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 대란을 앞둔 일본 베이비붐 세대의 불안과 대안

요양 대란을 앞둔 일본 베이비붐 세대의 불안과 대안

한때 일본 사회를 뒤흔들었던 전공투세대가 후기 노년기로 접어든다. 2025년에 요양대란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년 세대는 노령화 문제를 어떻게 주체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인가.

2022년 12월 4일

[동아시아]일본돌봄, 일본, 동아시아

🔍한국에 앞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정부 재정상의 요양보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용자의 부담액을 증가하고 요양보험 최초 상담을 유료화하기로 결정하면서 현장에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모두 심화되는 고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할 처지이지만, 무엇보다 당사자가 자신의 목소리로 문제를 알리고 함께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게 필요하다. 한때 일본 사회를 뒤흔들었던 '전공투 세대'가 후기 고령화 시기로 접어든다. <주간금요일>의 편집자 이토 이쿠마가 2025년 요양 대란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베이비붐 세대 및 전공투 세대를 다루면서, 고령화 문제를 어떻게 주체적으로 해결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이야기하는 2025년

2025년, 일본은 약 800만 명의 베이비붐 세대(1947~1949년)가 후기 고령자(75세)가 되면서 인구 네 명 중 한 명이 75세가 넘는 초고령화 사회를 맞이한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전공투 세대[1]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국가가 의료와 돌봄의 부담을 줄이려고 획책하는 지금, 세대를 넘어 고민해야 할 요양대란시대가 이미 코 앞으로 다가왔다.

경로의 날인 9월 19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의료와 돌봄 시스템의 붕괴가 시작될 것으로 우려되는 '2025년'을 3년 앞두고 일본 베이비붐 세대가 뜻을 모아 경종을 울렸다.

가나가와현 히라쓰카시 히라쓰카 플레저 홀에서 「베이비 붐&전공투 세대의 미래와 과제」라는 제목의 심포지움이 열렸다. 이 심포지움은 "당사자의 눈으로 '2025년 문제'를 생각한다. 제 앞가림 할 줄 모르면 베이비 붐 세대는 버려진다!?"라는 부제를 갖고 있었다. 100석 짜리 대회장은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성황이었고, 남녀 비율은 거의 반반이었다. 연령대는 베이비붐 세대로 보이는 고령자가 대부분이었지만 젊은 남녀도 있었다. 즉, 돌보는 쪽과 돌봄받는 쪽이 함께 한 "오월동주"(서로 반목하면서도 같은 곤란과 이해관계에 대하여 협력)의 모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간병비 걱정하는 남성들

행사장에서 배포된 자료를 보면, 주최자와 패널 모두 깊든 얕든 1960년대 말 전공투(전국학생공동투쟁) 운동의 전직 투사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우선 주최측의 수장격인 오사다 히로아키는 도쿄대학 의학부 재학시절 인턴 투쟁을 주도했으며, 졸업 후 캐나다와 미국으로 건너가 연수의로 재직했다. 귀국 후ㅇ는 성마리안나 의과대학 강사로 일하다가 퇴직 후 지역 의료거점인 쇼난중앙병원 이사장을 맡았다.

실무를 담당한 후타쓰기 히로다카는 일간지 <닛칸겐다이>의 뉴스편집부장으로 일했으며, 메이지대학 농학부에서 전공투 운동에 참가해 제적 처분을 받았다. 장거리 트럭 운전사에서 프리랜서 작가, 편집자 등 다채로운 경력을 지녔다. <닛칸겐다이> 퇴직 후에도 언론인으로 활약 중이다.

심포지엄 서두에 기조 보고자로 등단한 ‘전공투 백서 속편’ 편찬위원회 소속 호시바 가쿠지는 도쿄대 입학 후 학생운동에 뛰어들어 사토 수상 방미 저지 투쟁[2]을 벌였다. 이로 인해 체포 및 기소되어 1년 넘게 투옥 생활을 했다. 이후 학원 경영 등을 거쳐 영업직으로 활동하다가 현재는 돌봄 등급이 '4급'[3]인 아내를 간호 중이며, 포럼에서 돌봄 체험담을 펼쳤다.

