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악당 포스코를 막는 기후행동을 만들자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 기후악당 국가, 기후변화대응지수 61개국 중 58위. 국제사회가 평가하는 한국의 현주소다. 기후악당은 애교스런 말장난이고, 전 지구의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기후범죄 국가라고 해야 할 지경이다. 이런 평가는 이명박도 박근혜도 아닌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가 2015년 파리 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 제출한 2030년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1.5℃와는 너무나 괴리가 큰 3.5℃ 이상에 해당해 “매우 불충분” 평가를 받았다. 문재인 정부는 이 목표를 세부사항만 조금 수정한 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주범은 누구일까?

그렇다면 국내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은 누구일까? 기업의 책임이 실로 막대하다. 2018년 기준 상위 20개 기업이 배출한 온실가스는 한국 전체 배출량의 58%에 이른다. 우리나라 최대 온실가스 배출기업은 포스코다. 포항과 광양에 세계 최대의 철강공장을 운영하는 포스코는 2018년에만 약 7,30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국내 총배출량의 약 11%에 해당한다.

포스코 그룹 전체로 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포스코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포스코에너지는 국내 최대의 민자발전기업으로 2018년 약 1,17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국내 8위이다. 여기다 삼척 석탄발전소가 완공되면 매년 1,300만톤이라는 막대한 양이 추가된다. 포스코에너지는 베트남 등에서도 석탄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환경 파괴로 악명 높은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이름 그대로 포스코 계열사다. 포스코는 명실상부 국내 최악의 온실가스배출자이고, 진짜 기후 악당이다.

 

LNG가 주축인 포스코의 에너지 산업 전략

이게 다가 아니다. 포스코 그룹은 다 계획이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인천에 7기의 LNG 발전소를 운영하는 국내 최대의 민자발전기업이다. 포스코에너지가 2019년 창립 50주년을 맞이하여 발표한 미래 청사진은 “2030년까지 매출 7조, 영업이익 1조를 달성하는 가스와 발전 중심의 글로벌 종합에너지 회사”다. 그리고 비전 달성을 위해 “수익성 기반의 발전사업을 확대하고, 가스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전략도 마련했다.

이 전략은 포스코 그룹 차원에서 작성된 것이다. 포스코는 에너지 전환 시대에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LNG 사업에 특히 관심이 많다. 2019년 4월 이사회에서 포스코는 광양 LNG터미널을 포스코에너지에 양도했고, 포스코에너지는 제2터미널을 증설하여 LNG 탱크를 현재 5개에서 12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포스코 그룹 중에서 LNG 가치 사슬의 상류 부분에 해당하는 천연가스 개발, 도입 및 트레이딩 업무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전담하고, 중하류 부분에 해당하는 LNG 터미널 및 발전사업은 포스코에너지가 전담할 계획이다. LNG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LNG 사업을 특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LNG 개발-터미널-트레이딩-발전을 모두 포함하는 ‘LNG Full Value Chain’을 구축하는 것이 포스코의 목표다.

 

발전과 가스 민영화의 최대 수혜자

지난 20년 동안 발전과 가스 산업의 민영화는 정부와 대기업이 추진한 에너지 민영화의 두 가지 핵심 축이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파업과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서 김대중 정부가 애초에 계획했던 분할, 매각 방식의 민영화는 진행되지 못했다. 그 대신 노무현 정부 때부터는 대기업에게 신규 발전 사업권과 천연가스 직수입을 허가하는 정책들이 추진됐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이런 정책 기조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에게 시장 진입 및 확대의 특혜를 제공하는 시장 개방 방식의 민영화가 진행된 것이다.

발전 산업과 천연가스 산업이 시장화되고 상품화된 이런 과정 속에서 가장 큰 이익을 얻은 것은 SK, GS, 포스코 등 에너지 대기업들이었다. 2012년에 우리나라 전체 발전설비 용량의 10분의 1을 가진 민자발전사들은 9,348억원의 순이익을 얻었다. 나머지 90%의 설비용량을 가진 발전 공기업 전체의 순이익보다 많았다. 최근에는 수익률에 부침이 발생하고 있지만, 값싼 천연가스를 직수입하는 민자발전사들의 수익은 여전히 높다. 포스코에너지가 사업계획에 밝힌 대로, “신규 발전사업권”과 “저가의 천연가스”를 확보한다면 앞으로도 엄청난 수익이 보장된다.

