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화된 바이러스] 거리 홈리스와 백신 불평등

※ 이 글은 2021년 7월 17일 플랫폼c가 주최한 월레포럼 ‘정치화된 바이러스’에서 빈곤사회연대 정성철 사무국장이 발표한 발제와 질의응답을 정리한 것입니다.

  • 발표1 : 거리 홈리스와 백신 불평등 / 빈곤사회연대 정성철
  • 발표2 : 모두를 위한 공공의료 333 /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박경득
  • 발표3 : 코로나19와 자본주의, 의료공공성 /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전진한
  • 사회 : 플랫폼c 박상은 

 

「거리 홈리스와 백신 불평등」 발표

정성철 : 현재 통상적인 백신 접종의 과정은 인터넷 예약 → 문자 확인 → 접종 → 자가 휴식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홈리스의 경우, 상황이 양호한 분들조차 피쳐폰이나 신분증만 갖고 있는 정도가 최대한이라서 대부분의 홈리스는 이러한 접종 과정을 거치지 못한다.

다행히 지난 1월 28일 정부는 「코로나 취약시설 대상 백신접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노숙인 거주 및 이용시설 입소자 이용자 종사자”이라는 이름 하에서 18,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대량 백신접종 계획을 세웠고, 서울시에서는 시설 이외 거리홈리스 대상으로도 4월 21일부터 백신접종을 시작했다.

 

하지만 홈리스행동에서 5월 중 아웃리치를 통해서 거리홈리스 백신접종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접종률이 29.7%밖에 달하지 못했다. 백신접종에 대한 가짜정보가 유행함은 물론, 접종 자체에 대한 소식도 잘 전달되지 못해 법적으로는 접종가능 대상에 들어오는 분들 중에서 어디서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모르는 분들도 많았다. 이 분들은 백신 접종에 관련해서 우려되는 사항으로 “이상반응이 발생했을 때 적절히 대응할 방법이 없는 것” 29.7%, “접종 후 휴식을 취할 장소가 없는 것” 27.7% 등의 이유를 들었다. 또한 기타의견에는 “기존 질환이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 “기저질환 있고 관리 안되는 상태에서 맞으면 큰일날까봐” “건강유지가 안되는 것”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정보 얻은 방법이 거의 없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이렇게 제도적으로 보장되었다고 하는 거리 홈리스 접종과, 현실 간의 괴리를 지적하기 위해 지난 6월에 서울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바가 있다. 이러한 홈리스행동 실태조사 결과에 서울시는 반박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별 반박이 되지 못한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거처 유형별 백신 접종률에 있어 거리노숙인의 접종률이 가장 낮았다. 재활시설이나 요양시설 등 다른 유형들과 비교하면, 접종 동의율이 43%, 접종 동의율 대비 접종률이 75.1%로, 현저히 낮다는 것을 서울시가 스스로 보여준 꼴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첫번째 문제는 백신접종에 대한 정보제공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거리 홈리스의 경우 기저질환자 숫자가 상당하다. 그 중에서도 질환 관리가 되지 않는 경우가 흔한데, 이러한 상황에 맞추어 백신 접종에 관련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 애초에 기존 아웃리치가 한명 한명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은 이것 밖에는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 그러니 백신 접종 관련 정보도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거리 홈리스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은 공공역사 로비에 설치된 TV 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공공역사 강제퇴거가 강화되면서 이런 통로마저 사라지고 있다. 서울역의 경우, 서울시 집담감염 이후 뉴스 채널 대신 철도 홍보방송만 무음으로 송출하고 있다. 그러니 날짜와 날씨도 알 수 없게 되는 홈리스들이 속출했다.

한편, 노숙인 지원기관 이용을 위해서는 주 1회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했다. 밥, 빨래, 잠, 상담 등이 모두 코로너 검사를 거쳐야만 가능하다. 검사 요구로 인해 기존에 이용할 수 있던 지원기간 이용이 제한되고 따라서 그런 기관에서 얻던 정보로부터도 차단된 경험도 많았다.

두 번째는 접종 대상 파악 노력이 부재했다는 것과 접종 기회 및 장소 한정적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접종 동의자 대비 실제 접종률이 낮은 이유와 연결된다. 2분기 계획에 따라 거리노숙인 대상 접종이 이루어진 곳은 노숙인이 집중된 장소인 용산과 서대문, 영등포 뿐인데, 그마저도 각 기관당 2~3일 내외로 접종을 시행해 사각지대가 많았다.

