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 여성·페미니즘·성소수자 운동의 현재와 미래

태국 여성, 페미니스트, 성소수자들은 가부장제와 프라윳(Prayut Chan-o-cha) 총리의 정치에 맞서 단결했고, 군주제 개혁을 촉구하는 민주화 단체들과도 연대했다. 태국의 여성, 페미니스트 및 성소수자 그룹은 성평등 의제를 환기시키고 정치를 비판했으며, 참가자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조성하여 대중적 사회 운동을 펼쳤다. 활동가들은 창의적이고 탄력적인 방식으로 캠페인을 운영했다. 현 정부가 제한된 양보만을 했기 때문에 그들의 요구는 아직 완전히 성취되지 않았다. 태국의 좌파 매거진 프라차타이에 실린 태국 LGBTQ 운동에 대한 글 「Women, Feminists and LGBTQ+ in the Thai protests」을 번역해 소개한다.

태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20년간의 정치적 위기를 겪는 동안 태국의 젠더 불평등은 악화되었다. 2014년의 군사 쿠데타 이후 프라윳 장군이 태국의 총리가 되었고, 그가 권력을 장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명의 영국 관광객이 코 타오(Ko Tao) 섬에서 강간살해되었다. 사건에 대해 프라윳이 남긴 발언은 충격적이었다.

“그들[관광객]은 태국이 아름답고 안전하며 여기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비키니를 입고 자신들이 원하는 곳을 마음대로 돌아다닌 것이죠. 태국에서 비키니를 입은 관광객이 별일이 없을 수 있겠어요?”

격렬한 비판을 받자 프라윳은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지만 2년 후에도 여전히 대중과 불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라윳은 2016년 직업 교육을 홍보하는 행사의 개막 연설에서도 성평등 운동을 비난했다.

“사람들은 서로 평등해야 한다고 말하죠. 남성과 여성은 동등한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고 성별에 상관 없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요. 하지만 여러분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태국 사회는 더 나빠질 것입니다!” 프라윳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러나 프라윳만이 문제는 아니다. 학교, 대학 및 직장, 내각, 의회, 군대, 궁전에 이르기까지 태국의 유서 깊은 기관에는 모두 뿌리 깊은 가부장제가 자리잡고 있다.

2021 세계 경제 포럼 글로벌 성별 격차 보고서는 성평등의 측면에서 태국을 153 개국 중 79위로 선정했다. 태국은 교육 성취도(0.992), 건강과 생존(0.978), 경제 참여(0.787)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와 순위를 달성했지만 정치에 대한 권한 부여에서 0.084이라는 최악의 점수로 134위를 차지했다.

태국에는 최초의 여성 총리인 잉락 친나왓(Yingluck Shinawatra)이 있다. 태국의 최연소 총리이기도 한 그녀는 2011년에 취임하여 2014년 군부 쿠데타에 의해 축출되었다. 보수주의자들은 친나왓을 ‘아둔한 여자’로 보고 비난했다. 프라윳 정부의 내각과 의회에서 대표자가 된 여성은 거의 없다.

여성의 경제 생활은 1990년대에 권리 투쟁으로 개선되었으나 이후에는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정체 중이다. 여성들은 1993년 노동조합 투쟁을 통해 90일간의 출산휴가를 누릴 권리를 쟁취했다. 출산 후 최소한 여섯 달은 모유 수유가 필요하지만, 출산휴가 기간은 지난 이십 년간 여섯 달 보다 훨씬 적었다.

가부장제의 문제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수치는 범죄 통계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태국 교도소에 10,000-15,000명의 성범죄자가 접수되었으며, 희생자는 대부분 여성이었으며 10대의 학생이 많은 수를 차지했다.

2020년에만 강간, 신체적 폭행, 인신 매매, 마약 중독 및 의도하지 않은 임신을 겪은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10,000건 이상의 폭력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는 전년도보다 3,000명 증가한 것이며, 보고되지 않은 사례가 다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태국은 매춘관광으로 악명이 높지만 매춘 자체는 불법이다. 성노동자들이 보호를 받으려면 경찰을 매수해야 하는데 경찰이 언제 이들을 고발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대중의 반발 이후에도 경찰은 당국이 이미 2019년에 금지한 ‘찌르기 작전(함정 수사)’을 진행하며 권력 남용을 이어왔다.

