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민주주의와 공적 소유

영국은 라틴아메리카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나?

  • 다니엘 차베스(Daniel Chavez) | 초국적연구소(Transnational Institute)

 

기후위기 시대, 에너지 전환은 전 인류적인 지상과제다. 한국에는 독일, 영국 등 유럽의 에너지 전환이 모범 사례로 제시된다. 그러나 유럽은 1990년대 진행된 신자유주의 민영화로 전력 산업이 시장화, 분절화되었다. 반면 한국은 김대중 정부에서 추진된 전력 민영화가 중단되어서 산업 구조가 유럽과는 크게 다르다. 한국전력이 전력의 송전-배전-판매를 전담하고, 6개의 발전공기업(화력발전 5개, 한수원 1개)이 전력 생산의 80%를 차지한다. 유럽처럼 자유화된 시장에서 가격 정책과 보조금 정책을 통해서 이루어진 에너지 전환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는 시장에 맡겨진 에너지 전환이 실패하거나 정체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대안적인 에너지 전환의 방법론으로 재공영화, 재국유화, 그린뉴딜 등이 제기된다. 공적 소유 모델이나 커먼즈 모델에 주목하는 것인데, 이러한 대안 모색은 한국에서 제기된 사회공공성 담론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최근 라틴아메리카의 몇몇 국가들이 전력공기업을 통한 공적인 에너지 전환의 성공 사례로 알려졌다. 네덜란드에 위치한 초국적연구소의 다니엘 차베스는 그중에서도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는 우루과이와 코스타리카의 에너지 전환을 검토하고 영국 노동당의 에너지 재국유화 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찾는다.

한편 두 나라는 공기업을 통한 공적인 에너지 전환의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전환 정책 속에서 나타나는 신자유주의적인 또한 관료적인 정부 정책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한국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는 일들이고, 우리가 에너지 전환을 추진할 때 부딪힐 난관들이다. 따라서 이 글의 교훈들은 영국뿐 아니라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참고문헌과 각주는 아래 첨부파일을 참고]

[다니엘차베스] 에너지민주주의와공적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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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와 코스타리카는 깨끗하고 공적이고 민주적이고 책임성 있는 에너지의 세계적 선두 주자다.
이들은 국유 기업에게 체계적인 변화를 주도할 힘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영국에서 에너지 부문의 ‘공적 소유’가 노동당의 주요 요구가 되었다. 그러나 실제 의미는 모호하다. 에너지 부문의 형태와 규모는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았다. 많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지방(local), 지역(regional) 및 전국/국가(national) 차원에서 공적 소유는 어떻게 설계될 것인가? 어떤 기능이 공적으로 소유되며, 민간 부문의 수중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이는 노동당이 변화를 지속시키기 위해서 답변해야 할 심오하고 중요한 질문이다.

라틴아메리카는 오랜 기간 동안 특히 에너지 부문에서 공적 소유를 유지해 왔으며, 1990년대 이후 민영화와 화석 연료와 투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우루과이와 코스타리카는 국영 에너지 공공기관(utilities)이 크게 기여한 재생에너지로의 빠른 변화로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라틴아메리카의 이야기는 에너지 전환에서 국가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이는 영국이 미래의 시스템을 설계할 때 귀중한 사례가 될 것이다.

이 기사는 먼저 에너지 민주주의와 공적 소유, 그리고 에너지 시스템의 진보적인 재구조화 방안에 대한 최근의 견해들을 설명한다. 그 다음 라틴아메리카, 특히 코스타리카와 우루과이의 전력 부문에서의 고무적인 결과들을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영국에 대한 관련 교훈을 추출하기 위해서 전국적인 에너지 전환에서 국가의 역할을 고찰한다.

