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판다 라이더들은 어떻게 저항을 조직했을까? ②

편집주 : 푸드판다는 초국적 플랫폼기업 딜리버리 히어로가 대주주로 있는 음식배달 플랫폼 기업으로, 중국과 한국,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아시아 시장 전반에서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홍콩과 대만, 태국, 미얀마 등에서는 시장을 지배하는 1~2위 기업이다. 2021년 가을, 홍콩에서는 푸드판다 노동자 파업이 일어났다. 이 글은 ‘홍콩 음식배달 노동자 권리찾기팀(外賣員權益關注組, Hong Kong Riders’ Rider Concern Group)’이 2022년 8월 24일 작성한 글로, 이 파업이 어떻게 조직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공히 활용한 조직화 경로를 설명하고 있다. 이 글을 번역해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푸드판다 라이더들은 어떻게 저항을 조직했을까? ①
푸드판다 라이더들은 어떻게 저항을 조직했을까? ②

2부에서는 2021년 푸드판다 파업을 분석하고 다음을 논의할 것이다.

  • (3) 동원 과정과 관련해 어떤 논점에 주목해야 하는가?
  • (4) 파업의 교훈은 무엇이며, 현 상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방법은 무엇인가? 홍콩 배달 노동자들의 결집력을 장기적으로 키우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선 파업 참여를 위한 인원 조직화를 입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몇 가지 소주제별로 나누어 살펴보자.

이질성과 분절

푸드판다의 배달기사 인력은 매우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배달기사들은 다양한 출신 배경과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고, 각기 다른 운송수단으로 배달을 하며, 다른 구역에서 일한다. 필요한 수입에 따라 어떤 이들은 풀타임으로, 다른 이들은 파트타임으로 일한다. 파업의 상황과 조직화 과정 또한 다양하다. 노동자들이 여러 요인에 따라 파편화된 채 일하는 상황은 연대와 통합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민족성

홍콩에서 일어난 배달기사들의 파업은 푸드판다 파업과 마찬가지로, 대개 남아시아인 노동자들의 배달 중단과 시위 참여율이 한족 노동자들보다 높았다. 파업이 일어나기 전 중국 배달기사 중 많은 이들은 인도와 파키스탄 노동자들을 차별적인 시선으로 대했다. 그러나 파업이 시작된 후 한족 노동자와 남아시아 출신 노동자 대부분은 민족성을 뛰어넘은 연대를 보여주었다.

전세계적으로 플랫폼 노동자들의 투쟁을 연구하는 학자들 또한 소수민족 혹은 이주노동자가 투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짚고 있다. 예를 들어, 우드콕(Woodcock)은 영국의 음식배달 플랫폼 딜리버루(Deliveroo) 노동자 운동에서의 ‘보이지 않는 조직화’에 이주민 네트워크가 미친 영향을 언급했다. 홍콩의 노동운동가들과 연구자자들도 “남아시아 출신 소수민족 노동자들이 다른 한족 노동자들 보다 더 단일화되어 있고, 통합되어 있으며, 다른 노동자들과 연대한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또, 일반적으로 비주류 민족 출신 노동자들의 산업과 공동체 내에는 권위있는 ‘민족적 지도자’, 즉 다른 이들에게 투쟁 동참을 호소할 수 있는 발언권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푸드판다 파업 과정을 관찰해보면, 그런 시각은 지나치게 일반화된 것일 수 있다. 일단 ‘남아시아인’들은 모두 다양한 국가 출신, 다양한 종교를 지니는 등 절대로 ‘단일’하지 않다. 노동자들의 연합이 종종 민족에 따라 형성되기도 하지만 남아시아 출신 배달 노동자들이 언제나 ‘더 통합된’ 상황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쿤통의 한족 배달 노동자들은 카오룽시티(Kowloon City)와 카오룽베이(Kowloon Bay)의 남아시아 출신 배달 노동자들보다 더 빈번하게 소통한다. 끝으로, 공동체와 산업체 모두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특정 ‘지도자’는 파악되지 않았다. 한 마디로 소수민족 ‘지도자’의 결집 능력과 조직 패턴은 일반화되고 신비화된 모습의 ‘통합성’보다는 남아시아인 커뮤니티의 특정한 조건(예를 들어 ‘지도자’가 기존에 존재하는 이주민 네트워크에서 일하면서 관계를 발전시켰는지의 여부 등)을 두고 설명해야 한다. 다른 민족 그룹들은 이러한 측면에서 다를 수 있다. 네팔 건설노동자들, 공동체, 친족 기반 네트워크와 가까운 베테랑 노조 활동가들, 그리고 그들 사이의 리더십은 파키스탄인들과 인도인들이 지배하는 음식배달 업종에서 찾을 수 있는 것보다 더 강력한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이른바 ‘남아시아 출신’ 소수민족 내부의 이질성과 다양성을 상기시킨다.