첫 순서로 패널 토론이 시작됐다. 먼저 ‘전공투 백서 속편’편찬위원회의 마에다 가즈오가 당사자인 베이비붐 세대에게 미리 실시한 두 차례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하였다. 첫 번째는 전공투 세대의 생활 실태에서 정치신조까지 75개 항목의 설문조사 결과를 정리한 ‘전공투 백서 속편’(죠쿄출판 2019년 출간) 중 돌봄 관련 내용이었고, 두 번째는 이번 심포지엄을 위해 ‘전공투 백서 속편’의 응답자에 대해 실시한 돌봄 관련 추가 설문조사 결과다. 지면 사정으로 설문 결과는 다 상술할 수 없지만, 주목할 만한 점은 불과 3년 사이 돌봄 경험자의 비율이 남성은 19.0%에서 43.6%, 여성은 8.7%에서 72.2%로 크게 늘어났다는 것, 그리고 돌봄 비용을 걱정하는 남성들의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점이다.

연금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걱정의 목소리 뿐만 아니라, ‘막막해서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다’라는 체념 혹은 푸념의 목소리도 있었다. 베이비붐-전공투 세대의 생생한 목소리를 소재로 ‘2025년 문제’의 핵심에 다가가기 위해, 당사자의 눈으로 현상을 살펴보고 문제를 제기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패널은 우에노 치즈코, 히사다 메구미, 미요시 하루키, 하타 쓰네토 이렇게 네 명이었다.

우에노 치즈코는 1948년 도야마현 태생의 사회학자로, 교토대학 문학부 동기였던 야마자키 히로아키가 하네다 투쟁에서 사망하면서 그의 추모 데모를 계기로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히사다 메구미는 1947년 홋카이도 태생으로 조지대학에서 학생운동을 한 뒤 중퇴했다. ‘필리피나를 사랑한 남자들’로 오야 소이치 논픽션상을 수상했고, 돌봄의 현장을 취재한 「100세 시대의 새로운 돌봄 철학, 돌봄노동자 100명이 돌봄을 선택한 까닭」을 저술하기도 했다. 미요시 하루키는 1950년 히로시마현 태생으로, 수도고등학교에서 학생운동을 주도했다가 퇴학 처분을 받았다. 요양보호소에서 일하는 동안 보호사, 이용자 모두 비인간적인 취급을 받고 있는 현실에 맞서 "생활과 재활연구소"를 설립한 요양보호분야의 선구자다. 하타 쓰네토는 1950년 도쿄 태생으로 아이치 진료회 이사장이다. 대학입시 준비 중 베트남 반전 운동에 참가했고, 와세다대학 문학부를 거쳐 쇼와대학 의학부에 진학했다. 연수 기간 중 재택 의료를 전공하는 의사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 길에 들어섰다. 오사다 수장과 4명의 패널은 모두 의료·간호 분야에 깊이 매진해 왔으며 '2025년 문제'의 당사자인 베이비붐 세대 논객이자 실천가다.

의료와 돌봄에 대한 불신과 절망

앞서 오월동주라고 쓴 데는 사연이 있다. 안타깝게도 베이비붐 & 전공투 세대에 대한 다음 세대의 시각이 그리 곱지 않아서다. 학생운동으로 세상을 떠들썩 하게 했으면서도 정작 사회에 나가선 높은 월급을 받고 골프 삼매경에 빠져 있다가, 은퇴 후에는 충분한 연금을 받으며 태평세월을 즐기지 않았던가. 특히 남성들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 그래서 어쩌면 베이비붐 세대가 요양 난민이 되는 2025년 문제에 대해서도 ‘이제 와서 뭡니까. 알아서 해결하세요’라는 냉정한 시선을 받아도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심포지엄의 부제 ‘제 앞가림 할 줄 모르면 베이비 붐 세대는 버려진다!?’가 주최자의 의도와는 달리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한마디로 지금의 일본은 '오래 살아도 보답 받지 못하는 사회'가 됐다. 오래 사는 것에 대한 공포감이 사회를 뒤덮는다. 이는 당연히 의료와 돌봄에 대한 불신과 절망에서 비롯한 것이다. 앞에 소개한 설문 응답에도 이러한 절망감이 짙게 반영되어 있다.