에너지 민주주의와 공적 소유에 대한 최근 토론

전 세계 시민들은 점점 더 재생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에너지 민주주의의 기치 아래에서 구체제인 대기업의 이해관계에 도전하고 있다. 공적 소유는 에너지 민주주의를 달성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전략이다. 최근 발행된 보고서는 전 부문에 걸쳐 835개의 국제적 탈민영화 사례를 제시하며, 시민과 진보 정부가 전 세계에서 어떻게 공적 서비스를 탈환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영국 노동당은 2017년 선언문에서 “공적으로 소유되고 지역적으로 책임성 있는 에너지 기업과 협동조합의 신설”을 포함해서, “저렴한 가격과, 보다 책임성 있고 지속가능한 경제를 위해서 핵심 공공기관(utilities)을 공적 소유로 되돌릴 것”이라고 명시했다. 당 대표 제레미 코빈은 노동당의 재국가화 제안이 ‘빅 식스(Big Six)’로 알려진 민간 가스 및 전력 기업이 과점으로 폭리를 취하는, 실패한 시장을 해체시켜서 에너지 가격을 다시 낮출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코빈은 이 전략이 “20세기 국유화 모델로의 복귀가 아니라 21세기 공적 소유로의 발진”이 되어야 하고 “크고 작은 새로운 에너지원이 있는 미래는 분산되고, 유연하며 다양할 것”이라고 거듭 분명히 했다.

그러나 노동당의 소규모 지방, 지자체(municipal), 지역 기업들이 필요한 탈탄소화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TUED(Trade Unions for Energy Democracy: 에너지민주주의를위한노동조합)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변화의 범위와 대규모의 신속한 대응의 필요성 때문에 국가 소유 및 국가 관리 프로그램을 통한 실질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일부 분석가들은 공적 소유에 대한 강조를 거부했다. Peng과 Poudineh는 에너지 부문에서 “순전한 국가 기반의 중앙집중식, 위계적 구조가 급속한 변화에 적절하게 다룰 수 ​​없으며”, 따라서 “전력 부문에서 조정된 차원들 사이의 수직적 관계와 … 수평적 관계를 일치시키고 이해하기 위한 총체적인 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견에 이 주장은 국가의 역할을 약화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평적 조정을 요청하는 것은 실제로는 사적 행위자의 손에 맡길 수 없는 에너지 정책 공간의 탈환을 필수 임무로 하는 것이다. 사적 행위자들은 자기 회사 담장 밖을 고려할 이유가 거의 없다. 라틴아메리카 경험에 대한 분석은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수평적, 수직적 계획을 통합하는 ‘21세기’ 공적 소유 모델의 설계에 기여할 수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에너지 정책 및 공적 소유

라틴아메리카의 전력 부문의 제도적 윤곽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일련의 변화를 겪었다. 라틴아메리카의 거의 모든 국가는 1990년대에 시장 개방, 민간투자 장려 등의 다양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채택하고, 시장 지향적 개혁을 수행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추세는 급격하게 바뀌었다. 영국에서 공적 소유를 추진할 때 라틴아메리카 에너지 부문의 변화된 상황, 성과 및 함정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칠레는 이 지역에서 시장 개혁의 선구자였다. 칠레 정부는 1982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의 잔인한 군사 독재 치하에서 민영화의 물결을 일으켰다. ‘시카고 보이스(Chicago Boys)’의 신자유주의 교리에 뒤이어 칠레는 이 지역에서 전력 부문의 규제를 해제한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그리고 금방 많은 이웃들이 뒤따랐다. 아르헨티나는 공적 서비스를 대규모로 민영화한 가장 급진적인 사례였다. 아르헨티나는 네스토르 키르치네르(Nestor Kirchner) 대통령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Cristina Fernandez de Kirchner) 대통령의 12년(2003-2015) 재임 동안 에너지 부문 통제권을 부분적으로 되찾았지만, 다시 역전되었다.