 

에너지 민영화는 기후위기 대책을 방해

민간기업이 에너지 전환 및 기후위기 대책 마련의 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 우리보다 앞서간 국가들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유럽연합은 1990년대부터 에너지 산업의 민영화와 시장화를 함께 추구하는 ‘에너지 자유화’ 정책을 폈다. 그런데 유럽의 에너지 자유화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별 기여를 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유럽 공공서비스노조연합(EPSU)이 2019년 7월 발표한 <유럽 에너지 자유화의 실패와 공공적 대안>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는 FIT 제도 등으로 시장 경쟁에서 보호받은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 시장 경쟁이 아니라 시장으로부터의 보호가 재생에너지를 키웠다. 반면 거대 에너지 기업들은 손쉽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대규모의 전통적 사업에 더 집중해왔다.(http://platformc.kr/2020/01/7-2/ 참고)

시장 경쟁과 수익 추구가 기후위기 대책을 방해하는 현상은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의 계열사인 포스파워가 추진 중인 삼척 석탄발전소의 건설 과정이 그렇다. 문재인 정부는 정권 출범과 동시에 미세먼지 대책으로 노후 석탄발전소의 조기 폐쇄 및 가동 중지, 신규 석탄발전소 9기의 건설 재검토를 발표했다. 재검토 기준은 공정률 10% 미만이었다. 그러나 당진에코파워 2기를 제외한 7기의 석탄발전소 건설은 별다른 논의 없이 그대로 추진되었다. 민간 기업들에게 사업을 허가해주고 사업권 매매도 이루어졌기 때문에 중단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삼척 석탄발전소 사업은 2015년 동양 그룹이 가지고 있던 동양파워의 지분 100%를 포스코에너지가 4,311억원에 구입한 것이다.

이렇듯 민간 기업이 에너지 산업에 참여할 경우, 에너지 산업은 수익성의 논리만 좇을 위험이 커진다. 대기업이 정치, 관료, 학계, 언론 등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생각해 본다면, 에너지 민영화는 기업 중심의 경제, 사회 구조를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다. 기업의 영업권이 우선 존중되고, 기후위기 대책은 뒷전이 된다.

대기업을 제어할 기후행동을 만들자

포스코는 지금 당장 삼척 석탄발전소의 건설을 포기해야 한다. 포스코의 사업 계획대로 삼척 석탄발전소가 2024년 준공되어 30년 이상 가동된다면, 한국의 기후범죄는 더욱 악랄해진다. 문재인 정부는 기후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해법은 어렵지 않다. 발전공기업을 통해 포스파워의 지분을 인수하고, 여기에 재생에너지발전 단지를 조성하면 된다. 전력 수급이 정녕 문제라면, 발전공기업이 사업을 인수한 후에 LNG 발전소로 대체하여 건설할 수도 있다.

문제는 권력 관계에 있다. 서로 결탁한 대기업과 정부가 시민의 요구에 순순히 응할리 없다. 우리는 정부와 기업을 압박하는 기후운동이 성장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대기업의 이윤 추구에 활동에 제동을 걸 기후행동이 중요한 순간이다. 이때 기업의 영리활동은 그대로 보장한 후에 자율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묻는 방식의 접근은 피해야 한다. 포스코가 표방하는 “기업시민”이 바로 그런 것이다. 기업이 주도하는 CSR이나 기업시민 활동은 이윤을 위해서 지구를 파괴하고, 인권을 파괴하고, 노동자들을 짓밟는 핵심 활동은 그대로 두면서, 곁가지 활동으로 가면을 쓰는 꼴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거대한 기후위기, 불평등과 차별의 사회적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이윤 추구라는 기업의 핵심 활동에 제한을 가해야 한다. 기후범죄와의 화해 속에서 문제해결은 가능하지 않다. 이들이 에너지를 민영화하고 상품화하는 일을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 석탄발전소 사업은 기업에 피해가 가더라도 취소시켜야 한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포스코의 주주총회에 맞춰 3월 27일 기후악당 포스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퍼포먼스를 연다. 이 행동이 한국 기업들에게 기후위기의 책임을 묻는 첫 걸음이 되길 기대한다.

 

구준모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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