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 나토의 확장은 어떻게 비극으로 이어졌는가

※ 편집주 : 이 글은 ‘19 FortyFive’에 실린 미국 내 한반도문제 전문가 테드 갤런 카펜터(Ted Galen Carpenter)의 글 「Ignored Warnings: How NATO Expansion Led To The Current Ukraine Tragedy」을 번역한 것이다. 미국과 NATO의 동진 정책을 비판하는 입장이지만, 물론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다른 글을 통해 푸틴의 지역 패권주의 역시 이 전쟁의 주요한 원인임을 지적하고 비판하고자 한다.

1995년 10월 보리스 옐친과 빌 클린턴
NATO의 확장은 우크라이나 침공의 도화선이었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나토(NATO; 북대서양 조약기구)와 모스크바 사이에 있었던 긴장을 훨씬 더 위험하게 만들 침략 행위이다. 서방과 러시아의 신냉전은 격화됐다. 블라디미르 푸틴은 최근 국면에 대한 주요 책임을 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사반세기(25년) 동안 러시아에 대한 나토의 오만하고 일방적인 정책 또한 큰 책임이 있다. ‘현실주의와 규제'(realism and restraint)라는 미국의 외교 정책을 분석해온 전문가들은 사반세기가 넘도록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군사 동맹(NATO)을 다른 강대국으로 계속 확장하는 것이 좋지 않을 결말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러한 경고를 현실로 보여주었다.

우크라이나 위기의 원인

“러시아를 불쾌하게 하지 않으면서 나토를 동쪽으로 확장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 가장 겸손한 계획조차도 옛 소련의 국경까지 나토의 확장이 진행될 것이다. 좀 더 야심찬 계획은 나토가 사실상 러시아 연방 자체를 둘러싸고 있을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너머: 유럽 전쟁에서 벗어나기 Beyond NATO: Staying Out of Europe’s Wars」, p45

1994년 나는 뉴욕시와 워싱턴에서의 외교정책 세미나에서 간헐적으로 팽창정책이 짐작되던 시기에 저 책을 썼다. 이 책에서 나는 나토의 이러한 확장이 “러시아의 불필요한 도발을 구성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공개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빌 클린턴 행정부는 나토에 과거 바르샤바 협정 국가를 포함시키는 것을 밀어부치기 위해 이미 전년도(1993년)에 치명적인 결정을 내렸다. 클린턴 정부는 곧 폴란드, 체코, 헝가리를 회원국으로 초청할 것을 제안했고, 미국 상원은 1998년 북대서양 조약기구에 이 국가들을 추가하는 것을 승인했다. 그것은 이후 여러 차례 이어질 나토 확장 파도의 첫 번째가 되었다.

이 첫 번째 단계조차 러시아의 반대와 분노를 자극했다. 클린턴 행정부의 국무장관인 매들린 올브라이트(Madeleine Korbel Albright)는 회고록에서 “[러시아 대통령] 옐친과 러시아인들은 그것이 그들의 취약함을 악용하고 유럽의 경계선을 동쪽으로 이동시켜 그들을 고립시키는 것이라고 보아 이러한 (나토의) 확대에 강력히 반대했다”고 인정했다. 스트로브 탤벗 국무부 부장관도 러시아의 태도를 유사하게 설명했다. “많은 러시아인들은 NATO를 본질적으로 자국을 겨냥한 냉전의 흔적으로 여긴다. 그들은 그들의 군사동맹 바르샤바 조약기구를 해체(1991년)하였음을 지적하면서, 왜 서방은 왜 그렇게 하지 않는지 질문한다.” 그것은 타당한 반문이었다. 클린턴 행정부나 이후 백악관의 어떤 후임자들조차 약간이나마 설득력 있는 대답을 제공한 바 없다.

냉전 시대 미국 봉쇄 정책의 지적 아버지인 조지 케넌(George Frost Kennan)은 1998년 5월 2일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상원의 나토 첫 번째 확장 비준이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통찰력있게 경고했다. 캐넌은 “나는 그것이 신냉전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러시아가 점진적으로 매우 부정적인 반응할 것이고, 그것이 그들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것은 비극적인 실수”라면서, “도대체 그렇게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아무도 다른 누군가를 위협하지 않고 있었다”고 역설했다.

그가 견해가 옳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지도자들은 발트 3국(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을 나토에 추가하는 도발적인 단계를 포함해 새로운 확장을 진행했다. 이들 국가는 과거 소련의 일부였을 뿐만 아니라, 제정 러시아 시대에 러시아 제국의 일부이기도 했다. 이제 나토의 확장이 러시아 연방의 국경에 도달한 것이다.

