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당해고 여성 노동자, 해임취소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

지난 11월 26일, 서울행정법원(제3부)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하 문광연)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직장내 성추행 및 괴롭힘 피해자이자 공익제보자인 정인영씨 부당해고인정판결(2020년 11월 17일)에 불복하여 낸 취소소송에 해고는 적법하지 않다는 원고(문광연) 패소 판결을 하였다. 피해자가 승소한 것이다.

이미 작년에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결정했듯이, 이 사건은 정인영씨가 “재직 중 직장 내 성추행, 업무상 발생한 사고 문제 등으로 정신적인 괴로움을 겪고”있는 와중 해고“통보가 갑작스럽게 진행”된 명백한 “부당해고”였다. (“ ”는 중앙노동위원회 결정문 인용) ⛄️관련기사 읽기 ⛄️플랫폼c활동가의 칼럼 읽기

이것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가기관인 문광연은, 이 명백한 부당해고를 인정하지 않아 노동위원회 결정들을 불복하고 행정소송까지 진행, 2년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며 국가기관으로부터 세 번째 부당해고 판결을 받게 되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너무나 긴 시간이다. ⛄️관련기사 읽기

심지어 중노위 판결 이후 문화관광연구원은 피해자 복직을 바로 이행하기는커녕 2년간 이행강제금을 지불하면서도 복직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막대한 액수의 국민 세금을 전혀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써가면서까지 자신이 부당하게 결정한 과오를 정정하거나 수용하지 않는 문광연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항간의 의구심대로 기관장의 임기 내 평정을 방어하기 위한 얄팍한 조치라면, 장기적 안목이라고는 눈꼽만큼도 겸비하지 못한 치졸하고 어리석은 대응이라고 밖엔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앞서 지난 11월 3일 정인영씨에게 직장내 성희롱 가해를 하였던 문광연의 전 책임 연구원 조00씨는 계약직 여성연구원 3인에 대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등 사건으로 서울서부지방법원(형사4단독)에서 ‘징역 1년’의 실형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에 대하여 무고나, 합의 하의 신체적 접촉이었다는 등의 주장을 해왔으나, 판사는 피해자들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고 이에 근거하여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해당 법원은 이 사건의 양형과 관련하여, 이 사건 범행은 피해자들의 고용을 좌우하는 업무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일반적인 추행 사건에 비하여 죄질이 좋지 않고 피고인의 지위, 피해자들과의 관계, 범행내용, 반복성, 피해자들이 입은 정신적 피해의 정도 등을 모두 고려할 때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판단했다. 또한 문광연의 미진한 초기 대처로 인해 피해자들이 적절한 구제조치를 받지 못하고 2차 피해에 시달렸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피해자와 적극 연대해온 문화연대는 판결 환영 성명을 통해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기관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할 것, “피해자가 사건 제보 후 겪은 직장 내 괴롭힘 등의 2차 피해에 대해 추가 진상조사”할 것,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판정을 수용하고, 피해자의 원직복직을 포함한 제반조치를 이행”할 것,  “소송전을 중단하고,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윤리적 책임을 다 할 것”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문광연은 아직 묵묵부답이다.

피해자를 둘러싼 이러한 연이은 판결들은 문광연이 지금이라도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피해자를 서둘러 복직시킬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 일각의 우려처럼 문광연이 이번에도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다면,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윤리적 책임을 저버린 것으로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직장 내 성희롱 가해와 부당해고에 맞선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무기계약직 여성 노동자들의 싸움은 단지 그들만의 싸움이 아니다. 우리는 오늘날 여성 노동자들이 직장 내 가중되는 노동 규율과 성희롱·성추행 등 가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실을 또렷하게 확인해왔다. 점차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그러한 현실에 맞서 싸우고 있지만, 동시에 여전히 거대한 적과 맞서야 한다. 더 많은 저항과 연대를 통해 싸움을 지속할 때, 여성 노동자들이 마주하고 있는 모순을 해체할 수 있을 것이다. ❄️

글 : 류민희 (플랫폼c 활동가)

※ 커버 사진 출처 : 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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