 듯한 말을 한 것으로 볼 때 동나이성 노총이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 기풍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푸첸베트남 노동자 1만6천 명이 벌인 파업은 나흘만에 끝났다. 1월 12일 푸첸베트남 노동조합의 응우옌 탄 팍(Nguyen Tan Phap) 위원장은 “파업이 종료되어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각자의 자리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대만 푸첸그룹 소속인 푸첸베트남은 동나이성 1개 이상의 공장이 있고, HCMC와 티엔장(Tien Giang)성, 타이닌(Tay Ninh)성, 바리아-붕타우(Ba Ria-Vung Tau) 등 남부지역의 3개 성에 6개 공장을 운영하며, 이곳에서 총 13만 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

참고자료

  • Thousands strike work after Nike supplier cuts Tet bonus
  • 16,000 footwear company workers end str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