라틴아메리카 최대 국가인 브라질은 최근까지 대부분의 민영화를 거부한 다른 경로를 따랐다. 1990년대 중반, 브라질 정부는 마가렛 대처의 전력 민영화 및 자유화 프로그램을 그대로 베껴서 추진했다. 그러나 룰라 다 실바(Lula da Silva)가 이끄는 노동당이 2003년 집권한 후에 민영화를 중단했다. 현재 브라질 전력 부문은 공공-민간 혼합 시스템으로 국영기업이 대부분의 발전과 송전을 소유하고 관리하며, 민간 부문이 배전을 지배하고 있다. 룰라의 후계자인 지우마 호세프(Dilma Rousseff)의 2016년 탄핵 이후, 새 정부는 국영 전력 공공기관인 Eletrobras를 적극적으로 민영화하려했다. 그러나 그 계획은 먼저 의회에서, 그리고 대법원에서 연속적으로 저지되었다. 수십 년 중에 가장 논쟁적이고 양극화된 2018년 10월의 선거에서 당선된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대통령이 광범위한 민영화 프로그램을 발표했기 때문에, 브라질 전력 부문의 미래는 어두워 보인다. 한편 멕시코의 안드레아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 (Andres Manuel Lopez Obrador) 대통령 당선자는 자국의 석유와 전력 시장을 민간 기업에게 개방하는 2014년에 시작된 에너지 부문 민영화와 자유화의 물결을 역전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최근 몇 년간 전력 부문의 재국유화를 통한 공적 소유의 복원은 다양한 결과를 낳았다. 베네수엘라에서 차베스 대통령이 시행한 ‘볼리바르 혁명(Bolivarian Revolution)’ 정치 프로젝트에는 철강 회사에서 통신까지, 수도 및 전력 공공기관에서 병 제조 공장에 이르기까지 여러 국유화가 포함됐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에너지 부문의 수년간 잘못된 관리와 부패로 인해 끊임없는 정전과 심각한 제한 송전이 발생하는 거의 영구적인 전력 위기가 발생했다.

볼리비아에서는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가 이끄는 사회주의운동(MAS)이 권력을 잡으면서, 2006년에 이 과정이 시작되었다. 새 정부는 석유 및 가스 분야, 파이프라인 및 정유소, 수도 및 전력 공공기관, 통신 및 광업을 공적 소유로 되찾았다. 새로운 공기업인 ENDE(국가전력기업)의 설립을 포함해서 2010년부터 전력 부문이 재국유화되었다. 서비스의 적용 범위와 품질은 국유화 이후 개선되었지만, 진보적인 연구자와 비판적인 사회 운동가들은 소유 구조의 변경을 넘어서는 시스템의 큰 변화는 없다고 주장한다. “가장 큰 한계는 핵심 경영 원칙으로 수익성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적 이윤 논리를 역전시키지 않았다”는 점이고, “따라서 전력 국유화는 공공서비스의 상품화에 대한 진정한 대안을 의미하지 않는다.”

1990년대의 잔혹한 신자유주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라틴아메리카] 몇몇 국가의 전력 부문은 현재 수직 통합되고 전국적 국유 기업이나 지역 및 지자체 권력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공적 소유 전력 공급의 효율성과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사례로 눈에 띈다. 다음으로 이러한 몇 가지 중에 특히 코스타리카와 우루과이의 성공적인 공적 소유의 사례를 상세히 다룬다.

코스타리카의 모범적인 전력 부문

코스타리카는 공적 소유에 근간해 효율적이고 평등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탁월한 사례다. 광범위한 전력 서비스뿐만 아니라 물, 보건 및 교육 서비스를 갖추고 있으며 공평성, 품질, 저렴함(affordability), 공적 정신 및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1949년 설립된 국유 기업인 ICE(코스타리카전력통신공사)는 에너지와 통신 분야를 담당하며, 사회 발전의 측면에서 오늘날 세계 최고인, 라틴아메리카 복지 국가의 핵심 기관으로 발전했다.

거의 70년 동안 ICE는 높은 수준의 기술, 재무, 경영 역량을 보유했고,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이며 공평한 전력 시스템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 공공기관(public utility)은 설립 이후 1949년 14%에서 최근 99% 이상으로 전력 서비스 보급을 확대했다. ICE는 다른 공적 전력 공급자들과 함께 코스타리카가 재생에너지로 전환의 최선두 국가가 되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2017년 수력, 지열, 풍력, 태양 및 바이오매스 에너지원은 코스타리카 전력 믹스의 99.7%를 차지했고, 화석연료 전력은 0.3%에 불과했다. 그 에너지의 대부분은 국유 및 사회적 소유의 전력 생산자에 의해 발전됐다. ICE는 66%를 생산했으며, 지역(sub-national) 공공기관과 농촌 에너지 협동조합은 7%를 생산했다. 나머지 에너지는 국가와 사적인 민자발전(independent power producers) 간의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제공됐다.