병원의 노인용 침대는 늘 만상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노인들이 희망하는 저렴한 요양원 역시 입주 대기 줄이 길게 서 있다. 언제 입소할 수 있을지 도무지 기약이 없다. 치매에 걸린 배우자를 간호하는 노인부부 돌봄 현장에서는 동반 자살을 위장한 ‘배우자 살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후기 고령자가 되는 2025년 이후, 이런 아수라장이 더 늘어날 것이다. 최근의 숫자를 보면 요양보험제도의 ‘지원과 돌봄이 필요한 노인’은 전국 669만명(2019년, 후생노동성), ‘재택요양중인 노인’은 409만명(2021년 12월,후생노동성)이며, 베이비붐 세대가 75세 이상이 되는 2025년에는 각각 약 830만명, 약 49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로 인해 돌봄 종사자의 수는 38만명이나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도권에서 돌봄 난민이 급증할 것이며 그 사회적 파장은 다음 세대를 직격한다. 이것이 바로 '2025년 문제'의 심각한 모습이다.

베이비붐 세대 노년은 잠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베이비붐 세대가 '2025년 문제'를 앞두고 완전히 위축된 채로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참가자 중 한 명(1947년생으로 현역 편집자)은 말한다. “원래 베이비 붐 세대는 1960년대 베트남 반전이나 전공투 운동, 또는 히피 같은 서브컬처를 일으킨 ‘진실을 말하는 세대’죠. 잠자코 남의 ‘돌봄’을 받아들일 리 없어요. ‘여기가 이상해, 저기를 바꿔줘’라고 요구할 게 뻔해요.”

우에노 치즈코는 ‘한 번 깬 아이는 다시 잠들지 않는다’며, 베이비붐 세대의 특징을 말한 바 있다. 저서 ‘혼자만의 노후’로도 알려진 우에노는 심포지엄에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일찍이 전공투는 ‘가족 제국주의 분쇄’를 외쳤지만 실제 그것을 실천 한 것은 ‘독신’이나 ‘돌아온 싱글’인 여성 뿐이며, 남성 대부분은 아내에 의존한 ‘쇼와형[4] 구식남자들’이었다”라고 혹독하게 지적하고 있다.

다음으로 발언한 히사다는 바로 우에노가 말하는 ‘돌싱’이다. 통산 20년간 부모를 돌 본 후 현재는 도치기현 나스쵸의 ‘편의 서비스를 갖춘 고령자 주택’에 산다. 70세에 보호사 자격을 취득해 고령자 커뮤니티 만들기에 열심이다. 올 여름에는 ‘들판 프로젝트’라고 이름을 붙이고 70, 80대를 중심으로 인형극팀을 꾸려 들판에서 직접 만든 야외극장에서 공연했다. 모두에게 ‘브라보’를 받았다고 한다. 하사다는 “그냥 노인들끼리 날마다 떠들썩하게 살고 있어요.” 라며 자랑스러워했다. “돌봄 문제는 자립,자조, 상호부조로 어떻게든 해결하자는 게 원칙이에요. 1970년대 젊은이였던 베이비붐 세대가 내건 공동체 만들기를 해야 할 때가 지금 온 것 같네요. 돌봄의 새로운 물결과 철학이 시작되는 것 같아요. 돌봄이 지역과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다음으로 발언한 미요시는 물리치료사가 돼 노인돌봄에 종사하며 ‘기저귀 떼기 학회’를 발족하고 전국에서 생활재활 강좌를 주최하고 있다. 돌봄에 임하는 사람들에게 인간성을 중시하는 고령자 돌봄의 본연의 자세를 전하고 있는 입장으로써, “전공투 세대는 진실을 힘차게 말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큰일납니다”라고 호소한다.