전반적으로 대개 남아시아인들은 민족적으로 불평등한 상황에 놓인다. 따라서 교육 수준과 사회-경제적 지위도 낮을 수밖에 없다. 남아시아 출신 라이더들이 한족 노동자들보다 파업에 깊이 참여하는 이유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변 중 하나는 ‘노동시장에서 남아시아 출신 노동자들의 불공정한 위치’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노동운동을 분석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민족의 통합성’을 본질로 여기지않고, 급진화한 ‘소수민족 출신 노동자’들에 대해 전형성을 강화하지 않는 것이다.

운송 수단 종류와 노동자의 지위

운송 수단과 파트타임/풀타임 노동자의 유형의 차이도 중요하다. 풀타임 배달 노동자들은 라이더들이고, 일부는 자전거를 타고 운송하며, 대부분은 남아시아 출신이다. 이들 집단은 소득과 생계를 배달 플랫폼에 크게 의존한다.

또한 남아시아 출신 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는다. 반면, 도보 배달 노동자들은 파트타임으로 일하려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풀타임과 파트타임 노동자가 플랫폼 노동에 대한 관심이나 요구가 다른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파편화를 넘어선 연대를 형성하는데 걸림돌이 된다. 그동안 라이더들 간 네트워크의 사전-파업 수준은 도보 배달 노동자들보다 강력한 경향을 띤다. (한족 노동자 타트 씨에 따르면, 온라인 메신저 앱에 쿤통 도보 배달 노동자들의 채팅방이 없는 반면, 오토바이 라이더들은 상당한 결속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풀타임 라이더들은 자연스럽게 파업에서 가장 핵심적 역할을 맡게 된다. 임금 절감과 열악한 작업 환경이 풀타임 라이더들에게 직접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언론에 의해 보도된 바에 따르면, 파트타임 노동자들은 어떠한 시위에 참여하지도 않았으며 심지어는 파업 당일에도 출근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풀타임 라이더들은 파트타임 노동자들에 대한 불만을 갖기도 했다.

구역

마지막으로 중요하게 살펴 볼 지점이 있다. 파업의 규모가 지역마다 달랐다는 점이다. 심지어 어떤 구역에서는 파업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센트럴은 대개 홍콩에서 가장 활발히 배달이 이루어지는 구역으로, 그곳의 남아시아인과 중국인 라이더들은 강력한 네트워크를 이루며, 상호 조력 문화를 지녔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거의 아무도 파업에 동참하지 않았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다른 구역의 파업으로 평소보다 주문량이 늘어나자 ‘즐거워했다’. 이것은 이미 존재하는 네트워크나 지도력 여부와 같이 앞서 언급한 사실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범위에서, 지역마다 다양한 인구학적 구성과 지리적 특징, 그리고 여타의 요소들로 노동 인구의 규모와 특징은 큰 폭으로 상이하게 존재할 수 있다. 적어도 파업의 참여 상황은 각 구역의 성격에 따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띠었다. 아래 지도를 보면 대부분의 판다마트 시위는 카우룽 반도 쪽에서 일어났고, 홍콩섬과 신계(홍콩의 북부 대부분)에서는 시위가 거의 없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이는 사실적 요소와 정보의 한계를 모두 반영한다.