세번째는 이상반응 시 대처 방안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가 낸 홍보 자료에 따르면, 일반인들에게서도 백신접종 후 “접종부위 통증, 부기, 발적, 메스꺼움, 근육통, 피로감, 두통” 등 증상이 흔하게 발생했다. 그러나 마실 물조차 쉽게 구하기 어려운 거리에서 접종 후 증상에 대처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접종할 기회가 있어도, 실질적으로 맞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많다. 서울시는 앞서 말한 반박보도 당시 “종합지원센터 내 일시보호공간에 보호하거나 본인이 거부하는 경우 고시원 등 임시주거를 제공”하였다고 밝혔지만, 256명 중 일시보호33명(12.9%), 임시주거 제공 14명(2.5%)에 불과하다. 이상반응 대처 방안에는 안전하게 쉴 수 있는 집과 더불어 아플 때 이용할 수 있는 의료도 포함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언론에서 “코로나 19는 천재지변에 해당하는 재난상황이기 때문에 노숙인 지정병원으로 가지 않고 서울시 내 병원에서 응급조치 가능하며, 서울시가 관할 보건소 통해 병원비를 지원한다”라고 인터뷰했다. 하지만 정작 거리 홈리스들은 해당 내용을 안내받지 못한 바 있다. 노숙인 의료지원체계는 기존에서도 지정병원만 갈 수 있고 절차가 복잡해 접근성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제도적으로는 코로나19 이후 지정병원 아니라도 갈 수 있게 되었으나, 정작 이 내용에 대한 안내는 없었던 셈이다. 이와 같이 공공의료와 반빈곤운동 문제를 어떻게 연결할 지 공히 고민해 나갈 필요가 있다.

 

홈리스 현실을 고려한 백신접종 계획 수립

홈리스행동 인권팀이 몇 가지 요구사항을 정리해 발표한 바 있었다. 이를 소개하면서 발표를 마무리 지으려 한다.

  • 거리 아웃리치 강화해 백신접종 안내문 배포 및 보건전문가 결합, 접종상담 제공
  • 사각지대(서울시 노숙인 지원기관 미소재지) 접종명단 등록, 접종 안내 시행
    • 계절별로 노숙인 숫자가 다르다 보니 해당 숫자가 모두 반영되지 못하고, 산개해 있는 지역 노숙인들은 접종명단에 오르지 못하게 되는 허점들이 있음.
  • 집중기간 정하여 접종일시를 충분히 보장하고 주요 밀집지역(서울, 영등포)에 안정적인 거점(접종장소) 확보하여 사전설명회 및 접종, 산재지역은 관할 자치구에서 차량편의 제공
  • 접종 전후 개별 휴식공간 제공 및 주거지원 연계 및 선불폰 제공, 이용 가능한 응급실 확보 및 안내
  • 지원기관 및 백신 접근권 저해하는 코로나검사, 강제퇴거 등 기존 차별조치 중단.

 

질문 :  정성철 선생님께 질문드리고 싶은데, 지금 그럼 홈리스 분들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하다. 거리두기도 4단계이고, 날씨도 굉장히 굉장히 더운 상황이라 어려울 것 같다.

정성철 :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상향이 있고나서, 이런 저런 조치들이 계속 취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거리에서 생활하는 게 더 불편해진 상황이다. 4단계 격상 조치되기 전부터 서울역이나 거리에 있는 분들께 행정자치부 계고장이 날아왔다. 그건 이전에도 있었던 거긴 한데, 지금은 쉴 수 있는 정자나 이런 건들 다 막아놓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더 심각하다. 그리고  제가 어제 저녁에 아웃리치로 확인한 결과 (최근 동네별로 순찰이 많이 돌고 있다), 어제도 순찰 이후 주무시는 분 자리에 가봤는데 안 계셨다. 이를 보면 특히나 (홈리스들이) 산개해 있는 지역에서는 훨씬 더 힘든 상황이 되지 않았나 예측하고 있다.