마지막에 등장한 하타는 베이비 붐&전공투 세대가 ‘미움을 받더라도 주장해야 할 것은 주장한다’는 말에 동의하면서도 돌봄 의료인의 입장에서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요양보험 제도와 장애인 제도를 비교하면서 같은 복지 제도이지만 돌봄등급이 높을 수록 이용자 부담이 증가하는 반면 장애등급은 높아질수록 이용자 부담이 줄어드는 제도의 근본 모순을 지적했다.

돌봄제도 개악을 허용하지 않겠다

하타가 지적하듯이 의료와 돌봄 환경은 제도 설계부터 문제가 있으며 악화일로를 걷는다. 우에노는 이렇게 경종을 울린다. “베이비붐&전공투 세대가 다음 세대 뿐만 아니라 후손을 위해서 완수한 몇 안 되는 사회공헌 중 하나가 ‘요양보험제도’를 만든 것인데, 그 개악의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이 말은 2023년 봄 개정을 목표로 후생노동성이 만든 개정안을 가리킨다.

“국가는 요양보험을 개정하기위해 착착 준비해 왔습니다. 코로나19로 삶이 피폐해지고, 고물가에 시달리는 고령자의 생활 실태에 눈 감고 이용자 부담을 두 배로 늘리고, 돌봄 상담을 유료로 바꾸면서 서비스를 축소하고 이용자 부담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정부 예정대로면 2022년 연말까지 사회보장심의 요양 보험부 회의 결론이 나오고 내년 1월에는 각의[5]에서 결정, 2023년도 정기 국회에서 개정안이 성립됩니다. 사상 최악의 개정안을 이대로 통과시켜서는 안 됩니다.” 우에노와 함께하는 이들은 '사상 최악의 요양 보험 개정 불허! 모임'을 만들어 요양보험 개악 저지를 위해 지난 달 10월부터 본격적인 반대운동을 시작했다.[6]

이렇게 ‘2025년 문제’를 둘러싼 의료와 돌봄의 논점이 부각되었다. 호시바는 “아침에 일어나니 돌봄 등급1이던 아내가 돌봄 등급4로 상태가 급변했다”며 동동거리며 서투르게 식사를 준비하고 아내의 대소변을 받아낸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털어놓으며 그래도 요양보험 제도가 있어 도움이 되었다고 회고했다.

한편 히사다는 “요양보험제도는 사용하기 불편하다. 되도록 이용하지 말고 동료들끼리 서로 의지하고 싶다”며 가족에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남남인 노인들끼리 공조관계를 만들면 2025년 문제도 두렵지 않다고 피력했다. 둘 다 돌봄 현장의 진실을 말해준다. 요양보험제도는 그만큼 복잡하고 모순적이다. 경제적 여력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돌봄 문제가 필연적으로 더 큰 사회문제로 되는 것을 누구나 느낀다. 심포지엄은 끝났다. 시간 제약 때문에 더 깊이 파고들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인지 주최자측은 마지막 발언에서 1년 후 나고야에서 개최되는 ‘지역 공생 네트워크 제2회 전국모임’ 때 이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022년 고령사회백서’(내각부)에 따르면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는 현재 3,62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0%에 이르고 베이비 붐 주니어가 고령자 대열에 합류하는 1940년에는 3천9백2십만명까지 늘어난다. (죽지 않고)운 좋게 살아남은 베이비 붐 세대를 베이비 붐 주니어나 그 다음 세대가 돌보는 초초고령 돌봄 시대가 도래하는 셈이다. 국가가 사회 공공재인 의료와 돌봄의 부담을 줄이려고 획책하는 지금이야말로 여러 세대가 함께하는 공생(共生)과 공투(共闘)가 필요하다. 요양대란 시대의 수난은 이제부터다.

각주

[1] 1960년대 일본 학생운동이 가장 강렬했던 때, 도쿄대학, 니혼대학등 대학을 중심으로 ‘전학공투회의’ 조직이 학생운동을 이끌었으며 당시 학생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다. 전공투는 당시 도쿄대, 니혼대, 호세이대 등의 모든 정파와 비정파적 래디컬 학생들까지 포괄한 학내 투쟁체 조직이었다. 한국의 전대협, 한총련과 같은 전국적인 학생운동 지도체로는 전학련(전일본학생자치회총연합)이 있다.

