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 우크라이나 침공 시작되자 잇따라 규탄 시위

미얀마 | 군부 쿠데타에 맞서, 전쟁에 맞서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미얀마의 활동가들은 군부의 잔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민중과의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시위를 벌였다.

민주주의의 깃발과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있는 수십 명의 청년 시위자들은 지난 일요일 미얀마의 상업 중심지 양곤과 남부 타닌타리 지역의 다웨이(ထားဝယ်မြို့, Dawei), 북부 카친주에서 플래시몹 시위를 벌였다. 플래시몹에서 시위대는 우크라이나가 침략한 러시아를 물리치는 모습을 표현했다.

미얀마는 2021년 2월부터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수많은 투쟁을 해왔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3월 25일 세 명의 시민들이 목숨을 잃어 지금까지 14개월 동안 1707명의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고, 수천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9,930명이 체포됐으며, 그 가운데 873명은 여전히 악명 높은 교도소에 갇혀 있다.

사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유감스럽게도 수 년째 미얀마 군부와 무기 수출이나 군사기술 이전으로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었다. 우크라니아의 국영 군수기업과 미얀마 군부는 파트너쉽을 맺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정부는 미얀마에 무기 금수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

세 손가락을 들고 우크라이나에 연대를 보여주는 양곤의 활동가들

한편 2014년 유로마이단 이후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약 25억 달러의 군사원조를 제공해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우크라이나의 군수산업 개혁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니 미얀마 군부가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수입해온 상당한 무기는 미국 정부의 권사원조와 우크라이나 정부의 잘못된 태도를 배경으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24일 시작된 러시아의 침공은 미얀마 민주주의 운동가들을 격분시켰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정권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평범한 시민들과 함께하기 위해 시위에 참여했다. 이번 시위는 군사적 공격에 대한 규탄이자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민간인 집단이 우크라이나에 격려의 뜻을 표하는 것이었다.

우크라이나 민중에 대한 도덕적 지지를 넘어, 미얀마와 우크라이나 민중에게는 공통의 적이 있다.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침략자다. 미얀마인에게도 러시아 정부는 미얀마 정권의 긴밀한 동맹국으로, 군수품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다웨이 민주운동파업위원회(the Democracy Movement Strike Committee Dawei) 활동가 레이몬드(Raymond)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면서, “봄의 혁명”으로 알려진 미얀마의 반체제 운동이 우크라이나의 억압받는 사람들과 연대를 느끼고 있고 말했다. 그는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미얀마의 군사 정권과 민주주의의 적들에게도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북부의 카친주에서는 12명 이상의 카친 청년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얼굴에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구하자”, “전쟁을 멈추라”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우크라이나인에 연대하는 미얀마 까친주의 활동가들

태국 | Stop War, Stop Putin

방콕 주재 러시아 대사관 앞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방콕 시민들과 주태국 우크라이나 이주민들은 우크라이나 국기와 “Stop War, Stop Putin”,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전쟁 반대”, “러시아는 침략을 중단하라”고 적힌 피켓들을 들고 대사관 앞에 섰다.

성평등 활동가 네트워크인 ‘태국 페미니스트 자유전선'(Feminist’s Liberation Front Thailand)의 활동가이자 학생운동가인 모케루앙 림남(Mokeluang Rimnam)을 비롯한 태국의 활동가들과 단체들도 이 시위에 함께 했다. 활동가들은 “전쟁이 아닌 사랑을”, “전쟁을 멈추라”는 피켓을 들고 우크라이나인들과 연대했다.

시위에 참가한 한 태국인은 “어려운 시기에 함께 하는 것은 한 국가의 문제만이 아니다. 모두의 일이다”라며, 자신들이 전쟁과 폭력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 민중과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태국 러시아대사관 앞의 피켓 시위

말레이시아 | 우크라이나인의 마음을 빼앗을 수는 없다

말레이시아에서는 100여 명의 우크라이나인과 현지인들이 수도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 도심에 모여 우크라이나 민중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우크라이나 국기와 꽃, 촛불을 든 참가자들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추모했다. 이들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마을들을 파괴할 수는 있겠지만, 우크라이나인들의 나라와 마음까지 빼앗을 수는 없다”고 외쳤다.

인도네시아 | 전쟁의 희생자는 여성과 어린이

인도네시아와 우크라이나 시민들 역시 최대 도시 자카르타에 위치한 러시아 대사관 앞에 모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시위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침공을 즉시 중단하고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또, 러시아의 군사적 침공이 심각한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고, 전쟁 희생자의 대부분은 민간인, 특히 여성과 어린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반전 집회에 참석한 자카르타 시민과 우크라이나 이주민들

일본 | 원자폭탄이 투하된 도시에서

일본에서는 시부야 지역에서 일본인, 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2000여 명이 모여 평화시위를 열었다.

많은 수의 외국인 거주자가 살고 있는 나고야와 교토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2011년 원전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에서는 약 50명이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꽃 해바라기로 장식된 피켓을 들고 “푸틴을 전쟁을 멈춰라”, “우크라이나와 함께 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우크라이나는 체르노빌 원전사고 피해를 겪은 나라다. 일본 시민들 역시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히로시마 시위를 기획하고 조직한 아비코 에리카 씨는 “핵 전쟁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원자폭탄이 투하된 도시에서 항의의 목소리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며, “고통받는 이들에게 우리의 연대가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한 2월 26일 도쿄 시위

정리: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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