4개의 국유 기업―전국 기업인 ICE, ICE의 자회사로 산호세 대도시권을 담당하는 CNFL, 지자체 기업인 ESPH와 JASEC―과 4개의 협동조합(COOPEGUANACASTE, COOPELESCA, COOPESANTOS, COOPEALFARO)이,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의 참여가 전혀 없이도 코스타리카 전체의 배전과 상업적 필요를 충족한다. ICE의 수석 엔지니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양질의 전기에 익숙해 졌고, 우리 서비스가 이용자들의 지역이나 사회적 지위, 경제적 능력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기본권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요구했다.

이전 연구자들은 ICE의 “재생에너지원을 지향하는 장기적인 계획 능력과 의지가 코스타리카의 사회적 관계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들은 “ICE가 시민사회 조직, 노동조합, 지식인, 대중 여론 사이에 뿌리내렸기 때문에 깨끗하고, 지속가능하고, 국내에서 공급되는 전력에 관한 사회적 이해관계를 승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기술적 전문지식, 공적 성격, 재정적 독립성으로 ICE가 자율성과 내부적 일관성 가졌기 때문에” 장기적인 비전을 추구할 수 있었다.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코스타리카의] 신자유주의 정부들은 고도로 효율적인 공적 기업의 성공이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ICE의 공공 기반 연대 모델에 대한 개혁을 추진해서 전력 부문이 변화시켰다. ICE는 또한 점점 자유화된 시장 내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회사의 제도 및 경영 틀의 변화 과정을 통해서 내부적 기업화에 지배되었다.

그러나 코스타리카의 성과는 여전히 중요하다. 지난 70년 동안 코스타리카의 전력 서비스 발전은 민간 기업의 이익에 대항하면서 크게 발전했다. 노동당이 영국 전력 부문 재구조화의 핵심 요소로 최근 강조하는 공적 소유는, “민간 자본을 전력 산업에서 몰아내고 대기업에 대항”하기 위해서 ICE를 만들었던 취지와 유사하다.

우루과이의 에너지 혁명

지난 10년간 우루과이는 진정한 에너지 혁명을 이루었다. 오늘날 [우루과이에서] 화석 연료는 전력 믹스의 극소수만을 담당한다. 그리고 국가는 거의 보편적인 접근을 보장한다. 340만 명의 우루과이 인구의 99.7%가 전력 서비스에 완전히 접근 수 있으며, 국가 전력 공공기관은 전력망에 접속하지 못한 나머지 0.3%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분산 발전을 제공 중이다.

2014년 7월, 스페인 최대 신문인 엘 파이스(El País)는 <우루과이의 재생에너지 혁명>이라는 기사를 발표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우루과이는 “석유나 천연가스 자원이 없으며” 최근까지 “높은 에너지 가격이 생산성을 떨어뜨렸다.” 그러나 현재 이 나라는 “세계의 다른 곳과는 달리” 재생 자원을 사용한다. 그것은 “매우 짧은 시간에 재생에너지로 극적인 전환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관한 중요한 사례”가 됐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우루과이는 10년도 안 되서 정부의 보조금 없이 탄소 발자국을 크게 줄이고 전력 요금을 낮췄다“고 밝혔다.

2018년 3월 현재, 바람은 우루과이의 주요 에너지원이 되었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3월에 풍력발전이 국가 총 전력의 41.2%를 공급했고 수력발전 38.9%, 바이오매스 9%, 지열 7.6%, 태양광 4.6%을 공급했다. 이 수치는 전 세계적으로 거의 유례없는 풍력 에너지의 매우 빠른 대규모 성장을 보여준다.

에너지 전환은 의회 내 모든 정당의 지지를 받는 ​​정책 협정으로 시작되었다. 협정은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소유, 관리 및 자금조달의 개발 및 조정을 제안했다. 2005년 3월, 우루과이 역사상 처음으로 좌파 연합인 광역전선(Frente Amplio)이 집권했다. 2008년에 정부는 에너지 정책의 근간을 마련했으며, 2010년 2월 의회는 모든 정당 국회의원이 투표해 국가에너지정책2005-2030(Política Energética 2005-2030) 전략 계획을 제정했다. 이 법안으로 구체적인 목표, 메커니즘, 제도적 지침이 확립됐다.