나토의 더 많은 침입 행위에 대한 모스크바의 인내심은 줄어들었다. NATO가 철회해야 한다는 러시아의 마지막이자 합리적이고 우호적인 경고는 2007년 3월 푸틴이 연례 뮌헨 안보 회의에서 연설한 때 나왔다. 푸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우리 국경에 최전선을 배치했다”고 불평했다. NATO 확장은 “상호 신뢰의 수준을 감소시키는 심각한 도발을 나타낸다. 그리고 우리는 물어볼 권리가 있다 : 이 확장은 누구에 반대하여 의도된 것인가? 그리고 바르샤바 조약기구가 해체된 후 우리의 서방 파트너들이 했던 장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역임한 로버트 M. 게이츠는 회고록에서 “1993년 조지 부시 퇴임 이후, (미국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심각하게 잘못 운영해왔다” ”는 그의 신념을 말했다. (미국의) 다른 잘못된 대응들 중 하나인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정부와 그 나라의 기지를 통해 군대를 주둔하게 한 미국의 협정은 불필요한 도발이었다.” 게이츠는 아들 부시에 대해서도 “조지아와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로 데려오려는 것은 참으로 지나치게 도를 넘은 것” 이라고 단언하며 비난했다. 그는 이러한 움직임은 “러시아가 자신들의 중요한 국익이라고 여기는 것을 개의치 않고 무시하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듬해 러시아 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러시아의 안보구역에 계속 침입한 것에 대한 불만이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모스크바는 조지아의 친서방 정부가 러시아군을 수도 외곽으로 끌어들였던 군사 공격인 어리석인 도발을 악용했다. 그 후 러시아는 분리독립의 입장인 조지아 지역 두 곳(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을 영구적으로 (조지아에서) 분리하고, 그곳을 러시아의 실질적인 통제하에 두었다.

그러나 서구(특히 미국)의 지도자들은 반복해서 군사 경고 보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2013년과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시위대가 친러시아 대통령을 축출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도움을 준 충격적이고 오만한 오바마의 내정간섭은 매우 노골적인 도발이었으며, 긴장을 강화시켰다. 모스크바는 즉시 크림반도를 점령하고 합병함으로써 대응했고, 복수심으로 새로운 냉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 편집주 : 2014년 2월 4일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유럽담당 차관보와 제프리 파야트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의 대화가 담긴 4분10초 분량의 녹취 음성이 유튜브를 통해 폭로됐다. 녹음파일에서 뉼런드 차관보는 “유엔이 우크라이나에 특사를 보낼 수도 있으며, 그렇게 되면 훌륭한 해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유럽연합(EU)에 대해선 “망할 EU”라고 비난했다. 또, 우크라이나 야당 정치인들을 품평했는데, 권투선수 출신 비탈리 클리치코에 대해 “그가 내각에 들어가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무장관을 지낸 아르세니 야체뉵에 대해서는 “야츠(야체뉵의 약칭)가 알맞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실제 1월 25일 당시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총리를 해임한 뒤 야체뉵에게 총리직을 제안했는데, 뉼런드와 파야트 대사의 대화가 이뤄진 것은 바로 그날이었다. 통화에서 파야트 대사는 뉼런드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제에 끼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우크라이나 내정에 개입해온 것은 미국이었음이 드러났던 것이다. 미국 국무부는 뉼런드와 파야트의 대화 내용이 맞다는 사실을 인정하였고 “뉼런드는 녹음된 내용에 대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렘린 보좌관 세르게이 글라즈예프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야당에 2000만달러 이상을 썼다며 미국의 개입을 비난했다. (관련 기사 : 구정은, 「우크라이나 시위 뒤에 ‘미국의 공작’ 있었나?」, 2014년 2월 8일자 경향신문)
필자는 이런 정황을 염두하여 당시 오바마 행정부가 “충격적이고 오만한 내정간섭”을 했다고 서술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런 규정이 유로마이단 시위의 긍정적 요구들마저 부정하거나, 당시 친러적 입장에선 반대편 정객들을 옹호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순 없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위기를 피할 수 있었을까?

지난 몇 개월 동안 사건들은 동유럽에서의 본격적인 전쟁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푸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여러 안보 문제를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러시아 정부는 나토가 동유럽에서 증가하고 있는 주둔군의 군사적 확장을 줄이고 우크라이나를 가입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구속력있는 확신을 원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국경에 대규모 군사를 증강하면서 이러한 요구를 강화했다. 서방의 유의미한 양보를 원하는 러시아의 모색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대응은 뜨뜻미지근하고 회피적이었다. 그러자 푸틴은 문제를 확대하기로 확실히 결정했다.

우크라이나를 나토의 정치적·군사적 볼모로 만들려는 워싱턴의 시도는 (설령 그것이 우크라이나를 공식적으로 나토 회원국으로 만들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지도 모른다.

우크라이나 비극

역사는 소련 붕괴 후 수십 년 동안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엄청난 규모의 어리석은 정책 실수였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결국 나토의 확장은 모스크바와의 관계(서방과 러시아의 관계)를 비극적이고 폭력적인 단절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는 점은 완전히 예측 가능한 문제였다. 통찰력있는 분석가들은 예상되는 이 결과에 대해 경고했지만, 그러한 경고는 무시되었다. 우리는 지금 근시안적이고 오만한 미국의 외교 정책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글 : 테드 갤런 카펜터
번역 : 류민희


#플랫폼C #월례포럼 “전쟁은 이제 그만!”✊🏾🔥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세계대전의 위협이 점증하는 가운데,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 민중이 집을 떠나 국경을 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시민들은 푸틴의 침공을 규탄하고 전쟁을 멈추게 하기 위해 연일 반전 시위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만5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체포됐다고 합니다. 3월 월례포럼에서는 이 전쟁을 둘러싼 쟁점들을 살펴보고, 한국에서 반전운동을 확대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일시: 2022년 3월 27일(일) 오후2시
🎈장소: 서울 망원동 플랫폼C + ZOOM ONLINE
🪑참가: https://bit.ly/stop-ukraine-war
💸참가비: 5,000원 (플랫폼c 회원은 면제) | 우리은행 1005-203-964648 플랫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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