[2] 1969년 11월 16~17일에 벌어진 투쟁이다.이 투쟁에서 일본 사상 최대인 2천5백명이 체포되었으며, 1967년부터 계속된 학생운동,신좌파운동의 종지부를 찍었다. 1951년 9월 8일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체결된 후 일본은 동시에 '미일안전보장조약'에도 서명했다. 이로써 미군은 '주일미군'의 형태로 계속해서 일본에 상주할 수 있게 되었다. 전공투와 신좌파조직은 ‘미일안전보장조약’이 끝나는 1970년을 앞두고 조약이 계속될 기미가 보이자 1969년 11월을 결전의 달로 삼고, 10월 21일, 국제 반전의 날 이후 각지에서 집회와 투쟁을 벌였다. 그러나 11월 16일 부터 시작한 가두 투쟁은 기동대에게 개별 공격 당하며 패배로 끝났고 사토 수상은 예정대로 미국을 방문했다.

[3]일본의 돌봄(개호介護)등급은 돌봄 정도가 낮은 순으로 지원 등급 1, 2등급과 개호 1~5등급을 포함해 총 7등급으로 구분되며, 돌봄 서비스 이용자는 등급에 따라 시설, 재택, 지역밀착형, 돌봄예방, 생활지원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본문에서 언급한 돌봄 등급 4는‘혼자서 앉을 수 없거나 종일 누워있는 상태’를 뜻한다.

[4] 쇼와 시대 : 1926년부터 1989년까지 쇼와 천황이 재임하던 시기.

[5] 내각법제국의 심사를 마친 법안은 사무적인 조정을 거친 후 각의로 이동한다. 각의는 내각의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체 기관으로서 내각총리대신과 국무대신으로 구성되며, 내각관방장관과 내각법제국장관이 배석한다. 각의의 결정으로 법안은 정부안으로 확정되며 확정된 법안은 국회에 제출됨으로써 정부 내의 입안심사과정은 종료하게 된다.

[6] 10월 5일부터 11월 10일까지 현직 돌봄 종사자를 중심으로 4회의 줌 온라인 토의를 개최하여 유튜브로 업로드하였다. 주로 요양보험이 어떻게 개악을 거듭했는지를 설명하고 대책을 논의하였는데, 참가자는 모두 돌봄 경력 20년 이상의 베테랑이거나 75세 전후의 돌봄 당사자이다. 11월 18일에는 각 진보정당의 정치인까지 참가한 대규모 온오프 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에선 정치인, 돌봄 종사자, 이용자가 공평하게 5분씩 발언하였으며, 돌봄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졸속 개정방침을 풍자하는 짧은 연극도 선보였다. 일본의 요양보험 시스템을 간략히 살펴보면, 요양보험이 필요한 이용자가 돌봄매니저와 상담 후 재택에서 보호사를 요청하거나 시설 입소등을 결정한다. 이 경우 돌봄 등급(지원1, 2등급부터 돌봄 1~5등급) 에 따라 지원 금액이 정해지고, 이용자의 소득에 따라 이용금액의 10%, 20%, 30% 중 하나를 부담한다. 현재는 90%의 이용자가 10%를 부담하고 있는데, 일본 정부는 최종적으로 10%부담을 없애고 최소 20%를 부담하게 한다는 목표로 단계적으로 20% 부담 인구층을 넓히려고 하며, 30%를 부담하는 고소득 계층의 범위도 넓히려고 하고 있다. 동시에 요양 보험료도 꾸준히 인상하고 있어 이용자가 부담이 한층 커졌다. 또한 이번 요양보험개정에서 ‘돌봄 매니저 최초 상담 유료화’도 반대 목소리가 높다. 일본정부는 ‘상담료 유료화를 통해 상담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현장 전문가들은 요양 보험을 처음 이용하는 사람이 유료 상담에 부담을 느끼고 이용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다.

참고 자료 출처

글 : 이토 이쿠마

번역 : 박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