가부장제가 밑바탕에 깔린 태국의 군주제는 큰 문제다. 와치랄롱꼰(Vajiralongkorn, 태국 짜그리 왕조 10대 국왕) 왕은 다섯 차례나 결혼했으며 코로나가 창궐한 시기에도 20여 명의 부인을 데리고 독일 여행을 갔다. 태국은 왕실모독죄로 징역 15년을 선고할 수 있기 때문에 왕실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태국에서 성소수자(LGBTQ+)로 산다는 것

한편, 태국 사회는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관용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성소수자의 천국이라는 인식은 분명 과대평가다.

2013년 태국 관광청은 성소수자 관광객 유치를 위해 “태국에 와서 자유를 누리세요(Go Thai, Be Free)” 캠페인을 시작했다. 잘 알려져 있듯이 방콕은 “아시아의 게이 수도”라고 불리며, 게이들의 밤문화, 트랜스젠더 미인대회 및 성전환 수술로 유명하다.

그러나 성소수자에 대한 관용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매우 제한적이다. 태국은 게이 천국이라 불리지만 성소수자 인구에 대한 보호는 제공하지 않는다. 섹스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금기시된다. 학교에서는 제한적인 성교육을 하며, 성소수자는 가족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는 강한 압박을 받는다.

태국의 성소수자들은 특정 사회적 경계 내에 머무르는 것만이 용인된다고 말한다. 태국 언론에서 “카토이(กะเทย, kathoey: 트랜스젠더나 여성스러운 게이 남성을 지칭하는 태국어)”나 트랜스 여성은 심각한 이야기의 긴장을 완화하는 해학적인 캐릭터로만 나올 뿐 다른 역할을 맡은 경우는 거의 볼 수 없다. 게이는 부정적이거나 전형적인 캐릭터로 묘사된다. 성소수자 영화는 금지되기도 한다.

2015년 제정된 성평등법에도 불구하고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대한 법적 지원은 거의 없다. 태국 법상 동성애는 더 이상 범죄가 아니지만 성소수자들은 여전히 직장과 학교, 가정에서 차별을 당하고 있다. 성소수자가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공개 한 후 승진에서 탈락하거나 직장에서 해고를 당했다는 보도가 쏟아진다.

성소수자 학생들은 그들의 정체성과 성적 지향 때문에 교사와 동료들에게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기도 한다. 유네스코, 플랜 인터내셔널, 마히돌 대학교가 실시한 2014년 연구 조사에서 2000명의 성소수자 학생 중 1/3은 괴롭힘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트랜스젠더 청소년은 종종 가족에게 학대 당하고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벌을 받는다. 태국 법에 따르면 트랜스젠더는 성별 정정 수술 후에도 법적으로 신분 증명서의 성별을 변경할 수 없다. 대부분의 학교와 대학은 학생들이 성정체성에 따라 옷을 입을 권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동성 커플의 합법적인 결혼은 불가능하다. 동성 커플은 이성애 커플에게만 주어진 특권을 누릴 수 없다. 이들은 아이를 입양하거나, 파트너의 이름을 받거나, 사회적 혜택에 접근하거나, 파트너를 대신하여 의료 결정을 내리거나, 태국 시민권을 소지하지 않은 파트너의 결혼 비자를 취득할 권리가 없다.

현재는 ‘동성 시민 동반자 관계’라는 이름의 제한적인 법이 제정되어 아이 입양과 상속이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결혼’은 동성에게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태국 정부는 제한적인 법을 관광 산업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 성소수자 전문 자산운용사 LGBT캐피탈은 합법화가 약 65억 달러(약 7조 3600억)의 ‘핑크달러’를 유입시킬 수 있다고 전망하여 성소수자의 기본적 권리조차 이윤 논리에 의해 추동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21년 3월 태국에서 열린 LGBT 시위 중 (출처: 프라차타이)
“가부장제는 무너지고 평등사회가 올 거야”

가부장제로 인한 문제가 지속되는 동안 정치 엘리트들은 보수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하지만 2019년에 이르러 대중의 압력 하에 선거가 치러졌다. 야당인 미래전진당은 600만 표을 얻어 기득권에 중대한 위협이 되었지만, 법원이 결국 당을 해산했다.