우루과이 국가가 완전히 소유한 수직 통합 전력 기업인 UTE(전력공사)가 전환의 핵심 주체였다. 설립된 지 100년이 넘은 UTE는 서비스의 품질과 신뢰성, 경제 안정성 면에서 매우 효율적인 회사였다. 실제로, 그것은 비용이 들지 않는 우루과이 정부의 주요 재정 원천 중 하나다. 국제 신용 기관은 UTE에 AAA(최고 투자 등급)를 부여했고, “역사적으로 회사는 적절한 수준의 부채를 유지”해 “은행 및 금융 시장에 수월한 접근”을 보장받았다고 언급했다.

UTE는 우루과이의 모든 발전 자산의 약 절반을 소유하고 직접 관리하는 전력 부문의 지배적 행위자다. 또한 송전 및 배전 네트워크를 소유한 유일한 운영자이고, 제3자에게 송전 요금을 받고 공개 접속을 제공할 위무가 있다. 마찬가지로 UTE는 국가 전력 시장의 유일한 구매자다. 도매 에너지 시장에는 좌파가 집권하기 10년 전인 1997년 자유화의 유산으로 민자발전(IPPs)이 참여하고 있다. 2005-2030 에너지 전략은 UTE가 공공-민간 파트너십(PPP), 특히 20년간의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 할 것을 요구했다.

민자발전 구매 요구와 함께 풍력발전 확대로, 최근까지 국유 수력발전과 다른 전력원으로 완전히 공적이었던 UTE의 발전 부문 소유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경됐다. 2016년 기준 풍력 용량의 65%가 이미 민간 소유다. UTE는 풍력 용량의 나머지 35%를 통제하지만, 공적투자회사(public limited companies), 신탁(trusts), 운영 임대(operating leases) 등 주로 간접 투자 구조로 이루어진다. 풍력 발전의 7%만이 전통적인 형태의 공적 투자를 통해 국유 시설(utility)로 직접 건설되고 관리된다.

노동조합 활동가, 학자, 환경운동가, 언론 등은 민간 투자자에 대한 국가의 수익 보장을 비판했다. UTE가 공급업체와 체결한 20년간의 PPA 계약은 풍력발전이 작동할 수 있는 경우, 필요 없는 풍력 에너지에 대해서도 비용 지불 의무를 가진다.

연간 감사 대차대조표에 발표된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UTE의 순수익(net income)은 지난 5년간 19억 190만 미국달러였다. 2017년에는 공적 투자에 대한 많은 제한에도 불구하고 순수익이 전년보다 증가한 4억 9210만 미국달러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풍력 발전 및 다른 형태의 비전통적인 재생에너지 발전에 자체 (공적) 자원을 더 투자 할 수 있었지만, 우루과이 재무부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2015년에 세 번째 좌파 정부가 출범한 이후 재무부는 국영 기업의 수익성을 우선시하고 있다. 2019년에는 재정적자를 2.5% 이하로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UTE가 창출한 수입은 공적 예산의 균형을 유지하고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주로 사용된다.

UTE의 건전한 재무 지표와 높은 신용 등급을 이용하면 풍력발전을 완전히 국가가 소유하고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위한 외부 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 재무부가 UTE가 민자발전에 의존하는 대신 풍력발전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한다면, 상당한 자금을 절감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공적 부채가 늘지만, 장기적으로는 UTE가 민자발전으로부터 에너지를 구매해야하므로 돈이 더 들 것이다.

노동조합은 재생에너지 부문에서 민간 기업의 확장을 비판하고, 그것이 새롭고 은밀한 형태의 민영화라고 지적했다. 그들은 민간 투자자들의 고수익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여러 요소를 찾아냈다. UTE는 20년의 장기 계약 기간 동안 불필요할 때에도 모든 풍력 전력을 고정 가격으로 구매하기로 했다. 우루과이 경제학자들이 설명했듯이, 정부는 에너지 시장의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부분인 풍력 부문을 민간 자본에게 양도했다.

[전력의] 지속적인 공급을 보증하기 위해 필요한 화석 연료를 연소시키는 가장 수익성이 낮은 분야가 UTE에게 남겨졌다. 그러나 우리의 전력 공기업이 민간 투자자의 수익을 장기적으로 보장하기 때문에 민간 투자자에게는 위험이 없다. 모든 위험은 공공 부문으로 이전되었다. 즉, UTE는 자기를 살해할 아이를 키우는 샘이다.