 

질문 : 지금 공공병원이 다 코로나19 동원이 돼가지고 노숙인 분들이 못 가신다고 말한다. 그럼 병원에 못 가게 되어서 어떻게 하고 계신 것인지 궁금하다.

정성철 : 초반에는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서 완전히 못 갔던 상황이 있다. 하지만 이게 완전 안 받는 것은 아니다. 외래 진료는 병원마다 상황들이 다 다르다. 그런 정보가 처음에 제공이 아예 안 됐다. 지금은 제한적으로나마 병원 이용은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로는 그게 문제가 아니다. 지정병원 제도 자체가 홈리스 분들은 지정된 병원 공공병원에다가, 서울 같은 경우 플러스로 민간 병원을 넣기는 했지만, 지정된 병원만 이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게 제한된 상황에서 공공 병원들이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병원 자체에서도 혼란은 되게 컸을 것이다. 근데 그런 정보 제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홈리스 입장에서는 병원에 가시는 것도 되게 어렵다. 안 받아주는 곳을 전전하다보면 2시간씩 걸리니까 그냥 포기해버린다. 저희도 처음에는 병원마다 지금 아예 안 받는 건지 아니면 외래는 보는 건지 이런 것들을 전화를 되게 많이 돌려서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질문 : 예방 백신을 맞으시고 맞은 분들이 쉴 공간이 없다고 했는데 자세한 상황은 어떠한지 궁금하다.

정성철 : 주거 지원 받았던 비율이 260몇 명 중에서 14명밖에 안 된다. 홈리스행동에 조직되어 있는 분이 주거 지원을 받아서 고시원에 가려고 원래 있던 장소로 가서 짐을 챙기러 딱 가셨는데 이상반응이 오셨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냥 쓰러졌고, 시간이 지나 상황이 괜찮아져서야 다시 집에 들어가셨다고 얘기를 하셨는데, 이때 여러 생각이 들었다.

주거 지원을 하는 것도 이제 백신을 맞고서 급하게 가야 되는 거고, 어쨌든 짐을 옮기거나 이런 상황이 있을 때도 교통 서비스의 제공이 있어야 한다. 14명의 지원받은 분들 말고는 거리에서 그냥 버티셨던 것이다. 물론 이제는 백신 접종하고 나서 그 공간에서 몇 시간 쉬었다가 나갈 수 있다. 이상 반응이 발생하는 기간이 각자 다른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제가 만나서 여쭤봤던 분들 중에서는 그렇게 크게 이상 반응이 있었다라고 얘기를 하셨던 하신 분은 없었는데, “그냥 조금 아팠는데 그냥 있다가 괜찮아졌어” 이 정도로 말씀하셨다. 하지만 개별적인 상황은 저마다 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질문 : 저도 사소한 질문인데 그 500 몇 명 중에 몇 분만 맞으셨고 이렇게 통계가 있었다. 그 전체 숫자는 그래도 제대로 카운팅을 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정성철 : 그렇지 못하다. 카운팅이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그러니까 노숙인 종합지원센터가 밀집 지역들에 있고 서울역 용산역 영등포 서대문 이렇게 거기에서 이제 갈 수 있는 이제 루트를 딱 짜놓고 그 공간만 집계한다. 게다가 그 집계도 월별마다 다르다. 서울시에서 1년에 네 차례 다섯 차례 정도 하는데, 여름철 겨울철 인원 수가 많이 다르다. 겨울에는  좀 어떻게든 방을 구해 들어가셨다가, 날씨가 풀리며 다시 거리로 나오시는 분들이 계셔서 좀 적고, 보통 5월 6월 여름철이 되면 한 700명 정도 집계가 됐는데 그것도 밀집 지역 도심인 것이다. 예를 들어, 서초구 같은 경우에는 고속버스터미널 쪽에도 한 몇 십 분 계신데 거기는 집계가 안 되는 거고, 또 신림이나 이런 데도 이렇게 되게 산개해 계신다. 근데 다 집계가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 “정확한 집계는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사회자 : 발표를 듣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재난 사회학에는 ‘재난취약층’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재난이 기존의 취약계층을 나누는 선을 따라 불평등하게 재난의 피해가 분배된다는 것이다. 빈곤층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권리를 받을 수 없는지를 알아야 한다. 코로나19 대응의 중요한 전선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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