11월 13일과 14일, 판다마트 파업이 일어난 구역을 표시한 지도 (출처: 蔡美琦, 2022)

외부 집단의 역할

일부 노동조합과 ‘직공맹(香港职工会联盟; Hong Kong Confederation of Trade Unions: HKCTU)’이 파업 전 급작스럽게 해체함에 따라, 푸드판다 파업은 홍콩의 ‘포스트 노조 시대(post-unions era)’ 가장 중요한 노동자 투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파업과 같은 운동에 외부 집단으로부터의 원조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요한 외부 참여자는 ‘홍콩기독교산업위원회’ 산하의 ‘홍콩라이더들의권리찾기팀’, 그리고 HKCTU의 전신과 제휴했던 ‘음식및호텔산업노동조합(飲食及酒店業職工總會; Catering and Hotel Industries Employees General Union: HKCIU)을 포함한다.

조직과 구성의 차원에서, ‘권리찾기팀’의 역할은 온라인 응답과 오프라인에서의 조직 절차로 나뉜다. 먼저, 푸드판다에서 파트타임 노동자로 일한 적 있는 권리찾기팀의 두 활동가가 텔레그램과 왓츠앱 단체채팅방에서 ‘촉진자’로 활동했다. 이들은 파업의 의제와 계획을 효과적으로 토론하고 결정하도록 촉진하고, ‘전체모임방’과 ‘리더방’, 그밖에 다른 그룹들 사이에서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광동어와 영어를 번역했다. 또한 요구사항을 수집하기 위해 설문지를 만들었으며, 공동체의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투표와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은 또한 포스터와 유인물을 만들었고, 각기 다른 모임에 전송했으며, 다른 구역으로 분배했다.

여러 지역에서 일하는 배달 노동자들이 포스터에 적힌 의제들에 따랐기 때문에, 이러한 활동이 판다마트에서의 시위를 위한 중요한 촉진제였음이 드러났다. 많은 배달기사들은 포스터를 각자의 구역에 배포했다.

‘권리찾기팀’은 캄룽(Kam-lung) 씨가 카오룽베이에서 했던 것처럼, 2~3일 간 얼굴을 맞대고 카오룽시티와 산포콩(San Po Kong)의 배달 노동자들에게 파업 참여를 설득했다. ‘권리찾기팀’이 산포콩에서 일하는 라이더들에게 (제한된 경로로) 링크를 공유한 덕분에, 작은 시위와 기자회견 또한 산포콩 판다마트 앞에서 이루어졌다.

‘권리찾기팀’의 파업 호소 포스터 (출처: ‘홍콩라이더들의권리찾기팀’)

‘음식및호텔산업일반노동조합’을 조직한 인물은 텔레그렘 단체토론방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2017년 이래 노동조합은 배달 노동자들의 공동체 활동은 물론, 이들이 해고되거나 상해를 입었을 때 조력해왔다. 과거에는 일부 라이더들이 회원으로 조합에 가입했지만, 배달 노동자들의 연대를 지원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따라서 이번에는 ‘음식및호텔산업일반노동조합’이 동원과 조직에 크게 기여해, 배달 노동자들이 쿤통에서 대규모 시위와 기자회견을 열 수 있도록 했다.

일어난 투쟁은 배달노동자들이 즉흥적이고 자발적으로 조직한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외부 그룹들의 지원도 있었다. NGO 활동가인 ‘권리찾기팀’ 활동가들은 시간과 자원이 많아 일반 배달 노동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료들을 조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많이 조직할 수 있었다. 또한 산별노조 활동가들은 다양한 노동 분쟁에 관해 경험이 풍부했다. 이는 그들이 언론의 주목을 끄는 작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회사 압박을 위한 언론 활용에 능숙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이지 않는 조직화’

2021년의 배달 노동자 파업의 조직화 과정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지금까지 파업을 조직하는 데 필요한 상호간 협력과 온라인·오프라인 상에서 배달 노동자의 자기 조직화 간 통합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파업의 조직화는 실제로 더 ‘복잡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분명한 구조가 없고, 여러 갈래로 파편화되어 있기도 하다.