미래 전진당의 해체 이후 민주화 시위가 태국 전역에서 확산되었다. 장기간의 정치적 타락에 분노한 시위자들은 “군주제를 우리 세대에서 끝내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프라윳 총리의 사임, 새로운 헌법 초안 작성, 군주제의 개혁에 중점을 두었다. 시위자들의 요구와 전술은 운동의 규모가 성장하며 다양해졌다. 코로나 발생 이후에는 교착 상태에 빠졌지만 감염이 감소하자 기득권에 책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다시 열렸다.

태국 여성의 다수가 일부다처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소수자들도 국가가 주도한 담론에서 누락된 사람들이었다. 경제가 나빠지고 있음에도 정치 엘리트들은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으며 불평등은 증가했다.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 그룹은 시스템의 해악에 맞서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고 생활 수준을 개선할 것을 최전선에서 요구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젠더 다양성을 지지하는 많은 단체가 무지개 깃발을 들고 강렬한 옷을 입은 시위자들과 함께 민주화 집회에 참가했다. 시위 참여자들은 “독재는 사라지고 민주주의는 번영할 것”이라는 구호와 “가부장제가 무너지고 평등한 사회가 올 것이다”라는 역사적인 구호를 외쳤다. 미투 운동에 참여한 이들은 낙태할 권리와 함께 생리대를 무료로 지급하라고 요구했으며 성적 학대의 종식을 촉구했다.

태국의 여성, 페미니스트 및 성소수자 그룹은 성평등 의제를 제기하고 기성 정치를 비판했으며 참가자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제공했다. 다양한 시민이 동참한 캠페인은 창의성과 탄력성을 갖춘 새로운 전략을 펼쳤다. 성소수자의 참여는 태국의 민주화 운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점이었다.

태국의 여성, 페미니스트,성소수자 단체

여성 운동과 성소수자 운동은 잘 만들어진 조직에서부터 느슨한 구조의 캠페인은 물론, 나이든 세대와 젊은 세대 모두가 참여하고 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중요한 그룹으로는 ‘모두를 위한 1448(1448 for All)’, ‘친구의 목소리(Voice from Friends), ‘페미니스트해방전선(Feminist Liberation Front Thailand)’, 세리토이 플러스(Serithoey Plus(Free Gender TH)) 및 펨트윗(FemTwit)이 있다.

여성 운동과 성소수자 운동은 여러 세대가 참여하고 있는 운동이다. 활동가의 어머니가 모인 단체인 라트사맘(Ratsamom)은 자녀(Ratsadon: 반체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을 위해 투쟁했다. 캠페인은 고등학교에서도 열렸다.

체제에 저항하고, 교육 개혁을 요구하는 학생 그룹인 ‘나쁜 학생들(Bad Students)’은 성적 학대에 저항하는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 학생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태국의 모든 여성과 성소수자가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를 위해 사회에서의 전통적인 역할을 이용하기도 하는 단체도 많다. 라트사맘은 투쟁에서 모성의 개념을 동원했다. 성노동자나 성소수자와 같은 소외 집단은 자신의 정체성을 시위에서 드러내며 보편적인 사회적, 법적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투쟁 중이다.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는 ‘카나 라트사돈’, ‘자유 청소년’, ‘탐마샛’과 ‘연합전선’, 무정부주의의 ‘UNME’와 같은 정치 단체를 비롯하여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했다. 정치 단체와 일반 대중이 언제나 페미니즘을 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활동가와 소수의 유명 인사들은 아이디어를 플랫폼에 적용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마리아 퐁러틀라프, 수미타 ‘파이’ 두앙카우, 포커스 제라쿨, 카나티브 ‘루크 골프’ 순손락, 쿨지라 ‘에이이’ 통콩, 인티라 ‘사인’ 샤로엔푸라 등의 인사들은 목소리를 높여 정치를 비판했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명 인사들의 정치 비판은 수백만 명에게 전달되어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트위터에서 펨 트윗(FemTwit)은 ‘해로운 남성성(지배성, 경쟁심, 감정 표현의 억제 등 사회에서 남성에게 적합하다고 여겨져 온 성질)’에 문제를 제기했다. ‘태국 컨센트’, ‘스펙트럼’ 및 ‘페미니스타’같은 그룹도 페미니즘과 성소수자 문제를 조명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플랫폼을 이용했다. 그들은 시위가 진행 될 때마다 주류 언론이 기피한 쟁점을 젠더의 관점으로 다루었다. 또 여러 활동가들이 민주주의와 성평등에 대한 요구를 결합시켰다.

