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하는 캄보디아의 호텔 노동자들

지난 2월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나가월드호텔 카지노 단지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자, IUF 산하 나가월드 크메르노조(LRSU)는 경영진에게 바이러스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라는 서한을 발송했다. 하지만 경영진은 이를 무시했고,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이 확대되어 일시 폐쇄를 맞닥뜨리고 말았다.

이에 대해 노조는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전염 상황에 대한 정보를 노동조합과 공유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2021년 3월 1일자 서한에서 “나가월드 조합원 4천 명을 대표하여 호텔 내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 확산을 차단하고, 조합원들과 노동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WHO 지침에 따라 즉시 종합적인 안전 프로토콜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캄보디아 언론을 통해 나가월드의 코로나 확산이 알려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장의 노동자들은 이에 대해 인지하기 어려웠다. 노조는 “우리는 경영진으로부터 긍정적인 사례나 어떤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받지 못했다”며, “양성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의 이름을 포함한 어떤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 확산 방지를 돕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투명성과 협력의 부족은 나가월드에서 일하는 8천 명의 노동자뜰에게 위험을 크게 증가시킬 뿐이었다.

그럼에도 나가월드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고, 그냥 계속 일하라고 강요했다. 한 외국인 고객이 양성 반응이 있는 상태에서 호텔에 입실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논란이 크게 증대했고, 경찰이 이 외국인을 격리조치했다. 이후 노조는 청소와 조합원들의 코로나 검사를 위해 카지노를 폐쇄할 것을 긴급히 요청했다.

사측은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의 방역과 안전에 대한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했다. 이처럼 나가월드호텔 사측이 노동조합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나가월드호텔 사측은 20년 넘도록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았고, 심지어 2009년과 2019년에는 노조 파괴를 도보하기도 했다.

2009년 그는 당시 경기 침체에 따른 손실 책임을 노조에 돌리며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한 바 있다. 2007년부터 이곳에서 일하던 노동자 침 시타르(Chim Sitar)는 이 시기 해고되는 동료들을 보며 부당하다는 걸 느꼈고, 사측에 맞서 오랫동안 투쟁했다. 2014년에도 그녀를 비롯한 동료 활동가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육아휴직 쟁취, 복리후생제도 개선 등을 위해 13일에 걸쳐 파업하기도 했다.

2019년 11월, 사측은 고객들의 폭력과 학대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노조 측의 요구를 거부했다. 더불어 이번 코로나 대유행 과정에서도 사측은 노조와의 협상을 거절했고,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렸다. 이런 결과 팬데믹 상황은 심화되었고, 호텔 측은 8천 명의 노동자들이 일하는 이곳을 일시적으로 폐쇄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런 결말은 사측이 자인한 결과물에 가깝다.

심지어 나가월드호텔 카지노 사측은 팬데믹 상황에 의한 일시적 폐쇄로 손해를 크게 봤다며, 1,329명의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이는 전체 직원 8천 명의 15퍼센트에 해당하는 숫자다. 여기에는 노조 간부 60여 명과 조합원 600여 명도 포함됐는데, 침 시타르 노조위원장과 춘 소카(Chhun Sokha) 부위원장, 사무국장을 해임함으로써 노조할 권리를 공격했다. 사실 시타르 차임 노조위원장은 불과 18개월 전인 2019년 9월 부당 해고에 맞선 파업으로 해고됐다가 복직된 바 있다. 노조 부위원장, 속혼 킴 노조 사무처장과 함께 다시 해고되었다.

나가월드 사측은 해고된 1300명의 직무와 역할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사측은 인원 감축이 “자동화 때문”이라고 변명한다. 하지만 700명 이상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 역할을 채우기 위해 재배치될 예정이다.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신기술 도입 계획을 서둘렀다는 의구심도 낳았다.

사측은 노동조합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정리해고에 관한 어떠한 교섭도 노조가 아닌 개인들 하고만 진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노동자 개개인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대한 기업권력으로부터 압박을 당할 수밖에 없다. 대표성이나 정보, 선택권조차 없고, 수개월 동안 임금이 삭감됨으로 인하여 경제적인 고통에 직면해 있는 수백 명의 노동자들은 반강제로 회사의 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600여 명의 조합원들은 회사 정리해고를 거부하고, 노동조합을 통해 구조조정 약관에 대한 협상권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진작부터 노조 지도부를 미리 해고하고, 이 교섭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맞서 2천 명 이상의 조합원들은 원직 복직 등을 요구하며 캄보디아 노동부와 직업훈련부에 집단청원을 제출한 상황이다.

소카 부위원장은 탄원서를 접수한 후 이렇게 말했다. “이번 사건은 인권뿐만 아니라 노동권을 침해하는 사건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노동자들을 대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고 노동부로부터도 그러한 인정의 등록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노동부가 법에 따라 이 문제에 개입하기를 요구합니다. 캄보디아에 노동법이 있는 한, 이 문제는 긍정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믿습니다.”

이에 대해 캄보디아 노동부 대변인 헹 사우르(Heng Sour)는 “법에 따라 나가월드의 노동 쟁의를 해결할 것”이라며, “아직 검토 중이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어느 쪽이 옳고 그른지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나가호텔노조가 소속된 국제 식량·농업·호텔·식당·담배노조 연맹(The International Union of Food, Agricultural, Hotel, Restaurant, Catering, Tobacco and Allied Workers’ Associations)은 이번 정리해고가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한 것에 뒤따른 것에 반해, 노동자들은 지난해 내내 임금 감소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일해온 것이라며 비판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이 호텔-리조트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기업 나가코프(NagaCorp) 소유이다. 이 회사는 스스로를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유흥업 기업”이자, “메콩강 유역에서 가장 큰 유흥업 기업”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이런 소갯말은 대규모 정리해고가 있기 불과 한 달 전인 2021년 3월 8일에 발표한 자료에 실려있다.

“현재 매우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장기적인 성장을 믿고 있는 주주들에게 대한 보답으로,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 동안 주주들이 있었기에, 주주들에게 전례 없는 100퍼센트 순이익 배당을 제안합니다.”

나가월드의 설립자이자 CEO이며, 지분의 94퍼센트를 갖고 있는 자본가 첸 립 크옹(Chen Lip Keong)은 무려 33억 달러의 재산을 갖고 있는 말레이시아인 재벌이자 캄보디아 시민권자다. 그는 최근 캄보디아 정부가 주도하는 기금 모금 운동에 1,210만 달러를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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