일부 연구자들은 다른 국가에서 펼쳐진 플랫폼 노동자들의 투쟁을 ‘보이지 않는 조직화’나 ‘조직화 된 즉흥성’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Cant 2020; Woodcock 2021). 이 용어는 일반적으로 외부 관찰자에게는 보이지 않는, 자발적으로 조직화된, 조합이 아닌 형태의 모임을 의미한다(Cant 2020: 131). 2017년 영국에서 일어난 딜리버루 라이더들의 파업에서도 ‘보이지 않는 조직화’의 주된 채널은 왓츠앱 모임과 구역 센터였다(Cant 2020: 131). 이러한 (투쟁)방식은 푸드판다 파업의 텔레그램 모임에서 이루어진 조직화와도 놀라울 정도로 유사했다.

후이(Hui)는 2020년 홍콩 딜리버루 파업에서 ‘유기적인 네트워크, 민족적 유대감, 그리고 권위적이지 않은 지도자’를 포함하는, ‘일상적인 조직화’의 역할을 강조한다(Hui 2021: 16). 푸드판다 파업도 이와 만이 닮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조직화된’ 측면, 즉 실재하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네트워크만큼이나 중요한 온라인, 즉 다수의 참가자를 포함하는 익명의 소통과 같은 ‘즉흥적인’ 측면도 살펴봐야 한다. 익명의, 탈중앙화된 온라인 조직 과정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다른 플랫폼 노동자들의 집단 투쟁에서도 보인다.

더욱 중요한 것은, ‘비가시화된 조직화’가 단일한 과정이 아니라는 점을, 앞서 묘사한 동원과 조직화의 과정이 제시한다는 점이다. ‘비가시화된 조직화’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우리는 각기 다른 동원과 조직화의 능력을 가진 다양한 패턴의 연대와 네트워크를 (한 구역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대의 기간이 길수록 노동자들은 더 높은 조직화 능력을 갖고, 그럴 경우 다른 종류의 동원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쿤통과 카오룽베이의 비교를 통해 이런 점을 인식할 수 있다.

나아가 업무 구역 공동체와 리더십은 다른 동력으로 생성될 수 있다. 쿤통에서 공동체는 주로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며, 배달 노동자들은 일상적인 정보 교류, 상호 협력뿐 아니라, 공동의 여가 활동을 통해 서로에게 밀착되고 친숙해진다. 그러나 또 다른 지역에서는 회사의 과거 운영구조에 의해 리더십이 형성되기도 한다. 파업의 ‘리더들’이 과거 푸드판다의 (지역의 노동자들을 관리할 의무와 힘을 가진 팀의) ‘팀장’이었던 경우가 있다. 팀장들은 다른 평범한 노동자들보다 배달 노동자들과의 접점을 만들 수 있는 많은 방법을 알고 있다. 또한 그들의 구역에서 노동자들을 파업으로 조직할 수 있는 특정 수준의 권위와 명성을 누리기도 한다. (흥미롭게도 과거 팀장들은 라이더들의 파업 동참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2021년 파업에서는 최소한 3명의 팀장들이 투쟁을 지지했다.)

예를 들어, 노동자들이 (이전까지는 ‘팀장’이었던) ‘리더’에 의해 조직됨으로써, 구역 내 판다마트에서 피켓 시위를 했던 토콰완(To Kwa Wan)과 훙홈(Hung Hom)이 그러한 구역에 해당한다.

텔레그램이나 왓츠앱 모임에 기반하여 장기적으로 형성된 가상 네트워크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오프라인 네트워크처럼 높은 수준의 결단력과 통합성을 형성할 수는 없었다. 대신 그들은 탈중심화된 방식으로 개별적인 참여를 선택할 수 있었으며, 아마도 새롭게 만들어진 ‘메인 그룹’과 더욱 유사한 기능을 갖추었을 것이다.

여기서 배워야 할 중요한 교훈이 있다. 파업은 다양한 요인과 함께 ‘보이지 않는 조직화’ 과정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유동적인 온라인·오프라인 네트워킹과 이동성은 이후 행동에 대한 효과적인 모델을 제공한다.

파업 동참을 호소하는 전단지
즉각적인 조직화와 장기간의 조직화

유동적이고 복합적인 방식의 조직화는 대규모 파업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투쟁)모델은 공동체의 행동과 장기 투쟁에서 노동자의 힘을 제한하는, 심각한 한계를 갖는다. 구조가 부실하면 파업 중 대화나 공동체적 결정, 행동 등이 극단적으로 어려워진다. 이는 소위 ‘지도자’로 불리는 이들의 책임 문제를 일으키며, 민주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기도 한다.