2020년 10월 25일 라차쁘라송 사거리에서 열린 시위
성평등 의제 제기

태국의 여성, 페미니스트, 성소수자 단체는 다음의 방법으로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 이들은 먼저 민주화 운동의 범위를 넓혔다. 다음으로 시위를 창의적으로 전개했다. 끝으로 다양한 시민을 수용하고 창조적으로 시위를 조직해 정부의 탄압에 비폭력으로 저항하며 탄력적으로 캠페인을 운영했다.

2020-2021년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는 태국 민주화 운동에 성평등 의제를 제기했다. 일부는 전 세계적인 미투 운동의 영향을 받았다. 이와 관련하여 공개 토론이 있었다.

  • 낙태할 권리: 2020년 8월, 콘카녹 쿰타(Kornkanok Khumta)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여성 대표로서 민주주의 기념비(Democracy Monument)앞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낙태할 권리를 요구했다. 그녀는 여성의 재생산권을 통제하고 낙태를 범죄화하는 형법 제 301조가 위헌이라고 말했다.
  • 헌혈할 권리: 혈액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태국 병원과 태국 적십자 사회는 여전히 성소수자의 헌혈을 거부하며 성소수자가 전염성 질병을 앓고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20년 11월, 세리 토이 플러스(Seri Thoey Plus)는 집회를 열고 문제를 제기하는 해시태그 #AcceptKatoeyBlood를 달았다.
  • 성노동의 비범죄화: 2020년 9월, 임파워 재단(Empower Foundation)은 경찰의 권력 남용으로 인해 태국의 성노동자가 강탈과 학대에 취약한 상황에 놓였다고 증언하며 ‘매춘 방지 및 억제법’ 폐지 서명을 위해 온라인 청원을 시작했다.
  • 생리대 무상 제공: 활동가들은 생리대에 부과된 7 %의 부가가치세를 내는 것에 반대했다. 2020년 1월, 한 활동가 단체는 온라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들은 의회 위원회에 편지를 보내 정부가 국가 복지의 일환으로 생리대 무상 제공을 요구했다.
  • 동성 결혼의 합법화: 2020년 7월, 퍼레이드 의상을 입은 성소수자 활동가들은 프라윳 총리와 정부에 항의했다. 이들은 성소수자의 결혼을 막는 시민 파트너십 법안의 개정을 정부에 요구했다.
  • 성소수자 학생에 대한 학교의 인정: 2020 년 7 월, ‘나쁜 학생들(Bad Students)’은 교육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우리는 괴물이 아닙니다.”라고 외쳤다. 그들은 상임 비서관에게 두발 규정과 교복 규정을 없애고 성소수자 학생을 이해하고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냈다.
  • 성적 학대 종식: 2020 년 11 월, 방콕에서 열린 민주화 집회에서 모델인 날린랏 툼핫힘(Nalinrat Tuthubthim) 학창 시절 “교사들에게 성적인 학대를 당했다. 학교는 안전하지 않다.”고 증언했다. 이는 연대 확대로 이어졌으며 태국 학교에서 여성혐오 반대 투쟁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 또 한 여성 시위대는 ‘자극적’이라 여겨지는 여성 유니폼을 입고 위선을 폭로하는 항의 표지판을 들었다. 2021년 3월, 젠더 다양성을 요구하는 시위자들은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보호를 촉구하기 위해 태국어 버전의 ‘당신의 길을 막는 강간범(A Rapist in Your Path: 칠레 페미니스트 집단이 여성 억압과 성폭력의 가부장적 권력 구조를 비판하기 위해 만든 노래)’을 불렀다.
  • 여성 교도소에서의 위반: 시위 지도자인 파누사야의 룽(Rung)의 시티지라와타나쿨(Sithijirawattanakul)은 2020년 10월에 구금되었다. 그녀는 염색한 긴 머리를 짧게 자르고 검은 색으로 염색해야 했다. 지난 11월, 중앙여성교정기관에 구금된 활동가은 이 일에 항의하고 국제법에 따라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수감자를 죄수들과 분리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우리가 겪은 모든 것”이라는 배너를 전시했는데, 이는 ‘왕실모독죄’에 따라 2 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은 활동가가 쓴 책의 제목으로 태국 여성 교도소에서 활동가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기성 정치에 저항하기

여성, 페미니스트 및 성소수자 그룹의 요구를 전달하는 것은 성평등을 위한 일이다.