우루과이의 노동자운동은 전력 발전의 완전한 재국유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 요구는 이전 수십 년 동안 다른 민영화의 물결을 저지하고 반전시킨 국가에서는 완전히 비현실적이지 않다. 1992년 당시 신자유주의 정부가 공적 자산의 대량 매각을 시도했을 때, 시민들은 국민 투표로 법안을 완전히 거부했다. 그 후 2004년에 수자원의 공적 소유와 관리를 영구적으로 보장하는 헌법 개정이 유권자 65%의 지지를 받아 다양한 사회 운동들의 연합이 승리했고, 향후의 민영화 시도를 방해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배우기

라틴아메리카 경험에 대한 분석에서 도출되는 가장 중요하고 명백한 교훈은 현재의 상황에 대한 대안이 있다는 것이다. 코스타리카와 우루과이는 노동당이 영국에서 제안한 것처럼, 모든 사람에게 고품질의 깨끗하고 저렴한 에너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 및 공적 소유 전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루과이에서 강력하고 빠른 풍력 발전의 성장은 강력한 전국적인 국유 공공기관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또한 민영화가 중단되고 결국에는 역전될 수 있으며, 공적 이해관계에 따라 운영되는 국유 기업(또는 코스타리카에서와 같이 국가, 지자체 및 사회적 소유 기업의 조합)이 재생에너지원으로 급진적인 에너지 전환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코스타리카와 우루과이의 경험은 또한 국가, 특히 전국적 공기업이 지배적 역할을 수행하는 통합 전력 시스템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오랜 민영화, 규제완화, 과점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전력 부문에서 소규모 (지방, 지자체, 지역) 전력 시설에 근간한 분열적 시스템을 채택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형태의 소유가 공존하고 함께 작동 할 수 있지만, 전체 시스템의 접합자나 촉매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 ICE나 UTE와 같은 공기업이 전국적 수준에서 필요하다. 또한, 공적 소유나 사회적 소유는 다양한 형태를 취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지만, 공적 소유의 공급자가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영역을 담당하고, 일부 기업이 에너지 시장의 수익성 높은 부분을 차지하는 방식으로는 조화가 불가능하다. 한편 ICE와 UTE는 전국의 벽지 및 저소득층 사용자가 전기를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공적 공공기관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영국에 대한 교훈은 완전한 분산화가 항상 최선의 선택은 아니라는 것이다. 긍정적인 두 사례는 커다란 전국적 공적 공공기관이 에너지 서비스의 대규모 계획 및 통합에 핵심적임을 보여준다.

가장 긍정적인 교훈을 꼽아보았지만, 모든 라틴아메리카가 전환에 성공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국유화는 본질적으로 진보적이고 희망적인 경향처럼 들리지만,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의 전력 부문 탈민영화에서 나타난 복합적 결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공적 소유로의 전환은 책임성 있고 돌이킬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

더욱이 코스타리카와 우루과이의 에너지 전환에 대한 면밀한 분석(특히 후자의 풍력으로의 전환)은 민간, 민자발전, 다른 이윤추구 방식의 확대를 통해 초래될 수 있는 ‘은밀한 민영화(stealth privatisation)’에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보여준다. 장기적으로 민자발전에게 문을 여는 것은 잘못된 재정적 결정으로 판명될 것이다. 우루과이에서의 UTE 경험에 따르면 영국과 같은 국가는 공공 부문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투자하는 것을 방해하는 인위적인 부채 상한을 도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라틴아메리카는 주목할 만한 에너지 전환을 보여준 사례이다. 코스타리카와 우루과이는 공적 소유가 경제를 손상시키고 사회 발전을 방해한다거나, 국가가 본질적으로 나쁜 에너지 서비스 제공자라는 기존의 지식에 도전했다. 라틴아메리카 공적 에너지 시스템의 성공과 한계는 영국과 다른 세계에 중요한 정치적 교훈을 제공한다.

 

구준모 옮김

원문 : Energy democracy and public ownership What can Britain learn from Latin A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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