더구나 낮은 수준의 ‘통합성’은 파업을 더 길게 할 것인지, 아니면 더 높은 조직화의 능력을 요구하는 다른 행동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가능성을 제한한다. 일시적으로 즉석에서 이루어지는 ‘통합’은 몇 달 후에 파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이 끝나고 나면 유지되기가 힘들다. 따라서 라이더들은 모든 온라인 모임에서 회사가 몇몇 중요한 해결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지를 걱정한다.

카오룽베이와 같은 특정 구역에서 라이더들은 매일같이 일하는 일상으로 복귀했다. 더 나아가 파업에서 만들어진 ‘통합’ 역시 강화되기 어려웠다. 심지어 몇몇 ‘지도자들’은 더 이상 이전과 같이 열정적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권리와 이익을 얻기 위한 배달 노동자들의 오랜 시간에 걸친 구조적 노력은 볼 수 없었다. 대의를 밀고 나가는 어떠한 노동자나 노동자들의 네트워크, 단체도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들은 장기적으로 배달 노동자들의 연대와 단결, 즉 배달 노동자들의 투쟁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고민해 볼 것을 강제한다. 비공식 파업(wildcat strike)을 조직하는 것에 더해, 일상적으로 작동하는 안정적인 질서 하에서, 배달 노동자 ‘조직화’는 가능한가? 어떠한 형태로 라이더들을 조직화 할 수 있을까?

전세계 임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보이는 조직화의 종류는 주류/풀뿌리 노동조합과 (상호적인 지원 그룹과 공동체, 협회, 콜렉티브 등을 포함한) 비공식적인 그룹/네트워크로 나뉠 수 있다. 흥미롭게도, 트라프만(Trappmann)같은 연구자들은 주류 혹은 풀뿌리 노조가 절반 정도로 관여하는 것에 반해, ‘노동자들의 비공식 모임’이 전세계적으로, 특히 아시아와 남미 플랫폼 노동자들을 동요케 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발견했다(사건의 85.1퍼센트에 해당). 이러한 발견에 비추어 볼 때, 홍콩 파업에서 풀뿌리 주도의 다양한 형태의 자기 조직은 놀랍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아시아 국가들에서의 일부 연구들은 비공식 조직들이 플랫폼 노동자들의 저항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힌다.

그러나 Simon Joyce 등의 2020년 연구(A Global Struggle: Worker Protest in the Platform Economy, ETUI Research Paper, 2020)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플랫폼 노동자 투쟁의 대부분은 (가시성이 부족해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노조 외의 자생적 조직보다는 비공식 노조 혹은 주류 노조들에 의해 주도된다. https://papers.ssrn.com/sol3/papers.cfm?abstract_id=3540104

비공식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노동조합이 중요하지 않다거나, 옵션으로 여겨지지 않아야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만배달산업노동조합(Taiwan National delivery Industry Union)’이나 그곳의 도시별 노동조합들, ‘인도의 앱기반 배달 노동조합(Indian Federation of App-based Transport Workers)’과 마찬가지로, 플랫폼 노동자들이 자기 노조와 노조연맹들 간의 연합을 성공적으로 형성하기 위해, 자신들의 노조나 노조연맹을 성공적으로 구성한 사례들이 있다.

풀뿌리 운동을 이끄는 조직과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형태의 조직들이 홍콩의 파업에 등장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업무구역뱔 라이더들의 오프라인 공동체와 느슨한 온라인 네트워크들은 비공식적 노동자 집단의 형태이기도 하다.