2020-2021년 태국 민주화 시위대의 세 가지 요구는 총리를 사임하고, 헌법 초안을 새롭게 작성할 것과 군주제를 개혁하는 것이었다. 여성, 페미니스트, 성소수자 단체는 다양한 전략을 세워 세 가지 요구를 더 넓게 해석할 수 있도록 했다.

프라윳 총리는 여성과 성소수자 지역 사회에게 악영향을 미쳤다. 시위대는 현행 헌법 하에서 프라윳 총리와 비선출 의원들이 권력을 유지하고 성평등 법 제정을 막을 수 있음을 깨달았다. 헌법 재판소는 성소수자 권리 증진을 위해 싸우는 전진당의 하원의원인 탄와린 수카피짓(Tanwarin Sukkhapisit)의 지위를 박탈했다.

2020년 8월, 왕비인 시네나트 웡바지라팍디(Sineenat Wongvajirapakdi)는 “불충”혐의로 그녀의 직함을 박탈당했다. 2020년 9월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에서 추마포르노 ‘와다오’ 텅클리앙은 손에 ‘프라이드 깃발(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지향성에 대한 긍정과 서로 간의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내거는 상징 깃발)’을 들고 연설을 하면서 왕실에 의구심을 갖는 누구라도 군주제를 다시 생각해보라고 요청했다.

처머뽄(Chumaporn 태국의 낙태운동가)은 페미니스트의 시각에서 볼 때 성별, 정치 체제와 왕궁이 서로 얽혀 있다고 설명했다. 태국 여성, 심지어 왕궁의 첩조차도 굴욕을 당해서는 안된다. “이것은 가부장적 구조의 불평등이다.”

또,”여러분 모두가 진정으로 인간이 평등하다고 믿는다면, 여성과 성소수자의 목소리가 남성의 목소리만큼 가치가 있다고 믿으라.”라고 말했다. “군주제의 열 가지 개혁을 모두 지지한다면, 군주제 하의 가부장적 구조 폐지도 지지할 것을 요청한다.”

2020-2021년 코로나19의 확산과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복지국가와 노동권이라는 주제는 태국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학생 단체 인 ‘Free Youth’는 캠페인 민주주의(Democracy) REDEM을 다시 시작하면서 노동권을 강조하고 군주제 유지에 쓰이는 주 예산 삭감을 요구하는 시위를 열었다. “국가를 건설하는 자는 왕이 아니라 노동자”라는 슬로건이 온라인과 거리에 퍼졌다.

2021년 7월 2일, 성소수자 활동가인 시리삭 차이트드(Sirisak Chaited)는 시위 현장에서 “왕이 아니라 매춘부들이 국가를 건설했다”는 연설을 했다. 매춘부가 태국 관광 산업에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가져 왔고, 많은 가족의 가장임을 상기시키면서 시리삭은 성노동의 합법화와 정부의 경제적 구제를 촉구했다.

운동의 주된 요구를 일반 국민과 연결시키는 것은 모든 정치 캠페인의 과제다. 페미니스트의 재해석은 주요 민주화 개혁의 세 가지 정치적 요구에 대한 해결책에 기여했고, 이들은 정치적 요구에서 더 나아가 정치의 경계 자체를 재해석했다.

사회운동 내부의 안전한 공간 확보하기

젠더 다양성 단체들은 성평등 요소를 추가하고 시위 플랫폼에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하며 포괄적인 성격의 운동을 조직했다. 그러나 여성과 성소수자 활동가, 시위대의 안전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는 운동의 정당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대중의 참여를 저해한다.

여성에 대한 위협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플랫폼 모두에서 볼 수 있다. 2020년 6월, 시위 지도자인 파릿 ‘펭귄’ 치와락은 학생 운동가 단체인 ‘레볼루션 돔(Revolution Dome)’의 일원에게 성적 학대를 저지른 혐의가 제기되었다고 말했다. 수년간 여학생 운동가들은 이러한 피해를 겪어 왔다.

