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홍콩대학 학생들의 입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구 좌파들의 논쟁은 널리 소개된 바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이나 홍콩, 대만 등에서의 사회운동 입장은 덜 알려져 있다. 홍콩대학은 홍콩중문대학 등 다른 대학들과 더불어, 좌파 학생운동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홍콩 항쟁의 실패와 국가보안법 입법 이후 활동 여건이 매우 악화되긴 했지만, 학생운동은 멈추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홍콩대학 학생들의 입장을 소개한다.

제국 러시아의 꿈을 안고, 세계 패권을 두고 경쟁하려는 목적으로 푸틴 정부는 지난 목요일(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제국주의적 침공을 공식 개시했다. 동유럽에서 일어난 1989년의 혁명 이래 처음으로 세계는 다시 한번 갈림길에 섰다. 세계는 억압된 자의 해방 혹은 야만적인 폭압으로 가는 기로에 서 있다. 대학생이자 홍콩인의 입장에서 우리는 전 세계(문제에 대해)를 생각할 의무가 있다. 우리는 전 지구적 위기에 다음과 같이 응답하고자 한다.

첫째. 전쟁 반대의 입장을 견지한다.

전쟁이 시작된 이래 관계자들은 러시아의 침공에 각기 다르게 접근해왔다. 러시아를 지지하는 맹목적인 애국주의자들은 악화되는 상황을 신나게 지켜보았고, 서아시아와 동아시아의 국가는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을 삼갔다. 아이러니하게도 아프가니스탄인을 야만적이고 폭력적으로 탄압한 탈레반은 개입하여 양측에 협상을 촉구했다. 침공과 내전, 그리고 그에 따른 혼란을 유발하는 것은 제국주의의 수단이다. 혼란 속에서, 전쟁으로 고통받고 각 정부의 억압을 당한 이들은 다시 한번 연대해야 하며, 우리가 앞서 베트남과 이라크에서 벌어진 전쟁에 대한 응답을 보았듯 전쟁 반전 운동의 전선을 재구축해야 한다. 우리는 푸틴이 지시한 군사적 침략뿐만 아니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를 위기로 몰아넣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도발에도 반대한다. 우리는 국제주의적 반전의 입장을 견지한 수천여 명에 달하는 러시아의 반전 시위자들과 연대한다.

둘째. 미국의 위선에 반대한다.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이 이끄는 서방의 국가들은 갈등을 경감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고, 그 대신 러시아에 대한 반복적이고 자극적인 비난에 관여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군사적 침략 이후 심각한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 주장했다. 이같은 무의미한 비난은 러시아의 과감한 결단에 미미한 영향만을 주었으며, 정치적 합의를 거의 진전시키지 못했다. 1945년에서 1989년까지 300회 이상의 전쟁이 전 지구적으로 발생했다. 미국만 하더라도 주요 군사 작전을 30회 개시했는데, 서방이 이끄는 국제연합은 침략 작전에 강력한 반대를 표하지 않았다. 무고하고 권리를 빼앗긴 이들이 얼마나 많이 전쟁터로 보내졌던가? 서구 일부에 대해 지금까지 행해진 비난들이 갈등을 해소하는 데 무슨 도움을 주었던가? 우크라이나에게 필요한 것은 분명하게도 지난 세기 이래 서구 사회가 문제 삼아온 공허한 ‘제재’가 아니다. 우크라이나에는 모든 우크라이나 시민의 안녕을 고려하는, 동등하며 지속적인 정치적 합의를 지향하는 견고한 지지가 필요하다.

셋째. 우크라이나인의 자기 결정을 지지한다.

우크라이나인, 그리고 우크라이나에서 분리되어 억압된 소수 민족은 러시아의 애국주의자와 나토의 확장주의적 야망 사이에서 분투하고 있다. 러시아에 설립된 소비에트 공화국은 1917년의 10월 혁명 이후 자발적인 국가 동맹을 설립하는 것을 지지했다. 이후 역사 속에서 제정 러시아에 의해 억압당한 우크라이나는 종속된 국가라는 구속과 국가주의의 지배로부터 해방되어 자기 결정권을 증대할 자유를 얻었다. 그러나 스탈린의 독재 아래 우크라이나는 파시즘과 제국주의의 손아귀에 떨어졌다. 소련 이후의 시대인 오늘날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푸틴의 제정 러시아와 나토 세력의 전쟁터로 존재한다. 러시아와의 공모도, 서방 세력에의 의존도 우크라이나를 지금의 곤경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없다는 것이 명확하다. 우크라이나는 단순히 거대한 세력 사이에 놓인 장기말이 아니다. 20세기 초 우크라이나 혁명정부가 “연합의 자유”, “국제주의” 그리고 “국가 해방”을 위해 투쟁했듯, 우리는 우크라이나인들의 자기결정권을 확고하게 지지한다.

넷째. 국제사회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러시아에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다음과 같다. ① 러시아의 과두 집권층과 관료가 소유한 부동산과 자산을 몰수하는 것이다. ②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과두 집권층에게서 몰수한, 사실은 애초에 약탈과 착취를 통해 축적된 부동산과 자산을 전쟁의 영향을 받은 지역을 재건하는 일과 지역 주민을 지원하는 일, 우크라이나를 돕는 일에 사용하는 것이다. ③ 우크라이나의 해외 부채를 탕감하고, 전쟁으로 피폐해진 우크라이나 경제를 지원하는 것이다.

정의는 러시아 정부에 대한 단순한 비난 이상을 요구한다. 전 세계 사람들은 연대해야 하며, 러시아에서 반전을 요구하는 시위자 수천 명이 자신의 독재 정부에 맞서기 위해 시위로 거리를 점유했듯 각 정부에게 행동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다섯째. 우리는 홍콩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홍콩의 시민사회 역시 뒤로 물러서 있으나, 여전히 많은 홍콩 사람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걱정하고 있다. 일부 용감한 저널리스트들은 진실을 기록하기 위해 자원하여 우크라이나로 갔으며, 다른 이들은 러시아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투쟁을 돕기를 바라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나 기관들에 기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면서, 침략 전쟁의 원인과 결과를 기억해야 하고, 의도적으로 왜곡되고 삭제된 우크라이나 내 여러 민족들의 역사를 더 깊이 조사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스스로 힘을 구축해야 하고, 세계의 억압당한 모든 이들과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 ✊

번역: 윤형신 (동아시아뉴스레터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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