불행히도 홍콩에서는 배달 노동자들이 존재하는 연맹조직이나 자신의 노동조합을 찾는 게 여러 이유로 실행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먼저, ‘음식및호텔산업노동조합’은 2017년 이래 라이더들과 연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배달 노동자들이 자주 노조 활동이나 자기 권익을 쟁취하는 것에 꾸준한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푸드판다 파업 이후, 노동조합 결성에 대한 낮은 관심과 부정적인 생각을 이따금씩 발견할 수도 있었다. 이는 (‘유동성’을 의미하는 높은 회전율‘), 노동 인구의 파편화 등과 같은 일자리 특징과도 관련이 있다. 그리고 노동조합의 붕괴와 더 넓어진 시민사회는 지난 몇 십년간 작동해 온 ‘자주적 노동조합조직의 생존과 관련된 존재론적인 위기를 불러 일으킨다’.

그 결과 현재의 환경에서 일종의 ‘비공식적인’ 모임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강화하는 것은 홍콩의 음식배달 노동자들이 자발적인 조직화를 이루는 주된(혹은 유일한) 경로가 된다. 그러나 그것은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할까? 푸드판다 파업에서 우리는 이미 특정 구역의 네트워크가 풀타임 오토바이 라이더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을 보았다. 그들은 인도네시아의 앱기반 화물운송 노동자들의 ‘이웃 기반 운전자 커뮤니티’를 일정 수준 닮아 있다(Ford & Honan 2019). 인도네시아의 경우가 더 발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말이다.

Ford, M., & Honan, V. (2019). The limits of mutual aid: Emerging forms of collectivity among app-based transport workers in Indonesia. Journal of Industrial Relations, 61(4), 528–548. https://doi.org/10.1177/0022185619839428

파업 중인 인도네시아 그랩Grab 노동자들

인도네시아 배달 노동자들은 동료를 기반으로 하여 일하며, 왓츠앱 그룹을 통해 일상적으로 소통한다. 필요에 따라 ‘베이스 캠프’를 유기적으로 형성하고, 베이스 캠프는 점점 더 형태를 갖추어 간다. 배달 노동자들의 커뮤니티는 ‘상호조력의 수단’으로 기능하며, ‘운송 제공자에 의한 관례적인 물리적 폭력 위협으로부터의 방어, 차량 또는 교통사고에 대한 지원, 정보공유 및 공동체 의식 고양’ 등 기능들을 포함한다. 각 커뮤니티는 대표자를 선출하는데, 업무 구역별 리더들은 정기적으로, 혹은 필요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모여 해당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태국의 플랫폼 배달 노동자들도 인도네시아와 유사하게 ‘상호 조력’과 ‘여가’를 위한 모임을 형성하고 있다. 비공식 네트워크들은 때에 따라 공동체적 행동과 단체협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동자들을 조직하기도 한다.

비공식 네트워크에 기반한 공동체들은 ‘소속감과 복지, 참여의 구조를 제공’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나아가, 서로 다른 인도네시아 ‘배달 노동자 커뮤니티들’의 구성원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때로는 더 큰 ‘운수노동자 연합’을 형성하기도 한다. 홍콩 푸드판다 파업에서 보았듯, 홍콩의 유사한 네트워크들에서도 배달 노동자들의 조직화 능력이 기존에 있던 연대 덕분에 크게 강화됐다. 이것은 공동체들이 일상의 기본적인 기능을 넘어 더 큰 공동체의 저항, 조직과 대표로서 역할 가능한 기반으로 기능할 것을 제안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성(locality)을 공유하며 일하는 배달 노동자들의 모임, 논의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물리적 장소, 상호 조력의 필요성 등 공동체 형성의 조건 하에서 홍콩 모든 구역의 이웃 기반 커뮤니티들은 더 많은 배달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협상 능력을 구축할 수 있는 가장 나은 선택지로 보인다.