시위가 절정에 달한 2020년 10월, 태국 언론은 여성 시위대의 피해를 보도했다. 여성 시위대의 신체를 찍은 사진이 온라인 단체에서 299 바트(한화로 11,000원)로 유통되었다. ‘친구들의 목소리(Voices from Friends)’의 참가자 1,172명 중 65명이 한 시위에 참가하는 동안 사진이나 비디오에 자신의 모습이 동의 없이 찍혔다고 증언했다. 또한 ‘페미니스트해방전선(Feminist’s Liberation Front Thailand)’의 활동가들은 성소수자 시위자들이 시위에서 조롱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민주화 운동 내의 성폭력은 태국 사회의 다른 곳, 가족, 학교 및 직장에서 일어나는 폭력의 연장이다.

최근 가장 큰 문제가 된 것은 정치 집회 중 이루어진 경찰의 단속과 불법 체포다. 2021년 하반기 부터 최루탄, 고무탄, 진압봉은 물론 심지어는 실탄까지 배치되어 경찰의 탄압은 중대한 위협이 되었다.

안전을 위해 ‘페미니스트해방전선’은 몇 가지 조치를 취했다. 여성과 성소수자 개인이 시위에 집단으로 참여하도록 익명의 ‘만남의 장소’를 마련했다. 트위터와 텔레그램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직원들은 시위대와 대화 채널을 구축하고, 그들의 상황을 모니터링해 위험한 상황 발생 시 대처하도록 했다.

활동가들은 설문조사를 통해 참가자의 나이, 건강 상태 및 연락처를 포함한 기본 정보를 얻었다. 집회 이후 개인 정보는 삭제했다. 이로써 시위대가 신뢰할 수 있는 활동가들에게 자신의 상태를 알리고 집회에 참여할 수 있었다. ‘페미니스트해방전선’은 또한 시위대의 안전 보장을 위해 무지개 배지를 가진 자원 봉사자 팀인 ‘보안 요원(Secure Rangers)’를 조직해 시위 현장을 정찰했다.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을 인식한 사람들은 활동가 그룹에 자발적으로 가입했다. 최근 들어 경찰의 탄압이 더욱 심해졌을 때 이같은 조치는 여성과 성소수자 및 시위대 전반에서 매우 중요해졌다. ‘만남의 장소’는 시위대가 경찰의 단속을 피해 익명으로 서로를 찾는 데 사용되었다.

또 ‘페미니스트의 해방 전선 태국’은 최근 소셜 미디어에서 현장 상황을 생중계하는 모니터링 네트워크인 크롱카오캉(Krongkaokang)을 만들었다. 수집된 정보는 위험 수준에 따라 시위 장소를 나눈다. 크롱카오캉은 시위대에게 상황을 알리고 안전하게 집회에 참여할 수있게 했다. 또한 민주화 시위를 폄하하는 국가의 오보에 대항했다.

이러한 활동 뒤에는 대중의 참여가 비폭력 투쟁에서 승리의 열쇠라는 생각이 있다. 전략적 목표를 성취하려면 위협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처머뽄은 “공간이 안전하지 않다면 소수의 사람들만 참여하게 될 겁니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모든 면에서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창의성

페미니즘과 성별 다양성을 지향하는 단체는 운동의 범위를 확장하고 시위에 창의력을 부여한다. 태국의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는 문화의 발명가였다. 가부장제로 인해 사회의 가장자리로 배제되었음에도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체제에 저항하는 가장 창조적인 집단이 되었다.

가장 두드러지는 측면은 의상과 문화적 인용이다. 2020년 방콕에는 드래그 퀸 퍼레이드가 열렸고 프라이드 깃발과 다채로운 의상이 등장해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7월에는 성소수자 활동가들이 시위에서 프라윳 총리와 정부를 조롱했다.

민주화 시위에서도 풍자의 전략이 펼쳐졌다. 2020년 10월 성소수자 활동가들은 실롬 로드(Silom Road)에서 대중 활주로(People’s Runway)라는 이름으로 활동의 최전선에 섰다. 이들은 정부가 시리바나바리 공주의 패션 브랜드에 보조금을 지급한 것을 풍자했고, 어떤 이들은 태국 전통 의상을 입고 캣워크 시위에 참여했다.

또 다른 예는 성별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춤을 추며 억압된 신체를 해방하는 ‘라싸댄스(Rasadance)’다. 다섯명으로 이루어진 단체인 라싸댄스는 케이팝의 커버곡으로 시위의 긴장을 완화했다. 비디오 클립은 엄청난 화제를 가져와서 한국 언론과도 인터뷰를 했다. 공연에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Into The New World)’와 AOA의 ‘짧은치마(Miniskirt)’의 댄스 커버가 포함됐으며, 가사를 “옷 입는 법을 말하지 마”로 개사하여 불렀다.

2020년 12월, 한 게이 커플이 동성 결혼의 합법화를 위해 의회 앞에서 키스를 했다. 이들은 자유주의 동맹국들의 지지와 보수주의자들의 비난으로 엄청난 이슈가 되었다. 딜레마에 직면한 추안 릭파이(Chuan Leekpai) 의회 의장은 사안을 조사할 수 밖에 없었고, 이 사건은 동성 결혼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결집시켰다.

탄력성

태국 여성, 페미니스트 및 성소수자 그룹은 태국의 민주화 운동을 탄력적으로 조직하는 데 기여했다.

첫째, 포용적인 사회 운동의 방식은 시민의 참여 가능성을 높인다. 많은 사람이 참여할수록 정부가 억압적인 조치를 취하더라도 투쟁을 계속할 수 있다.

2020년 말 시위의 주축이 되었던 민주화 활동가들이 체포되었을 때, 라트싸맘(Ratsamom)으로 알려진 정치 활동가 조직의 어머니는 자녀의 석방을 촉구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조직했다. 파누사야 ‘룽’ 시티지라와타나쿨이 구금되었을 때, 페미니스트 해방전선의 태국 지부는 여성 구금자의 권리를 존중할 것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모두에게 안전한 공간을 조성하는 것도 조직의 탄력성을 높인다. 만남의 장소, 보안 요원, 크롱카오캉을 창설은 시위 참여 후에 시위대의 안전한 귀가를 도왔으며 다음 시위에 참여할 가능성을 높였다. 이런 조건에서는 시위대가 체포되더라도 경찰이 쉽사리 거짓 혐의를 제기하기가 어렵고, 법률 팀의 모니터링과 지원도 더욱 수월해진다.

둘째, 운동을 창의적으로 전개하는 것은 투쟁을 지속할 역량을 증대한다. 예술적 표현과 퍼포먼스는 단속 자체를 막지는 못하지만, 운동의 평화적인 이미지는 정부가 시위자들에 대한 단속을 정당화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하고, 억압에 역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2020년 가을 방콕
앞으로의 도전 과제

진전도 있었으나 2020~21년 투쟁의 요구 사항 중 어느 것도 완전히 달성되지는 않았다. 동성시민의 동반자 관계는 법적으로 인정되었지만 동성결혼의 합법화는 이루지 못했다. 한편, 낙태는 임신 첫 12주까지만 가능하도록 법이 제정되었고, 거의 20년 간의 투쟁 끝에 출산휴가가 90일에서 98일로 연장되었다.

이러한 변화에는 활동가들에 대한 형사 고발 등 탄압이 있었다. 성소수자 활동가인 자트폰(Jatuporn Sae-Un)은 2020년 10월 캣워크 시위 중 여왕을 사칭한 혐의로 ‘왕실모독죄(lèse-majesté)’법에 따라 기소되었다. 17세의 성평등 운동가인 미미(별칭)도 2020년 10월 라차프라송 교차로에서 시위를 하던 중 긴급법령 및 공의회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 시위는 사회의 모든 영역은 물론 집회 공간에서도 가부장제가 작동한다는 가혹한 현실을 드러냈다. 민주화 시위에 참여한 다수의 시민들마저 운동이 기득권을 먼저 없앤 후에야 다른 개혁을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즉 모든 민주화 시위자들이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의 의제를 환영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 단체들은 태국의 민주화 운동에 크게 기여했다. 태국의 끈질긴 권위주의에 맞서 단결하기 위해 민주화요구 단체들 간에 내부 대화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 그룹은 민주주의에서 성평등은 필수적인 전제이기에 성차별에 대한 지적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성애자들은 성차별 문제와 우리의 요구를 더 많이 수용하고 이해해야 한다. 결국 민주주의는 모든 인간의 동등한 권리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노동계급에게 일어나는 불평등을 이해한다면, 왜 여성과 성소수자가 받는 차별이 불평등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가?”라고 활동가 시라보브 아토히는 문제를 제기했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동시에’ 요구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의 우선 순위를 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모든 문제에 함께 맞서 싸울 수 있다.” 💡

원문: 프라차타이 편집팀
번역: 지혜
교열: 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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