어떻게 조직화를 촉진할 것인가

다음 질문은, 어떻게 그러한 구역 공동체와 네트워크의 형성과 조직을 촉진할 것인가다. 유기적으로 형성된 공동체에서 배달기사들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홍콩에 존재하는 네트워크가 운영된 방식과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경험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사실상 그들은 비슷한 해답을 제공한다. 쿤통과 산포쿵, 그리고 센트럴에서 배웠듯, 홍콩 라이더들의 네트워크 행위는 (대면과 온라인에서의) 실시간 정보 공유와 업데이트, (경찰이 벌금을 무는 것을 서로에게 알리고, 교통 사고의 조치를 돕고, 앱과 업무와 관련된 다른 문제들을 돕고, 주문받는 것을 돕는 등) 업무와 관련된 상호 조력과 같은 작은 범위에서, (상인과 고객, 건물주의 갑질에 대항하는) 대규모의 집단 행동, 그리고 (식사와 운동excersise과 같은) 여가 활동을 포함한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작고 일상적이지만 특별하고 구체적인 활동이나, 전략에서 시작하는 게 좋을 수 있다. 그러는 동안 (심지어는 민족과 연대감, 혹은 동료 관계로 2~3명에서 5명 정도의 가까운 친구들로 이뤄진 소모임과 같이) 이미 존재하는 라이더들의 사회적인 관계도 더 크고 넓은 네트워크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논의했던 것처럼 동원과 조직화를 촉진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여러 전략과 조건들이 적용될 수 있고, 적절하게 고려될 수도 있다.

물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는 여러 난점이 있다. 소수의 배달 노동자들만이 노동권과 공동의 문제를 인식하고 관심을 가지며,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활동을 시작하거나 지속할 시간이나 여건이 부족하다. 배달 노동자들이 공동체의 필요성을 느끼는 경우도 천차만별이다. 배달 노동자들이 개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해지면 네트워크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노동자들의 파편화도 민족과 운송 수단을 넘어서 구축한 연대를 어렵게 만든다.

‘권리찾기팀’의 관점에서, 지역기반 배달 노동자 공동체는 현재 노동자들의 협동심을 키우기 위해 가장 실행 가능성이 높은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홍콩에서 공동체와 네트워크가 배달 구역들을 넘어, 보다 광범위하게 확대되길 희망한다. 배달 노동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강력한 자발적 네트워크를 조직할 때, NGO와 산별노동조합과 같은 외부 그룹들이 평범한 배달 노동자들 보다 많은 자원이 형성되기 때문에 조직 과정을 활성화하거나 촉진할 수 있다. ‘권리찾기팀’은 앞서 언급한 몇 가지 전술을 통해 카오룽시티와 산포콩에서 남아시아 출신 라이더들의 네트워크를 조직할 것이다. 이는 더 많은 권리를 쟁취하는 실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푸드판다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원하는 활동가들
맺음말

지금까지 전체 파업 과정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동원과 조직화 과정을 가능한 자세하게 묘사했으며, 파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핵심 이슈들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동원과 조직화의 관점에서 경험 속에서 얻은 실용적인 교훈을 요약하고, 홍콩 배달 노동자들의 협동심을 기르는 가능한 미래의 방향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1. 배달기사들의 파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의 운동을 통해 한 구역은 물론 여러 구역에 걸쳐 협동하고 연합할 수 있도록 동원되고 조직화되었다.
  2. 노동자들의 자기주도적인 ‘비가시화된 조직’ 과정은 다양하며, 기존에 존재하는 네트워크와 네트워크 배후의 다른 조건에 따라 다양한 조직화의 패턴을 지닌다.
  3. 노동자들은 이질성을 만드는 요인들에 따라 구분된다. 몇몇 요인은 파업 참여에 있어 배달원들의 조직화를 단단하게 하며 어떠한 요인들은 조직화를 방해한다.
  4. 한족 노동자보다 소수민족 출신 노동자들이 강력하게 조직을 구성하고 파업에 참여하는 이유는 ‘남아시아인’ 끼리의 내부적 ‘단결력’보다는 특정 노동자 집단 사이에서의 사회적 관계와 노동의 생계 의존 정도에 따라 설명해야 한다.
  5. 파업을 조직할 때 민간단체나 노조 활동가 같은 외부 인사들의 도움도 빠트릴 수 없다. 이들은 지도자라기보다는 촉진자로 역할하며 언론의 보도를 유도하고 사측과 협상한다.
  6. 현재 홍콩의 사회·정치적인 환경뿐 아니라, 아시아의 국제적인 경험을 고려할 때, 배달 노동자들의 단결을 강화하는 가장 좋은 전략은 상호연대 활동에 기반해 일상에서 자주 이웃과 공동체를 경험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에 있다.

글 : Riders’ Rider Concern Group
번역 : 윤형신
교열 : 홍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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